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51 | 452 | 453 | 45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Beatles- Good Day Sunshine



어젯밤 늦게 잤다. 그랬더니 당연히 늦게 일어났다. 부모님께서 지금 미국여행 중이시라 직원들이 나오기 전에 식당 문을 열어야 하는데 눈을 뜨니 9시다. 잠옷 바람에 코트만 걸치고 모자를 쓰고서 문을 열러 갔더니 실장님과 밥모님께서 이미 나와계셨다. 내일 아침엔 9시에 문을 열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집에 와서 샤워하고 식당에 왔다. 식당에 오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우리 집 근처 제과점에서 빵을 사러 갔는데 매니저님이 안 보였다. 눈이 내 눈의 두 배는 되고 나와는 달리 차분하면서 조용한 분이라 평소 내가 좋아하는데 안 보이니 섭섭하달까?(어 느새 정이 들었나 보다 나 혼자;;; 나는 왜 혼자 맨날 이러는지 몰라, ㅠㅠ) 거의 매일 눈도장을 찍는지라 그냥 빵만 사서 나가긴 서운하달까? 주인 같아 보이는 여자분께 "매니저님 오늘 안 나오셨어요?"라니까 주방 구석에서 설거지하다 나오셨다. 빵을 겨우 5개밖에 안 샀는데 나보고 "오늘은 왜 이렇게 빵을 많이 사세요?" 그런다. 하긴 보통으로 나 혼자 먹으려고 사니까 하나 아니면 두 개 정도 사고 대전에 내려올 때에만 좀 사가는 편이니 오늘은 대전에 가는 것도 아닌데 빵을 5개나 샀으니 많이 사긴 했구나. ㅋㅋ 계산을 마치면서 매니저님이 어제 팔고 남은 빵이라며 치즈 스틱을 담아주셨다. 나는 매니저님 얼굴 한 번 보고 출근하려고 한 것뿐인데 빵까지 얻게 되었다.:: 그분은 나와 그냥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우리가 인사만 나누는 사이이지만 말이지. 나의 불같고 정열적인 태도와는 달리 차분하고 정적이면서 온화한 그런 사람.


그 매니저의 커다란 눈이 방긋 웃어줘서 그런가 오늘 하루는 정말 좋은 날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빵을 사서 나오면서 전화기를 보니 남편의 문자가 와 있었다. 결론은 좋은 하루 보내고 커피는 마시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요즘 몸이 별로 안 좋아서 나도 안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뭐 하라고 하거나 하지 말라고 하면 늘 반대로 하고 싶은 심보(이 나이에도 철이 부족해서, ㅠㅠ)에 남편에게 커피보다 콜라가 더 나쁘지 않느냐고 하면서 그래도 너를 기쁘게 하려고 커피를 안 마시려고 노력하겠다고 답문을 보냈다. 그랬더니 긴 장문의 문자가 돌아왔다. 그 긴 장문의 문자를 받고서 조금 감동하고 사랑도 느끼고(흑흑) 해서 그런가 매니저님에게서 받은 미소에 남편의 다정한 문자가 더해져서 그런가 왠지 12월은 잘 시작하될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더더구나 어제 주문한 [9와 숫자들]의 시디가 도착했다!!!


애쉬님과 치니님이 올려주신 페이퍼를 보고 넘넘 마음에 들어서 기다릴 수가 없어 어제 주문을 했는데 오늘, 것도 아침에 받았다!!!! 대전에서 주문 하면 그 다음날 오후 5시쯤 받았는데 일산은 파주가 옆 동네라 그런지 오전 11시쯤 받았다!!!>.< 그런데 이 시디를 들을 수 없는 여건;;; 하지만 시디 케이스만 봐도 황홀하구나. 크리스마스 분위기와도 은근 어울리는 초록색과 분홍빛.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생각마저 들고가 아니라 그렇게 우기고. 시디만 주문하려니 배송비가 붙어서 보관함에 넣어뒀던 책 중 50%나 할인하는 외국도서가 있어서 그것도 주문했다.[A Wrinkle In Time]이라는 책인데 겨우 4500원에 구입 할 수 있었다!! 대박!!!!!

내용은 초등학생들이 좋아할 내용이겠지만 N군을 줄 거다. 초등학교를 올해 졸업했으니 뭐~~이러면서. 번역도 되어 있는데 평은 그리 좋은 것 같지 않다. 초반에는 흥미진진한데 사건이 너무 쉽게 풀려버려 재미가 떨어진다는 내용인 것 같은데 그런 책을 원한다면 아동도서보다는 어른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하긴 내가 너무 어린이용 책을 많이 읽어서 무슨 일이든 쉽게 생각하고 수월하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면서 세상엔 해결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믿으며 이 적지 않은 나이도 철 부족으로 살고 있는 이유인지도 모르겠구나.;;; 어린아이 같은 단순함으로 산다고 사람들이 흉을 보겠지만, 천성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어쨌든 12월이다. 올해 너무 힘든 일이 많아서 그런지 나는 이 12월이 빨리 지나가고 음력 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12월엔 남편의 생일(8일), 시아버님의 생신(15일), 레미제라블 상영(19일), 그리고 우리 가족이 가장 기다리는 크리스마스(25일)까지 일정이 빡빡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레미제라블]

을 열심히 읽고 있다. 19일이 되기 전에 남은 4권과 5권을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변수가 늘 작용하니까 자신할 수는 없다. 연말이라 벌써 식당 예약이 차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12월이다. 마지막까지 화이팅을 외쳐본다!!








9와 숫자들 - 유예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12-02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2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2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2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5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12-12-0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마다 마주하고 싶은 얼굴이 있다는 건 아주 기쁘고 신나는 거지요?
그 분, 참 좋겠어요.
빵집이라는 말에 저는 성심당이 생각나요. 거기 빵, 많이 먹었거든요.ㅎ
12월에, 레미제라블 완독도 하시길..
12월의 첫 날, 이 밤에 드는 노래(9와 숫자들), 참 좋아요^^*

라로 2012-12-02 11:58   좋아요 0 | URL
그분이 아니라 제가 좋은거죠!!ㅎㅎ
그런데 그분은 누구에게나 공평해 보여요.
성심당 빵을 아세요???대전에 있는건데요!!!!
저는 성심당 팥빙수가 맛나더라구요.ㅎㅎㅎ
어제도 겨우 5페이지 읽고 잤어요,,ㅠㅠㅠㅠ
폭동에 대한 부분이라 어찌나 졸리던지,,아함~~~
9와 숫자들 저도 한번 듣고 딱 제스탈인거 알았어요!!!>.<
가사도 잘 들어보세요!!!

moonnight 2012-12-0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와 숫자들? 저는 첨 들어본 +_+;;;;;;; 세상엔 모르는 책들도, 모르는 음악들도 정말로 많군요.
저도 즐겨가는 커피숖 같은 곳에서 왠지 끌리는 분들을 만날 때 있어요. 물론 저 혼자만의 느낌이겠지만요. 나비님 단골 빵집의 매니저분은, 아마도 나비님께 역시 호감을 느끼고 계실 거 같아요. 빵만 사가시지 않고 찾아주셔서 기뻐하셨겠어요. 다정하셔라. 나비님. ^^
근데, 요즘 건강이 안 좋으시구나. 식당일로 너무 무리하시나봐요. 날도 점점 더 추워지는데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따뜻하게 입으시고 따뜻한 거 많이 드시고 감기 조심하셔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 ^^

라로 2012-12-02 12:04   좋아요 0 | URL
저도 마찬가지로 세상엔 제가 처음 들어보는게 넘 많아요!!ㅎㅎㅎ
먹는것조차!!!크흑
그죠??누구나 그런가봐요?ㅎㅎㅎㅎ
저는 지나치게 다정한게 흠이에요,,ㅠㅠㅠㅠ
요즘 뼈가 약해졌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검사를 해보니 좀 그렇더라구요.
칼슘을 섭취하기도 힘든데 파괴하는 음식을 먹으면 안 되니까,,,흑흑'늙는게 이래서 서러워요,,ㅠㅠ
달밤님도 따뜻하게 지내시고 오늘같은 주말에 좋은 책 곁애 두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맛있는것도 드시고 좋은 음악, 9와 숫자들같은,도 들으시며)

무스탕 2012-12-01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 크기에 만족하신다면 맨날 아침마다 방긋 웃어드릴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요. ㅎㅎ
커피는 다방커피, 하루에 3~5잔. 탕이의 커피 스탈입니다.

