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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이 끝나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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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장편 추리 소설 작품으로, 19세기 제정 러시아의 백작의 시골 영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 모스크바 교외의 테네보시 인근의 마을에서 예심 판사로 재직중인 세르게이 페트로비치 지노비예프는 그 마을 근처가 영지인 귀족 백작 알렉세이 카르네예프와 깊은 친분은 없지만 교류를 해오는 관계이다. 마을의 치안판사 니콜라이 이그나티예비치의 딸 나데즈다(나덴카)와 연애중인 세르게이는 친구인 마을 의사 파벨 이바노비치 보즈네센스키와는 삼각연애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5월의 어느날 난봉꾼으로 유명한 백작을 포함하여 백작의 지인인 폴란드인 카에탄 카지미로비치 프셰호츠키와 백작 영지의 관리인 표트르 예고리치 우르베닌, 그리고 세르게이는 백작의 영지에 산책을 나가게 된다. 산책을 떠났던 백작 일행은 잠시 들렀던 백작 산림 관리인 니콜라이 예피미치 스크보르초프의 딸 올가(올렌카)를 마주치게 된다. 올가가 가진 순박한 매력에 빠진 세르게이는 올가와 가까운 사이가 된다. 그러나, 병든 아버지와 가난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 수단으로 결혼을 선택한 올가는 우르베닌과 결혼하게 되지만 점점 순수함을 잃고 세속적으로 변하게 된다. 8월에 마을 사람들과 사냥을 하기로 한 날, 백작의 친구이자 처남인 폴란드인 프셰호츠키가 여동생이자 백작의 부인인 소쟈가 마을에 도착하자, 온 마을 사람들은 난봉꾼 백작의 결혼 소식에 충격에 빠져 해산하는 와중에 우르베닌의 부인 올가가 백작의 영지인 숲 속에서 살해된다.

무슨 이유로 올가를 살해한 것일까? 과연 범인의 정체는 누구일까?

저자는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이며, 번역은 최호정 번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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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단편 소설과 희곡으로 잘 알려진 작가인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가 남긴 유일한 장편 범죄 소설로서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액자 소설 형식을 가지고 있다: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으로, 신문사 편집부에 소설가 지망생 전직 예심 판사 이반 페트로비치 카믜셰프가 제출한 소설 속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다고 느낀 특징은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시골의 생활상을 묘사주고 인생에 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부패한 제정 러시아의 붕괴된 사회 구조 속에서 귀족 계급이 벌이는 농민 착취와 고급스럽지만 난잡한 사생활에 대한 묘사와 신흥 세력인 부르주아 계급과의 관계 양상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이 다루는 주제는 남녀간의 사랑과 인간이 가진 질투와 욕망의 충돌이지만,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계층 변화의 압력 속에서 개인이 가진 본능적인 욕망이 삶에 발현하는 양상을 그려내고 있다. 나아가, 인생에서 탐욕과 허영심 같은 욕망의 충족이라는 이상적인 목표와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 같은 현실적인 실천 방식 사이에 존재하는 좁힐 수 없는 간격 차이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라는 점이며, 대등한 인간 관계가 결국 개인의 삶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사실, 안톤 체호프가 어느 정도 인생을 경험한 30대 중반에 작성한 희곡 갈매기에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지만, 집필 당시 작가의 작성 나이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생활을 막 시작한 20대 중반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생에 관한 깊은 성찰이 놀랍다.

추리소설 장르에서 보면 구성이나 서사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지만, 안톤 체호프라는 작가가 젊은 시절 보여주는 대문호의 자질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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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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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세기 미국의 소설가 F. 스콧 피츠제랄드의 작품 위대한 개츠비를 전문 번역작가 김석희가 개정하여 펴낸 완역본이다.

