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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권력의 탄생 - 1%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권력 사용법
대커 켈트너 지음, 장석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5월
평점 :
이 책은 올바른 권력의 사용을 위해, 권력이 가지고 있는 20가지 원리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저자는 심리학에 기초한 사회학적인 접근법에 기초하여 이른바 ‘권력의
역설(power paradox)’ 현상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며 권력이 가지는 속성들을 20가지로 정리하고, ‘권력 역설’을
극복하고 올바른 권력 사용을 위한 5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주된 내용도 저자가 발견한 권력의 5가지 관찰 현상에서부터 얻어낸 20가지의
원리를 담고 있다.
우선, 저자는
‘권력’의 정의를 ‘오늘날
사회연결 망 속에 있는 타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과 심리상태’로 정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첫 번째 현상은 권력은 세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타인의 상태를 바꿀 수 있고 세상을 바꾸게 되는 것이고, 이 때 권력은 우리의 모든 사회적 관계와 상호작용 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일상적 행위에서도 발견되며, 결국 사회연결 망에 속한 타인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것에서 권력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현상은 권력은 내가 취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얻어진다는 것이다: 공동체는 최대 선을 달성하려는 사람에게 권력을 부여하며, 이때 평판을 사용하게 된다. 평판에 대한 보상은 명예와 위상으로
이루어지며, 평판에 대한 처벌은 명예에 대한 실추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세 번째 현상은 타인의 관심이 떨어지면 권력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나누고 이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에서
영향력이, 즉 권력이 유지될 수 있다. 공동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권력 유지에 유용하다.
네 번째 현상은 권력을 가지게 되면 욕망으로 인해 지나치게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적 능력과 도덕적 감정이 떨어지게 되며, 타인보다 자신의 개인적 욕망이 앞서게 된다. 이로 인해, 타인에 대한 감사함을 잊어버리고,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다섯 번째 현상은 권력이 없는 경우에, 즉, 무력감이 들면 겪게 되는 부정적인 증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권력이 없어지면 사회적으로 무시를 당하거나 물리적인 괴롭힘을 당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 돌볼 여력이 안 생기며 건강도 해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현상들의 근본적인 원인인 ‘권력의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5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권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자각하라; 권력을 얻은 것에 대해 ‘겸손한 마음’을 가져라;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소통하라; 타인을 존중하고 타인의 관심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라;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해 타인을 소중하게 여겨라.
이 책에 대한 소감은 유명한 컴퓨터과학자인 스탠포드대학의
존 헤네시(John Hennessy) 교수가 ‘창의적 연구(creative research)’에 대해 했던 이야기로 대신하고 싶다:
사람들은 창의성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이 바퀴 모양을 6각형으로 만들고 ‘육각퀴’라고
이름 붙이고 내리막길에서 실험했더니 원형바퀴와 비교해 접촉면이 적고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바퀴를 발명했다고 주장한다면, 과연 새로운 것이 창조된 것으로 볼 수 있겠는가? 이미 수 천년
전에 인류에 의해 만들어진 원형 모양의 바퀴와 비교해 목적과 기능면에서 근본적인 차이점이 없는데, 또
하나의 바퀴에 지나지 않겠는가?
책의 서문에서
저자도 밝혔듯이, ‘권력역설’에 대한 강연 후에 자주 받는
질문 중에 하나인 권력에 대해 저자가 내린 심리학적인 관점의 정의가 기존의 정치/역사/사회적 정의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나 역시도 궁금하다: 또 하나의
‘육각퀴’가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