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책은 <용서에 대하여>와 <삶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 그리고 <노르웨이 나무>

적어놓으니 참 계통없이 읽었네.

<왕좌의 게임>만 보지 않았다면 좀 더 읽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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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의 탄생
용서에 대하여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시크릿파일 국정원
나는 간첩이 아닙니다
폭력과 존엄 사이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용서 없이 미래 없다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재난을 묻다
세월
전쟁정치
폭력사회
열사, 분노와 슬픔의 정치학
식민지 트라우마
경기동부
건축은 어떻게 아픔을 기억하는가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글쓰기의 최전선
너의 사랑 나의 투쟁
오키나와 노트
맨발의 겐1~10
아픈 몸을 살다
라나지트 구하
두 섬

아픔이 길이 되려면
아무튼, 휘트니스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
노르웨이 나무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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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이 올 거에요' 4·16작가기록단 "의무 잊지 않기 위해···고통도 사회가 기억 해야"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입력 : 2016.04.10 17:13:00 수정 : 2016.04.11 18:20:40
‘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은 참사 직후부터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육성을 글로 기록해왔다. 5일 작가기록단 중 유해정·고은채·박희정·명숙·미류·이호연·정주연·강곤 작가(왼쪽부터)가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작가기록단이 부각되는 것을 꺼려한 이들은 사진촬영도 부담스러워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은 참사 직후부터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육성을 글로 기록해왔다. 5일 작가기록단 중 유해정·고은채·박희정·명숙·미류·이호연·정주연·강곤 작가(왼쪽부터)가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작가기록단이 부각되는 것을 꺼려한 이들은 사진촬영도 부담스러워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416작가기록단’이 전하는 생존학생·희생자 형제자매 26명 이야기

다시, ‘아픈 4월’이다. 2014년 4월16일, 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한 304명(사망 295명, 실종 9명)의 생명이 캄캄한 바다 속에 잠겼다. 선장도, 출동한 해경도, 지휘부도 이들을 구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2년이 돼가지만 진상규명은 제자리걸음이다.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유가족의 애끓는 목소리는 정치적 시비 속에 잔인하게 묻히거나 폄훼됐다. 슬픔은 분노로 변했다. 이 과정을 낱낱이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산·국회·청운동·광화문·팽목항 등지에서 세월호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글로 기록해온 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도 그 중의 하나다. 작가기록단은 지난해 1월 단원고 희생학생의 부모 13명의 인터뷰집인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출간했다. 이어 최근엔 생존학생 11명과 희생학생의 형제·자매 15명을 인터뷰한 책 <다시 봄이 올 거예요>를 펴냈다. 이들을 지난 5일 만났다.

-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은 어떻게 구성됐나.

(유해정) “참사 직후 시민들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가 구성됐다. 영상, 사진, 글로써 기록하는 분들이 모였다. 이 중 글을 쓰는 작가기록단은 르포작가 김순천 씨를 주축으로 약자의 목소리에 관심있던 이들이 알음알음 참여했다. 2014년 6월 첫 회의를 했다. 세월호 참사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기록해야 할 지, 누구의 목소리를 담을 지 등을 논의했다. 유가족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게 지금은 가장 중요하다고 합의했다. 당시 유가족들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 상실의 고통과 분노를 넘어 절망과 무기력 등 매우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서명운동과 집회, 농성, 단식 등 강경하게 정부와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언론으로 입은 상처 탓에, 낯선 타인에게 자신들의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우리는 곁을 지키며 같이 싸웠다. 그 과정에서 부모님들이 마음을 열었다. 첫 결과물이 <금요일엔 돌아오렴>이었다.”

(명숙) “당시 유가족들에 대한 모독과 모욕이 많았다. 공영방송인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건을 교통사고와 비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가족의 목소리는 소음이거나 무음으로 치부됐다. 인권이란 의무와 권리가 동반된다. 말할 권리도 있고 들을 의무도 있다. 그게 사회 또는 공통체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그런데 당시 한국사회에선 그것이 삭제되고 있었다. 유가족의 목소리를 온전히 전달할 필요성을 느꼈다. 처음엔 고통 속에 신음하는 유가족들을 지켜보며 과연 제대로 기록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러다 그 분들이 서로를 버팀목 삼아 스스로를 씩씩하게 다잡는 모습을 보면서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같은 고통과 고비를 겪은 유가족들은 서로에게 온기가 되고 있었다.”