소설 작품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미국 중부 출신 시골 청년 닉 캐러웨이는 동부의 명문 예일 대학을 다닌 뒤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뉴욕의 증권 회사에 취직하여 뉴욕 롱 아일랜드 지방의 웨스트 에그 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닉의 새로 이사 온 집의 이웃한 옆집은 날마다 화려하고 성대한 파티가 열리며 끊이지 않는 사람들의 방문으로 인해 늘 축제의 밤이 지속되는 통해 롱 아일랜드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던 제이 개츠비의 저택이었다. 이스트 에그의 고급저택에 살던 캐러웨이의 사촌인 데이지와 톰 뷰캐넌 부부와 친구인 골프 선수 조단 베이커도 유명인사이지만 신비한 인물인 개츠비의 파티와 저택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유롭고 한가로운 생활을 하며 데이지 몰래 자동차 정비공의 아내와 외도를 즐기는 톰 뷰캐넌은 친구인 캐러웨이에게는 당당하게 숨기지 않았지만 결국 부인에게 들키게 된다.

빌헬름 황제의 조카 라든지 영국 옥스포드 대학 출신의 백만장자 사업가 라든가 하는 개츠비의 정체를 둘러싼 소문과 함께 밀주업자라는 추측과 불법적 증권 거래사업자 마이어 울프심과 어울리거나 기자가 개츠비의 정체를 탐문하는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소문들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롱 아일랜드 지역 사람들에게도 퍼져 나갔다.

과연 개츠비는 무슨 돈이 어디에서 나서 대저택을 사서 날마다 성대한 파티를 계속해서 열고 사람들과 즐기는 것일까?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개츠비가 의도했던 것들이었다: 캐러웨이처럼 중서부 시골 출신인 개츠비는 우연한 기회에 백만장자 금광업자 댄 코디로부터 술과 관련된 사업과 지식을 터득한 후 1차 대전에 참전한 뒤 마이어 울프심을 만나 드럭스토어를 통해 불법적 술 유통 사업에 뛰어들어 돈을 벌게 된다. 닉 캐러웨이의 바로 옆집의 대저택을 일부러 구매한 것도, 날마다 성대한 파티를 열어 롱아일랜드 지역에서 유명해진 것도, 오직 하나의 목적 때문이었다. 바로 자신의 저택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보이는 부유층의 이스트에그 지역의 저택에 살고 있는 데이지 뷰캐넌 부인, 아니 20대 청춘 시절의 연인이었던 데이지와 조우해서 끊어졌던 로맨스를 다시 이어가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개츠비의 부탁으로 닉 캐러웨이가 마련한 자리에서 데이지를 다시 만나 예전 관계를 회복하게 되면서 톰 뷰캐넌과 톰의 연인 머틀 윌슨의 4명이 만들어낸 비뚤어진 4각 관계는 예기치 못했던 사건과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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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문학의 위대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는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랄드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 속에 등장 인물과 사건의 묘사에 활용하는 작업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에서 닉 캐러웨이, 데이지 뷰캐넌, 개츠비의 경우 피츠제랄드의 실제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920년대 당시 미국의 시대적 사회상과 젊은 청장년층 소위 잃어버린 세대의 모습을 저자가 속한 당사자로서 제대로 반영한 것은 대단한 작업이다: 남북전쟁 이후 1900년대 초에 이미 산업화를 달성한 미국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20년대부터 맞이하게 되는 경제적 호황은 10대후반부터 20대 시기에 전쟁시기를 보낸 소위 잃어버린 세대라고 불리우는 청년세대에게는 1919년부터 시작된 금주령과 함께 40대 이상의 기성 세대로부터의 배척과 신진 사회 초년 세대로부터의 도전과 경쟁에서 오는 사회적 소속의 불명확함과 부의 창출 기회에 대한 상실감과 배금 사회 속에서 배제되는 상대적 박탈감이 쌓여가게 된다는 역사적 배경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개츠비와 유독 개츠비를 이해해주려는 캐러웨이의 인물 성격 묘사이다: 1970년대까지 석탄 탄광업 지대로서 춥고 궁벽한 지역인 미네소타에서 자라난 순박한 시골 청년들이 비록 타지 생활을 했더라도 최첨단 유행과 가장 번화한 도시인 뉴욕에서 겪는 생활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과 부적응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자 절대적인 장점은 문장의 아름다움에 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 한 장면을 그대로 글로 옮겨 놓은 듯한 묘사는 놀라움과 감탄을 넘어 문장이 주는 아름다움의 맛을 충분하게 느끼게 해준다.

