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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를 뒤져서 10년전 독서노트를 찾아냈다. 컴퓨터 의존증이 없었던 시절, 파란 펜글씨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작은 공책. 실은 연말부터 이 노트를 꼭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래전 어느 친구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10년 뒤에는 무얼 읽을까'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글을 다시 읽어보고, 10년 뒤가 아닌 10년 전을 생각했다. 1995년, 사회생활 시작하고 정신없었던 반년, 그리고 아주 잠깐 '느슨한' 일을 하면서 줄기차게 책을 읽었던 반년. 책 읽기에 매진하기엔 엉덩이가 너무 가벼운 나에게는, 1995년과 2004년이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해였다.

그 때의 독서노트에 들어있는 책들

최영미, 서른 잔치는 끝났다 (정말 재미있었던 시집. 당대를 풍미했던 이 시집을 펴낸 뒤 저 시인이 벌어들인 액수를 전해듣고, 생각보다 너무 적어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한국 불교사회연구소, 21세기를 여는 일곱 가지 이야기
김정환, 희망의 나이 (이런 책이 있었다는 사실도 전혀 기억이 안 남 -_-)
윤대녕, 은어낚시 통신 ('실망스럽다'라는 독후감이 남아 있군요)
공선옥,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살
매키언, 세계와 결혼한 여자
김인숙, 칼날과 사랑
공선옥, 피어라 수선화
강홍구, 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미술이야기
이청준, 흰옷
박태견, 조지 소로스의 핫머니 전쟁
호영승, 내 영혼의 적들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김용운 외, 아이디어 깨우기
(대체 이런 책을 왜 읽었을까 -.-a)
이혜경, 길 위의 집
송두율, 역사는 끝났는가
유영제 외, 실험실 밖에서 만난 생물공학 이야기

당시만 해도 '생명공학'이 아닌 '생물공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던 모양이다. 생소하다. 생명과학, 생명공학, 바이오테크, 지금은 이런 말들이 횡행하다못해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10년 전만 해도 그런 말이 영 생소했던 모양이다. 독후감 첫머리는 "생물공학이라는 낯선 학문에 대해 전문가드이 비교적 자상하게 설명한 책"이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독후감의 내용은 참으로 순진하다. "선진국에게는 큰 무기로 작용하겠지만 인류를 위해 쓰이지 않고 말 그대로 '무기'가 된다면 21세기 지구의 해결사로서의 생명공학(음... 이 말이 나오는군)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모든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한 것으로 보는 기술결정론의 재판이라는 비판도 이 지점에서 나올 법하다". 내가 내 글을 인용하니 좀 웃기군. ^^;; 

박승관 외, 드러난 얼굴과 보이지 않는 손-한국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구조(이 책은 며칠 전에 버렸는데)
김혁, 장미와 들쥐(뭔 책인지 전혀 기억 안 나는군)
엘리야스 샤쿠르 외, 피를 나눈 형제(팔레스타인 기독교도들에 대한 책... 음... 기억이 나는 것 같네)
브리지트 오베르, 철의 장미(세상에, 이런 책도 있었나보지)
유현종, 들불
롭 넬슨 외, 이끌어라 못하겠으면 떠나라
(그 시절 잠시 유행했던 미국 X세대 집단 Lead or Leave 라는 것이 있었다. 일종의 '새로운 진보'랄까, 사회주의 망하고 나서 이런저런 새롭다 싶은 운동방식은 모두 눈에 들어오던 시절이었다. 저 단체의 지도자 두 명이 미국의 현실과 '젊은이들의 역할'에 대해 쓴 책이었는데, 꽤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다나카 나오미, 나오미의 깜장고무신
김민준, 옴니버스
김자야, 내사랑 백석
(백석이라는 시인과 만나게 해주었던 다정다감한 에세이집)
현실문화연구, 회사 가면 죽는다 (이 책 보고있는데 국장이 지나가다 책 제목 슬쩍 보더니 싸늘한 시선을 보내며 한마디 했던 기억이... 당시만 해도 OECD 시대였다. 얼마 안가 IMF시대가 왔고, 실업난 높은 지금은 이런 책 써냈다간 돌 맞을거다)

저런 책이 있었던가, 완전히 기억에 없는 것들이 꽤 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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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3-0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은 많이 다르네요..
전 복잡한 책보다는 수필집 소설등을 많이 읽었는데..
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정리해논 노트를 보면 알수가 있더라구요...