-유가족 인터뷰를 하면서 세운 원칙 같은 게 있나.

(유해정) “앞장서서 활동하고 계시거나 언론에 노출된 분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대열의 맨 뒤에 서 계시거나 아예 활동을 못하고 계신 분들도 찾아내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지병이 있거나 남은 자식의 상처를 돌봐야 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말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또 단원고가 1반에서 10반까지 희생자가 있었기 때문에 각 반에서 골고루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열세분의 이야기지만 유가족 전체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사건이나 조건이 좀 더 다양한 분들의 목소리를 담으려 했다.”

-기록작업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뭐였나.

(정주연) “경계심이 강한 유가족의 마음을 얻기까지 과정은 진행상 힘듦일 뿐이었다. 정작 힘든 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힘들어서 못읽고, 못보겠다는 사람들을 볼 때다. 피해자가 어떤 고통 속에 있는 지 전혀 귀 기울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시 봄이 올 거예요>는 어떤 배경에서 기획했나.

(이호연) “10대에 참사를 겪은 생존학생과 희생학생의 형제·자매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생존학생들의 경우 배에서 탈출하는 과정에 대해 언론에 많이 시달린 탓에 다시 이야기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다 지난해 4·16인권실태조사단의 세월호 참사 피해자 인터뷰 작업에 우리 중 일부가 참여했다. 한편으로 우리들의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생존학생 몇명이 찾아와 청취한 후 다른 친구들을 소개했다. 희생학생 형제·자매들의 모임에도 제안을 하고 세월호가족협의회에도 요청을 했다.”

-생존학생들이 언론 인터뷰는 거부하고 있다.

(강곤) “저와 인터뷰하기로 한 생존학생 한명은 두번 만나고 나서 한달간 연락이 두절됐다. 인터뷰를 안하겠다고 했다. 왜 마음을 접었는지 묻지 않았다. 언론은 생존학생들이 왜 이제서야 입을 열었는지, 또 왜 대다수 생존학생들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참사를 겪고 나온 생존학생들의 발언을 언론은 의도적으로 편집하고 왜곡했다. 정치인은 고통과 모욕을 줬다. 일베뿐 아니라 사회분위기는 ‘지겹다’ ‘그만하라’는 것이었다. 상황이 그런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생존자들의 침묵할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 피해자들의 경험이나 고통을 공적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통을 반추하라고 요구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박희정) “신뢰를 회복하려면 신뢰를 잃게 한 쪽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언론에서 잘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는 나왔지만 이후 상처입은 이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지 고민하지 않았다.”

-기성세대,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 대한 불신이기도 한가.

(명숙) “당연하다. 그러면서도 세월호 관련 도보행진이나 촛불문화제 등에서 자신의 일처럼 아파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고 다른 가능성을 봤다는 이야기도 한다. 특히 피해 학생들과 또래인 10대와 20대가 세월호 참사 애도와 진상규명 활동의 주체로 나선 것에 큰 힘을 얻었다고 한다. 안산에선 중·고등학생들이 세월호 관련 서명에 적극 나서고 노란리본도 정말 많이 하고 다닌다.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주체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분들이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을 읽어내는 눈과 귀가 우리사회엔 부족한 것 같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17일 오후 진도 체육관을 찾아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해경과 해군이  당시 진도 해상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17일 오후 진도 체육관을 찾아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해경과 해군이 당시 진도 해상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얼마나 보상 받았냐” “지겹다”
언론은 의도적인 편집과 왜곡
정치인은 모욕과 조롱 날리고
사회는 ‘이제 그만하라’ 하는데
생존자들이 어떻게 입을 열겠나


-이번 책에 등장한 생존학생 11명은 모두 대학생이 됐다. 책 출간에 앞서 웹툰으로 제작해 공개한 첫회엔 생존학생이 타인의 시선을 힘겨워하는 일상이 담겨 있다.