마구마구 추워지더군요.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 잘 살피시구요 :)

라로 2012-12-02 12:06   좋아요 0 | URL
당근 무스탕님의 눈 크기에 만족하죠!!! 예쁘고 크기만 한게 아니라 선한 눈!!!^^
요즘 많이 바쁘시죠???날씨 추워졌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그래도 든든한 차가 님을 따뜻하게 보호해 줄거라 알고 있어서 그저 운전 조심하시라는 말~~~.^^
무스탕님은 저보다 젊잖아욧!! 저는 요즘 뼈가 약해져서,,,어떤 커피도 마시면 안 되는듯요.ㅠㅠ

무스탕님 언제 일산에 올거야요???ㅎㅎㅎ

다크아이즈 2012-12-02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매니저님 당근 남자지요?
남자분이라면 나비님이 묘사한 저 캐릭터 맘에 드는데, 여성분이라면 반납할래요.
저는 제가 못 가진 거 남성이 가지면 용서 되는데, 여성이 가지면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네, 질투심 맞아요 ㅋ)

나비님께서 얘기한 시디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이네요.^^*

라로 2012-12-02 12:07   좋아요 0 | URL
매니져 여자인디요???ㅎㅎㅎ
ㅎㅎㅎㅎ팜님 정말 솔직하고 귀여우시고 암튼 멋진 여자분이세요!!
팜므느와르,,,그리 생각하니 잘 어울리는 닉이십니당!!^^

저 음악 정말 좋지요???

기억의집 2012-12-02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빵집은 프랜차이즈가 되어 있어서 알바들이 참 사무적이고 딱딱하던데...나비님은 어딜가나 다정다감하신가봐요~

라로 2012-12-07 12:32   좋아요 0 | URL
그집은 프렌차이즈가 안 된 집이에요.
저는 그집을 너무 좋아해서 제가 그 집을 프렌차이즈 하고 싶은데,,ㅎㅎㅎㅎ

2012-12-02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7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12-0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비님이 어서 빨리 [레 미제라블] 5권까지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5권 읽으면서 폭풍 눈물을 흘려가지고 나비님도 폭풍눈물 흘리실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 때문이고, 이왕이면 폭풍눈물 흘리셨으면 좋겠기 때문이고, 그래서 페이퍼에 5권읽으면서 폭풍눈물 흘렸다, 하는 글을 보고 싶기 때문이에요! ㅎㅎ

라로 2012-12-07 12:35   좋아요 0 | URL
아~~~~그렇잖아도 어제 가브로슈가 죽는 부분을 읽었어요.ㅠㅠㅠㅠㅠㅠ
그 어린 것이 그렇게 죽다니,,,정말 눈물이 나더군요.
그런데 폭풍눈물이라시니 갑자기 막 두근거려요!!!
저는 폭풍 눈물을 흘리기를 기대하는 것일까요????저는 책을 읽으면서 막 울고 하는 성격은 아닌데
레 미제라블을 읽으며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느껴본 적이 몇 번 되어요.
아~~저도 궁금해요,,제가 폭풍 눈물을 흘리게 될까요?? 꼭 알려드릴게요!!!

비로그인 2012-12-03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골가게에 갔는데 안보이면 섭섭한 분들이 몇 분 계셔요.
티안내고 혼자서만 맘속으로 애정하는^^;;;
이사하고나선 집 앞 마트안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빵 만드시는 분께 또 혼자 정을 쌓아가는 중이랍니다 ^^
전 지금 커피를 내리 두잔째 마시고 있어요. 모카포트로 보글보글 끓여서요.
설거지하다 나오신 매니저님도, 다정한 문자도, 모든 것이 더해져 만들어내는 행복감도...정말 좋아요^^

라로 2012-12-07 12:3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른님은 다섯줄로 제가 쓰고 싶었던 것을 요약 하셨어요!!!!ㅎㅎㅎ
정말 아른님도 글 잘써!!!요!!!ㅎㅎㅎㅎㅎ
저는 요즘 커피를 끊으려고 무지한 노력을 해요.
단골 카페 주인이 카페인이 거의 안 들어간 커피 원두를 저를 위해서 주문했는데
가장 맛있을때 주려고 연락했다는 전화를 받고 정말 뭉클했어요.
우리는 누가 생각했다거나 그런거에 감동을 잘 하는 것 같아요...아니, 저는요.ㅎㅎㅎ

애쉬 2012-12-04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좋은 12월되세요. 시작이 좋으니, 틀림없이 그럴 거예요~
읽으면서 저도 괜히 신이 나는 글이었어요. 저도 좋은 12월이 될 것 같아요.

라로 2012-12-07 12:41   좋아요 0 | URL
첫 날이 좋아서 그랬는지 지금까지 좋아요!!!
12월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달이에요, 저는.
애쉬님께도 12월이 친절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루나군 글씨를 너무 잘써요!!!!>.<
왜 그렇게 똑똑한거에요? 루나군은????
애쉬님은 정말 복도 많으셔~~~~~.부럽

2012-12-0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가까이에 그렇게 정이 가는 매니저님도 있고 좋네요. 나비님은 진짜 정이 많으신 게 팍팍 느껴져요.ㅎ
남편님께 받은 문자 이야기도 따뜻해서 참 좋고... 저도 아동문고 읽으며 철부족으로 살고 싶어요~~ㅋ
근데 이미 저는 무슨 별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 사는지 철은 없어도 단순,낙관,따뜻함,모든 게 잘 될 거라는 믿음, 이런 게 많이 부족해요. ^^;
+ 유예 노래 좋군요! / 땡스투 나비님께 드리고, 어제 시디 구입했어요. 지금 눈길을 달려 오고 있는 중이라네요.^^

라로 2012-12-07 12:50   좋아요 0 | URL
이번 주는 거의 못갔어요,,ㅜㅜ
그분도 저를 기다릴까요???ㅎㅎㅎㅎㅎ
9와 숫자들의 음반 구입하셨어요!!!!잘했어요!! 잘했어~~~~.^___^
앗! 그래요??? 저는 섬님이 단순하지는 않지만 낙관적이고 따뜻한 분이라고 느끼거든요!!
섬님은 섬님의 장점이 또 있잖아요!! 멋스러운~~~ㅎㅎ 아이들은 멋스럽지 않잖아요???응??
 

