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유랑단 - 255일, 세계 24개 도시, 8770그릇, 100번의 비빔밥 시식회 성공 스토리
비빔밥 유랑단 지음 / 담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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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젊음의 대명사인 청춘의 수식어를 뒤따르는 도전이란 단어는 익히 들어왔지만 실제 그것을 실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은 들어가기에 급급한 대기업에서 나름 인정도 받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무작정 비빔밥을 알리러 세계로 나가보겠어라고 한다면, 그들의 지인들이나 가족들이 했던 것처럼 배가 불렀구나, 미친 짓이야혹은해보지 않았기에 마냥 혹하는 것이야, 현실을 즉시해라며 말리느라 진땀을 뺐을 것이다. 어찌됐건 그들은 누구의 요청이나 외압이 아닌 그들 스스로 이 험난한 여정을 진행했으며 그 결실의 보고로 이 한 권의 책을 내게 던져주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행복한 반란이긴 하다. 사직서를 던지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리라는 환상의 달콤함은 언제나 머리 속에서만 이뤄지는 공상일 뿐이야 라고 단정짓고 있는 내 앞에 그들은 그 일을 저질러 버리고 만다. 확고한 목표가 정해지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지 라는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그들이 일단 일을 저지르는 것을 보며 무모하단 생각뿐이었다.

분명 의도는 좋은 것 같은데….. 제가 그 동안 전혀 고민해 보지 않았던 분야라서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진정성이 없는 목표가 의미가 있을까요?”

김장훈도 태어났을 때부터 기부를 밥 먹듯이 하고 독도 문제를 가지고 절규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하다 보니까 의미를 찾고 그 중요성도 깨닫게 되면서 더욱 간절하게 몰두하는 거 아니겠어요? 진정성은 그 과정 속에서 찾아 나가면 돼요.”-P36

대부분을 자비로 그리고 서경덕 교수님의 도움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부터 시작해서 유럽, 미국을 통해99번의 비빔밥 홍보를 이뤄낸다. 아무리 머리 속에서 그려본 장면들이라 할지라도 실제 눈 앞에 펼쳐지게 되면 현실과 상상의 괴리감이 발생하듯 처음 시작하는 그들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과연 그들이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가는 여정 속에서 한 장 한 장 책을 넘길 때마다 성장해나가는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는 무조건 우리 것이 좋으니 한 번 해보라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닌, 서로 소통하고 함께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P74



한국인이기에 너무나 익숙한 비빔밥은 세계의 무대 위에서는 그저 낯설고 신기한 음식일 뿐이다. 그 나라들만의 문화가 있기에 우리의 것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만을 바라기 보단 그 곳의 문화를 융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에서는 계란을 빼고 파프리카로 대체하고 체코에서는 무를 콜라비로 대체하고, 샐러드를 자주 먹는 유럽인들에게는 먹는 방법부터 처음부터 알려줘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필요했다.

사진 속 커플의 여자처럼 뭔가 미덥지 못한 그들에게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다가와준 그들에게도 비빔밥 한 그릇을 통해 세계 속의 조화와 화합에 대한 장을 이어나갔다. 누가 시켜서 한 것들이라면 중도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공통분모가 별로 없는 다섯 사람이 모여 수 많은 제약들을 뒤로하고 24개 도시에서 8,870 그릇을 나누는 동안 그들 나름대로 마찰도 있었으나 그들이 선택한 길이었기에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이 그들에겐 끊임없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관광을 위한 여행이 아니기에 설렘보다는 걱정을 안고 떠난 그들에게 세상은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은 결실을 던져 주었다. 건강한 슬로푸드면서 먹을 때는 패스트푸드와 같은 비빔밥에게도 일본의 스시, 베트남의 쌀국수와 같은 세계적인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신호탄이 터진 셈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한식의 세계화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너무나 한국적인 한식만을 고려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이들의 무모한 시도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어른들보다 낫지 않아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무조건 남들이 하는 것 따라하고 남들이 하라는 대로 하는 어른들보다 추운 날씨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자지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저 아이가 어른들보다 마음의 키가 훨씬 더 커 보이네요.” –P179