(명숙) “언론이 특례입학을 왜곡하고 과장되게 강조한 것과 관련 있다. 단원고 출신은 특혜받은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우리사회에 형성된 것에 걱정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또 하나는 동정어린 시선이다. 이런 편견들이 새로운 친구관계를 맺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유해정) “이는 세월호 참사의 모든 피해자가 겪는 고통이다. 우리 사회는 유가족에겐 ‘배·보상을 얼마나 받았냐’고 하고, 생존학생들에겐 ‘특례입학생, 친구 놔두고 나온 아이’라는 막말까지 했다. 구조활동에 나선 분들에겐 ‘네가 좀 더 구조했더라면’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이들에겐 자신을 밝히는 것 자체가 이 모든 모욕과 폭력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다. 생존자나 유가족이나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자신을 온전한 한 개인으로 봐줄 것인지 고민하고 갈등한다.”

-형제·자매 이야기는 부모들에 비해 많이 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기록작업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은채) “언니를 잃은 한 학생은 인터뷰 첫날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울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다음날도 약속을 잡고 나왔다. 왜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구술을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나중에 그 학생이 보여준 글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꿈에 언니가 나왔다며 꿈 내용을 글로 적어 가져왔다. 다른 친구들도 많이 그러는데, 꿈에 나온 형제·자매를 기억하려고 그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다. 말로는 다 전달하지 못하는 동생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명숙) “희생된 형제·자매를 기억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의 현재 마음을 기록한 결과물이 훗날 자기를 반추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참여한 경우가 많다. 10대인 자신들이 겪은 게 무엇인지 세상에 말하고 싶어 참여한 이들도 있다.”

-세월호 참사 전과 후, 그들 삶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유해정) “‘세상에 대한 불신’이다. 이전엔 완벽하지는 않아도 사회적 정의가 있고, 정부가 어려운 이들을 보듬어 안을 것이며, 언론은 공정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게 다 깨졌다. 국가는 정의롭지 않았고, 공권력은 폭력적이었으며, 언론은 왜곡보도로 일관했다. 사람들은 자식을 잃고 형제나 친구를 잃은 피해자들을 모욕했다. 그나마 성인들은 자신의 사회적 자원을 활용해 이런 불신들을 극복해나갈 수 있지만 10대들은 그럴만한 자원도 부족하다. 세월호 참사 후 꿈을 바꾼 친구들이 많다. 내가 만난 희생자의 언니는 죽은 동생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게 삶의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명숙) “다들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예전엔 계획도 세우고 ‘내일은 뭘 하지?’ 했다면 세월호 이후부턴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사회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이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말한다”

-생존학생은 트라우마가 심할 것 같다.

(미류) “한 학생은 자주 악몽을 꾸고 감기에 걸리고 이유없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마다 다르게 겪고 있어 일반화시키긴 어렵다. 몸에 새겨져버린 사건이라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사건 자체의 강도가 트라우마의 강도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사건 이후 시간이 중요하다. 그것을 함께 기억하고 해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때, 소통 가능한 무엇이 될 때, 트라우마는 달라질 수 있다. 주위사람들이 어떻게 이야기하고 들어주며,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함께 노력하는가가 중요하다. 때문에 트라우마가 어느 정도인가를 묻기 보다는 노란 리본 하나를 더 달고, 생존자나 유가족을 만날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터뷰에 응한 10대들이 가장 말하고 싶어한 건 무엇이었나.

(유해정) “‘함께 기억해달라’다. 세월호 피해자 모두의 바램이다. 세월호를 잊지 말아달라는 건 단지 세월호 참사가 많은 생명을 앗아갔고 여전히 다수가 고통속에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는 게 아니다. 진실이 무엇인지를 함께 밝혀 달라는 것이다. 또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공포와 불안에 떨지 않고, 자기의 안전과 존엄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세월호를 계기로 함께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10대들은 우리를 단지 ‘어린 피해자가 아니라 동료시민으로 봐달라’고 요청했다.”

