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유랑단 - 255일, 세계 24개 도시, 8770그릇, 100번의 비빔밥 시식회 성공 스토리
비빔밥 유랑단 지음 / 담소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젊음의 대명사인 청춘의 수식어를 뒤따르는 도전이란 단어는 익히 들어왔지만 실제 그것을 실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은 들어가기에 급급한 대기업에서 나름 인정도 받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무작정 비빔밥을 알리러 세계로 나가보겠어라고 한다면, 그들의 지인들이나 가족들이 했던 것처럼 배가 불렀구나, 미친 짓이야혹은해보지 않았기에 마냥 혹하는 것이야, 현실을 즉시해라며 말리느라 진땀을 뺐을 것이다. 어찌됐건 그들은 누구의 요청이나 외압이 아닌 그들 스스로 이 험난한 여정을 진행했으며 그 결실의 보고로 이 한 권의 책을 내게 던져주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행복한 반란이긴 하다. 사직서를 던지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리라는 환상의 달콤함은 언제나 머리 속에서만 이뤄지는 공상일 뿐이야 라고 단정짓고 있는 내 앞에 그들은 그 일을 저질러 버리고 만다. 확고한 목표가 정해지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지 라는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그들이 일단 일을 저지르는 것을 보며 무모하단 생각뿐이었다.

분명 의도는 좋은 것 같은데….. 제가 그 동안 전혀 고민해 보지 않았던 분야라서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진정성이 없는 목표가 의미가 있을까요?”

김장훈도 태어났을 때부터 기부를 밥 먹듯이 하고 독도 문제를 가지고 절규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하다 보니까 의미를 찾고 그 중요성도 깨닫게 되면서 더욱 간절하게 몰두하는 거 아니겠어요? 진정성은 그 과정 속에서 찾아 나가면 돼요.”-P36

대부분을 자비로 그리고 서경덕 교수님의 도움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부터 시작해서 유럽, 미국을 통해99번의 비빔밥 홍보를 이뤄낸다. 아무리 머리 속에서 그려본 장면들이라 할지라도 실제 눈 앞에 펼쳐지게 되면 현실과 상상의 괴리감이 발생하듯 처음 시작하는 그들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과연 그들이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가는 여정 속에서 한 장 한 장 책을 넘길 때마다 성장해나가는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는 무조건 우리 것이 좋으니 한 번 해보라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닌, 서로 소통하고 함께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P74



한국인이기에 너무나 익숙한 비빔밥은 세계의 무대 위에서는 그저 낯설고 신기한 음식일 뿐이다. 그 나라들만의 문화가 있기에 우리의 것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만을 바라기 보단 그 곳의 문화를 융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에서는 계란을 빼고 파프리카로 대체하고 체코에서는 무를 콜라비로 대체하고, 샐러드를 자주 먹는 유럽인들에게는 먹는 방법부터 처음부터 알려줘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필요했다.

사진 속 커플의 여자처럼 뭔가 미덥지 못한 그들에게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다가와준 그들에게도 비빔밥 한 그릇을 통해 세계 속의 조화와 화합에 대한 장을 이어나갔다. 누가 시켜서 한 것들이라면 중도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공통분모가 별로 없는 다섯 사람이 모여 수 많은 제약들을 뒤로하고 24개 도시에서 8,870 그릇을 나누는 동안 그들 나름대로 마찰도 있었으나 그들이 선택한 길이었기에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이 그들에겐 끊임없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관광을 위한 여행이 아니기에 설렘보다는 걱정을 안고 떠난 그들에게 세상은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은 결실을 던져 주었다. 건강한 슬로푸드면서 먹을 때는 패스트푸드와 같은 비빔밥에게도 일본의 스시, 베트남의 쌀국수와 같은 세계적인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신호탄이 터진 셈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한식의 세계화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너무나 한국적인 한식만을 고려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이들의 무모한 시도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어른들보다 낫지 않아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무조건 남들이 하는 것 따라하고 남들이 하라는 대로 하는 어른들보다 추운 날씨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자지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저 아이가 어른들보다 마음의 키가 훨씬 더 커 보이네요.” –P179

도전은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하는 힘은 있으나 그를 기반으로 향해 가기엔 용기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럴싸한 스펙을 한 줄 채우기 위해,지금의 나에 만족하기에, 지금 나이에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주저 앉아만 내게 그들의 방랑은 위대하면서도 부럽기만 하다. 막상 나에게 기회를 주어도 내가 모든 것을 내려 놓고 갈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내게 남겨준 당신이 만들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라란 조언을 곱씹어보며 나를 위한 무언가를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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