도전은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하는 힘은 있으나 그를 기반으로 향해 가기엔 용기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럴싸한 스펙을 한 줄 채우기 위해,지금의 나에 만족하기에, 지금 나이에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주저 앉아만 내게 그들의 방랑은 위대하면서도 부럽기만 하다. 막상 나에게 기회를 주어도 내가 모든 것을 내려 놓고 갈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내게 남겨준 당신이 만들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라란 조언을 곱씹어보며 나를 위한 무언가를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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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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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어원은 고대 로마 시대의 계급을가리키는 라틴어로 잘 정돈된, 품위 있는, 영구적이며 모범적인이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후 예술사에서 고전주의 시대를 뜻하는 말로 클래식이 사용되다가 지금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클래식 음악이라는 영역까지 아우르게 된 것입니다. -P247

음악의 아버지바흐, 음악의 어머니 헨델. 세계 3대 교향곡은 베토벤의 운명’, 차이콥스키의비창’,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 음악을 글로 배운 나에게는 클래식이란 제목부터 왠지 내가 범접해서는 안될 곳을 탐하는 느낌에마냥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들만을 위한 클래식에 내가 침범해서 흐트러트리는 것은 아닐까, 클래식이라 하면 멋지게 차려 입고 웅장한 장소에 모여서만 들어야 하는 것이란 생각에 왠지 까탈스러울 것이란생각을 안고 책을 보기 시작했다.

1악장 스타카토처럼 경쾌하고 활기차게

2악장 안단테처럼 느긋하고 여유롭게

3악장 비바체처럼 열정적으로

4악장 칸타빌레처럼 흘러가듯이

4악장의 큰 틀을 기반으로 50여개의 부재로 이루어진 내용은 걱정만큼어렵지 않았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편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는데 평소 출퇴근 시간에책을 보거나 잠들이 전에 책을 보곤 했다면 이 책만큼은 컴퓨터 책상 앞에서 책을 펼쳐 보았다. 이유인즉 읽다 보면 저자가 느꼈다는 그 음악들이나 음악가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없기에 검색을 통해 부가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들어보고 하는 제 2의 학습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책으로 클래식을 읽기에는 뭔가부족한 느낌이라 소개된 내용과 관련해서 CD라도 첨부되어 있으면, 하는바람을 가졌다. 하지만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만 하나에 50여분가량,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한 곡을 연주하는데 1시간반 가량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선 모든 것을 다 담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것이란 이해와 이렇게라도 찾아보게 하는 재미에도 점차 빠져들며이 책 한 권이 새삼 클래식이란 장르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음악에 대해선철저한 문외한인지라 소개된 대부분의 음악가들이나 곡들에 대해 처음 접해보거나 들어는 봤으나 실제 누가 누구의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허다했다. 지휘자의 시대라 명명하는 20세기의 가장 큰 영향을미친 카라얀이 그러했고, 그가 소프라노 조수미를 발탁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조수미가 밤의 여왕을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프라노라는 사실에 그 음악을 찾아보며, 많이 들어오긴 했었는데이게 밤의 여왕 아리아였구나 라는 것을 보면서 정말 알고자 하는 생각 조차 하지 않았구나 란 현실이 부끄럽게만 다가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말처럼 배우고 나니 그에 대한 관심이 생기더라. 그저 음악으로 들을 때는 좋은 멜로디구나, 웅장하다 그도 아니면 잘 모르겠다 이런 느낌만 받았다면 이 책 안에는 그 음악이 나오는데 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담겨 있다. 화려한 결과물 뒤에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며 , 이런 의도였구나.’ 를 전달해 주며 자연스레 그 작품에 관심을 유발하는방식이라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학습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책이다.