2년 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열기는 이렇게 뜨거웠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진상을 밝히고 인간 존엄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 ‘의무’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사진은 2014년 4월27일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기념관 인근 고잔초등학교 운동장까지 길게 줄을 서 추모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br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2년 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열기는 이렇게 뜨거웠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진상을 밝히고 인간 존엄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 ‘의무’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사진은 2014년 4월27일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기념관 인근 고잔초등학교 운동장까지 길게 줄을 서 추모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정의·국가에 대한 믿음 산산히 깨져
생존자·희생자 형제자매 삶 큰 변화

“우리 고통 기억해달라는 게 아니라
진실이 무엇인지 함께 밝혀달라는 것”



-2년이 흘렀지만 진상규명은 지지부진하다. 시민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다.

(미류) “답답하다. 그래서 우리가 만난 형제·자매들은 결국 자신들이 끝까지 진상규명을 위한 길을 가야겠다고 스스로 재확인하는 것 같다. 누구도 끝이 언제라거나 혹은 끝이 있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특별법이 폭발적인 운동을 통해 만들어졌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방해 속에 왜소화되고 무능해졌다. 사실 특별법 혹은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당장 5~6월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끝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법 개정을 통해 바꿀 수 있다. 또 특별조사위원회가 아니더라도 상설특검법이 있으니 필요한 건 언제든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혼자 슬프면 절망이 된다.”

(고은채) “세월호 참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자각이 ‘불안’과 ‘공포’ 사회에 살고 있다는 절망만 주는 건 아니다. 불안하고 무서우면 멀리하고 떠나면 되는데 참사 이후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은 함께 곁에 있는 것이었다.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나아가 어떻게 해야할 지 알고 있는 것이다. 지금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심이 적다고 해서 사람들이 해결의 소망을 버린 것도, 남의 일로 여기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돼 있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주지 않으니 답답한 것이다.”

-여기 모인 분들은 이전에도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 용산참사 등 현장에서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해왔다.

(강곤) “이랜드 파업 노동자들을 어느 매체에선 아무것도 모르다가 억울하게 해고된 아줌마로, 또 다른 매체에선 노조활동한 투사로 그렸다. 언론에 의해 이들은 선량한 피해자와 아주 강력한 투사, 이 양극단의 이미지로 고착됐다. 이런 선입견에서 탈피해 온전한 한 인간으로서 그 사람이 이 사건을 어떻게 겪었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기록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엔 공존할 수 없는 먹이사슬구조임에도 펭귄과 곰, 새가 화목하게 같이 산다. 이들이 합심해 물고기 잡아 먹는다. 그런데 물고기는 대사가 없다. 말할 수 없는 존재는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존재, 공동체에서 배제된 존재다. 발언권이 주어지고 누군가 경청한다는 건 곧 시민권의 문제이자 인권의 문제다. 이 두 가지 의미에서 우리의 기록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것은 왜 중요한가

(유해정) “역사는 주류가 쓴다. 비주류,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은 소설처럼 창작되기 일쑤다. 우리는 기록을 통해 지금 시대를 산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일상을 구성했고 국가 폭력이나 사회적 부정의를 어떻게 목도했는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삶의 전체적 맥락 속에서 기술한다. 밀양 송전탑 투쟁 과정에서 만난 조계순 할머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소중히 들어준 것만으로도 기뻐하셨다. 책이 나왔을 때 환갑이 넘은 아들이 ‘왜 싸우는지 몰랐는데 엄마가 90평생 살면서 어떤 역사 속에서 일군 땅인지를 알게 됐고, 송전탑이란 게 엄마의 모든 삶을 부정하는 폭력이었음을 깨달았다’며 울었다고 했다.”

