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일산점 오픈
책은 그것을 택할 줄 아는 자들에게는 많은 유쾌한 소질을 가졌다. 그러나 좋은 일로 수고가 들지 않는 것이라고는 없다. 이것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깨끗하고 순수한 쾌락은 아니다. 거기에도 상당히 힘든 그 자체의 불편이 있다.
-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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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말하는 '오늘'은 2013. 9.18. 수요일이다. 글을 올리는 시점이 '오늘'을 따라가지 못했다.)
오늘은 난생 처음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을 가본 날이다. 그런데 중고서점을 한번 둘러본 것만으로도 오늘은 괜히 <운수 좋은 날>처럼 느껴지는 하루였다. 현진건의 같은 제목의 소설 속 이야기처럼 나도 오늘은 김첨지마냥 아침부터 거듭 일거리가 생겨 '인력거'를 끌듯 자동차를 이리저리 몰았다.
소설 속 인물인 김첨지가 아픈 아내를 위해 설렁탕이라도 한 그릇 사먹이기 위해 아침부터 부지런히 인력거를 끄는 일에 매달렸던 것과는 달리 나는 한가한 아내를 조수석에 태우고 즐거운 '휴일 나들이'를 나서느라 바빴기 때문에 '운수 좋은 하루'의 결말이 소설처럼 뒤집히지는 않는다. 나는 '운수 좋은 날' 중고책 다섯 권을 무척 싸게 사 왔을 뿐 아니라 사실 돈도 한 푼 들지 않았다. 헌책 다섯 권을 결제할 때 '회원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알라딘 적립금'으로 결제를 도와드려도 되냐고 묻는 게 아닌가. 공짜로 다섯 권의 책을 건져온 느낌이다. 저녁 또한 (추석 연휴 직전이어서 많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6,000원짜리 '양평 해장국'으로 아주 맛있게 해결할 수 있었다.
다시 '오늘 아침'으로 되돌아 가자. 어쨌든 나는 최근에 개봉된 영화 <관상>이 무척이나 재미있다는 소문을 진작에 듣고 있었던 터여서 연휴 첫날인 '오늘'은 그 영화도 봐야 했고, 저녁 해가 넘어가기 전에 초가을의 하늘과 구름과 저녁 노을을 즐기기 위해 '하늘공원'에도 올라가야 했다. 기나긴 휴일이 기다린다는 핑계로 지난 새벽에 벌어졌던 맨유와 레버쿠젠이 겨루는 챔피언스리그 생방송까지 기어이 챙겨봤던 덕분에 잠이 제법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하는 휴일의 아침 밥상을 비교적 제때 날랐고, 아내가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차려낸 점심 식탁에서도 부지런히 숟갈을 거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인력거 대신 '자동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그때 혹시라도 김첨지가 바쁜 하루를 시작하며 느꼈던 '불안' 대신 내게는 어떤 '기대'라도 끼어들 틈이 있었을까. 사실을 말하자면 그런 건 별로 찾을 겨를도 구석도 없었다.
휴일 아침 두 끼니의 식사 준비와 설겆이 등으로 아내가 조금 바빴던 터라 영화 시작 시간 10분을 남겨 두고 부리나케 집을 나섰지만, 다행히 엎드리면 코닿을 거리쯤에 있는 영화관인 백석역 메가박스에 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고, 팝콘과 콜라까지 챙겨들고 지정된 좌석에 착석하니 1분의 오차도 없이 제시간에 제자리에 앉은 셈이 되었다. 광고 몇 편에 뒤이어 곧바로 <관상>의 시대적 배경이었던 조선시대로 빠져들었고, 문종과 단종과 수양대군과 김종서를 만났다. 그리고 책으로만 읽었던 '호랑이 김종서가 쇠방망이를 맞고 쓰러져 죽는 광경'을 인상깊은 영상으로 처음 보았고, 사람의 운명이 '관상'에 따라 미리 정해진 것처럼 전개될 수도 있으리라는 그럴듯하고도 흥미로운 얘기를 무척이나 재미있게 감상하고 나왔다.