집에 돌아가고싶어했던 악사들을 위해 2주만에 만들어진 하이든의 고별교향곡이나 아일랜드 여배우를 보고 첫눈에 반한, 음악사에서의날라리 벌이라 할 수 있는 베를리 오즈가 만든 환상 교향곡’, 불면증을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흐의 골드베르크변주곡’, 폭격으로목숨을 읽은 22명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연주되었던 알비노닌의 아다지오’, 음악이 유일한 탈출구가 되었던 차이콥스키의 비창’.

이전에 보았다면그저 스쳐지나 갔을 음악들이건만 그 내용들을 알고 나니 더 이상 책 안에만 가둬둘 수 만은 없었다. 하루아침에 클래식이란 세계를 섭렵 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어떻게 접해야 하는 나침반을 손에 쥐었으니 하나씩 하나씩 좀 더 알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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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의 비밀 노트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티브 코언 지음, 하우석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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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에 무언가를 사라지게도, 나타나게도 할 수 있는 마술사를 볼 때면 대체 그들에겐 어떠한 비밀이 있는 것일까?’ 라며 눈을 크게 뜨고 절대 속지 않으리라는 다짐하며 주시하지만 언제나 그들은 성공리에 마술을 마치고 묘한 미소를 띈다. 이번에도 또 속아 넘어갔다는 패배감과 대체 비밀이 무엇일까 란 궁금증을 남겨두고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던 지난 날을 떠올리다 마술사의 비밀노트라는 제목을 보곤 재빠른 손놀림과 그러한 비밀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연습을 하라! 라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무대 위의 마술사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마력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인생이란 무대 위에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떠한 신념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마술사는 마술이라는 매력을 발산하여 사람들을 흥미를 유발하기 이전에 그들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한 곳에 모으고 좋은 기억을 남게 하는 사람들이다. 비단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유용한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술사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문제가 아니다.

우리 마술사들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속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속임수를 배우라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따르게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우라는 것이다.-p15

무대 위에 오른 마술사를 보며 관객들은 그의 성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가 수줍음을 많이 탄다, 무대공포증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대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논외의 것으로 이는 마술사 개인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 것일까?

무대 위에서 나는 마술사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일 뿐이다. 사람들이 나를 믿게 하려면 내가 먼저 나 자신을 믿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먼저 스스로를 믿어야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관객들에게 믿음을 주면 그들은 당신에게 빠져들게 되어 있다. –P59

자기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겨라. 당신의 출신, 당신의 사투리, 당신의 가족, 당신의 외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라.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당신만의 개성에 매력을 느낀다. 스스로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들도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 –P159

저자는 무대를 장악하는 법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가져야 하는 행동 가짐이나 신념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매일이 무대가 아닌 일상에 살고 있는 나에게 이 부분들이 더 깊게 다가왔다.대게 사람은 자신을 향한 칭찬보다는 비난에 더 마음이 쓰이는 법이다. 나 역시 내 곁에 항상 있어주는 고마운 사람들의 존재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차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지전능한 신 조차도 그들을 대항하는 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내 노력과 관계 없이 무엇을 해도 나의 반대편에 서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모든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엉뚱한 에너지 소비를 하기 보단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코미디언 빌 코스비는 이렇게 말했다. “ 성공의 열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웃기려 드는 것이 실패의 지름길인 것만은 확실하다.”

사람들이 당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비웃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음은 무척이나 당연한 얘기다. 부정적인 사람들은 언제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림으로써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모욕과 경멸을 당신의 발판으로 삼아라. 당신과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당신이 눈에 띄는 존재라는 뜻이다. 오히려 자부심을 가질 일이지, 기죽을 이유는 없다. –P75

.고등학생 때의 교복은 그저 그 학교 학생이기에 입어야 하는 제복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 학교에 다니는 모두가 입고 있는 것이기에 별 다른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지금, 한 개인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내왔던 혹은 현재 몸 담고 있는 곳의 대표성을 띄게 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업체와의 미팅이 있을 경우 거래처 상대방에게 나는 한 사람의 개인이 아닌 회사를 대표하는 인물이 된다. 그들에게 내 개인적인 성향은 나 하나만을 국한하여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 회사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나 혼자가 순식간에 몇 십명, 수 만명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어디서 어떤 역할을 하던 무엇 하나 적당히 해서 넘겨야지 하는 안일한 마음가짐은 애당초 던져 버려야 한다.

