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분구 홍란 1 매분구 홍란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한이번 월우의 이야기는 이전의 <해를 품은 달>만큼이나 빠르게 읽어내려간 작품인데 그의 이전작품인 조선 낭자열전 1,2시리즈보다도 더욱 몰입해서 본 듯 하다. 작가 역시 홍란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미련과 그녀에 대한 이야기로 인해 다른 작품을 쓰면서도 마음에 걸렸다는 속내를 비추었듯이 이 작품 속의 홍란은 그 어느 작품 속의 주인공보다도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그 겁박이 통했는지 홍란의 아비는 애초에 노름밑천으로 어디 먼 노름쟁이 시골 노인에게 억지로 시집을 보내려했던 잔혹한 아비는, 그것이 죽기보다 싫어 제 발로 기루에 찾아가 기녀가 되게 해 달라자청한 딸 아이의 선택에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반겼던 속었던 아비는, 더는 홍란을 찾아오지 않았더랬다. 이따금 인펀엥 슬그머니 돈냥이나 보내달라고 청을 해오긴 했지만, 그것마저도 하 서방에게 들킨 이후로는 다시는 연락 한 번 주지 않았더랬다. -본문

기구하다면 기구할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이 펼쳐질 이야기는 바로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오른 그날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희의 피부에 버짐 같은 것을 없애기 위해 산에 오르는 그날 홍란은 호랑이가 출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고 그런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산을 오르던 성의원과 호랑이에게 백성들이 습격을 당한다는 소식에 행차했던 임금 학까지, 이들은 이렇게 다시 홍란을 기점에 두고 산에서 마주하게 된다.

중전과 아이를 한번에 잃은 학에게 있어서 대를 잇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대한 문제라 모든 이들은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는 이 모든 상황을 벗어나고만 싶다. 조선의 왕이라는 직책을 위해 그가 감내해야 하는 것들 속에서 홍란을 마주하게 되면서 그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욕망을 벗어 던지게 된다. 그렇게 홍란과 학이 점점 가까워지면 질수록 그들을 바라보는 성의원의 마음은 녹아 내려가게 되고 그뿐만 아니라 일현 역시도 방황을 하고 있다.

은월각과 궁궐에서는 두 사내가 각각 저의 주인에게서 밀명을 받고 있었다.

반드시 그 계집을……”

반드시 그 여인을…….”

한 명은 제 주인에게 조선 땅을 벗어나는대로 계집을 납치하여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 변 역관의 손에 건네주고 오라는 밀명을 받았다.

한 명은 제 주인에게 조선 땅으로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여인을 지키라는 밀명을 받았다. -본문

조선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는 그 걸음마다 홍란에게 펼쳐진 것은 비단길이 아닌 그야말로 가시밭 같은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홍란을 탐하고 있는 변 역관은 물론 계속해서 그들을 쫓아오는 무리들 속에서 음구는 홍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그렇게 오매불망 홍란만을 기다리고 있는 학은 그녀가 돌아왔을 때, 혼자가 아닌 자신의 아이를 품고 있다는 사실에 홍란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궁으로 들일 준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학은 너무나 잘 알았다. 앞으로 홍란과 연이가 걸어야 할 길이 얼마나 험한 가시밭길인지, 홍란과 연이가 환궁하자마자 둘은 떼어지게 될 것이었다. 어린 연이는 어미의 품이 아닌 보모상궁과 훈육상국의 품에서 중전을 어미로 대하듯 깍듯이 공경하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며 살 게 될 것이었다. 아니 그 정도라면 차라리 괜찮았다. -본문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페이지를 정신 없이 넘기다 보면 그 곳에는 임금 학이 아닌 한 여인을 너무도 사랑하는 한 남자로서의 학을 마주할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오랜 동안 흘러 내려오고 있든 나 역시도 한 동안 홍란과 학의 이야기에 빠져 달달함에 취해 있었는데 아무쪼록 그들이 더 이상은 눈물 없이 행복만 가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아르's 추천목록

 해를 품은 달 1~2 / 정은궐저

 