1. 어제 알라딘 친구가 드디어 우리 식당에 오셨닷!!! 자동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나비 점장님"이라고 해서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손에는 내가 좋아하는 밤만쥬가 그득 들었고!!!>.< 내 입맛까지 어떻게 아셨을까??? 정말 감동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환상적인 밤이었다. 내 막내 남동생과 동갑이고 성향도 비슷하게 느껴져서 그런가 남동생과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유쾌했다. (앞으로 의남매 맺자고 할까??크흑)지척에 사시니 앞으로 자주 뵙게 되기를 기대한다. 여동생과 함께 대화했는데 오늘 아침에 여동생이 갑자기 어제 오셨던 H 님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다고 하면서 "어제 오셨던 언니 아는 분, 집에서도 그렇게 조근조근 말씀하실까? 설마??"하는 거다. ㅎㅎㅎㅎㅎ자상한 남자와 살아보지 못한 여자사람의 자연스러운 의문이지만, 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그분은 집에서도 분명 그렇게 자상하게 말씀하실 거야."라고 말해줬다. 통화하는 걸 들었거든을 곁들여서.ㅋㅋ 다정하고 사려 깊으면서 아내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남자와 사는 그 부인을 보지 않았는데도 질투가 난다고 해서 여동생을 이해하는지라 동생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데 동생에 대한 연민에 코끝이 찡하더라는,,,;;;


2. H 님이 어제 오실 줄 알았으면 화욜에 점을 안 뺄껄!! ㅠㅠ 점을 뺀 게 잘못되어 좀 부었고 멍도 들어 어제는 화장은커녕 얼굴도 대충 씻고 화장도 안 했는데, ㅠㅠㅠㅠㅠㅠ 사실 내가 허둥지둥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흑흑 오늘 아침엔 멍이 나아가는지 더 푸르스름하게 얼굴에 번져 있다. 아침을 먹는데 직원이 "얼굴에 왜 멍이 들었어요?"라고 하면서 "꼭 누구에게 맞은 것 같아요." 그런다. 안 맞았는데? (요즘 우리 나이게 누가 맞고 사나?? 나뿐 아니지, ㅎㅎ) 갑자기 여동생이 옆에서 큰 소리로, "아니야, 언니 딱 한 번 형부에게 맞았잖아." 그런다. 내가? 언제??? 전혀 기억에 없는 소리를 해서 멍쪄 있으려니 동생이 계속 얘기한다. "내가 예전에 미국에 갔을 때 언니와 형부랑 카타리나 집에 갔었잖아, 그때 자고 있는데 언니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나서 막 뭐라고 하니까 형부가 조그만 목소리로 또 뭐라고 하고 그랬잖아. 그래서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물어보니까 형부가 꿈에 여러 명과 싸우는데 때리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 기회가 와서 때렸는데 언니가 맞았다며."라고 해서 그 얘기를 듣는 모두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돌아가며 꿈 얘기를 계속했다. 그러다 여동생이 자기 꿈 얘기를 해줬다. 꿈에 침을 뱉었는데 일어나보니 침대 밑에 침이 떨어져 있더라고;;;;, (남편과 사이가 안 좋은 여동생은) 그럴 줄 알았으면 남편에게 뱉을 걸, 이라고 해서 다시 분위기 썰렁. 사랑받고 사는 것도 정말 복이다. 여동생 남편의 성격을 바꿀 수는 없을 테니 여동생이 포기하며 살기를 바래야 할까? 아니면 이혼해서 안 보고 살기를 바래야 할까?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괜찮은 아이인데….


3. H 님이 피아노를 안 배우신 게 후회가 된다고 하셨는데 나는 피아노를 배웠지만, 열심히 꾸준히 계속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된다. H 님과 헤어지고 건널목을 건너면서 아침마다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으면 피아노를 배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콘체르토를 칠 정도의 실력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악보 보고 치는 수준? 그러려면 체르니 40번을 쳐야 할까?? 뭐 혼자 그런 생각을 하며 길을 건넜다. 짧은 거리였는데도 동생을 위해 사 간 팥빙수는 많이 녹아 있었다. 다음엔 H 님과 그분의 아내분, 그리고 나 그렇게 셋이서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브런치도 먹고 우리 식당에서 고기도 먹고 어제 간 카페( 이 얘기도 해야 하는데,,ㅎㅎㅎㅎ)에서 빙수도 먹고 할 수 있는 하루의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4. 아직도 [레미제라블] 4권

을 읽고 있다. 마리우스와 꼬제트가 만나서 사랑하는 부분 중 <2. 완벽한 행복의 도취경> 편을 읽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H님처럼)을 보는 것도 좋고 소설에서 읽는 것도 좋구나. 남은 한 달은 내가 더 많이 사랑해줘야지~~~훗






5.

George Harrison - Love Comes To Everyone 


잘생긴 조지 해리슨의 모습이 많이 담겨 좋구나하~.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2-11-30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게 멋진 H님이 나비님 가게를 방문하셨군요!!!! (도대체 누구실까요. 나비님 동생분마저 질투에 휩싸이게 만드신 그 분은 ^^)
저도 근처에 살면 나비점장님~~ 하고 다정하게 불러볼텐데. 밤만쥬도 많이 사 들고 갈 수 있는데 흑. ㅠ_ㅠ
제 주변의 결혼한 남자들은 다들 무뚝뚝한 편이라(집에서는 다른가? ;;) 다정다감한 남자. 라는 존재가 현실에 과연 존재하는지 의문스러울 때가 있어요.;; 알라딘에는 친절하고 다정하신 남자분들도 제법 계시지만요. 동생분 이야긴.. 슬퍼지네요. ㅠ_ㅠ 제 오빠도 워낙에 사람이 퉁명스러운 편이라 새언니가 속상해하는 거 보면 맘아프거든요. 나중에 늙어서 천덕꾸러기 되지 않으려면 진작에 새언니에게 잘 하라고 저랑 엄마랑 잔소리하지만 소귀에 경읽기-_-;;;;

라로 2012-12-01 11:40   좋아요 0 | URL
달밤님이 찾아오시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제가 대구로 갈까요?? 혹시 이 나라를 뜨는 날이 오게 되면 대구로 꼭 찾아뵐께요!!>.<
근처에 사시면 맛있는 팥빙수도 먹으러 가고 제가 좋아하는 제과점에도 같이 가서 맛있는 빵 먹으면서 책얘기든 뭐든 하면 좋을텐데!!^^ 달밤님 제가 많이 좋아하는거 아시죠??!!!
제 동생은 정말 심각해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제 동생의 잘못도 있어요.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인거죠!!^^;;
하지만 길을 들이든 안 들이든 타고난 사람들이 있는데 H님이 그런 분 중 한 분인것 같더라구요.^^

2012-11-30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1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30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1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12-11-3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 끼리의 우정이 오프라인까지 접수하는군요. 신기하고 재미난 일이네요.
나비님 점 뺀 모습까지 그 분은 이해하며 접수하지 않았을까요.
근데, 나비님 은근 부군님 자랑질 같아요ㅋ 최끔 부럽사옵니다.^^*

라로 2012-12-01 12:46   좋아요 0 | URL
팜므느와르님~~~연배가 비슷한 것 같아요, 우리???
프님이 팜여사, 나여사 하고 놀자고 한거 읽어보니까!!ㅎㅎㅎ
우리도 언제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즐거운 모임을 갖으면 좋겠어요~~~.^^
제 남편 자랑은 알라딘에서 정평이 나 있는;;;3=3=3=3333=3=3=333
ㅎㅎㅎㅎ

2012-11-30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1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12-01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알라딘에서 다정한 H님이 누굴까 머리를 굴려보지만 전혀 감이 안 잡혀요.
나도 "나비 점장님~ "부르면서 황금정원에 들어가고 싶당~~

라로 2012-12-01 12:49   좋아요 0 | URL
가까이 있으면 순오기언니가 자주 들러주실텐데~~~.>.<
H님은 감을 잡기 힘드실거에요,,ㅎㅎㅎㅎㅎㅎ

2012-12-06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5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틀즈의 노래 제목 중에 'Ask Me Why'라는 게 있는데 지난 번 페이퍼의 제목으로 빌려왔었고 이번에 제목으로 빌려 온 'Tell Me Why'도 있다. (닐 영의 노래도 있구나..) 뭐 그렇다는 싱거운 얘기다.