영화관을 나서며 다음에 가볼 데가 갑자기 오리무중이 되었다. 극장을 나오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데다가 날씨가 늦여름 오후처럼 몹시나 무더웠기 때문에 '하늘공원'을 가볼 욕심이 냉큼 달아났기 때문이다. 몇 년전 이맘때 가봤던 하늘공원엔 코스모스가 만발했었고 하늘의 구름은 물론 저녁노을까지 무척이나 아름다웠었다. (http://blog.aladin.co.kr/oren/5096007) 그래서 느닷없이 발길을 돌려 찾아 나선 곳이 마침 새로 문을 열었다는 '알라딘 중고서점'이었다.
며칠전 우연히 알라딘 '알림창'을 통해 일산에도 중고서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알라딘 소식글(http://blog.aladin.co.kr/aladinservice/6585554)을 보자 말자 '알라딘 중고서점 일산점'의 멋진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틈이 나면 저길 꼭 가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벌써 자리를 잡고 있었던 데다가, 마침 그 글을 읽으면서 미리 살펴 두었던 몇 권의 중고책도 살겸, 아침에 집을 나서며 카메라 가방도 미리 챙겨 놓았던 터라 나름 중고서점을 방문할 준비는 별로 소홀한 점을 찾기 어려웠다. 게다가 결정적으로는 그 시간에 달리 갈 데도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온라인 서점 알라딘을 이용한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알라딘을 알기 전에는 책과 담을 쌓다시피 지내온 시간도 많았지만 알라딘 덕분에 적잖은 책들을 발품 팔지 않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편리하게 구매해 온 것도 사실이다. 내가 지난 10년 동안 사들인 책의 9할 이상은 '손으로' 만져보지도 못한 채 '눈으로' 구경만 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것들이다. 그만큼 어느새 인터넷 구매가 자연스런 일이 되었고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으나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늘 있었다. 그건 바로 '실물 확인' 없이 책을 사는 데 뒤따르는 '표현하기 힘든 불편한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책은 분명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물건이다. 각양각색의 표지와 제목과 내용들로 만들어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책들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사들이는 것은 김빠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무릇 책은 서점에 가서 직접 만져보고 펼쳐보고 고를 일이며, 책의 내용은 물론 종이의 질과 활자 모양과 책의 맵시와 냄새까지도 맡아보며 어딘가에 박힌 그 책의 가격까지 고민한 이후에 매대로 가져갈 일이고, 서점 직원에게 내가 고른 책들의 책값을 치르고 마침내 내 손에 건네받을 때가 '책을 사는 즐거움'을 진정으로 맛보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알라딘 서점을 통해 온라인으로 책을 사들이는 습관은 정작 책을 사는 즐거움이 엉뚱한 데로 옮겨간 듯하다. 장바구니에서 책을 고르고 나서 '주문하기'를 클릭하는 순간이나 혹은 택배 아저씨가 가져온 종이 박스를 열어보는 순간이 비로소 책을 사는 즐거움을 느끼는 시점으로 변했다. 어느덧 우리가 그런 순간들에 너무 익숙하게 되었다 할지라도 '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에 대한 미련은 아직도 어딘가에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이쯤에서 나는 내 이야기를 '서점에 대한 회상' 이야기로 좀 더 확장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이럴 때 얘기하지 않으면 언제 또 '서점'을 둘러싼 내 오래된 기억을 꺼내 놓을 기회가 있을지 알 수 없겠기 때문이다.
어릴 때 나는 시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서점이라고는 구경조차 못했는데, 동네 분교에서 4학년을 마치고 읍내로 진학한 5학년때 마침내 처음으로 '서점'이라는 곳을 가볼 수 있었다. 물론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읍내 서점에서 책을 살 일이라고는 두툼한 '전과' 한 권이 고작이 아니었나 싶다. 읍내에서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도 새학기마다 '비싼 참고서'만 줄곧 사들였을 뿐,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은 읍내 도서관에서 '대출'을 받아 읽었던 게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중학교땐 가끔식 값싼 '문고판' 책들과 (영어 공부도 할 겸) 얇은 빨간색 '영한대역문고'를 부지런히 사서 읽으며 이름난 작가와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좀 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서점과의 인연은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듯하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안동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스쿨서점'은 (아직도 건재하다는 소문도 들었던 것 같다. 아니다. 지금 찾아보니 2011년에 문을 닫았단다. 안타까운 소식이다.) 언제나 신학기만 시작되면 교복을 입은 중고생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을 때가 많았는데, 나 또한 시골에서 부모님이 보내 주신 얼마간의 용돈으로 '성문종합영어'나 '수학의 정석'만 부지런히 사들일 줄 알았지 다른 책들은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그래도 가끔씩 빼곡히 꽂힌 '어른들의 책'을 훔쳐보다가 그 때 사들였던 책도 있긴 있었다. 전10권에 달하는 두툼한 <한국단편문학전집>과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 교수가 쓴 <불확실성의 시대> 등이 그런 책들이었다.