당신은 마술계의 외교관입니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피셔맨즈 워프를 찾지요. 누군가에게 당신은 생애 처음으로 만나는 마술사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식으로 관객들을 실망시키면 그 사람들은 평생 마술사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될 겁니다.”-148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저명인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나에게도 그러한 재능은 내재되어 있다고 말해준다. 모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지는 않기에 나를 지켜보는 관객이 적을 뿐이며 그렇기에 주변의 인정을 받기 위한 기회가 오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시간을 갖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계속 단련하라는 충고와 위로를 함께 건넨다. 백만장자들을 위한 마술사이기에 권의 의식에 젖어 그럴싸한 이야기만을 들려줄 수 있을 거란 편견과는 달리 자신의 지위는 내려 놓고 한 사람으로서 인간관계에 있어 그리고 그 자신을 위한 진솔한 이야기들이라 참 편안하면서도 진솔하게 다가왔다. 그와 같은 유명한 마술사로 자리매김 할 순 없겠지만 그와 같이 사람을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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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 '윤하정의 공연세상' 무대 위 20인과의 진솔한 이야기
윤하정 지음 / 끌리는책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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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무대 위를 활보하고 있는 그들이 내게 건네는 질문을 보며, 글쎄 난 어디쯤 와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자신이 이 광활한 인생의 주인공으로 무대 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하지만 실상은 주연을 위한 조연이란 느낌에 한 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곤 한다. 언제나 무대 위 화려하고 그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그들의 인생에도 레드 카펫만이 드리워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저자는 20명의 예술인들을 만나며 그들과의 대화를 한 권이라는 책 안에 담아놓았다. 내 나름대로는 문화 생활도 하며 지금껏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목차 속 주인공들을 보니 반 정도만 아는 이름들이었다. 그나마도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만 만나봤던 인물들로 참으로 나의 편협한 문화 생활이 여실히 들어나는 순간이었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박칼린, 드라마에서 본 장영남, 신성록, 임재범의 그녀로 알려진 차지연 등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를 통해 알려져야만 그제서야 찾아다 보는 셈이다.

 예술에 있어 문외한이라 내가 잘 모르는 인물들이 태반이었지만, 그들 하나하나는 당신들의 세계에서 모두 인정받는 최고의 사람들이다. 그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단 10페이지 가량으로 만나봐야 한다는 것이 처음엔 다소 아쉽기도 했었다. 무언가 더 알고 싶은데 거기에서 멈춰 버리는 미적지근한 느낌. 하지만 한 권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책의 의도를 간파할 수 있었다. 그들과의 만남을 몇 십 권의 책으로 만들어 낸다고 한들 나는 그들을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를 통해서 그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만나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독자로 하여금 원하는 것이 이것이었다면 나에게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통하였다. 이번 달 내로 이들의 공연을 보러 갈 계획이니 말이다.