마냐 2005-03-09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헥. 최영미, 박태견 이외에는 겹치는게 없구만유. 나와는 참 다른 당신.

딸기 2005-03-09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중의 대부분이, 제가 생각해도 왜 읽었는지 모를 책이라니깐요.
아마 시기적으로 봤을 때... 선배들 심부름 하느라고 읽은 책이었던 듯해요. ㅋㅋ

2005-03-10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03-1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저는 월요일 빼고 대충 저녁땐 괜찮아요. (낮에도 가끔 괜찮지만, **님이 낮엔 안 되니깐) 다음주 금요일 어떤가요?
 

우연찮게 서평이 여러 편 눈에 들어왔던 책, '오쓰카 히사오와 마루야마 마사오'. 어제 공짜로 이 책을 얻게 돼 기분 좋아했었는데, 오늘은 오빠가 '과학의 변경지대'를 가져왔다. 옮긴 분이 내가 좋아하는 번역자이시기도 하고, 어떻게든 공짜로 얻어볼 수 없을까 했던 책인데 잘됐다.

책이 생긴 건 좋은데... 언제 읽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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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3-0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신문의 신간소개에서 '과학의 변경지대'를 보면서 재밌겠다.. 딸기님이 관심가지실거 같은데.... 읽고 리뷰하시면 나도 사야지^^ 했습니다......

2005-03-07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03-0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과학서적 며칠전에 아름다운가게에 갖다줘버렸는걸요
비축해뒀다가, 나중에 네무코님 드릴께요 ^^

nemuko 2005-03-0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발 늦었군요. 그래도 좋은 일에 쓰셨다니^^ 괜찮습니다.
대신 담에는 저에게도 좀 남겨 주세요^^
 

책을 읽지는 않으면서 또 잔뜩 사들였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 책들이 쌓여 있는 이른바 '책 방',  파란 벽지와 누런 책꽂이, '텅빈 책꽂이'라는 나의 모토를 무색케 만드는 책더미들. 안 읽고 쌓아둔 책이 이렇게 많았네그랴... 마치 예전엔 몰랐던 것처럼, 새삼스레 한숨 한번 쉬어주고, 문자 그대로의 '책더미'를 만든다. 일본에서 읽었던 책들은 아직도 도착을 안 했는데 책꽂이엔 통 빈 칸이 없다. 
몇해전 이 방을 새로 도배하고 꾸미면서 제법 돈을 들여(그래봤자 중저가였지만) 벽 한 면을 가득 메우는 '시스템 책장'을 짜넣었다. 책을 읽는대로 웬만한 것은 처분해버리는데, 그런데도 저 많은 종이뭉치는 대체 무엇이더란 말인가. 일본에서 도착할 책들에게도 자리를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급한대로 정리를 했다. 오래된 장편소설들은 눕혀서 쌓아놓고, 읽지 않는 책들은 겹겹이 포갰다. 이렇게 했더니 가로 60cm 정도 되는 빈칸 세 개가 생겼다!

생기면 뭐하나. 오자마자 알라딘에 책 주문, 기껏 만들어 놓은 책꽂이 세 칸 중 하나가 벌써 차버렸다. 오늘 도착한 책들은

감옥에서 보낸 편지 - 안토니오 그람시 / 민음사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 르네상스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 민음사
꿈의 궁전- 이스마일 카다레 / 문학동네
나무 동화- 이탈로 칼비노 외 / 궁리
내 모든 사랑을 아이에게? - 엘리자베트 벡-게른스하임 / 새물결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 라우라 에스키벨 / 민음사
런던 스케치 - 도리스 레싱 / 민음사
마담 보바리 - 귀스타브 플로베르 / 민음사
마왕과 황금별 - 미셸 투르니에 / 종문화사
모래의 여자 - 아베 코보 / 민음사
문학이란 무엇인가 - 장 폴 사르트르 / 민음사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 케네스 C. 데이비스 / 책과함께
소망 없는 불행 - 페터 한트케 / 민음사
수상한 과학 - 전방욱 지음 / 풀빛
안전지대 고라즈데 - 조 사코 / 글논그림밭
전쟁의 풍경 - 후안 고이티솔로 / 실천문학사
제국의 지배자들 - 존 필저 / 책벌레
카탈로니아 찬가 - 조지 오웰 / 민음사
폭격의 역사 - 스벤 린드크비스트 / 한겨레신문사

그리고 음반 두 장.