오늘 아침에 아이들 여권을 갱신하느라 미국 대사관에 가야 하여서 온 가족이 다 함께 KTX를 타고 서울, 광화문에 도착했다. 오전 9시 30분 약속이라 우리는 대전에서 7시 14분 기차를 타고 용산역에 내려서 전철을 타고 광화문에 도착했는데 그 여정이 쉽지 않았다. 이제는 훌쩍 커버렸지만, 지하철의 계단을 오르락거려 본 적이 없는 해든 이가 잠이 덜 깬 상태에서 힘들다며 보챘기 때문에 올라야 할 계단마다 남편은 해든 이를 안아주어야만 했다. 더구나 1호선 지하철 안에서는 지하철이 터질 만큼 꽉 차서 종로 3가에 도착 할 때까지도 해든 이를 안고 있어야 했다. 남편을 과소평가하다가도 저 큰 아이를 덜렁 안고서 지하철 그 높은 계단들을(갈아타는것도 장난 아니더라는;;)  올라가는 남편을 보면 제임스 본드에게 느끼는 그런 느낌까지는 아니라도 관대한 눈길을 보내게 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네가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더니 성과가 있긴 있구나."라며 다시 평가절하하려는 심보가 생기기도. ( ")


오늘 부모님과 여동생은 시제를 드리러 갔다. 오늘이 음력 10월 1일이라 새벽부터 나가셨나 보다. 식당에 와 보니 직원들뿐인데 히터를 얼마나 오래 틀어놨던지 후끈후끈하더라는;;;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이 큰 공간을 데울 일이 걱정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장사가 안 될 때는 그 걱정으로 엄마는 잠도 안 오시나 보다. 사서 고생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식당을 시작한 일이 바로 그런 일이다. 세를 줬으면 난방비니 직원 월급이니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이니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되는데…. 오늘은 식당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매출일 것 같다. 손님이 어찌 이리도 없을까!!! 이 바빠야 할 시간에 페이퍼 올릴 여유가 있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일이다. 단골손님 중 한 분은(오늘도 갈비탕을 드시러 오셨다. 그분은 우리 집 갈비탕과 우거지를 정말 무척 좋아하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식당에 손님이 바글거리는 상상을 하라고 하시는데 내가 상상을 안 해서 그런가?? 아니면 그제처럼 힘들어 죽겠다는 투정을 부려서 그런가? 괜히 엄마에게 미안하면서 손님이 없는 이유가 나 때문인 것 같은 죄책감이 든다.


아참!! 손님이 없어 페이퍼를 쓰기 시작했지만 정작 페이퍼에다 쓸 이야기는 다른 것이었는데. 하긴 요즘 명사가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을 느끼며 윤정희씨가 출연했던 영화 '시'의 대사가 떠오른다. "명사가 중요하잖아요?"라는 대사와 함께 먼저 기억을 못 하는 단어가 명사라는 사실. 아무튼, 영화 (시)는 정말 훌륭한 작품이었고 나는 명사를 조금씩 잊어가고 있다.ㅜㅜ


세 아이의 여권이 모두 기간이 만료되었다. 남편은 이번 방학에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에 가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다시 여권을 만들어야 했다. 보통으로 미국 여권을 만들 때 우리가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인터넷으로 신청한 뒤 아이들과 부모 모두 대사관에 가서 우리가 작성한 모든 기록이 사실이라는 것을 사무관(?) 앞에서 선서(?)하고 부모가 사인하는 것으로 신청이 접수되는데 밑의 두 아이는 그렇게 했지만, 올해 16세가 된 딸아이는 우리의 사인도 필요 없이 달랑 딸아이의 사인만 필요로 했다. 좀 많이 놀랐다. 감개무량하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한국에서는 아직도 미성년자로 부모의 동의가 필요한 나이인데 미국에서 16세란 완전히 독립된 인간이 된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딸아이가 자신의 신처청서에 사인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아이가 여권이 나오면 훌쩍 떠나가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어떤 신중한 느낌이 들었는지 신처청서에 사인을 하는 아이의 모습이 자못 진지했다. 하긴 미국이었다면 운전면허 딴다고 친구들과 난리도 치고 했을 텐데…. 나는 한국에 나와서 참 좋았는데 대사관 안에 들어가면서 남편이 N군에게 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남편과 아이들이 희생한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참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오늘 밤에는 얼마 남지 않은 [레미제라블]2권을 다 마치고 3권으로 넘어가리라,,불끈.

그리고 내 서재를 찾아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허접한 글을 읽어주시고 즐찾해주시는 알라딘 친구들을 위해 닐 영의 노래를 골라봤다. 뭐, 다들 아는 노래겠지만~~~.^^;;



Neil Young - Tell Me Why


부모님과 여동생은 오늘 저녁 손님이 별로 없을 줄 알고 시제 갔다 오는 길에 여주 아울렛에 들렀단다. 쳇 괜히 억울하다. -.-++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크아이즈 2012-11-14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여섯에 대한 의미를 정립해봅니다.
나비님 따님은 미쿡 여권을 만들 수 있고, (근데 미국 여권 만드시는 것 보니 이중 국적? 비자 갱신은 아닌 것 같고..
제가 나비님 알게 된지 얼마 안 된지라, 이해가 좀 딸리긴 합니다ㅠ)
신경숙은 부모 떠나 타지에서 노동과 학업으로 독립한 나이라고 그녀의 소설에서 썼고,
울 아들은 어딘가에 있을 여친을 상상하며 초콜릿을 녹여 빼빼로를 만드는 나이?
위에 둘 윈, 울 아들은ㅠㅠ

라로 2012-11-17 12:37   좋아요 0 | URL
제 딸도 16이지만 님의 아들과 비슷한 어린아이에요!!ㅎㅎㅎ
그나저나 우리 아이들이 동갑인가봐요!!!호호 갑자기 급 동질감을 느끼는!!
아참!!!그런데 16세라는 나이는 '만'나이에요~~~. 좀 더 생각해보니 제 아이는 님의 아들보다 누나일듯???ㅎㅎㅎ
팜님을 알게 되어 너무 기뻐요!!^^(제가 월래 타자를 잘 못쳐서 긴 이름은 다 싹둑 잘라요. 그래서 프레이야님도 프야님, 또는 프님이로 불렀고 댈러웨이님도 댈님~~~요렇게,,ㅋㅋ 팜므느와르님도 5 글자이니 팜님~~~ㅎㅎ 괜찮으신가요???--멋대로 괜찮아 하신다고 생각..ㅋ)

순오기 2012-11-1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 페이퍼 보고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아드님 얼굴은 보셨나 궁금하군요.^^
훌쩍 커버린 딸을 보면서 느끼는 이중적인 감정에 완전 동감해요.
축하파티를 해야지요~ 제 앞가림하는 인격체로 키워내는 게 부모가 할 일이니까!!

장사를 하면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게 되는군요.
레미제라블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번다 생각하면 그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라로 2012-11-17 12:47   좋아요 0 | URL
늘 자명한 언니의 댓글!!! 너무 좋아요!!^^
축하파티 해야하는거군요!! 이미 늦엇으니까 친구들과 하라고 할까요???ㅎㅎㅎ

장사는 그렇더라구요. 월급받는게 속 편한것도 같은데 다른 사람들 보면 그런것 같지도 않고.
쉬운 게 없어요!!!

제 앞가림을 하는 인간으로 키우자는 목표만 세워야겠어요!! **

프레이야 2012-11-1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여섯, 그렇군요! 부모가 먼저 독립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주위에 보면 아이에게 너무 생을 이입하는 사람들 있어요. 나비님이 그렇단건 아니구요. 가족 서울나들이 그런대로 좋았기를요. 힘내요, 우리! 편안한 잠 주무시길 ^^

라로 2012-11-17 14:2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부모 먼저 독립을 해야죠!!!ㅎㅎㅎㅎ저도 그런 사람 봤는데 정말 안타까와요!! 서울 나들이는 너무 짧았어요.ㅜㅜ기다리면서 남편 무릎베고 잠든게 가장 큰 수확이랄까,,,ㅠㅠ
우리 잘 지내요 프야님~~~ㅎㅎㅎㅎ

프레이야 2012-11-17 15:26   좋아요 0 | URL
앗참 ᆢ 제가 잘지내요 우리, 라고 했던 건
우리 잘 살고있다가 만나요, 의 의미였어용. 팜님께도 마찬가지로 하루하루 잘살자는 뜻이었구요. 약간의 오독 같아서 ^^ 찡긋^^*
어쩜 이 해 가기 전에 얼굴 볼 수 있을지도 몰라요. 힘내요,오늘도. 정말정말 잘 지내요 하루하루, 우리!