독서 기간 : 2014.08.14~08.15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화 유전자 전쟁 - 신고전파 경제학의 창조적 파괴
칼레 라슨 & 애드버스터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경제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학부제였기 경제학 수업을 들어야만 했던 신입생 시절 맨큐의 경제학을 들고 다니면서 묵직한 그 책이 나에게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쉬이 전해줄 것이라 생각했다. 읽기 쉽게 쓰여 있는 것은 물론 색채가 가득한 책 안의 내용들은 이전에 경제를 선택과목으로 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신세계였고 그 안의 내용들을 오롯이 안기 위해서 열심히 그래프를 그리고 공식들을 대입해서 문제를 풀어나갔다. 덕분에 학점도 잘 받아 경제에 대한 기반들은 한번씩 훑어보긴 했지만 당시의 나는 경제 신문을 읽는다고 해도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배운 것에 대한 접목이 전혀 되지 않는 그저 책으로만 알고 있는 상태였기에 결과적으로는 경제학은 내가 갈 길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단념을 하고 지금의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경제학이라는 것이 여러가지의 전제를 가지고, 그러니까 인간이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은 물론 그 안의 수식들을 대입하기 위해서는 다른 변수들은 모두 변동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경제라는 것을 풀어나가는 학문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전제가 있어야만 가능한 경제학. 그렇다면 경제학은 어떻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의 경제를 통찰할 수 있는 걸까.

따라서 앞으로 경제학을 공부하려면 길을 두 가지다. 첫째, 명백한 모순을 죄다 무시하고 현 상태를 받아들인다. 낡은 패러다임이 앞으로 몇십 년은 더 목숨을 부지하기를, 그 안에 자신이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르며 가슴에 성호를 긋는다. 둘째, 처음부터 비주류 편에 선다. 선동가, 밈 전사, 점령가가 되어 교내 게시판에 저항적 대자보를 붙이고 강의 시간에 교수에게 공개적으로 도전하며 패러다임 전환에 여러분의 미래를 거는 것이다. -본문 

 

 내가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러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는 하나 내가 그 당시 배웠던 것들을 경제 뉴스에 접목시키려고 하면 생각보다 그 내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 언제나 경제학에 대한 높은 벽을 실감하게 했다. 그래, 경제는 도통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라 생각했으나 이 책은 그 동안 내가 마주했던 경제학이라는 활자로 되어 있는 학문에 대해서 과연 그 모든 것들을 고스란히 진리라고 받아들 일 수 있는가에 대해 반문하고 있다.

 



얼마전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그가 경제학에 대해서 오늘의 경제를 어제 예상하고 그 실패에 대해서 내일에서야 발견한다는 이야기를 전해준 적이 있었는데 모든 것이 예측이 가능하다는 그 책 속의 고수들이 실물 경제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왜 그런 것인지, 이 책은 통렬히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그 동안 내가 접해 왔던 경제에 관련된 책과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새로운 경제를 말하고 있다.

 

 은행가들은 <보상>이 정의를 점차 확장하여 예전에 <이자usury>라 불리던 것깢 뭉뚱그렸다. 존재하지 않는 금에 대한 영수증을 빌려주는 일은 순조로웠다. , 은행권을 가진 사람들이 금이나 은을 한꺼번에 청구하지 않는 한. 다행이도 이런 일은 매우 드물게만 일어났기에 예금보다 더 많은 돈에 대한 영수증을 발급하는 행위는 <부분 지급 준비>라는 이름의 버젓한 금융 제도가 되었다. -본문

 

 수익에 대해서 이전의 과거에서는 대부업자들이 이자를 받는 것이 파렴치한 것들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싸게 사서 비싸에 파는 행위를 사탄의 행위라며 비난하곤 했었지만 교역량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자신의 저렴하게 구매한 것을 비싸게 되파는 중산층들의 교역은 더 활성화되게 된다. 바야흐로 물품과 지폐가 바뀌는 그들이 말하는 말도 안되는 연금술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고리업자들이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대해서 이전의 사람들을 죄악이라 비나했지만 이들은 점차 이익이 이든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이자를 설명하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든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서는 그들의 길을 계속해서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경제학은 맛이 갔다. 경제학은 경제를 이해한다는 실용적 목적을 저버리고 학문 자체를 위한 지적 유희로 전락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을 분석적 엄밀성만 있을 뿐 현실 적합성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일종의 사회 수학으로 둔갑시켰다.
 