고1때 사들인 <한국문학전집>은 너무나 재미있어서 학업을 마치고 자취방에 돌아와 저녁을 지어 먹고 나면 그 책을 읽는 재미에 객지 생활의 외로움과 고달픔은 어느새 멀리 달아나곤 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나는 그 단편들을 몇 달 동안이나 즐겁게 읽었고 고1 여름방학이 시작되기도 전에 다 읽었던 듯하다. 그 당시 베스트셀러였고 내용이 다소 어려웠던 <불확실성의 시대>는 지금도 갖고 있는데 오늘 살펴보니 청조사(靑潮社)라는 출판사에서 1978년 10월 7일에 발간한 책이고 가격은 무려 2,500원이다.
- 1978년에 사서 읽었던 『불확실성의 시대』. 출간된 지 35년이 지났지만 이 책은 아직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오래전에 이미 케네디 대통령 취임연설문을 쓰기도 했던 저자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자문으로도 일했다고 한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마침내 서울로 올라와서는 학교앞 서점과 종로서적이 내가 즐겨찾는 서점이었는데, 서점의 용도는 여전히 '대학교재'를 사는 일에 머물렀다. 이 무렵부터 나는 청계천에 '헌책방'이 있다는 걸 알았고, 가끔씩 시간이 날 때마다 '중고 대학교재'라도 좀 더 싸게 살 수는 없을까 하고 청계천 골목길을 제법 찾았던 듯하다. 그리고 가끔씩은 새 책으로는 도저히 살 엄두가 나지 않는 '전집류'의 대작들을 싸게 사 볼 욕심으로 부지런히 쏘다녀 봤지만, 꼭 이빨이 빠진 전집류가 많아서 구매를 포기했고, 상태가 좋은 책들은 생각보다 책값이 너무 비싸 구매를 포기한 경우도 많았다.
결국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거의 대부분 대학 도서관에서 주로 빌려 읽었고, 그러다 군대에 입대하면서 나는 마침내 '책의 사각지대'에 유폐되고 말았다. 기회는 늘 '위기의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고 했던가. 그 무렵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삼성출판사의 <세계사상전집>이 우리집에 있었다는 것인데, 직장생활을 하던 형이 큰 마음을 먹고 거금을 들여 새 책으로 구입한 것이었다. 나는 군대에 있을 땐 주로 그 어려운 책들을 붙잡고 씨름했었는데 그래도 그 당시 힘겹게 읽은 책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 같다.(http://blog.aladin.co.kr/oren/4070322)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서점'과 점점 멀어지는 일 뿐이었다. 그나마 '독서'를 강조하고 '자기계발'을 부추기는 여러 글들에 자극받아 '구내서점'에서 '업무'와 관련된 책들도 가끔씩 사 보고, 또 '한 시대를 풍미하는' 베스트셀러들도 심심찮게 사보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다가 내 아이들이 점점 더 자라나기 시작하면서 언젠가부터는 '아이들 그림책'을 사주기 위해 '동네 서점'을 들르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산의 주엽동에 있는 '정글북'이라는 서점에 자주 들렀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마침내 2003년에 알라딘 서점에 정착하고 부터는 주로 '온라인'으로만 책을 구매하기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고 지난 10년 동안 오프라인 서점엘 전혀 가보지 않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도 서점에 가서 책을 구경하는 재미는 언제나 즐거운 기억으로만 남았고 나쁜 기억을 안겨준 일은 거의 없었던 듯하다. 그동안 광화문 교보, 강남 교보는 물론, 변두리에 있는 서점으로는 연신내 문고, 노원 문고도 가봤고, 동네 서점도 몇 군데 가서 이 책 저 책을 구경도 하고 사보기도 했지만, 딱 한 곳 '중고서점'이나 '헌책방'은 가본 일이 없었다. 그동안 알라딘 중고서점에 대한 소식도 접했고 많이들 이용한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내겐 그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면 족했고, 오프라인 서점은 가끔씩 구경가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던 내가 마침내 일산의 중심부에 떡하니 문을 연 '알라딘 중고서점'을 찾기에 이르렀으니 나로서는 다소 감개무량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일산에서 이미 오래 살았고(큰 아이가 여섯 살때 서울에서 이사왔는데 그 녀석이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 또 여기서 얼마나 더 오래 살지도 모를 만큼 나에겐 고향 말고는 이곳이 가장 오래 살고 있는 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알라딘을 기웃거린지도 10년이 되었는데, 그 익숙한 알라딘 로고를 내가 사는 동네에서 느닷없이 만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마치 오래 사귀던 친구가 갑자기 내가 사는 동네로 이사온 느낌이다.