조선인 2012-11-15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페이퍼 제목만 딱 보고, 나비님도 pink floyd의 post war dream을 좋아하는구나 신나서 들어왔어요.

라로 2012-11-17 14:30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러셨구나,,,가까이 사시면 황금정원에 놀러 오라고 하겠는데 넘 멀어서~~~^^;; 오늘 가족들과 즐거운 휴일루 되시길 바랍니다.^^

기억의집 2012-11-1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가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더니 성과가 있긴 있구나~ 이 대목에서 완전 빵 터졌어요. 나비님은 일산에 계셔야 해서 미국에 못 가시겠네요. 궁금해서 여쭤보는데 못 가셔서 서운하세요. 페이퍼에 시모랑 사이 좋으신 거 같으신데. 부군과 아이들은 미국 시부모님 댁에서 머무는 거예요?

다락방님도 레미제라블 재밌다고 페이퍼로 올린 적 있던데.... 나비님도 레미제라블이군요.

원래 장사라는 게 한 일년은 두고 봐야한다고 하잖아요. 저도 요즘 언니랑 우리 둘이 뭐 해볼까 궁리중인데,,,,, 남양주시 별내면이 신도시가 되면서 올해 사람들이 입주하기 시작했거든요. 거기 상가에서 뭐 좀 하자고 하는데, 솔직히 뭘해야 할지 엄두가 안나요. 음식 장사는 저의 엄마가 무지 반대하고...니네들이 음식 장사 몰라서 그런다고. 설거지며 사람 부리는 일이 쉬운 줄 아느냐고 그런데..큭 음식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음식 장사 이야기 꺼내니 친정모는딸냄이들 한심하다 속으로 했을 거에요.

닐영 목소리 들으니 정말 젊었을 때네요~

라로 2012-11-17 14:32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이다!!!! 어떻게 지내신거에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했어요!!
암튼 식당은 제가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어요!!
커피장사 하세요!! 식당보다는 그게 훨 낫드라구요.
언니와 두 분이 하시면 외롭지는 않겠어요.
친정엄마 말씀 들으시길,,

BRINY 2012-11-15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Sweet Sixteen이군요

라로 2012-11-17 14:32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ㅎㅎㅎㅎ정말 파티를 해 줘야겠군요!!^^

Mephistopheles 2012-11-1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마지막 미쿡 대사관 출입이 기억납니다.
길게 줄서서 들어가 두꺼운 유리창에 마이크만 달랑 나온 벽을 사이에 두고
그 나라 사람의 영어 질문에 어설픈 영어로 단답형으로 대답을 했던 기억이요.

마치 교도소에서 수감자를 면회하는 분위기..근데 분명 수감자 분위기는 미쿡 대사관 직원인데..
심리적인 걸로 따지면 밖에서 질문 받는 내가 수감자같은 느낌이었다는.

라로 2012-11-17 14:35   좋아요 0 | URL
저도 메피님께서 대사관 갔다 오신 후 올리신 페이퍼 기억나요!!!^^;;;
그때 넘 죄송한 마음(? 이 왜 드는지 모르지만 들어서리)에 댓글도 못 달았던;;;
글도 잘 쓰셔서 그런지 아직도 기억이 나는;;;ㅎㅎㅎㅎㅎㅎ
저도 원래 긴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하는 사람이지만 가족과 함께 갈때는 줄 안서고 약속 잡아서
그냥 들어갈 수 있는;;;그런데 그 안에서도 마찬가직로 교도소 면화소 같다는;;;

토트 2012-11-1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모르는 사이 쑥쑥 크네요.^^
많이 바쁘시죠?
저는 나비님 덕분에 음악 들으면서 간만에 한가한 아침을 맞고 있네요.
오늘도 힘내세요! ^^

라로 2012-11-17 14:38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자라는 게 참 경이로와요!!!
자식 농사라고 하는 이유를 느끼게 되는;;ㅎㅎㅎㅎ
많이 바쁘진 않아요,,,요즘 불경기라 그런지 음식장사 더구나 고기장사니까 경기를 좀 타네요.
하지만 마음이 피곤해요.ㅠㅠ
오늘도 힘내라는 말씀 덕분에 기운 차립니당~~~. 고마와요.^^
 

잠이 안 온다. 이 적막한 밤 서재에 혼자 들어와서 수다(?)를 떤다는 그 익숙하고 오래된(?) 느낌에 혼자 들떠서 그런건지 모르지만 모처럼 다른 사람의 서재에 들러서 댓글도 주렁주렁 달고 그러니까 신바람이 난달까??^^;; 다시 옛날로(?) 돌아온 느낌이 들면서 내일 하루 일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러고 있다.( ")


대전에 오면 식당은 아웃 오브 안중이다. 이 글을 엄마가 읽으시면 무척 마음 아프시겠지만 말이지,,,사실 나는 식당을 하고 싶은 마음이 거의 없었고 건물을 지을 때부터 관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암튼 대전에 오면 살아나는 것 같다. 일산에서 식당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나고 곧 석 달이 다 되어간다. 말은 안 했지만 한 달에 10년씩 늙어가는 그 무서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 식당에 오신 분들은 내가 이미 며느리가 있는 여자로 보이나 보다. 어제 돌잔치를 하고 뒤풀이(?)로 우리 식당에 오신 단골손님(그녀는 내 눈에 50대로 보인다.)은 나 역시 그녀처럼 손자가 있는 여자라고 생각을 했단다. 이런 좌절이 어디 있을까!!! ㅠㅠ 식당은 내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한다. 내가 조금만 더 일찍 노라 에프런의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를 읽었더라면 엄마를 설득해서 식당을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기 책에 이렇게 썼다.

얼마 전 내 친구 그레이든 카터가 뉴욕에 레스토랑을 열겠다고 했다. 나는 그 계획에 대해 경고했다. 식당 경영이야말로 모두가 철들면서 버려야 하는 보편적인 판타지의 일종이라는 게 내 지론이다. 그러지 않으면 식당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된다. 식당 경영에는 수많은 문제점이 따라붙는다. 주인 스스로 매일 거기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건 가장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식당을 열겠다는 판타지를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심리학자 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의 최종 심급이다.– 126쪽


식당에서 주인 스스로 매일 거기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건 가장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는 말은 그녀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는 말이다!! 처음엔 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게 재미있고 맛도 있었는데 이제는 지겹다.ㅠㅠ 그래서 그런가 초등학생 이후 처음으로 내 몸무게가 55kg 밑으로 나가는 사태가 발생;;;; 예전 같았으면 기뻐 어쩔 줄 몰랐겠지만 한 달에 십 년씩 팍팍 늙어가면서 살이 빠지니 볼품없으면서 너무 늙어 보이는 게 가끔 친정엄마가 계산대에 나와 함께 앉아 계시면 내 눈에도 늙어 보이는 엄마와 자매지간이냐는 말까지 듣는다!!! (사실 이 말은 내가 직접 들은 건 아니고 엄마가 손님이 그렇게 말하고 갔다고 하셨는데 내 의지 저 밑에서는 여전히 믿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울어봤자 소용이 없다.


리는 미래를 모른다. 그게 인생의 치명적인 묘미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것이 우리에게 살인적인 두려움이기도 하다. 기쁜 마음으로 식당 일을 하려고 매일 다짐 하면서도 한편으로 그 일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하기도 한다. 우리가 매 순간 선택하면서 굴러가는 이 인생은 상반되는 것들의 뒤섞임으로 혼란스럽다. 알라딘에 와서 잠을 안 자고 수다를 떠는 것도 즐겁지만, 한편으로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N군이 학교 가는 것을 볼 수 있을까? 그리고 007 영화를 조조로 다시 볼 수 있을까? 그 영화가 끝나면 치과 예약에 늦지 않을 수 있을까? 치과에 갔다가 나우이즈굿을 볼 수 있을까? 나우이즈굿을 보면 과외에 늦지 않을 수 있을까??? 등등 지금 내가 안 자고 알라딘에서 이러고 있는 선택이 가져올 파장이 내심 두렵긴 하다. 이 정도 혼자 놀았으면 됐으니 그만 자자.