역시 가장 마지막에 남는 의문은 한가지이다: 왜 개츠비는 위대할까?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개츠비가 달성한 치열했던 성공과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판타지 같은 첫사랑의 꿈의 대비 때문이 아닐까 한다. 비록 불법적 주류 판매 사업에 종사하기는 했지만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자수성가한 인물들의 근면과 성실함의 생활 패턴, , 에이브라함 링컨이나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정규 학교 교육보다는 생업 활동을 하면서도 독학과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고 노력했던 모습과 비슷하다. 반면에 이미 자본주의 체제에서 감정적이기 보다는 비정하고 이해타산적으로 변해버린 어른의 입장에서 풋풋한 청년 시절의 순수한 첫사랑의 감정을 되살려서 마침내 이루어 내겠다는 개츠비의 꿈은 현실성 없는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어쩌면 개츠비 자신도 깨달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순수함의 회복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미완으로 끝난 어른들의 사랑 동화랄까.

내용과 상관없이 시와는 또 다르게 문장 자체가 아름답다 라고 느끼게 해주는 명작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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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리커버 에디션)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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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연쇄살인마를 뒤쫓는 심리학도 FBI 수사관 수련생 클라리스의 활약을 담은 범죄 추리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는 한니발 시리즈로 유명한 토마스 해리스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1983 2월 중순 FBI 수사관 양성 교육중이던 수련생 클라리스 스탈링은 FBI 행동과학부 잭 크로포드 국장에게 발탁되어 강력범죄 예방을 위한 연쇄살인범 심리 프로파일링 데이터베이스 구축 과제에 참여하게 된다. 스탈링의 임무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정신질환 범죄자 수감소에 수감중인 소시오패스 살인마 정신과의사 한니발 렉터 박사에게서 심리 조사 설문을 받아 오는 것이었다.  


풋내기 FBI수사관 훈련중인 교육생 스탈링의 방문을 받은 렉터 박사는 여기에 FBI 크로포드 국장의 감춰진 의도임을 알아차리고 최근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수감환경과 정보와의 맞교환 거래의사를 밝힌다.


스탈링에 흥미를 느꼈는지 한니발은 그동안 발견된 시체에서 공통적으로 피부들이 벗겨진 탓에 범인을 버팔로 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단서를 스탈링에게 알려준다: 8년전 사망한 볼티모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플루트 연주자 벤저민 라스페일에 대해 조사해보라는 것이다.


스탈링은 단서를 쫓다가 라스페일이 타던 차 안에서 라스페일의 남자친구로 추정되는 클라우스의 시신 일부분을 찾아내는 사이, 버팔로 빌의 또다른 희생자인 킴벌리 제인 엠버그의 사체가 웨스트 버지니아주 포터시 엘크 강가에서 떠오른다: 디트로이트시 실종자로 신고되었었던 엠버그의 시신을 검시하던 중 스탈링은 시신에서 곤충의 번데기를 발견하게 된다. 곤충은 날개에 해골 그림 문양이 있는 해골박각시나방이다.


시체의 발견 지점과 실종 신고 지역 사이에 상관 관계는 전혀 보이지 않고, 시신들의 피부 가죽은 왜 벗겨낸 것인가? 나방은 왜 시신 안에서 발견되는 것인가?


모든 단서들이 수수께끼투성이인 와중에 테네시주 상원 의원 루스 마틴의 딸인 캐서린 베이커 마틴이 실종된다. 실종 현장에서 발견된 등 조각이 오려져 나간 캐서린의 블라우스를 단서로 FBI는 버팔로 빌의 소행으로 판단 내리고 버팔로 빌의 신원과 행적을 뒤쫓는데 집중한다.


스탈링이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거래밑천 삼아 렉터 박사로부터 버팔로 빌에 대한 단서를 캐내려고 하지만 버팔로 빌의 계획은 캐서린도 곧 죽을 운명이며 인피가죽 옷을 만들 거라는 황당한 이야기만 듣게 된다. 이들 사이의 대화 내용을 불법 녹음하여 알아낸 볼티모어 수감소장 칠턴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마틴 상원의원과의 거래를 통해 렉터 박사의 수감 장소를 테네시주로 옮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버팔로 빌 수사로부터 배제되어버린 스탈링은 FBI 훈련소로 복귀하게 된다. 버팔로 빌은 잡히지 않고 있고, 잠재적 예정 희생자인 캐서린 마틴은 그대로 남겨둔채 복귀한 것이 마음에 걸렸던 스탈링은 악몽에서 깨어나서는 오히려 꿈 속에 나오는 양들의 울음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고 고요해졌음을 깨닫게 된다.