(박희정) “어떤 고통이 사회적 기억이 된다는 건 우리가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이 있음을 의미한다.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게 왜 중요한지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개인적 차원이든 사회적 차원이든 애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가 무엇을 잃었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건 진상규명과 연결되는데. 사회적 기억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이분들이 무엇을 잃었는지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를 통해 무엇을 빼앗겼는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다른 하나는, 이런 참사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점검하는 차원에서다. 이는 참사 발생이 개인적 불운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것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실천을 할 의무가 있음을 다시 환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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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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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단번에 읽어낼 수 없는, 그러나 이 시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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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 생각으로는 자기의 욕망이 무엇에 대한 욕망인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인 거 같다. 그것이 무엇에 대한 욕망인지가 분명하면, 그것을 얻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면, 무엇을 왜 욕망하는지를 우선 알아야 한다. 그 앎에 대한 욕망은 남의 글을 읽게 만든다. 남의 이야기나 감정 토로는 하나의 전범으로 그에게 작용하여, 그는 거기에 저항하거나 순응하게 된다. 저항할 때 전범은 희화되어 패러디의 대상이 되며, 순응할 때 전범은 우상화되어 숭배의 대상이 된다. 나는 누구처럼 되겠다가 아니면, 내가 왜 그렇게 돼가 된다. 그 마음가짐은 그의 이름붙이기 힘든 욕망을 달래고, 거기에 일시적인 이름을 붙이게 한다. 왜 일시적인가 하면, 전범은 수도 없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 <행복한 책읽기> 중에서


#4. 

책이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마땅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어쨌든 작금의 도서정가제와 관련된 논란에서 소홀한 것, 아니 어쩌면 나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불편함을 주는 것은 바로 이 질문이 빠져있기 때문은 아닐까? 


책은 기획되고 유통되고 판매되는 소비상품이란 전제가 불편하다. 이 전제를 전면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더 불편하다. 책이란 지식이고 앎이며 권력이다라는 말로 책을 과대포장할 생각도 없지만 책은 그저 욕망의 대상, 소비되는 상품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것에도 쉽게 동의할 수 없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끝장토론도 좋고(토론을 끝장을 볼 때까지 하는 것은 어디나 무엇에서나 필요한 일이다), 찬반 서명운동도 좋고 하지만 무엇보다 도서정가제가 옳냐, 그르냐를 넘어 출판생태계에 대한 논의, 인문학과 교양에 대한 교육적 성찰, 더 나아가 보다 근본적인 이야기를 통해 과연 우리에게 책이란 무엇이었으며 이 시대에 책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3. 

중고등학교 시절 나에게 책이란 곧 문학을 뜻했다. 만화는 불량서적이니 책에 낄 수가 없다. 교과서는 더 쓰레기 같았다.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 황순원의 <일월>, 카뮈의 <이방인>, 항동규와 황지우, 김지하와 김남주, 박노해, 이성복, 최승호, 최승자 같은 시인들... 20대가 가까워지면서 책들은 <전태일 평전>이나 <아리랑>과 같은 것으로 확장되었다. 요즘은 아무래도 하는 일이 그렇다보니 문학작품보다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읽게 된다. 


10대 후반 책을 본격적으로(?) 읽게 되면서,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지대한 영향을 받은 이가 바로 김현이었다. 어쩌면 기형도의 시보다 <입속의 검은 잎> 뒤 편에 실린 김현의 글을 더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다. 김현은 우리가 무엇을 욕망하는지 알기 위해, 그 앎에 대한 욕망이 글(책)을 읽게 한다고 말했다. 책은 욕망의 결과물이거나 대상이 아니라 욕망에 대한 앎을 위한 것이란 말이다. 




#2. 

어제 알라딘에서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찬반을 묻는다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나는 바로 밑의 페이퍼에서 썼듯 조금 아리송한 입장이다. 입장이 확실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 맞겠다. 


실제로 좋은 책이지만 책값이 비쌀 때 주저하게 되고(또는 여기 알라딘을 이용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치맥 한 잔을 마시며 책값이 너무 싸다고, 번역비나 저자 인세를 봤을 때나 편집자와 디자이너에게 돌아가는  금액을 봤을 때나 이른바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열변을 토하기도 한다. 


하여튼 알라딘의 메일을 받고 몹시 불편했다. 왜 찬반인가? 찬성과 반대 말고 어정쩡한 이들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 이 문제가 꼭 찬반으로만 물어야 할 일인가? 꼭 알라딘만은 아니지만, 알라딘의 (도서정가제 반대 운동만이 아닌) 그간의 행태가 괴씸하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급할 때는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하고 비쌀 때도 알라딘에서 책을 찾게 되는 알라디너의 1인으로서 알라딘의 입장이 참으로 불쾌하다. 