덧) 사실 믿는 구석이 있다. 먼저 잠이 든 남편에게 내일 아침 일찍이 깨워달라고 했다. 하지만 두려운 건 남편이 일찍 깨워도 내가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아니면 아들의 얼굴을 보고 싶은 초인적인 일종의 죄책감으로(일찍 일어나서 아들을 만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안 자고 있다는 죄책감이랄까) 무장된 엄마전사인지라 스스로 일어날 수도 있다.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여기서 확률이라는 운이 작용한다. 뭐래니??ㅋㅋㅋ


댓글(22) 먼댓글(1)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쪼잔하지 않기
    from 라로의 서재 2021-11-22 17:34 
    Scott 님이 노라 에프런의 책에 대한 리뷰(https://blog.aladin.co.kr/bunningyears/13114280)를 쓰셔서 다시 그녀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 보다가 어제의 내 작태가 떠올랐다.캘리포니아는 사막이다. 그래서 물론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한데, 겨울엔 더 춥다 (주관적인 추위, 근데 프님도 춥다고 하시니 나만 그런 건 아닌 듯). 눈이 오고 하는 뉴욕처럼 추우면 옷을 막 껴입고 집안에 난방 시설을 잘 하면 되는데, 여긴
 
 
다크아이즈 2012-11-13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흥미진진한 나비님을 알게 되어서 영광이옵니다.
개업했으면서 책을 읽고 쓸 수 있는 육체적,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게 저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나비님 서재 즐찾 추가하옵니다.

라로 2012-11-14 14:16   좋아요 0 | URL
예전의 저는 흥미진진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런것도 나이가 드니 다 어디로 갔는지,,두리번두리번,,ㅎㅎ
개업이라는 것도 이제는 과거가 됐어요. 6개월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게 식당인데,,,,어찌 될지,,^^;
팜므느와르님처럼 멋진 분이 즐찾 추가 해주시다니 영광이옵니다!!^^
저두~~

2012-11-13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4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11-13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나가다가 뭐래니ㅋㅋ라시면ㅎㅎ 울컥하면서 읽었는데요. 대전 오셨구나. 오늘쯤 그거 대전에 도착할거야요. 오늘 받으면 좋을건데 ᆢ 워낙 음악 좋아하시니^^ 힘내요 우리!

라로 2012-11-14 14:20   좋아요 0 | URL
울컥하시다니,,,제가 좀 오버했나봐요!!ㅎㅎㅎ
제 몸이 좀 약한 편인지,,(어머) 좀 힘에 부치네요,,ㅠㅠ
어제 대전에 있었는데 밤 늦게 오니까 경비실에 택배 왔다는 포스트잇을 봤지만
아저씨는 잠이 드셔서;;;
남편이 오늘 찾아서 잘 보관해둘거에요!!
기다리는 설레임을 느끼게 되어서 더 좋아요!!
아껴먹는 것처럼,,ㅋㅋ
고마와요,,덕분에 힘을 꼭 낼께요!!^^

blanca 2012-11-13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금세 다시 젊어지실 거예요. 저 책 저도 참 좋아하는데 인용해 주신 대목을 다시 읽으니 새롭게 느껴져요. 우리는 미래를 모른다,는 말에 절대 공감합니다.

라로 2012-11-14 14:22   좋아요 0 | URL
다시 젊어지는게 가능하할까요?????ㅎㅎㅎㅎ
블랑카님의 고운 마음이 제 젊음을 다시 찾아주면 좋겠어요,,,저 책 정말 좋죠!!!!^^
미래를 모르니까 공편한 것도 같아요,,ㅋ
암튼 위로해주셔서 감사드려요.^^

heima 2012-11-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화이팅! 막연히 식당경영 하시는 분들은 맛난 거 드시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고충이 있을 줄 몰랐네요. // blanca님 댓글처럼 금방 젊어지실 거에요!!

라로 2012-11-14 14:35   좋아요 0 | URL
맛난거 먹기는 하는데요,,매일 먹으니까 질리네요,,ㅎㅎㅎ
시간이 지날 수록 늙어갈텐데 금방 젊어질거라니 heima님께서 매직 스펠을 거는 것 같아요!!!좋아라~~~.감사합니다. ^^

M의서재 2012-11-13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나비님. 읽으면서 울컥했어요. 007영화 개봉하면 조조영화티켓을 끊어드리고 싶네요. 힘내세요!!

라로 2012-11-14 14:25   좋아요 0 | URL
불량주부님도 울컥하게 만들다니!!!그나저나 제 서재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007은 이미 개봉했어요!!ㅎㅎㅎ10월에요. 저는 이미 두 번을 봤구요,,,또 보러가고 싶다는 말이었;;;ㅎㅎㅎㅎ하지만 님의 그 자비로움에 경의를!!^^

2012-11-13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4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2-11-1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드셔서 어떡해요.

라로 2012-11-14 14:2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힘들어 죽겠어요~~~.ㅎㅎㅎㅎ (브라이니님께 어리광~~~~.ㅋㅋㅋ)걱정해줘서 고마와요.^^

Mephistopheles 2012-11-14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왠지 나비님만의 일이라고 애써 외면하기엔 저도 꾸역꾸역 막히는 무언가가 존재하는군요.
미치도록 야근과 철야하며 몸이 덜컥 고장 났을 때...이게 최선인가? 라고 생각하게 되버린 막막한 기분이요.

라로 2012-11-14 14:29   좋아요 0 | URL
메피님도 그렇게 힘든 시기가 있으셨군요!!! 이제 몸은 괜찮으신거에요?????정말 뭐가 최선인지 매일 생각하게 되네요. 막막하다는 표현이 딱이에요!!!어떻게 그렇게 제 마음을 잘 아실까!!!!>.<

2012-11-14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고생하시는데, 페이퍼 자체는 무척 재밌게 쓰셨어서 웃으면서 읽었네요. (죄송해요)
나비님. 고생이 많으세요!! 힘내요!! (그래도 그 와중에 완역본 레미제라블을 읽고 있으시니 대단합니다.)

라로 2012-11-14 19:41   좋아요 0 | URL
사실 고생이랄것까지야~~~.^^;; 제가 어리광을 좀 잘 부리는;;;ㅋㅎㅎㅎㅎ
재밌게 읽으셨다니 괜히 즐거운걸요!!^^
그 와중에 레미제라블 읽는거가 제게 에너지가 되는 것 같아요,,( ")
근데 13일까지 다 끝날 줄 알앗던 2권을 아직도 못 끝내고,,,OTL

기억의집 2012-11-15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읽어보니 식당이 6개월 안에 승부봐야 하는군요. 휴~ 무거운 짐 어깨에 매달고 있는 기분이시겠어요. 근데 나비님 식당 운영 잘하실 것 같은데...전 나비님의 상냥한 성격 알 거든요. 음식점은 맛도 맛이지만, 친절한 매니저 때문에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구요. 저의 언니네는 아무리 음식점이 맛있어도 주인이 싸가지가 없으면 안 가던데..^^

엔군은 중학교 생활 잘 하나요? 울 아들냄은 저번 달에 고의는 아니지만 사고를 쳐서 완전 저만 죽어나고 있어요. 친구눈을 다치게 했는데(참 그런게 손을 뒤로 뻗었는데 친구 안경을 탁 치면서 그 안경알이 깨져서 눈을 다치게 된 경우에요) 주 이회 병원 같이 다니고 있어요. 잘 안 낫네요. 어제는 안압이 너무 높게 나와 한시간 넘게 검사 하고 또 하고... 낼 다시 가야하는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겠어요. 답답하고~ 답답한 맘 내려놓아야겠지요.이런 저도 겉으론 웃으면서 살고 있어요. 나비님 홧팅^^

라로 2012-11-17 18:10   좋아요 0 | URL
어머나!!!!!!!!!!이를 어째요!!!!!!ㅜㅜ 얼마나 속상하실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기억의집님이세요!!!!ㅠㅠㅠ
 

아침 청소를 안 하고 컴퓨터 앞에 섰다. (포스용 컴퓨터라 앉아서 하면 목과 어깨가 아프고 서서 하면 시선이 적당한데 다리와 허리가 아프다. 젠장, 뭐 하나 쉽고 간단한 게 없다.) 일요일 장사를 위하여 정직원 외에 파출부를 불렀더니 청소를 도와주지 않아도 되어 메일도 검사하고 겸사겸사(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인터넷 시작한 김에 알라딘 들어오는, ㅋㅋ) 서재에도 들어왔다. 반가운 댓글도 달려 있고 아침 일찍 보내준 남편의 문자도 받고 해서 그런가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데도 기분이 좋구나.