노벨상 수상자 중에서도 적어도 세명이 이런 우려를 표명했다. 계량 경제학의 초창기인 1982년에 바실리 레온티예프는 모형이 데이터보다 중요해졌다는 주장을 반반했다. (중략)
 
문제는 수학 자체가 아니라 내용을 무시하고 기법에 집착하는 행태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실용적 추단법이나 데이터 위주 모형도 경제학에서 제한적이나마 쓸모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경제학에 수학을 받아들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에 치우친 심미적 기준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설명하는 유용성이 되어야 한다. -본문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대담하면서도 촌철살인같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무언가 복잡하고 어렵기만 한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실제 실물경제에 대한 논의는 아닌 세상의 변수들을 제하고서 논의되고 있는 경제학은 그저 겉만 바라보며 세상을 예견하는 안타까운 사태라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경제학도들에게 있어서는 불편한 책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세상이 책 안의 활자를 통해서 일부의 모습들만을 보고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달아야 할 때가 아닐까. 그리하여 그 틀을 벗어나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깨닫기 위해서는 스스로 갇혀 있는 세상을 깨고 나와야 할 것이다.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이것이 진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기에 읽는 내내 통쾌함을 안고 읽은 책이다.

 

아르's 추천목록

 

위기의 경제학 / 신희영저

 

 

 

독서 기간 : 2014.08.03~08.07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 자동차여행 코스북 (관광지.맛집.숙소 할인쿠폰, 제주 관광 전도 증정) 주말여행 코스북
신영철 지음 / 길벗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작년엔가 처음으로 제주도 여행을 떠나보고서야 알았다. 제주도의 렌트카가 엄청나게 저렴하다는 것과 1 2일의 코스로는 제주도의 반의 반도 보기 힘들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인지 제주도 여행을 떠나는 것을 철저히 계획을 떠나고나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든 것도 여행을 다녀온 이후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숙소를 잡은 곳이 내가 보고자 했던 것과는 정반대편이었으니,계획을 제대로 세우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이 책은 제주도를 자동차로 여행하는 코스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그 안에 꼭 한번 가보고 체험해보아야 할 내용들과 현지 주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는 명소들을 속속 골라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아 놓고 있었다. 처음 제주도를 여행하던터라 가보고 싶은 곳들로만 고르고 고른 것이 유명 관광 명소일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마지막엔 시간을 쫓겨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오지 못한 것이 더욱 억울하게만 느껴졌는데, 다음번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의 코스대로 고스란히 답습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는다.

 

 

이 곳에서 처음 마주하게 된 '세화리 해변'은 제주도에 있는 줄도 몰랐던 곳이었는데 마치 해외의 나즈막한 해변에 나와있는 듯한 에메랄드 빛의 바다는 영롱해 보이는 것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화되는 느낌이다.

 

특히나 조천리 상동마을은 바다를 바로 마주하고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TV프로그램에서도 소개 되었다는 이 곳은 신비로운 모습마저도 띄게 하는데 동남아 비슷한 느낌도 드는 것이 마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은 물론 주변의 볼거리도 함께 제공하기에 풍성한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의 맨 처음에 마주할 수 있는 할인쿠폰도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쏠쏠한 정보가 아닐 수 없는데, 한 번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여행의 계획을 다시금 깨닫게 된 나에게 이 책은 다시금 제주도로 발걸음을 향하게 하고 있다.

아르's 추천목록

『내 생의 최고의 제주여행』 / 황금시간 편집부저

독서 기간 : 2014.07.25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영화 친구를 아직까지도 보지 않긴 했다만, 아마도 그 영화를 봤다면 이 소설 속의 이야기가 조금 덜 낯설었을 것 같다.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로는 친구였던 주인공들이 나중에 반대 세력인 조직에서 마주했다는 내용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다.

 유명한 웹툰을 소설화했다는 이 <> 역시도 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는 하나 그 수위는 가히 어느 영화 못지 않는 느와르적인 느낌이 난다. 남자들의 심장을 뒤흔들었다던 이 웹툰의 이름조차도 낯설어 대체 통이 뭐지?’라고 고민하던 나에게 싸움을 잘하는 주먹짱을 의미하는 것임을 친절히 알려주는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설마 정말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예전에 보았던 뉴스에서 소위 일진이라 불리는 학생들을 조직폭력배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기억이 나면서 점점 간담이 서늘해진다.