이쯤에서 내 얘기는 그만하기로 하고, 다시 본업인 '알라딘 중고서점 방문 후기'로 되돌아 가자. 우선 풍부한 사진을 곁들여서 얘기를 이어나가는 게 사리에 맞지 싶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우선 구경부터 하고 보자.
- 지하1층에 주차한 이후 일부러 '계단'을 통해 3층까지 걸어 올라왔다.
어떤 꼬맹이가 출입구에서 반갑게 맞아 준다. '여기'는 구경거리가 많은 곳이니 '어서 오라'는 눈치다.
- 이동경로를 따라 '작가들'의 인물화와 작품 속 '구절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어서 첫느낌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마치 작가들이 마중을 나온 듯하기도 하고, 서점에만 들어서면 이들을 금방이라도 만날 수 있을 듯한 착각이 든다.
- 어느새 꼬마가 여기까지 와서 '알라딘 중고서점 일산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 지상 3층과 4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둥근 건물형태에 맞춰 2개 층을 툭 터 놓으니 개방감이 그만이다.
- 서점 한 켠에 마련된 책 읽는 공간. 이 곳 벽면도 작가들의 차지이다.
- 알라딘 only 코너. 말 그대로 '알라딘 단독상품'인 머그컵과 연습장과 북스탠드 등을 모아 놓은 곳이다.
- 계단으로 올라온 통로와 반대편에 '외부 계단'을 통한 출입구가 또 하나 있어서 개방감을 더했다.
- 가지런히 꽂혀 있는 빼곡한 책들과 책을 살펴보는 사람들. 겉모습만 봐서는 도무지 중고서점 같지가 않다.
- 한쪽 벽면은 둥근 유리벽면이다. 이렇게 그림이 좋은 서점은 처음 본다.
- 둥근 벽면을 따라 자연채광을 넉넉히 느껴 볼 수 있어서 좋다.
- 비싸 보이는 그림책들도 적지 않았다.
- 중고서점의 중앙에 들어선 책꽂이는 밝은 흰색이어서 더욱 환한 느낌을 준다.
- 책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책을 팔러 온 사람들은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
- 윗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내려다본 풍경.
- 보면 볼수록 개방감이 극대화된 공간이 시원스럽다.
- 윗층 한 켠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 셔터를 여러번 눌렀는데도 도무지 책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 창 밖으로는 미관광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비오는 날 혹은 눈 내리는 날에 여길 와도 좋겠다 싶다.
- 윗층에는 주로 '어린이 책'들이 대부분이다.
- 벽면 한 쪽에 붙은 애서광 체크 리스트. '새책방보다 헌책방에 더 관심이 많은 것'도 애서광의 잣대에 포함된다.
- 유독 서점에서는 '여자들'이 더 예뻐 보인다는 말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닌 듯.
- 음반과 DVD 코너.
- 책 읽는 모습이 아름답다.
- '철학' 코너에 꽂혀 있는 책들.
- '글읽기/글쓰기' 코너에 비치된 책들.