Dreams Come True - Dreamage - Dreams Come True 노래 / 소니뮤직
Hirai Ken - SENTIMENTALovers - Hirai Ken  노래 / 소니뮤직 (Sony Music)

 

책꽂이에 책이 쌓이듯 머리 속에도 뭔가가 쌓이면 좋을텐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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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2-2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urblue 2005-02-2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꺼번에 많이도 사셨네요 ^^
반가워요, 딸기니임~

딸기 2005-02-22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블루님 반갑습니다. 지금 막 올린 글인데, 지금 접속중이신가봐요. ^^
한꺼번에 정말 많이도 샀지요. 이놈의 손모가지를 자르든가 카드를 뽀솨버리든가 해야지 안되겠어요

릴케 현상 2005-02-22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드를 뽀솨도 인터넷 구매는 가능하지요 제 카드는 재작년부터 뽀솨져 있어요

딸기 2005-02-2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그러시군요 ^^
그럼... 손모가지를 자르는 방법 외에는 없는 것인가요 ㅠ.ㅠ

로드무비 2005-02-22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터 한트케의 <소망 없는 불행>이 어떤 책인지 구경가야겠습니다.
저도 이번달 책값 20만 원 넘었습니다. 2월달은 며칠 되지도 않는데......
그런데 남이 책 많이 샀다면 왜 이리 좋은지 몰라요.
이상한 심뽀죠?ㅎㅎ

하이드 2005-02-2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셨군요. 상품권으로 사셨으면 상품권왕도 하시겠는걸요? 흐흐

비로그인 2005-02-2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플라시보 2005-02-22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정말 한꺼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시네요.^^ 부러워요.

nemuko 2005-02-22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모가지를 자르다니... 오늘도 남는 시간 내내 책 구경하고, 화장품 구경하느라 인터넷을 쏘다닌 제 손목도 잘라야 하는건가요....끄악.
저도 며칠 전에 책장 새로 주문하고 정리했는데 어째서 빈 공간이 안 남는 건지 궁금했답니다^^

마냐 2005-02-22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급도 못 챙기시는 처지에...어디 로또라도? ^^;;
그나저나 이벤또 함 하시구랴. 방출할 책 모아서 한번씩 정리하면 좋지. 지난해 적잖게 책이 늘었으나, 그런 식으로 조그만 책장을 버티고 있슴다.

2005-02-22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5-02-22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해요..
딸기님이미지도 바꾸셨네요.
자주 님의 글을 볼 수있는거지요..

반딧불,, 2005-02-2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ㅠㅠ

미완성 2005-02-23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꿈의 궁전..마왕과 황금별, 저도 읽고 싶어요~흐흐. 좀전에 urblue님 서재에 책이 요즘 너무 안 읽힌다는 코멘트 남기고 왔건만, 딸기님 서재서 이렇게 명작목록을 보고나니 슬그머니 욕심이~~ 즈이동네 도서관 공사 끝나고나면 좀 피곤하더라도 늦은 밤 꼬박꼬박 읽어치울랍니다 *.*
리뷰 기대할께요~

balmas 2005-02-2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벌써 몇 번 잘랐습니다 ... (-_-)v

딸기 2005-02-23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노무 손모가지, 이젠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오늘 아침엔 컴퓨터 대리점 아저씨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컴퓨터 새로 사려고... 어제 아저씨가 오래된 컴퓨터 수리해주러 오셨는데, '운수대통'이라는 컴퓨터가 있다는 거예요. 액정 모니터 포함해서 115만원... 내친 김에 질러버리기로 했습니다. 이노무 손모가지가 잘리기 전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나봐요.
저 책들 다 읽고 리뷰를 쓰긴 해야하는데 말이죠.

바람구두 2005-02-23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중에서 내가 읽은 책들, 그람시, 갈레아노, 베케트, 아베 코보, 사르트르, 전방욱, 후안 고이티솔로, 오웰, 스벤 린드크비스트 ....

땡기는 책, 이스마엘 카다레, 이탈로 칼비노, 미셸 투르니에, 존 필저 ....
흐흐...버리는 책 있음... 언제라도 불러주시길...
 

흐흐흐... 내가 원래 멍청한 구석이 많은 인간인데...