 남자들의 어두운 세계는 무엇보다도 주먹으로 통하게 있었는데 부산의 절대적인 신과 같은 위치에 있던 이정우가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하게 된다.

나는 부산에서 통이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아이들에게서 돈을 뺏는다거나 반 아이를 왕따시키는 짓은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교실 맨 뒷줄 창가에 앉아 아이들을 통제했다.
싸움이 났을 때 중재를 하거나 아이들이 시끄러울 때 교실 안을 만드는 것 따위가 나의 일이었다.
그것은 생각보다 재미없는 일이었지만 감히 그 누구도 내게 반항하지 않아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렇다. 아이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겐 친구가 많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누구에게도 맞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절대 법이었다. 통이었던 것이다. –본문

남학교의 풍경에 대해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나로서는 누군가가 새로이 전학을 오게 되면 그들 나름대로의 신고식이 있나 보다. 동물의 사회에서도 새로 들어온 이에 대한 서열 확정을 위해서 싸움을 벌이듯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온 이정우에게도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데 처음엔 태한에서 시작된 싸움은 윤정현으로 번지게 되고 교실에서 옥상을 넘고 1학년들간의 싸움에서 3학년의 싸움으로 번져가면서 조용히 학기를 시작하려 했던 정우의 생각과는 반대로 일은 점점 커져만 간다.

그렇게 시작된 싸움은 칼마저도 등장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둘러 쌓여 있던 정우를 정현이 도와주게 되면서 그 곳에서의 싸움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이 싸움은 서울을 넘어 다시 부산의 친구들마저도 불러 들이게 하는 커다란 싸움으로 번져나가게 된다.

너희들은 미운 시기야. 이건 시기란다. 누구나 그런 때가 있지. 너희들은 개성이 강해서 조금 눈에 잘 띄는 것뿐이야. 이 시기만 지혜롭게 넘기면 너희들은 아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 본문

 언제나 주인공은 그렇듯 정우는 전학 온지 얼마 되지 않아 1학년을 평정하게 되지만 그 이후 학교 전체를 평정하기 위해서 손을 잡은 인범을 통해서 조직과의 조우를 마주하게 되는데 점점 커져가는 스케일 속에서 죽어 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등장하게 되면서 대체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갈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일 즈음 그 주변을 맴돌던 선생님은 물론 자신의 생각의 변화로 인해 다시금 학생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우가 걸어와야 했던 이야기들은 두려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왜 이토록 멀리 돌아와야만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곤 한다. 소설 속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실존하는 정우가 주변의 그를 기다리는 많은 이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서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지킬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라본다.

  

아르's 추천목록

 

미치도록 가렵다 / 김선영저


 

독서 기간 : 2014.07.20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판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결코 긍정의 대답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에 살고 있는 이들이라는 각인이 되어 있기도 하거니와 요새 종종 전해지는 판결의 결과들을 보면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판결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과연 그들은 누구의 편인가에 대해서 되물어 보게 되면서 그들은 우리의 편이 아닌 그들만의 세계에 산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한 개별적 존재의 자유와 생사까지도 좌우하는 판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는 인간이 벼랑 끝에서 만나는 가장 강력한 존재다. 각인 효과의 정점에 서 있는 직업이다. 판관들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철석같이 믿어도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상황인데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속설이 실제의 법보다 더 강력하다고 느낀다면 어째야 하는가. 벼랑 끝에서 내가 필사적으로 움켜쥔 생명줄이, 썩은 동아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상상을 현실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그런 상상들이 실감으로 느껴지는 현실이라서 판관들에 대한 신뢰의 색은 바래지고 마음은 더없이 무거운 상태였다. –본문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그들이기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들 앞에 서면 움츠러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사는 동안 그들을 마주하지 않는 일이 좋겠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나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에 법정에 서야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며 그런 순간 나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판사의 앞에 선다면 모두가 그에게서 좋은 결론을 얻어내길 바랄 것이다.