 가슴으로 클래식을 들려주고 싶다는 김정원은 클래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나에게도 도전의식을 일깨워 준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있어 그 체계를 지키면서도 널리 알리기 위한 그의 끊임 없는 노력들과 고정된 틀을 깨어 만인에게 클래식을 알리려는 그의 고집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음악회에 가기 위해서는 꼭 정장을 갖춰 입어야 한다거나 클래식 음악가는 천편일률 학구적인 이미지라는 등의 클래식 음악을 둘러싼 잘못된 선입견들이 먼저 허물어져야 하는 것이죠. –P 31

남들보다 모자란 스펙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다독이며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온 윤운중을 보면서 나에게도 희망의 끈을 찾아 볼 수 있었고 장애가 아닌 자신의 연주에만 집중해 달라는 전제덕을 보면 장애라는 핸디캡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패로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스스로 그것을 버리는 그를 통해 나도 살면서 이렇게 당당하게 나로서만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안 돼, 안 될 것이다, 안 되면 어떡하지?’라며 발목을 잡는 숱한 생각들을 뿌리치고 멋지게 뛰어올라 별과 하나가 된 사람들. 그들은 자신의 꿈을 사랑했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믿었다. –본문

뮤지컬이나 연극은 티켓이 생길 때만 보러 가는 터라, 그 세계에서 유명하다고 이름난 사람들조차도 거의 모른다. 정성화는 그저 개그맨, 잠깐 연기를 했던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는 뮤지컬과 연극에서는 꽤나 입지가 다져진 사람이었다. 한 번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그 틀을 깨기가 어렵기 마련인데 그에겐 되려 개그맨이란 이력이 되려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하고 싶다고 말만 하는 건 정말 하고 싶은 게 아니다.’-P130

자신의 것이라고 느꼈을 때 막연하게 바람으로 허송세월을 보낸 것이 아니라 연습에 연습을 더해 철저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지금의 배우 정성화가 재 탄생되었다. 자신감과 상반 된 것이 긴장과 불안이라며 그것들을 떨쳐버리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다는 그는 배우로서 제 2의 인생을 멋지게 보내고 있었다.

20명의 예술가 중에서 가장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발레리노 이원국이었다. 발레리노는 발레리나를 위한 도우미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던 내게 그의 열정적인 이야기들은 그만의 발레가 보고프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대부분의 무용수들은 마흔 살이 되면 발레단을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계속 춤을 추고 싶었어요. 마지막까지 무대를 지키고 싶었어요.” -P196

단순하지만 이 이유에서 그는 대학로 소극장에 발레단을 창립한다. 주변 동기들은 교편을 잡거나 안무가로서 활약하고 있지만 불혹이 넘긴 나이에 그는 아직까지도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싶단 열정 하나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온 것이다. 나이라는 나이테를 거슬러 그는 자신이 하고픈 일을 신념 하나로 또렷이 걷고 있는 그를,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닐까 라며 매일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는 나를 위해서 꼭 만나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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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별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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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란 존재는 친숙하기 보단 무서우면서도 아직까지도 어려운 존재이다. 엄마와는 매일 다투며 웃고 떠들며 보내는 게 일상이라면, 아빠와는 그저 식탁 앞에서나 뉴스를 보며 나누는 이야기들이 전부다. 어떠한 주제가 있어야만 이야기를 나누는 부녀 지간은 알 수 없는 벽으로 마주하고 있기에 평행선과 같은 느낌이다. 언제나 일관된 신념과 무뚝뚝한 하나의 표정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멀고도 가까운 아빠는 이 책을 통해 내게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난 아냐. 무조건 아기보다 당신이 먼저여. 당신하고 아이가 물에 빠지면 망설이지 않고 당신부터 구할 거라니까. 맹세해!” 이건 비밀인데, 그 맹세는 열흘도 안 돼 깨져버렸어. 수민이가 날 보고 웃던 날. –P 389

