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Eat Pray Lov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먹다 말고, 기도하다 말고, 사랑만 펼쳐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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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들지 않은 오십 넘은 아들의 말 못할 말버릇과 술버릇에 지친 노모는 혼잣 소리를 한다. 

"차라리 (자식 새끼가) 죽기라도 하면 좋겠다." 

온갖 거짓말, 가출, 무기력, 우울증, 자살소동으로 일년 내내 나를 지치게 하는 우리반 한 녀석이 얼마전엔 아예 빈교실 절도 행각에 나섰다. 가출한 다음 날 무단결석인줄 알았더니 버젓이 학교에 숨어들어 이동수업으로 학생들이 빠져나간 빈 교실을 통째로 털었다. 2학기 들어 벌써 세번째다. 그 녀석에게 그리고 그 부모에게 나는 딱 한마디씩을 던졌다. 

부모에게: "이젠 더이상 (이 녀석) 얼굴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 얘기가 무슨 얘긴지 아시지요?" 

녀석에게: "이젠 니 얼굴 더 보고 싶지않다! 가라!" 

이런 날은 맨발로 흙길을 걸어도, 현미밥과 야채효소를 먹어대도, 머리가 무겁고 눈밑이 파르르르르르르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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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10-10-0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 댓글 남깁니다.
영어선생님이신가 봐요? 저도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읽다보니 공감이 되고 안타까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네요.
저도 속썩던 일이 떠오르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기운 내시길요.^^

nama 2010-10-06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기운을 내야겠지요.
 
20년간 배운 영어 런던에서 길을 잃다
우혜전 지음 / 진명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중고샵에서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관련 서적들이 복음서 같다는 내 생각을 더 한층 확고하게 해준다, 이 책이. 새롭게 알게 된 영어 표현을 남에게 가르쳐주고 싶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기가 힘든가보다. 워낙 영어에 한이 맺힌 게 많은 민족이다보니 그러려니 해야하나 어쩌나..... 

초반부의 영국에 대한 소개 내지는 설명도 그렇다. 영국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여행한 곳이다. 절대 새로운 곳이 아니다. 여행 가이드북도 많이 나와 있고 기행문도 많다. 런던만 해도 그렇다. 한 일주일 정도 런던에 여행할 여건만 주어진다면 우리나라 서울처럼 자유자재로 나다닐 수 있는 곳이다. 오히려 파악하기가 쉬운 곳이다. 우리보다 더 국제적인 도시이므로. 

이런 시절에 이 책은 아무래도 유행에 뒤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영어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람들에게는 혹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  

정작 훌륭한 책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서평을 쓸 만한 가치가 그다지 없어보이는 이런 책에 대해서 이런 글을 쓰는 나 자신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다음의 몇 구절 때문에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p.300 ...중학교 1학년 때 본 문법책에 'may'는 허락과 불확실성, 그리고 기원(또는 소망)을 나타낸다고 나와 있었다. 그러나 현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가능성으로서의 may는 문법책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겠다. 

조동사'may'의 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1.허락('~해도 좋다'), 2.추측 ('~일지도 모른다')이 그것으로 이런 기초적인 사항은 중학교 과정에서 빠짐없이 반복해서 가르치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절대 변하지 않는 사항이다. 설마 옛날이라고  해서, 그것도 문법 교육이 더 혹심했던 시절에 이걸 놓쳤을 리는 없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자신의 경험을 앞세워서 무엇인가를 훈시해주고 싶어하는 그런 경향이 왜 유독 영어 관련 책에서 많냐 하는 것이다.  

영어에 맺힌 한을 어떻게 풀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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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일본 작가 혼마 야스코가 한겨레 신문에 독자 투고를 했다. 옮겨보면,   