물론 창비를 비롯한 몇 몇 출판사가 알라딘과의 거래를 중단한다는 기사도 개운치 않았다. 당장 인터넷 서점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수많은 출판사들이 한둘이겠는가. 그렇지만 창비나 김영사 쯤이나 되는 출판사들이니 알라딘과 거래를 중단할 용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그런 대형 출판사 또한 그간 출판생태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나는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출판생태계를 파괴하거나 교란하는데 앞장섰다는 지적을 들어왔다. 




#1.

며칠 전에 데리다의 <글쓰기와 차이>라는 강좌를 들었다. 나의 조악한 수준으로 이해한 바를 정리하자면 데리다는 모더니즘(근대) 철학의 한계를 선과 악, 주체와 타자, 올바름과 그릇됨이라는 이분법에 있다고 보며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둘을 나누는 차이, 경계를 해체시키는 작업을 자신의 작업, 철학의 임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근원적인 차이, 데리다의 말에 따르면 '차연', 지연되는 차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새로운 글쓰기를 제안했다. 음성 중심주의, 로고스(이성) 중심주의가 생산한 문자 텍스트가 아닌 침묵의 말을 드러내는 글쓰기. 


소크라테스, 석가모니, 예수 등 많은 선인들인 책을 쓰지 않았고 그들이 남긴 말(음성)을 받아 적은 것이 경전이 되었다는 것, 또한 그것으로 인해 성현의 말씀이 단 하나의 진리로 해석되는 가운데 주류와 비주류, 정통과 이단이 생겨났으며 필연적으로 음성을 문자로 바꾸는 작업에서 권력이 생겨나고 개입된다는 생각-곧 글, 문자, 책은 권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생각과 데리다의 철학이 만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또 한 편으로는 데리다의 해체, 그의 철학적 작업이 가지는 경계를 흐트러뜨리는 것, 이분법의 전제가 되는 차이를 고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한 전복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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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1-24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사람들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없는
큰 사람들은 서로서로 싸우다가
고래등이 터지겠구나 싶어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했지만,
고래 싸움에는 고래등이 터지고
새우는 가만히 구경만 하겠지요...

니무처럼 님 말씀처럼
알라딘서재 지키는 분들도
'찬반'이라는 재미없는 이야기 말고,
'책이란 무엇일까' 하는 이야기를
깊고 아름답게 나눌 수 있기를 빕니다.

나무처럼 2013-01-24 15:11   좋아요 0 | URL
감사^^ 어차피 사람 사는 세상에 다툼은 불가피한 것이고 일개 새우로서야 그 다툼이(타자를 배척하거나 적을 제거하는 싸움이 아니라면)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최대한 생산적으로, 서로를 성찰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뭐 그래봐야 새우가 만들어내는 파장 정도겠지만^^

비로그인 2013-01-2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외주편집자로서 지금의 사태가 참 답답하고 서글픕니다ㅠㅠ
알라딘에 책 공급을 중단한다는 기사에도 대형 출판사들 이름 위주로 실리는 게 웃겨요. 블로그나 트위터에 절절한 이유를 올린 중소 출판사들도 많은데 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비론이나 밥그릇 싸움으로 보겠지요.
서글프게도 이 문제에 별로 관심없는 사람들 중엔 출판노동자들도 많아요. 하루하루 먹고사는 게 힘들고, 이 문제는 피부에 딱 와닿지가 않으니까요. 전 도서정가제에 찬성이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이득은 출판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외주출판인들은 10년째 그대로인 단가에 지쳐 있는데, 요새는 아예 일 자체가 별로 없어요. 독서지도사나 방과후교사에 대해 문의들 하고 있는 게 현실이죠ㅠㅠ

나무처럼 2013-01-24 16:5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힌편 출판노동자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사서나 방과후 교사를 비롯한 교사들, 독서지도사 등등 여려 층위의 독자들의 의견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출판생태계를 잘 만들어갈 것인가와 관련해서 도서정가제는 그야말로 한 부분일 수밖에 없고 출판노조가 커 가는 것, 공공 도서관 정책, 마을 도서관 운동 등등 여러 분야의 활동이 맞물여야 할테니까요.

oren 2013-01-2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번 일을 둘러싸고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좌담을 나눈 글이 혹시 나무처럼님께 얼마간 참고가 될 지도 모르겠다 싶어 덧붙여 봅니다. http://blog.naver.com/khhan21/110157593471

나무처럼 2013-01-24 15: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 책 만들 시간에 자꾸 이 쪽으로 신경이 가면 안 되는데....