벌써 몇달 전에, 프란츠 파농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읽고 리뷰를 올렸는데 그게 이벤트에 당첨됐다고 알라딘에서 메일이 왔었다. 이벤트가 있는줄도 몰랐는데, 그 책 읽고 리뷰 올린 사람한테 책 여러권 보내준다고 했다. 파농 책을 5권 더 준다고 메일에 써있었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읽었다). 이런, 저주를 너무 많이 받는 거 아냐, 싶어서 홈페이지에 올려서 내 저주 나눠가질 사람들 뽑아놓기까지 했다.
그런데 메일을 좀 늦게 확인하는 바람에... 책이 일본으로 와버렸다. 그래서 '짐만 많아졌네' 이러면서 뜯어보지도 않고 있었다. 오늘, 다음달 이사를 미리미리(웬일이니 딸기) 준비해볼까 해서 조그만 책 상자를 뜯었다. 저주 다섯권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지 뭐야. 바부팅이. 진작 뜯어볼걸. 그래도 다행인 것이, 내가 흥미를 가질만한 책은 한권도 없다는 점...인 즉슨, 책 제목들이 금시초문인 바, 여기 들어있는 줄 모르고 새 책을 사는 등등의 땅을 칠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장이 꼬인다. 음... -.-a)

뭔 책들이냐면.

     난중일기

     미치겠또... '고전읽기' 일환으로 이거 읽어야만 할 듯
     그래도 '이순신 지음'은 쫌 웃기자나?

 

     간디와 마틴 루터 킹에게서 배우는 비폭력

    이런... '난중일기'랑 '비폭력'을 같이 주면 어떡해 -_-;;

 

 

      장준하- 민족주의자의 길

      오홋 이 책 맘에 든다.

 

     동물원의 탄생

     이것도 맘에 든다. 재밌겠다.

 

     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

     음... 이 책은 좀 수상하다. 어쩐지 정도령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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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1-24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뜻하지 않은 책이 생기신건데..즐거우시겠어요,다음달 이사하시면 그래도 겨울인데....설도 있고 힘드시겠네요..

딸기 2005-01-24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 지나서 이사할 거예요. 랄랄라~~~
뜻하지 않은 책이 생겨서 좋아요. 그것도 뒤늦게 나타나줘서... 기분이 웃기네요

울보 2005-01-24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신가봐요, 전 이사 소리만 들어도 겁나는데.아무리 시대가 좋아져 포장이사라지만 그래도 이사하고 나면 적응하는데도 .....그렇고,
전 워낙에 겁장이라 사람사귀는데 시간이 걸리거든요...그리고 태어나서 이사는 결혼할때 말고 어릴때 한번 커서 한번 커서는 내 이사가 아니라 신경은 안썼고.그리고 결혼후 사정상 한번...
그런데 정말 .............힘들더라구요.나보다 친정엄마가 고생은 더 했지만...

울보 2005-01-24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한국으로 들어오세요.........그러면 정말 좋으시겠다.

딸기 2005-01-24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세상에, 이사하시는데 왜 친정 엄마를 고생을 시켜요 ^^
저는 이사하는거 괜찮아요. 좋아요. 그럴 때 아니면 언제 싹 뒤집어 청소하겠어요.

울보 2005-01-24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런가 신혼초에 우리집으로 들어오느라 집을 수리하는데 날짜가 맞지를 않아서 고생좀 했죠, 그리고 우리 아기가 그때는 너무 어려서,,제가 결혼해서 바로 애기를 가지고 그리고 일년조금지나 집으로 들어오는데 아파트가 좀 되어서 수리좀 하느라, 왜 시어머니는 좀 그렇죠 ......우리엄마가 편하지요

딸기 2005-01-2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신혼 초에 바로 아기 가지셨으면... 많이 힘드셨겠어요. 그런데 애기 낳고 나서 이사하셨으면, 신혼 초에는 어디서 사셨어요? (별게 다 궁금... -_-;;)
새벽별님, 저도 포장이사 신봉자입니다. 포장 이사 없을 땐 어떻게들 이사했는지...

panda78 2005-01-24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동물원의 탄생- ^^ 좋네요.
제 장바구니에서 마지막 순간에 빠진 게 한 서너번 되는 책인데.. 흐흐.

딸기 2005-01-2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가요? 판다님한테 갈 책이 저한테 왔군요.
근데 동물원의 판다들은 정말 불쌍해요.

숨은아이 2005-01-2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라면 "동물원의 탄생" 땜에 몹시 아까워했겠군요. ^^ 그런데 난중일기는 이순신 지음 맞잖아요 뭐.