 그렇다. 그들은 재판장 안에서 가장 높은 피라미드의 위에서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이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움츠려들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인데 그런 판사라는 위치에 있는 그는 생각보다는 우리와 가깝게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그 거리감에 대한 장벽을 스스로 허물어 자신의 섣부른 말 실수 등에 대해서도 재판장 안에서 먼저 미안하다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그는 판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범접할 수 없는 위용을 가진 사람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가 하는 일이 판결을 내리는 판사일 뿐이라는 마인드를 안고 있기에 그들에 대해 나름의 반감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그 틀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파산 면책에 대한 제도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통렬한 내용들이었다. 나의 부모님들도 당신들의 노후에 대한 대책보다도 마지막까지 사실 수 있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대출을 받았던 그 비용들을 갚기 위해서 매달 고군분투하시는 모습들이 애잔하게 느껴졌었는데 이렇게 매일을 열심히 사시는 이들도 있는 반면 하루아침에 빚이 면책이 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들으며 과연 이러한 제도가 있다면 그 누가 열심히 빚을 갚으려 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고서는 넘긴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나는 그저 이 제도의 겉면만을 그대로 바라보고서는 대체 이 제도가 왜 생겼는지 어떠한 취지로 생겨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찾아볼 생각도 못하고 그저 아니꼽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신용불량자 400만이 어떻고 하며 쉽게 숫자로 이야기하지만 그 한 명 한 명은 숫자가 아닌 피가 흐르는 사람이고, 가정이 있고, 부모형제가 있고 아이도 있습니다. 400만 명이 신용불량자라면 최소한 400만 가정이 빚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며, 그 중 상당수의 가정은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괴되어 아이들이 가정의 모호를 받지 못한 채 거친 세상에 던져지고 있는 것입니다. –본문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그들이 냉혈한과 같은 사람들이다, 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그의 이야기는 오히려 내가 그들보다 더 냉혹한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소수의 약자들을 위해서, 그러니까 트랜스젠더들의 인권에 대해 법적인 시스템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은 피의자들에 대한 판결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뇌의 시간들을 갖는 모습이나 그 누구도 하지 않던 비행청소년들에게 따끔한 훈계를 하는 것도 그들이었고 본드를 흡입하는 아이들을 방지하고자 직접 발로 뛰어 납품을 말아달라고 뛰어다니는 그들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토록 노력하고 있는 이들이 많았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범죄가 피해자에 미치는 고통에 대하여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범죄자에 대한 징역 1년이 엄한 벌인지 아닌지 역시 쉽게 말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물며 판사로서의 징역 1년의 무게도 함부로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것입니다. –본문

 전체를 100이라는 숫자로 표현 할 수 있다면 나는 고작 1~2를 보고서는 그 100을 안다는 듯이 표현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얼마나 안일한 생각들이었는지에 대해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느끼게 된다.

사회적인 관심을 받는 사건에서 법리적인 이유로 일반 상식과는 다소 다를 수 있는 결론이 선고될 경우, 법이 그러니 당연한 일이라는 식으로 쉽게 생각하지 말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생각이 들 만큼 친절하게, 표현도 심사숙고하여 왜 그럴 수 밖게 없는지 잘 설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상당수가 이런 문제에 대한 오해인데, 언론이나 대중들이 법에 무지하여 오해한다고 억울해할 것이 아니라, 법원이 먼저 오해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요. 판결문의 독자를 상급심 법원이나 변호사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반 국민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설득하려는 자세로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문

 영원히 가까워질 수 없는 평행선 상의 거리 속에 있을 것만 같은 그들에 대해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 더 따스한 온정을 느끼며 그들 역시 우리의 사회 속에 함께 있는 이들이라는 사실과 내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이 사회를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들에서 안도감과 함께 이유 없이 그들에 대해 적대감을 가졌던 것들에 대한 마음을 스스로 녹여보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과 그들을 진실로 믿기에 기대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어찌되었건 함께 공존하는 시스템 속에서 공생하며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 대한 반감을 갖기 이전에 그들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고 어떠한 생각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된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매끄럽게 굴러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그저 넘을 수 없는 턱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를 통해 그들에 대해 가까워진 지금, 아직 세상은 따스한 곳이라는 사실에 잔잔한 미소가 머금어진다.

 

 

 

아르's 추천목록

 

판사 한기택 / 한기택을 기억하는 사람들저


 

 

독서 기간 : 2014.05.29~05.30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