오늘 아침 비틀즈의 노래를 들으면서 빗속을 터벅터벅 걸어왔다. 내가 들으며 온 노래는 비틀즈의 그리 대중적이지 않은 곡인데 내 얘기를 하는 듯한 착각이 들어 그런가 완전히 몰입되더라는…. ( ") 더구나 오늘 같은 날씨에 딱 맞더라는. 첫 번째 들었던 노래는 "The Fool On The Hill"



그 다음에 기억나는 곡은 "Misery" [레미제라블]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제목에서 장발쟝이 생각나면서 역시 공감 팍팍!! 비틀즈의 곡들을 들으면 가사가 가끔 절묘하게 나의 상태와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놀랍다.


어젯밤 [레미제라블]2권

을 여전히!!! 읽고 있다가 <쁘띠-삑쀠스 수녀원>편에서 마르띤 베르가의 에스빠냐식의 혹독한 계율 이야기 편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지금의 내 생활과 예전 사춘기 소녀 시절 수녀가 되겠다는 생각을 강제적으로(ㅋ,,이 사연은 비밀) 하게 되었을 때의 내 유치했던 사유가 함께 떠오르면서,,


지금도 혹독한 계율을 지키고 있는 수도원이나 수녀원이 있겠지만, 그 계율이라는 것의 대략적인 설명을 읽기만 해도 끔찍한 느낌에 전율하게 된다. 물론 그런 계율을 지키는 수녀원에 들어가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그런 생활을 선택할까???아님 불가피한 결정이었을까? 어쨌든 책에서 1825년에서 1830년 사이에 3명이나 미쳤다고 하니 얼마나 끔찍한 곳인지 상상이 된다. 그곳에 있던 수녀들의 모습이 '창백하고 엄숙할 뿐'(p. 269)이라고 하는 표현이 서늘하면서도 적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교단의 수녀들처럼 일주일 아니, 단 하루만 살아도 미쳐버릴지 모른다. 위고가 표현한 그녀들의 계율을 잠깐 살펴보면,


그 교단의 베르나르-베네딕투스 수녀들은 일 년 내내 고기없는 식사를 하고, 사순절 기간 및 기타 자기들이 정한 날에 금식을 한다. 첫잠이 든 직후에, 즉 세벽 한 시와 세 시 사이에 다시 일어나, 성무일과 서를 읽고 새벽 기도를 드린다.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나 지푸라기 위에 거친 모직물을 깔고 자며, 목욕을 하지 않고, 난방용 불을 피우지 않는다. 매주 금요일마다 스스로에게 고행의 째찍을 가한다. 침묵의 규율을 엄수하여, 휴식 시간 이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말을 거너네지 않는데, 휴식 시간은 매우 짧다. 또한 성십자가 찬양 축일인 9월 14일부터 부활절까지 육 개월 동안, 거친 갈색 모직으로 지은 속옷을 입는다. 원래 규정은 일년 내내 입도록 되어 있지만, 그것을 육개월로 완화한 것이다. 그 모직물 내의는, 특히 하절기의 열기 속에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으로, 피부에 신열과 경련을 일으키곤 하였다. 그리하여 그것의 사용 기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규율을 완화하여 9월 14일부터 입도록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녀들은 사나흘씩 신열에 시달린다. 순종과 가난과 순결과 칩거 의무의 이행, 그것들이 규율에 의해 깊숙이 각인된 그녀들의 서원이다.          p.263


빨간색으로 표시한 글들은 특히나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이다. 잠을 늦게까지 안 잘 수는 있지만, 자다가 일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인간인지라,,,,,또한 추위도 엄청나게 타는데 난방까지 안 한 공간에 있을 수 있을까??? 인생이 고난의 연속이라고들 하는데 서원을 위해 더 강력한 수행을 해야 할까? 독신으로 살면서 면벽 수행과 같은 생활을 하는 종교인들이 존경스러우면서도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며 가족과 함께 맞춰 살아가는 것도 스님이나 다른 종교인들 못지않은 수행이라는 생각을 힘들 때마다 가끔 했었다. 참 수행이 뭔지 모르지만 나 같은 일반사람의 생활도 수행이라는….


추적추적 비 내리는 아침부터 장사 할 생각은 안 하고 멜랑꼴리 해져서 상념에 잠겨본다. 지난주부터 우리 식당 근처의 직원들을 위해서 (오늘의 메뉴)라는 것을 준비해서 실행하고 있다. 오늘의 메뉴는 우리 식당의 고정 메뉴 이외에 찬모님과 함께 결정해서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데 어제는 부대찌개를 했고 오늘은 매운 돼지갈비찜을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반응이 좋다는 의미는 우리 식당 형편에 비추어 좋다는;;;) 나는 주인 입장으로 오늘의 메뉴를 해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준다는 의미에서 기쁜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는데 매일 메뉴를 짜야 하는 찬모님 입장에서는 하나의 수행처럼 느껴지시냐보다. 하긴 살림을 하기 싫은 이유 중 하나가 매일 가족들 뭘 먹일까 하는 것도 큰 골칫거리라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오늘 오신 단골 중 한 커플은(그분들은 연세가 많으시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명한 분이라는 것도 살짝 밝혀둔다.) 오늘도 오늘의 메뉴를 드시러 오시면서 "앞으로 우리 집에 쌀을 안 살 테니 사장님이 책임져야 해."라시며 귀엽게 말씀하셨다. 딴 얘기지만 어떤 관계에서든 친근감은 정말 중요하다. 음식 때문에 맺어지는 관계가 어느 정도 깊을 수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음식장사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음식으로 관계 맺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일요일 밤 장사도 무섭지만, 수행이라 생각하니 그까이것은 마르띤 베르가의 에스빠냐식의 혹독한 계율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아니다. 어떤 고행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 해야겠다는 다짐과 동시에 그나마 빅토르 위고의 위대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에 감사한다.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12-11-1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30, 총 151119 방문

2012-11-11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3 0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댈러웨이 2012-11-1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나비님 수녀님 되고 싶으셨어요? 어쩐지 잘 어울릴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죠... ( '') 인용하신 인용글의 빨간 부분만이 아니라, 저같은 경우는 전부 불가능할 것 같아요. 상상도 하기 싫... 손님들 상대하는 일이 '속을 다 내놓고 해야 하는 일'이라잖아요. 식구들을 봐도 그렇고. '음식으로 관계 맺기'라는 나비님의 생각에 추천 한 표요! 직장인들 메뉴 선정도 잘 하시면 대박일 거에요. 저도 점심마다 식당 순례하던 게 생각나네요. 화이팅요, 나비님.