- 알라딘에서 가끔씩 봐온 낯익은 책들도 눈에 띈다.
- '고객이 방금 팔고 간 책'도 보인다. 그 고객은 저 문을 통해 방금 나갔을까?
-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본 듯한 '글간판'도 보이고, 그 아래에서 책 읽는 모습도 눈에 띈다.
- 이 건물은 마치 알라딘 중고서점을 위해 지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 윗층 유리벽면에서 반대편 쪽으로 바라본 모습.
- 품절도서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
- 예쁜 책 두 권이 넉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누구 손에서 나와서 누구 손으로 건너갈지 궁금하다.
- 3층 엘리베이터 입구. 구경을 마치고 '중고책'을 사들고 나가려다 잠시 멈췄다.
- 그리고, 작가들의 모습과 그들이 남긴 작품 속 '구절들'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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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자락에 살고 있는 김용택 시인
- 조세희 작가
- 소설가 이문열
- 소설가 공지영
- 시인 고은
- 소설가 최인호
- 소설가 이외수
- 소설가 박범신
- 소설가 이문구
- 시인 기형도
- 시인 김수영
- 시인 신경림
- 소설가 김승옥
- 이해인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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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을 나와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지상으로 되올라 왔다. 바깥 풍경도 빠트리면 서운하다.
미관광장으로 통하는 횡단보도를 건너 광장 초입에서 바라본 풍경.
- '알라딘 중고서점' 간판이 보이지 않아 미관광장 안쪽으로 조금 더 멀리 물러나서 찍은 사진.
- 더욱 더 멀리 물러서서 바라본 풍경.
- 다시 다가와 턱밑에서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 둥근 유리벽면 안쪽으로 책들이 보인다.
알라딘 중고서점 덕분에 커피숍과 KFC가 덕 좀 봤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여기서부터는 잠시 다른 얘기를 조금 해보고 싶다.
올해 초 알라딘 서재에서도 뜨거운 화제에 올랐던 '도서정가제 논란' 덕분에 알게 된 사실 가운데 하나가 '출판계와 서점계의 불황 문제'였다. 그건 또 어제 오늘의 일만도 아닌 줄 익히 짐작해 왔던 일이다. 그런데 자꾸만 사라지는 '새책방'과 '헌책방'을 뒷전으로 하고 '알라딘 중고서점'이 나날이 번창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솔직히 나는 잘 모른다. 그리고 어느덧 '헌책방'의 대표주자로 나선 '알라딘 중고서점'에 깨끗한 새 책들이 가득 넘쳐나는 이유 역시 나는 잘 모르겠다. 일부에서는 그것이 '출판계의 눈물겨운 현실'을 일부 반영하고 있는 기형적인 유통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하던데 자세한 건 업계 종사자들이나 알 일이고, 그들이 그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또 해결해 나갈 문제가 아닌가 싶다.
비록 알라딘 중고서점은 예외로 하더라도, 새책방이든 헌책방이든 자꾸만 하나둘 사라지는 현실이 아무리 서글프더라도 이미 그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임을 모르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해결불가능한 일을 앞두고 한탄만 해서는 곤란하다. 한가지 명백히 긍정적인 사실 하나로부터 희망을 찾을 수밖에 없다. 새책이든 헌책이든 '책'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결코 사라지지 않고 우리들 곁에서 계속 읽혀지고 싶은 존재로 남을 것임은 분명하다. 알라딘 중고서점이 떠맡은 '헌책방' 본연의 순기능을 오래도록 제대로 발휘해 줬으면 좋겠다.
알라딘 중고서점 일산점은 내 생각으로는 위치도 좋고 내부 시설도 참 좋아 보인다. 위치로만 따지만 일산의 가장 중심부에 잘 자리잡았다고도 할 만하다. 그곳은 미관광장을 중심으로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이 그 양쪽에 있기 때문에 평일은 물론 주말에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관광장에서 한강 쪽으로 육교 하나만 건너면 드넓은 호수공원이 곧바로 이어지기도 하고, 정발산 쪽으로 길 하나만 건너면 일산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고양 아람누리'도 있다. 알라딘 중고서점 일산점이 일산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빠르게 자리잡아주길 바라고, 또 오래도록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책방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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