이제 스탈링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캐서린 마틴은 FBI에 맡기고 자신에게 주어진 FBI수사관 시험 준비에 전념할 것인가? 아니면, 시험을 유급하더라도 끝까지 수사를 완결시킬 것인가?


렉터는 버팔로 빌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인피가죽옷은 무엇이고 나방은 또 무엇인가? 도대체 버팔로 빌은 무슨 짓을 왜 벌이는 것일까? 과연 캐서린 마틴은 무사히 구출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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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소감을 말하자면 좀 과하게 잔인하지만 멋진 범죄 스릴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 훼손이나 절단 같은 잔혹함을 제외하면, 스릴러 소설 작품으로서는 훌륭하다: 치밀한 구성이나 긴박한 스토리 전개,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문장 표현 등이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이 소설은 1988년작으로 발표된 지 30년도 넘은 작품이고, 이것 말고도 소위 한니발 시리즈로 영화화되기도 한 인기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이하게도 발표 당시 미국에서는 소설과 영화 모두 인기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오스카상 수상작이라는 면에서 소설보다는 영화가 인기가 대단했었다. 개인적으로도 소설보다는 영화를 먼저 접한 경우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소설에서 다루는 소재가 성도착증, 게이, 연쇄살인마,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트랜스젠더와 같이 모순적 사회 구조처럼 거대한 이슈가 아닌 희귀한 심리나 정신 현상이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수용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과거 당시로서는 인지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한가지 안도가 되는 것은 얼마 전에 방영된 tv 프로그램에서 실제 범죄심리학자의 연구 결과인데, 소설에도 언급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정신병리학적 이상 증세를 모두 갖춘 사람은 없다는 것이 다: 한마디로 소설 속의 범인의 행동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행위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역시 소설 속에서 압권은 물론 스탈링과 제임 검과의 대결 장면도 포함되지만, 렉터 박사의 탈출 장면과 스탈링과 렉터 박사 사이에 오간 프로파일링 대화 장면을 꼽을 수 있다.


반면에 기이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항들도 있다: 버팔로 빌이 해골박각시나방에 꽂히게 되는 이유가 마약 환각 상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든가, 잔혹 스릴러 내용이지만 실상은 훈련생 스탈링의 성장 이야기라든가, 잭 크로포드가 스탈링을 발탁한 진짜 이유는 일종의 충격요법이지만 렉터 박사가 스탈링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는 것 등이다.

잔혹한 소설이지만 여전히 손에서 놓지 못한 채 빠져들게 되어 결국 잔혹함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구성미를 느끼게 되는 추리 스릴러 작품이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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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완벽한 스파이 1~2 - 전2권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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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은 20세기 미소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며 활동하던 각 국의 정보국 비밀 요원들의 치열한 첩보 전쟁의 현장을 묘사한 작품이다.

저자는 20세기 최고의 스파이 소설 작가로 유명한 전직 영국 정보국 요원 출신 존 르 카레이다.

작품의 배경과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80년대 중반 오스트리아 빈 주재 영국 대사관의 참사관으로 근무하던 매그너스와 매리 핌 부부는 외교관 부부들과의 파티 중에 매그너스의 아버지 릭 핌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고 매그너스는 부친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영국 외교관 신분인 매그너스 핌과 부인 핌의 본업은 모두 영국 정보부 소속 요원이었다.

그러나 부친 장례식에 참석한다던 매그너스는 영국 정보부와의 연락이 두절되고 런던에서부터의 행방이 묘연해진다. 문제는 매그너스가 동부 유럽의 공산 국가에서 활약중인 영국 첩보 요원 목록 등의 정보를 가지고 사라진 데에 있다.