딸기 2005-01-24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긴 맞는데, 이순신이 '지었다'고 하긴 좀 그렇지 않나요? ^^

marine 2005-02-25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원의 탄생 읽으셨어요? 생각만큼 아주 재밌지는 않았는데...

조선인 2005-03-09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찬섭 편 난중일기 사겠다고 벼르던 중인데, 부럽습니다. *^^*
 

일요일 오전부터 서재 들어와 노닥거리고 있다. 쫌 한심하긴 하지만...

방금전, 분노가 올올이 묻어나오는 플라시보님의 글을 읽었다. 자기 돈으로 책 한권 사서 보기 아까워하면서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들에 대해서라면 아마 나도 그런 분노를 느낄 것이고, 그 심정이 전적으로 이해가 된다. 나도 소설책은 간간이 빌려읽는 사람이지만 말이다.

나는 책을 잘 빌려준다. 아니, 그냥 줘버린다. 빌려주기보다는 그냥 주는 쪽이다. 책 빌려주고 돌려받기가 참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번 읽은 책 내가 다시는 안 읽는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데에 제법 큰 '마음의 결심'이 필요하기도 했었다.
아무튼 인정하고 나니까 속이 편해졌고, 책에 미련을 안 갖게 됐다고나 할까. 요샌 아예 다 읽고난 책 목록을 홈페이지에 올려서 원하는 사람들이 가져가게끔 한다. '책꽂이 비우기'의 일환이다. 책욕심이 없냐고? 꼭 그런것 같지는 않다. 어떤 책은 절대로 집 밖으로 반출 안되게끔 신경 쓰고 있으니깐. 그런책의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그 책 건드렸다가는 죽음이야, 책에 눈독 들이는 사람들을 향해 나 혼자 뒤통수에 대고 경고의 눈초리를 보내곤 한다.

책을 빌려주고 나서 가장 속상했던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에이브 문고 중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에릭 호가드의 '바이킹 소녀 헬가'와 '바이킹 호콘'을 한 친구에게 빌려줬었다. 책을 돌려받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그 친구의 잘못은 아니다. 어차피 책 읽기를 좋아하는 친구도 아니었는데, 내가 권해서 빌려갔던 거였으니까.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이사를 했고, 그 친구와는 자주 만날 수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책 두 권은 내 곁을 떠났다. 생각해보면 지금 에이브 문고는 창고나 다름없는 곳에 쌓여있고 나는 벌써 십여년째 그 책들을 구경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두 권을 생각하면서 내가 얼마나 속상해했는지! 에이브 얘기가 나오거나 생각이 날 때마다 나는 멍청하게도 친구에게 그 책들을 빌려준 나 자신을 탓했다. 몇년이 지났는데 뜬금없이 찾아가서 그 책들 돌려달라고 하면 날 이상한 애로 보겠지? 역시 빌려주는게 아니었어, 이 바부팅이야...

회사 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숱하게 책을 잃어버렸다. 사적 소유 개념이 발달하지 않은 회사인 탓에, 책꽂이에 책을 꽂아놓으면 어떤 인간들인지 가져가버리곤 한다. 도둑넘들! 책도둑은 도둑도 아니라고? 왜 아니야, 도둑 맞지! 회사 들어와서 초반 몇년 동안 혼자서 얼마나 분해 했는지 모른다. 나중엔 책을 책꽂이에 올릴 때 뒤집어서 꽂는 짓까지 했다. 제목이 보이지 않도록 말이다. (이 방법은 김윤식 선생에게서 배운 것이다. 언젠가 그분 연구실을 방문한 적 있는데 책을 몽땅 뒤집어 꽂아놓거나 눕혀놨다. 책 도둑이 많아서 아예 그렇게 했다는 말씀을 듣고 나도 따라해봤다)

요샌 그래도 애착이 많이 줄어들었다. '많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읽고 난 책은 어떻게 처분할까, 누구에게 줘버릴까를 고민할 정도. 아쉽게도 내가 읽은 책들을 받아가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하지만, 책 자체에 대한 애착은 줄었지만 정작 나는 사람들에게서 책을 잘 빌리지 않는다. 아예 내게 주는 거라면 몰라도. 이유는 내가 책을 지저분하게 읽기 때문이다. 남의 책을 지저분하게 만들어서 돌려줄 수는 없으니깐. 이래저래 책값만 많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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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1-2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나서 처분할 요량이시면, 저한테 주셔도 좋은데요. ^^;

