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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의 비밀 노트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티브 코언 지음, 하우석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눈 깜짝할 사이에 무언가를 사라지게도, 나타나게도 할 수 있는 마술사를 볼 때면 ‘대체 그들에겐 어떠한 비밀이 있는 것일까?’ 라며 눈을 크게 뜨고 절대 속지 않으리라는 다짐하며 주시하지만 언제나 그들은 성공리에 마술을 마치고 묘한 미소를 띈다. 이번에도 또 속아 넘어갔다는 패배감과 대체 비밀이 무엇일까 란 궁금증을 남겨두고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던 지난 날을 떠올리다 마술사의 비밀노트라는 제목을 보곤 재빠른 손놀림과 그러한 비밀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연습을 하라! 라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무대 위의 마술사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마력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인생이란 무대 위에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떠한 신념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마술사는 마술이라는 매력을 발산하여 사람들을 흥미를 유발하기 이전에 그들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한 곳에 모으고 좋은 기억을 남게 하는 사람들이다. 비단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유용한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술사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문제가 아니다.
우리 마술사들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속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속임수를 배우라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따르게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우라는 것이다.-p15
무대 위에 오른 마술사를 보며 관객들은 그의 성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가 수줍음을 많이 탄다, 무대공포증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대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논외의 것으로 이는 마술사 개인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 것일까?
무대 위에서 나는 마술사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일 뿐이다. 사람들이 나를 믿게 하려면 내가 먼저 나 자신을 믿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먼저 스스로를 믿어야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관객들에게 믿음을 주면 그들은 당신에게 빠져들게 되어 있다. –P59
자기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겨라. 당신의 출신, 당신의 사투리, 당신의 가족, 당신의 외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라.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당신만의 개성에 매력을 느낀다. 스스로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들도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 –P159
저자는 무대를 장악하는 법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가져야 하는 행동 가짐이나 신념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매일이 무대가 아닌 일상에 살고 있는 나에게 이 부분들이 더 깊게 다가왔다.대게 사람은 자신을 향한 칭찬보다는 비난에 더 마음이 쓰이는 법이다. 나 역시 내 곁에 항상 있어주는 고마운 사람들의 존재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차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지전능한 신 조차도 그들을 대항하는 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내 노력과 관계 없이 무엇을 해도 나의 반대편에 서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모든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엉뚱한 에너지 소비를 하기 보단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코미디언 빌 코스비는 이렇게 말했다. “ 성공의 열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웃기려 드는 것이 실패의 지름길인 것만은 확실하다.”
사람들이 당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비웃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음은 무척이나 당연한 얘기다. 부정적인 사람들은 언제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림으로써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모욕과 경멸을 당신의 발판으로 삼아라. 당신과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당신이 눈에 띄는 존재라는 뜻이다. 오히려 자부심을 가질 일이지, 기죽을 이유는 없다. –P75
중.고등학생 때의 교복은 그저 그 학교 학생이기에 입어야 하는 제복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 학교에 다니는 모두가 입고 있는 것이기에 별 다른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지금, 한 개인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내왔던 혹은 현재 몸 담고 있는 곳의 대표성을 띄게 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업체와의 미팅이 있을 경우 거래처 상대방에게 나는 한 사람의 개인이 아닌 회사를 대표하는 인물이 된다. 그들에게 내 개인적인 성향은 나 하나만을 국한하여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 회사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나 혼자가 순식간에 몇 십명, 수 만명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어디서 어떤 역할을 하던 무엇 하나 적당히 해서 넘겨야지 하는 안일한 마음가짐은 애당초 던져 버려야 한다.
“당신은 마술계의 외교관입니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피셔맨즈 워프를 찾지요. 누군가에게 당신은 생애 처음으로 만나는 마술사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식으로 관객들을 실망시키면 그 사람들은 평생 마술사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될 겁니다.”-148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저명인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나에게도 그러한 재능은 내재되어 있다고 말해준다. 모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지는 않기에 나를 지켜보는 관객이 적을 뿐이며 그렇기에 주변의 인정을 받기 위한 기회가 오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시간을 갖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계속 단련하라는 충고와 위로를 함께 건넨다. 백만장자들을 위한 마술사이기에 권의 의식에 젖어 그럴싸한 이야기만을 들려줄 수 있을 거란 편견과는 달리 자신의 지위는 내려 놓고 한 사람으로서 인간관계에 있어 그리고 그 자신을 위한 진솔한 이야기들이라 참 편안하면서도 진솔하게 다가왔다. 그와 같은 유명한 마술사로 자리매김 할 순 없겠지만 그와 같이 사람을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