비로그인 2013-01-24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제가 단 댓글이 비밀 댓글로 돼 있었나봐요. 그 밑에 달아주신 댓글이 비밀 댓글이라 내용을 볼 수가 없네요^^;;;
요새 생각해본 것인데, 영세 소형 출판사들을 위한 대안유통이 생긴다면 어떨까? 과연 실현 가능할까? 하는 고민이었어요. 일종의 공정무역처럼요. 양질의 책을 내는 소형 출판사에서 적정가에 납품받아 10퍼센트 정도의 할인가로 판매한다면, 그 취지에 동감해 좀 비싸더라도 그 유통업체에서 책을 사는 독자들이 있을까요? 물론 엄선해 책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과 대형 출판사 책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요.

나무처럼 2013-01-24 16:58   좋아요 0 | URL
최근 논의에 불이 붙은(^^) 협동조합 형태로 출판과 유통, 소비가 조합의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있다고 들었어요. 캐나다인가... 한국도 '교육공동체 벗'의 경우 격월간지와 단행본을 그와 비슷하게 만들어나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게 출판 시장 전체의 성격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는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실험이고 주목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독자, 소비자이기만 했을 때는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지만 그래도 좋은 사회과학 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할 때 마음이 아팠고 점점 동네 작은 서점이 사라져 가는 것을 봤을 때 안타까움을 느끼는 정도...


한동안은 풀무질, 레드북스 등을 애용하자고 마음 굳게 먹은 적도 있었으나 생활공간이 바뀌고 하면서 그 또한도 흐지부지....


이제 책을 읽는 독자일 뿐 아니라 책을 만드는 생산자의 입장도 겸하게 되니 생각이 달라진다. 


내 생각은 좀 미뤄두고 여러분들은 어찌 생각하시는지 궁금타.



온라인 서점 추가 할인 폐지

2013-01-15 11:13 | 데일리노컷뉴스 이진욱 기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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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의 '10% 추가 할인'을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은 도서정가제 강화 차원에서 마일리지와 쿠폰 등을 이용한 추가 할인을 제한하도록 했다.

현행 정가제는 출간 18개월 미만인 신간에만 할인율을 10%까지 제한하고, 18개월이 지나면 할인율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개정안은 기간에 상관 없이 할인율을 10%로 제한하도록 했으며 도서관에 판매하는 책도 정가제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10+10' 할인도 없애도록 하면서 온라인 서점이 반발하고 나섰다.

온라인 서점은 신간 10% 할인에 추가로 마일리지와 쿠폰 등으로 10% 적립 혜택을 주면서 구매 회원에게 사실상 19%의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기 때문. 개정안은 직접적인 가격 할인 이외에 마일리지, 할인쿠폰 제공 등 모든 경제상의 이익을 포함해 총할인율이 10% 이내가 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 온라인 서점 관계자는 "개정안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마일리지까지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처사"라며 "마일리지 10% 할인은 독자를 위한 서비스인 만큼 현행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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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3-01-1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이 싸면 좋지만 애초에 책 정가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도 들어요. 온라인 서점에서 할인을 많이 해주니 책 정가 자체가 거품이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거고 그게 아닌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정가대로 사면 비싸게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책 정가가 적정하게 정해진게 아니라 할인율을 염두해두고 책정한다는 얘기도 들은적이 있어요. 저는 책을 한 두권 살 때는 서점을 이용해요. 신간이면 무료배송이 되겠지만 그 비용 역시 제가 지불하지 않지만 비용으로 잡힐테고 누군가는 그 비용만큼 손해를 보거나 시장이 왜곡될.. 아, 이렇게까지 생각하진 않는구나 ^^ 좀 오바했어요.

나무처럼 2013-01-16 10:49   좋아요 0 | URL
책의 정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고 있다, 할인을 염두에 두고 정가를 정하는 것 같다는 부분에 동의해요.