엄마가 나를 낳고 퇴원하는 날, 아빠는 나를 안고서는 어떻게 할 줄 몰라 쩔쩔 매면서도 너무 좋아서 표정만은 함박 웃음을 짓고 있었다고 했다. 그날을 회상하는 순간이면 엄마는 항상 아기를 처음 안아보는 거라 그런지 엉거주춤 하고 마치 남의 아이를 데려온 거 마냥 어색한 자세여서 꼭 아이를 보쌈해서 달아나는 남자 같았다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 하신다. 8남매 장남으로 태어나 대를 이어야 한다는 주변의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딸만 둘인 아빠는 언제나 아들보다 딸이 좋다고 하셨다. 항상 자랑스럽고 그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당신의 모든 것인 딸. 하지만 그 딸은 이제서야 아빠를 이해하고 있으니, 30여년이나 늦은 회답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젠 영어 공부를 더 안 해도 되겠다 싶어 다행이야. 눈도 나쁜데 쓸 데도 없는 영어 공부는 왜 하느냐고 수지가 매일 야단이었거든. 혹시라도 수민이가 공연에 날 초대하면 영어 한마디 못해서 딸 망신 시킬까봐 공부하는 거라고는 차마 얘기 못했어. –P156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인 수민은 아빠에게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운 딸이다. 어릴 적엔 그녀가 발레를 전공으로 하는 것에 대해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많았고 아빠 역시 반대를 했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그녀의 행보를 지지해주는 한 사람이다. 딸을 위해 하사관에서 중령으로 임기를 마치는 동안에도 다른 곳을 볼 틈 없이 수민이 하나를 지원하기 위해서 일에만 전념하며 달려온 그는 비록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언제나 딸에 대한 생각 뿐이다. 2년 전 내가 취업했을 때도 그러했다. 전공을 살려 이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받은 명함을 드렸을 때, 지갑 제일 앞 쪽에 넣어두시곤 뉴스나 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볼 때면 적어두시던 아빠. 드러내진 않지만 묵묵히 지켜보며 응원 하는 것이 그들만의 사랑 표현 방식 인 듯하다.

울지 마. 그리고 이거 하나만은 꼭 기억해. 언젠가 토슈즈를 신는 게 너무 힘들어지거든 이 유리 구두를 신고 나한테 달려오면 돼.” –P50

그 소중한 딸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재벌 3세인 태훈을 보며 아빠는 자신과 같이 힘겨운 삶을 살지 않아도 될 거란 안도와 딸에게도 여유로움을 안겨 줄 수 있을 것 같은 태훈과의 결혼을 허락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다. 현대판 신데렐라라는 모티브 속에서 뻔한 이야기 전개이다만 그 안엔 아빠의 시선과 선택이 오롯이 딸을 위해서만 전해지는 통에 눈물 흘리며 보느라 정신 없이 책장을 넘겼다. 아빠는 자신보다 소중한 딸의 행복을 위해 자신에게 향한 통증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아침에 나올 때 왼발부터 신발을 신는 게 아니었는데 그랬어. 오늘은 오른발부터 신을걸, 언젠가 인터뷰에서 수민이 녀석이 토슈즈 콤플렉스가 있다고 고백했지. 순간 수민이가 내 딸이 맞구나 하는 생각에 반가웠어. 나도 군화 콤플렉스가 있었거든. 왼발부터 군화를 신는 날은 꼭 얼차려를 받거나 비상에 걸렸지. 그래서 반드시 오른발부터 신발을 신었는데, 수민이 녀석의 무의식 속에 그 버릇이 박여 있었나봐. 수민이 기사를 보고 난 뒤로 나는 일부러 왼발부터 군화를 신었어. 불행이 있다면 수민이 몫까지 내가 가져오고 싶어서. 바보 같은 미신이라도 수민이를 위해서라면 꼬박꼬박 지킬 수 있었어. 그래도 오늘은 오른발부터 신는 건데…….”-P192

가족이란 이름 하에 남보다 더 쉽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아무런 조건 없이 이해하고 서로 위해 주는 것 역시 가족이다. 무뚝뚝하고 올곧은 신념이 당신에게는 평생의 자랑이면서도 가족들에겐 짐이 되기도 했지만 어느 새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 내가 아플 때 나보다 더 많이 자식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해바라기 같은 아빠. 오늘은 지금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말을 아빠한테 해봐야겠다. 당신이 있음에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었노라고, 그런 아빠와 같은 사랑을 주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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