http://www.hani.co.kr/arti/opinion/readercolumn/440807.html

나의 책 <덕혜옹주>는 1998년 일본에서 출판된 뒤 10년이 지난 2008년에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내가 <덕혜옹주>를 집필하면서 가장 유념했던 점은 이 책이 한국에서도 통용되는 책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한국인의 입장이 되어 일본 열도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덕혜옹주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발로 짓밟는 사람은 짓밟히는 사람의 고통을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쉽지는 않았다. 나는 자료를 찾고 취재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면서, 동시에 이덕혜라는 개인의 심정을 파악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한국과 일본을 대립구조로만 보는 단순한 도식으로는 알 수 없었던 복잡한 관계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덕혜옹주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그녀의 남편이었던 소 다케유키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실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해 한국에서는 덕혜옹주의 지참금을 노리고 결혼했다는 설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소 다케유키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취재하였다. 그리고 소 다케유키의 내면을 파악하기 위해 그의 저작물, 특히 그가 지은 시를 분석하였다. 고어로 쓴 난해하지만 아름다운 그의 시를 읽고 그의 고뇌를 짐작할 수 있었고, 덕혜옹주를 향한 마음을 해석해낼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휼륭한 번역자를 만나 한국어로 번역되었고, 이 책을 읽고 조금씩 공감을 해주는 한국의 독자들이 있어 아주 감사하게 여기고 있었다. 작은 배 하나에 의지해 현해탄을 저어 가 어려움을 헤치고 이제야 겨우 한국의 해안에 무사히 닿게 된 느낌이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소설 덕혜옹주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급히 구해 읽어보았다. 그런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소설은 난해한 소 다케유키의 시를 비롯하여 내 책의 내용을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무단차용하면서도, 표현을 바꾸는 식으로 저작권법상의 그물망을 피하려 하고 있었다. 타인의 저작을 이용하는 것치고는 상식의 도를 넘어선 것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책을 변조하여 한국과 일본의 거리를 넓히는 데 이용하는 소설이 나왔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 

도대체 왼쪽의 책이 어떻기에 이 작가가 흥분하고 있는 것일까. 이 작가의 <덕혜옹주>를 참 인상깊게 읽었던지라 새삼 그 내용이 궁금해진다.  

숙제다. 아무도 하라고 하지 않건만 우리나라 사람이 쓴 이 책을 읽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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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6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1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 어머니 약손처럼 찌든 삶과 아픈 몸을 어루만진다
윤동혁 지음 / 거름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나의 무좀의 역사는 길다. 중학교 3학년쯤에는 걷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여 용인 근처에 있는 유명한 '문둥이 약국(병원?)'이라는 데도 가서 약을 지어오고 뽕나무를 태운 잿물에 발을 담가서 무좀을 치료하기도 했다. 

그후 몇십년 동안 내 몸의 일부처럼 달고 산 게 무좀이었다. 그러다가 4~5년 전에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고 독하다는 약을 몇개월 먹었더니 그럭저럭 낫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왼쪽 엄지 발톱 주변이 아파오기 시작하였다. 절뚝거릴 정도는 아니었으나 걷는 데 불편하고 계속 신경이 쓰여 우울해질 정도였다. 이번에는 다른 피부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약이 독하다하여 간검사까지 받아가며 3~4개월 치료를 받았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의사도 더 이상의 치료는 권하지 않았다. 

3~4년 전부터 한여름에는 샌들을 신고 지내다가 작년부터는 본격적으로 6월부터 9월 말까지 스포츠 샌들만을 착용했다. 양말은 아예 신지도 않았다. 어디를 가건, 심지어 해외 여행을 가도 그 샌들차림 그대로였다. 그리고 퇴근할 때는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경우 집근처의 생태공원을 한 시간 정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생태공원은 흙길이어서 걷기에는 최상의 조건인데 때때로 마른 갯벌길을 맨발로 걷곤 했다. 

올 여름 어느 날 문득 발을 내려다보고 발톱이 깨끗해진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무던히도 속 썩히던 무좀이 다 나은 것이다.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바로 맨발과 흙길이 아니었을까? 

흙길을 걷고 맨발로 걷게 된 건 바로 이 책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을 통해서였다. 반신반의하면서 하는 둥 마는 둥이었는데 그래도 그게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처럼 적극적으로 숲에 들어가 한뎃잠을 자거나 맨발 산행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그건 모를 일이다. 몸이 더 망가져서 의사도 포기할 정도라면 전적으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될지도. 

이 책에 소개된 아토피 환자들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다. 자연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된다고 하지 않는가. 딸아이도 아토피는 아니었지만 건선 비슷한 피부염으로 1년 동안 고생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치료법은 별 게 아니었다. 해로운 음식 삼가고 몸에 있는 나쁜 것들을 사우나와 반신욕으로 배독하고 약간의 한약을 복용하는 게 전부였다. 물론 여러 명목으로 치료비는 2~3백 만원 들어갔었다.  

숲으로 들어가자. 흙길을 맨발로 걷자. 이 단순한 진리가 우리를 구원한다, 고 이 책은 열변한다. 무좀을 완치한 기념으로 다시 읽자니 그 단순 명쾌한 처방이 새록새록 다가온다. 벗자! 벗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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