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 The Social Network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얼마 전 부터 facebook에서 놀기 시작했다. 

메일로 온 facebook 초대를 처음엔 스팸 메일로 착각하고 지울 뻔 했다. 보낸 사람이 확실해서 속는 셈치고 한 번 들어가 봤더니 말로만 듣던 새세상이 펼쳐져있는 거다. 

겨우 가입을 하고 방향을 몰라서 멍 때리고 있는데, 이번엔 오랜만에 메일을 보낸 인도 친구가 글 끝에 facebook이 되느냐고 물어왔다. 또 얼떨결에 facebook에 들어가보니 이 인도 친구가 들어와있었다. 이 인도 친구를 보니 그곳 인도에서는 온통 이 facebook이 대세인 거다. 사진은 물론 그네들이 좋아하는 인도 뮤직 비디오도 올라와 있었다. 친구의 친구, 그 친구의 친구까지 온 세상이 하나로 묶여 있었다. 이름하여 소셜 네트워크! 

그래서 이 위대한 매체를 만든 사람들에 관한 이 영화가 궁금했다.  

이 영화를 방금 보고왔다. facebook의 탄생과 그에 얽힌 인간들의 법정 소송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나간 영화였는데 글쎄 영화치고는 좀 건조한 편이라고나 할까. 속사포처럼 빠른 대사는, 내가 저들의 대화에는 절대 낄 수 없으리라는 막연한 절망감마저 느낄 정도였다. 그럴 일도 없겠지만 말이다. 

최연소 백만장자, 아니지 요즘엔 억만장자라고 해야 하지...운운 보다 세상을 움직이는 그들의 마인드를 관찰할 수 있어서 나름 영화는 볼 만했다.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는 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대단한 일이다.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간다, 요즘엔. 

그나저나 facebook을 개설했지만 내 주위 사람들은 어쩌다 한 번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 이내 시큰둥해진다. 인도 친구와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30대인 이 인도 친구는 친구의 친구까지 화려하게 도배를 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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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독 흰 고독
라인홀트 메스너 지음, 김영도 옮김 / 이레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여름, 패키지와 다름없는 형태로 지프를 타고 히말라야 산자락을 밟아보았다. 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여행 자체도 살 떨리고 힘들었지만 갔다와서도 한동안 몸을 추스르느라 애 좀 먹었다. 몸에서 정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단 며칠 간의 경험이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나는 히말라야 여행을 기점으로 그 전과 그 후가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자각하고 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말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있다. 

히말라야를 다녀온 후 읽은 이 책은 그래서인지 읽는 맛이 꽤 괜찮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흰 고독'이 무엇일까를 곰곰히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낭가파르바트를 단독으로 무산소 등반한 메스너의 고독은 짐작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다. 강원도 산속의 오두막에서 며칠을 가족과 함께 보내도 고독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야 마는 내가 아니던가. 

메스너의 흰 고독을 보물 찾아내듯 찾아보았다. 

p165 ...나는 산을 정복하려고 이곳에 온 게 아니다. 또 영웅이 되어 돌아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나는 두려움을 통해서 이 세계를 새롭게 알고 싶고 느끼고 싶다....고독이 더 이상 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고독 속에서 분명 나는 새로운 자신을 얻게 되었다.....고독이 정녕 이토록 달라질 수 있단 말인가. 지난날 그렇게도 슬프던 이별이 이제는 눈부신 자유를 뜻한다는 걸 알았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체험한 흰 고독이었다. 이제 고독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닌 나의 힘이다. 

p244...어떤 일이든 완전히 혼자 힘으로 해내겠다는, 마지막까지 혼자서 해내겠다는,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그러한 갈망은 낭가파르바트 단독 등반을 마친 후 더 강해졌다. 이것은 모든 능력을 가지고 싶다든가 어떤 일이건 반드시 해내렜다든가 하는 욕구라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 완전히 홀로 서고자하는 강한 열망이었다. 나는 내 안에서 안식을 찾고 그 안에 있고 싶었다. 

p247...극한 상황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아니다. 극한 상황은 또 다른 현실을 볼 수 있도록 눈을 크게 해 줄 뿐이다. 그것은 평소 내 안에서 잠자고 있는 어떤 의식의 상태를 일깨워 주는 열쇠 같은 역할을 한다. 

p248...어딜 가든 내 집이다. 반대로 어디에도 내 집이 없다는 것은 매력적이다...예전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잃고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흐뭇하다. 그 무엇이 나를 어떠한 선 너머로 끌고 나간 것이 분명하다. 내 힘이, 고독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아직도 여전히 '검은 고독'에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뿐이다. 알듯 말듯한 이 '흰 고독'의 세계. 절대 고독이란 게 이런 것일까. 그저 짐작해 볼 뿐이다. 내 알량한 히말라야 경험을 반추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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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3-09-30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인홀트 메스너의 이 책은 오래 전에 '코오롱 등산학교'에 다닐 때 '추천도서목록'에 있던 책이네요. 그 책 내용의 몇 자락 만이라도 이렇게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저는 메스너의 책은 그 당시 '나는 살아서 돌아왔다'만 사서 읽어봤답니다.

여담이지만, 저도 올해 봄에 '히말라야'를 갔었는데 그 때 가져간 책은 알버트 머메리의 『알프스에서 카프카스로』였어요. 그 책은 가끔씩 '산'이 생각날 때면 한번씩 들춰 보는데, 언제 다시 집어들어도 참 좋은 책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집보다 여행 - 어느 여행자의 기발한 이야기
왕영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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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집보다 여행' 혹은 '여행만 안 다녔으면 집 샀을텐데'...나도 집 까지는 몰라도 웬만한 외제 자동차 한 대 정도는 여행 경비로 '날려본'지라 제목부터 끌리는 책이었다.  

여행에 관한 에세이를 재즈처럼 풀어 놓았다. 공감 또 공감하는 내용이라 무척 재밌게 읽었는데 독후감은 길게 쓰지 못하겠다. 눈살을 찌푸려야 글자의 윤곽이 겨우 맞춰지는, 난시도 심하거니와 하루치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이란, 여행은 커녕 여행기 한 편 제대로 읽기도 벅차다. 밥벌이의 무거움에 짓눌린다. 

이 책은 삶 자체가 여행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건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숨은 보석처럼 아름다움이 곳곳에서 반짝거린다. 그리고 철학적이다. 저자의 사적인 부분까지도 자연스럽게 읽힌다.  

특히 공감이 갔던 한 구절이 있다. 

p.136 여행은 우리로 하여금 일상이나 직장과 한 몸이 되는 것을 방해한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이 너무 많아서 그만 쓰련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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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서 길을 묻다 - 혼자 떠나는 세계도시여행
이나미 지음 / 안그라픽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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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왜 구입했나, 왜 읽기 시작했나, 후회 막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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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순 씨를 빌려 드립니다 - 대한민국 상상력 업그레이드 교과서
박원순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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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구구절절 와닿는 말들이다. "세상은 꿈꾸는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한다. 

여러가지 내용 중 기억에 오래 남을 두 가지를 베낀다. 

<거창 고등학교의 직업 선택 십계명 >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추어지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 절대 가지 말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곱 가지 미덕> 

  1. 고난과 시련을 즐긴다. 
  2. 자신을 버리면 세상을 얻는다. 
  3. 남들이 가지 않는 길만 골라서 간다. 
  4. 상상력 넘치는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5. 아름다운 관계가 위대한 마음을 낳는다. 
  6. 사회의 성공과 자신의 성공을 일치시킨다. 
  7. 다 이루었으면 다시 짐을 싸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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