그런데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디자이너에게 가는 비용, 외서의 경우 번역료, 르포와 같은 취재가 필요한 경우 그에 대한 선인세 등을 보면 사실 너무 적고, 10년 전에 비해 거의 인상되지 않는 측면도 있어서... 도대체 책이란 것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가 얼마인지 가늠이 안 되기도 합니다.

배송 부분에 있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부분도 고민해봐야겠어요.

라주미힌 2013-01-15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출판사나 소형 서점을 위해서 저런 법을 만들었을까요?
재밌네요... 대형 유통업체나 제약 같은 분야의 미미한 '조치'에 비하면
출판 쪽에는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거 같은데요.
(신자유주의자들이 넘처는 이 나라의 자유시장에 제재가 웬말 ㅎㅎㅎ)
어떤 놈들이 입김 좀 불었나 보다 그런 정도...

정가가 오르던 내리던 사서 읽는 사람의 변동은 미미할테고 (출판시장이 애초에 크지는 않으니)
할인율을 고정시킨다해도 온라인의 장단점, 오프라인의 장단점도 크게 바뀔 정도로 할인이나 마일리의 위력이 쎌까 싶네요. (반값이 대세인 요즘에... )
그렇다고 올라갔던 책 값이 내려갈거 같지는 않고...
소비자의 입장만 놓고 보면 별로 좋은 법은 아니겠죠.
오히려 출판계의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온라인 서점의 반발에는 관심없구요.

어차피 반값으로 쏟아져나오는 책이 넘치는데, 정가가 무슨 소용..
중고시장으로 흘러나올 떄까지 책 사는 것을 미루는 사람이 늘지 않을까요.
요즘 시장을 흐리는건 중고시장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가격경쟁과 경제논리에 내몰리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저런 법을 만들었다는데
그건 '권장소비자가격'이 결정하는게 아니라,
생산, 유통, 소비 전분야에 있어서 공정한 뭔가가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택배비부터 인상하라.. 알라딘은 조금만 먹고. (이게 과연 할인율때매 오르지 않은 걸까요... 가격경쟁때문에? )

누가 싸다고 싼 책을 골라 읽나.. -_-;;;
출판계가 어려운걸 엄한 것을 원인으로 돌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무처럼 2013-01-16 10:52   좋아요 0 | URL
반값 할인은 정말 작은 출판사로서는 떨치기 힘든 유혹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출판일을 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 창고에 쌓여 있는 책을 보면... 그래도 제가 있는 곳은 어렵게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지요.

배송, 택배에 중고시장 문제까지... 복잡하고 여러가지 고민할 게 참 많군요.

이진 2013-01-17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치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불현듯 생각나서 말 남겨요. 저는 시골 사는데요, 서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세상 살아가는 유일한 낙은 책 고르고 책 사는 것입니다. 10%추가 할인이 없어진다면 그 비싼 책을 거의 정가 그대로 주고 사야합니다. 학생에게 그건 정말 가혹해요. 요즘 책값이 만원 이하면 모를까 전부 만 오천원 남짓 되는데 어디서 그런 돈을 구한단 말입니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분명 저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도 꽤 있을 겁니다. 애초에 이런 정책을 펼치려는 것이 동네 서점 살리고 출판사 살리려는 의도 아닙니까? 다른 방법도 충분히 많을텐데 무슨 이런 ... 이 세상 살아가는 유일한 낙까지 뺏어가려고 하는군요 ㅠㅠ

나무처럼 2013-01-17 16:06   좋아요 0 | URL
고민스럽네요. 예전에 집앞 작은 서점에서 책을 들춰보던 게 유일한 낙이었던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그 유일한 낙을 빼앗은 건 또 누구인가 하는 생각도...

나무처럼 2013-01-1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조지오웰도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하나의 의문이 있습니다. 과연 한국의 책값은 비싼가? 테이크 아웃 커피 두세 잔 값, 영화 두편 값, 둘이 밥 먹어도 책 한 권 값이고 간단히 치맥 한 잔 해도 책 한권 값인데.... 과연 너무 비싼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