딸기 2005-01-23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책들은, 직접 보신 뒤에 '저한테 주셔도 좋은데요' 하셔야 할 걸요. 책이 지저분하다니깐요. ^^

2005-01-23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1-2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님처럼 책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허나 아직까지도 책장을 채우고 있는 책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큰지라... 역시 저는 소인배라니깐요. 으흐흐^^

하이드 2005-01-23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 읽고 안 읽을 책들은 그냥 줘버리고, 정말 좋아하는 책들은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사주고, 그 외에는 꽁꽁 가지고 있습니다.

nemuko 2005-01-23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욕심 참 많은 편인가봐요. 뱀딸기 님 대문에 걸려 있는 글을 볼때마다 뜨끔한 맘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아직 책을 버릴 용기는 안 생기네요. 빌려 읽기도 별로 안 좋아 하구요. 아마 전 사서 꽂아 두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예요^^ 그래도 버리실 책 있으심 저 받으러 갈께요~~^^

딸기 2005-01-2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씩은 먹어버리고 싶은 책들도 있지요. 꼭꼭 씹어서 삼켜버리고 싶은. ^^

알라비 2005-01-2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라,
책의 소유를 둘러싼 친구들간의 치열한 투쟁-
음, 우선 '책'이 있어야하고, 또 '친구'가 있어야겠군요.
올해는 기필코 책도 좀 모으고...
그런데, 파괴된 인간관계는 어떻게 복구해야하나?
여러분, ...저랑 친구할래요?

딸기 2005-01-2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요, 뭐. 친구합시다. ^^
그런데 알라비님은 어떤 분이신지... 서재에 가봐도 모르겠고 말이죠.
스무고개 할까요? ^^

알라비 2005-01-2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허물 벗어셨네요. 축하^^
서재를 꾸밀줄 몰라서리.. 컴맹 수준이거든요.
소개를 할려니 쑥스러워서. 댓글 달다보면 아시게 되겠죠.^^

딸기 2005-01-23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제가 알라비님과 인터뷰를 하지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거절하시면 친구 안 할 거예요!)

알라비 2005-01-23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긴장.. 초조..)

panda78 2005-01-2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둑넘들! ^ㅁ^

딸기 2005-01-2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단어에 저의 분노가 녹아있는 것이 느껴지지요? ^^

울보 2005-01-23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상하게 책욕심이 많은 터라,.내책을 누가 소홀히 대해도 속상하고.그리고 가주가는건 더 용납이 안되는 스타일인데..그래서 시집 올때 제집의 반인넘게 가져온 책을 보면 우리 친정엄마 그러 돈으로 하면 얼마냐고 가끔 물으십니다.
지금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속상하죠, 주로 아이책을 사고 제 책은 가끔....

딸기 2005-01-2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애엄마 자질을 못 갖춘 것인지, 아이가 이제 네 살(만 3살)이 되었는데도 그림책조차 제대로 안 사줬어요. 어디서 얻은 것들 아니면 이마트에서 싸길래 몇권 산 것(완존 꽝이었음) 그 정도. 그러면서 제 책만 사지요. ^^;;

sooninara 2005-01-24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빌려준것은 잘 안돌아오거나 상태가 심각해져서 돌아오더군요^^

딸기 2005-01-2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영어사전을 놔뒀는데, 없어졌어요. 아마도 누군가가 잠시 필요해서 가져갔다가 안 돌려준 거였겠죠. 이제나 저제나, 언제 돌아오려나 기다리면서 몇달이 지나간 것 같아요. 결국 게시판에 써붙였죠.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엄청 거칠고 싸나운 말투의 경고문을... 그리고 사전이 돌아왔는데, 너덜너덜~~
사전 같은 것, 가운데 쫙 갈라져버리면 열받잖아요. 표지도 다 뜯어져있고.

marine 2005-02-25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빌려 주는 거 싫어해요 대부분 빌려 주면 읽지도 않고 돌려 줄 생각도 잊어 버리거든요 어떤 친구는 한 번 빌려 가더니 나도 아까워서 조심히 보는 책에 밑줄을 쫙쫙 긋지 않았겠어요? 무지하게 화가 났지만 날 이 정도로 친하게 생각하나 보다 하고 참았죠 도서관 가면 책 엄청나게 많은데 왜 남한테 빌려서 돌려 주지도 않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