라로 2012-11-13 01:35   좋아요 0 | URL
되고싶은게 아니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더랬어요,,푸후
저 수녀가 전혀 안 어울리는 스타일이랍니다.ㅋㅋ
절 만나보시면 왜 그런지 고개가 끄덕거리실거에요,,ㅎㅎㅎㅎㅎ
그나저나 님의 가족도 식당을 했다는 글을 종종 접했는데 지금도 하시나요???
저는 이제 안해본게 뭔가 생각을 해봤어요. 파란만장까지는 뭣하지만 정말 안 해본게 없는 인생이라는 느낌,,,,요즘 한달이 10년처럼 늙고 있습니다.ㅠㅠ 이제 겨우 두 달이 되어가는데 20년은 늙은 것 같아요,,엉엉엉엉엉

댈러웨이 2012-11-13 09:02   좋아요 0 | URL
헉. 저희 가족 식당 안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나비님? 종종? 어디서 그런 얘기를? 저, 댈러웨이인데요. --;

라로 2012-11-14 14:32   좋아요 0 | URL
식당이 아니라 장사나 사업같은거 하시는 건가요??ㅎㅎㅎㅎ저는 님의 글에서 언뜻 식당이 아닐까? 저 혼자 추측,,ㅎㅎㅎ그러다가 이 댓글 보고 맞아!! 식당 하시는구나!!! 뭐 이랬답니다.ㅎㅎㅎㅎ 댈러웨이님 근데 언제 한국에 안 와요????제가 한국에 있을 때 오시면 좋겠다~~~~.

2012-11-11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1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3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11-12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이 키우며 남편과 기타 등등의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것도 수행이지요.^^
종교적 수행보다 어쩌면 생활 속 수행이 더 어려울지도 모르지요~
오늘의 메뉴, 날마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 손님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보시라 생각해요.
우리동네도 그런 식당 있는데 손님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니라 음식으로 관계맺는 황금정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밤입니다!^^
무엇보다 빅토르 위고의 책을 읽은 수 있으니 감사하지요~

2012-11-12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2-11-13 01:39   좋아요 0 | URL
그러셨구나,,,벌써 그곳에 다녀오셨군요!!! 시간가는 줄 모르는 일인.ㅠㅠ
일산에 꼭 오세요!!!
광주에서 행신까지 오는 KTX가 있어요. 그거타고 오심 그리 힘들지는 않을거에요.
워낙 먼 거리라,,ㅠㅠ
그럼 제가 역으로 모시러 갈께요,,ㅎㅎㅎ

저희는 오늘의 메뉴를 한 이유가 저 때문이에요.
제가 뭐든 금방 질려하잖아요. 손님들이 매일 똑같은 메뉴는 실증이 날것 같더라구요.
저희가 한 회사와 식권 계약같은걸 맺었거든요.
그래서 그 회사 직원들 배려 차원에서,,^^;;
빅토르 위고의 책은 정말 대단해요,,,93년도 읽고 싶은데 가능할지??ㅠ

moonnight 2012-11-12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나비수녀님 +_+ 잠깐 사운드오브뮤직이 떠올랐어요. ^^
예전에 불교방송이었나 리처드 기어 인터뷰하는 걸 봤는데, 나비님과 비슷한 얘기를 하더라구요. 수행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생을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수행이다. 라고. (비슷한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기억이 잘 -_-;;;;;)
음식장사가 아니라 음식으로 관계맺기를 한다는 말씀. 참 듣기 좋아요. 저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겠어요. 고마워요. 나비님. 좋은 하루 되세요. ^^

라로 2012-11-13 01:42   좋아요 0 | URL
부비부비~~~~달밤님,,,,저는 사운드오브뮤직에 나오는 마리아 수녀와 저는 천지차이,,^^;;
저는 되고 싶었던게 아니라 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던,,,환경적인 이유랄까요???ㅜㅜ
암튼 더 이상 말하긴 곤란해요,,ㅎㅎㅎㅎㅎ
달밤님은 언제나 무한긍정!!!!저는 달밤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늘 좋은 영향을 받아요.
달밤님의 장점이기도 해요!! 그나저나 우리 언제 꼭 만나요!!!정말 꼭!!!!!!!

프레이야 2012-11-12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으로 관계맺기! 역시 나비점장님. 마인드가 다르면 뭐든 확실히 달라요. 홧팅 우리의 삶에, 우리의 일상에! 무한긍정 에너지 고마워요.

라로 2012-11-13 01:43   좋아요 0 | URL
'역시 나비점장님. 마인드가 다르면 뭐든 확실히 달라요.'라는 문장은 이해가 잘 안가요!!ㅎㅎㅎ
설명좀 해주세요.ㅎㅎㅎ무한긍정 에너지는 위에 계신 달밤님이에요,,ㅎㅎㅎㅎ
저는 잘 아시면서~~~~^^;;

프레이야 2012-11-13 10:02   좋아요 0 | URL
어라ᆢ 다른분댓글은 안봤는데 진짜 바로 위에 무한긍정 어쩌고ㅋㅋ 근데요 나비님은 투덜대도 못 감추는 무한긍정에너지가 있다구요. 난 다 전해져요. 제게 늘 그걸 주고 있어요. 그걸 모른다니 아이참ᆢ
알면서 모르는척 하심 안돼요.ㅎㅎ

라로 2012-11-14 14:33   좋아요 0 | URL
프님은 언제나 저에게 무한긍정 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제가 프님께도 그런 에너지를 드렸다니 감자기 뭉클,,ㅠㅠㅠㅠㅠㅠ
알아줘서 고마와요!!!!

2012-11-1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좀 있다 읽겠어요.ㅎ (이런 댓글 다는 법은 아이님께 배웠답니다.ㅎㅎㅎ)

라로 2012-11-14 21:07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는 사실 안 읽으셔도 되어요,,빈말이 아니라 아마도 힘들다고 했던 위의 페이퍼와 별반 다르지 않을듯,,ㅎㅎㅎㅎ
저도 아이님께 배웟을까요??몇 번 써먹어본적이;;;ㅋㅋㅋ

기억의집 2012-11-15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골 손님이 누굴까? 되게 궁금해요. 일산은 연예인들이 많이 산다는데...단골 연예인이 자기가 좋아하는 맛집으로 나비님 음식점 나오면 대박 일 것 같은데...

저 노래 많이 들었는데 제목을 몰랐어요. 뮤비에 나오는 여자 참 이쁘네요~ 매카트니의 부인일까요?

종교인 수행 못지않는게 애 키우는 엄마의 수행이라는 말 무한공감이요. 아, 정말~

라로 2012-11-17 18:11   좋아요 0 | URL
부인이듯요. 단골손님은 스스로 유명인이라 생각하시는,,,나중에 살짝 기억의집에게만 알려드릴께요!!ㅋㅋㅋ

2012-11-15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의 메뉴 같은 거 좋아해요. 맛있는 집에서 그런 거 하면 매일 갈지도 몰라요.^^
비틀즈 노래는 내일 들어야지~. 미저리 하니까 생각나는데, 한 달 전쯤 집에 있는 씨디 챙겨 듣다가 그린데이의 'misery'듣고 완전 꽂혀서 며칠 계속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포스팅도 할 뻔 했는데, 시간이 그냥 흘러버렸었죠~ㅎ
그나저나 300년 전쯤 수도원 계율은 진짜 저랬을까요. 무섭네요. 종교는 역시 한 종교가 한 사회에 절대화되지 않는 편이 좋은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종교 자체가 '자신이 진리'라고 하는 것인데, 그게 하나 뿐이라면 저런 것도 이루어지겠지요. 끔찍해요.

라로 2012-11-17 19:14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해서 했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곧 없어질것 같아요. 연말이라 점심특선을 준비해야 해서,,,ㅠㅠ
저도 비틀즈 노래 자주 꽂혀요, 자주 ㅎㅎㅎㅎ
포스팅 나중에 해야지 하다가 늘 안 하게 되더라구요. 그런 필을 받으시면 그때 모든 걸 제쳐두시고 포스팅 하셔야!!ㅋㅋ
저도 종교에 대해서 좀 회의적인 편이라 그런지 끔찍하더군요. 암튼 섬님 결국엔 읽으셨군요!!ㅋㅋㅋ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51 | 452 | 453 | 45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