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국어사전 -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비판 뿌리와이파리 한글날
박일환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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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딱 읽었다. 99% 동의한다.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무엇보다 우리말에 대한 새롭고 올바른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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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의 인간 - 유럽 이민노동자들의 경험에 대한 기록 존 버거 & 장 모르 도서
존 버거 지음, 장 모르 사진, 차미례 옮김 / 눈빛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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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이다" 

물론이다. 특히 어쩐지 있어보이고, 알듯 모를 듯 한 모더니즘 시인들의 세례를 흠뻑 받았던 내게는 '좋은 글은 쉬운 글'이라는 말은 새로운 각성이었고 글쓰기의 지침이었다.  

그러다 요즘 관심이 가는 글은 어려운 글이다.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이 그렇고 존 버거의 '제7의 인간'이 그렇다.  

'제7의 인간'은 유럽에서의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이다. 르포라고 하기에는 왠지 상식과 어긋나는 것 같다. 6하원칙도 새로운 사실도 없다. 책장이 넘어갈수록 철학적 단상과 사유의 깊이가 더 해가지만 구체적 서사도 클라이막스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사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주노동의 문제는 사실 복잡한 문제다. 또한 이주노동의 삶은 대단히 고단하고 힘겹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가 쉽게 쓰여진다면 위선이 아닐까.  

힘겹게 이 책을 읽어나가며 들었던 생각이다. 되도록이면 쉽게 읽히는 글을 써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는 있는 그대로를 써야 한다. 각색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존 버거의 시선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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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글 바로쓰기 1 오늘의 사상신서 131
이오덕 지음 / 한길사 / 199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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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쓰기 수업에 가장 큰 가르침을 준 사람을 꼽으라면 한 번도 뵌 적 없지만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을 꼽고 싶다. 잘난 척, 고상한 척 하는 글이 아니라 정직한 글, 쉬운 글이 진짜라는 선생의 지론은 『우리글 바로쓰기』와 『우리 문장 쓰기』라는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우리 문장 쓰기』의 ‘남의 글 고치기’라는 부분에서 선생은 대부분의 잘못은 남의 글을 고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저지른다고 일침을 놓았다.

지난 대선 와중에 소설가 이외수도 남의 글에 잘못 손을 댔다가 곤욕을 치렀다. 고치기는 잘 고쳤는데 고쳤다는 자체가 문제가 된 모양이다. 한글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분이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신다”며 이명박 당시 후보가 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당신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읍니다. 번영된 조국,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모든것을 받치겠읍니다.”란 글귀를 교정을 봐서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발끈한 이명박 지지자들이 이외수의 외모와 사생활까지 거론하며 인신공격에 나섰고 이외수는 급기야 “내가 영어가 아닌 한글로 써서 제대로 전달이 안 된 모양”이라며 탄식했다. 몇 달이 지나 내가 가끔 기웃거리는 진보넷 블로그에서도 논쟁이 붙었는데, 한 블로거가 이명박이 싫어도 이런 식은 아니라는 글(htt p://blog.jinbo.net/taiji0920/?pid=1345)을 썼고 거기에 찬반 댓글이 마흔 개가 넘게 달린 것이다.

젊어서는 산업역군으로 뛰어다니고 늙어서는 국가발전에 헌신하느라 맞춤법에 소홀한 이명박이 아니라 다 영어로 하자면서 한글 맞춤법을 무시하는 이명박에게 이외수는 화를 낸 것이고, 초딩들과 븅신, 븅딱하며 채팅질하는 소설가 이외수가 아니라 꼰대처럼 맞춤법 틀렸다고 사람 무시한 문인 이외수에게 그 블로거는 화난 것이니 내보기에는 둘 다 그럴 만하다. 오히려 나는 “받치겠읍니다”보다 “모든것”이 눈에 확 들어오면서, 이 성가신 띄어쓰기를 세종대왕님의 창제정신에 맞춰 아예 무시해버리면 지면도 잉크도 절약이지 않은가 하는 생뚱맞은 생각을 해본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든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든, 경 제 만 살 리 면 된 다 니 까 말 이 다. 

- 2008년 2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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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10: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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