매그너스가 종적을 감춘 뒤, 매그너스의 직속 상관이자 매리의 상관이기도 한 정보부의 존 브러더후드는 매그너스를 찾기 위해 구성된 정보부 운영위원회에서 발언권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자 독자적으로 매그너스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이기 시작한다.

매그너스의 아들인 톰 핌에게서 최근에 다녀온 그리스 여름 휴가에서 매그너스와 어떤 독일인 남자가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존은 매그너스의 과거 시절부터의 행적으로 더듬어가기 시작한다.

한편, 갑자기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린 매그너스는 영국 남부 데번 주의 해변가 마을의 한 하숙집에 들어가서 한 편의 회고록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청년 시절을 포함하여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 과정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다. 그러다 갑자기 라디오를 켜고 체코 방송국의 체코어 뉴스를 듣고 숨겨진 암호문으로 전달된 행방불명 된 사람을 찾는다는 메시지를 해석해낸다.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추적에 들어간 매그너스의 직속 상관인 존 브러더우드는 매그너스의 주변을 탐문해갈수록 매그너스의 어릴 적 시절과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게 되면서 매그너스의 실종이 매그너스의 아버지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편 3개 국가의 정보부로부터 추적을 받고 있는 매그너스 핌은 영국 남부 데번 주의 해변가에 위치한 하숙집에서 회고록을 집필하면서도 마치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가족들 앞으로 남기는 편지도 함께 작성하고 있다.

매그너스를 찾아 왔던 독일인은 매그너스가 어릴 적 스위스 베른에서 교류했던 체코인 악셀로 현재는 체코 정보국의 스파이였던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깊은 교류 관계를 맺었던 악셀에게조차도 자유로워졌다는 말을 남긴 채 종적을 감춰 버린 것이다.

존 브러더우드와 영국 정보부는 매그너스를 찾아내서 무사히 비밀 요원 명단을 지켜낼 수 있을까? 그런데 매그너스는 왜 하필 데번 주 해변가의 도시를 찾아가게 된 것일까? 매그너스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영국 외교관인 매그너스는 왜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시골 마을에 피신하여 자서전을 쓰는 걸까? 매그너스가 만났다던 독일인은 누구이며 매그너스를 찾는다는 체코어 암호문 뉴스 방송은 또 무엇인가? 과연 매그너스는 앞으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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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첩보 소설 문학이라는 장르를 한 차원 더 높이 끌어 올린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작가 존 르 카레가 자전적 경험에 기반하여 쓴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저자는 스파이라는 직업의 세계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첩보 요원들의 작업 방식이나 생활 방식을 생생하게 드러내 보인다: 항상 누군가로부터 감시와 도청을 당하며 동시에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철저하게 위장된 거짓의 삶을 살아야 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과 정신적 고통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전형적인 첩보 요원들이 수행하는 임무는 상대 국가로부터 국가 기밀을 빼내오는 것이 대표적인 업무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이것 말고도 상대 국가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악의적인 주제의 정보로 잘못된 여론을 조장하여 국론을 분열시키는 선전 활동이나 상대국가에 정보원을 만드는 포섭활동도 첩보원의 임무에 포함된다.

만약 잘못된 정보를 누군가가 일부러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리고 조작된 가짜 정보라는 것을 검증하기가 여러 가지 제약 조건들로 인해 어렵다면, 이런 점을 누군가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정보가 가진 내용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작용하는 이런 효용가치를 국가 간의 첩보원들끼리 서로 상대방을 위해서만 이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 이중 간첩들끼리 서로 짜고 비밀리에 가짜 정보를 날조하여 서로 교환하여 이용하게 되는 상황을 떠올릴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현실 세계에서 사기꾼 가족을 둔 이중 간첩은 어떤 심정일까?

바로 주인공 매그너스가 보여주는 심리적 고통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게 된다: 오직 애국심만을 제외한 자신의 모든 것이 거짓이고, 누구에게도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제 사기꾼인 아버지를 바라보는 자식의 입장은 복잡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합법적 사기꾼과 비합법적 사기꾼. 모순의 합리화. 진실과 거짓의 경계. 선악의 구분. 벗어날 수 없는 속박.

매그너스가 아버지 릭에게 남기는 편지의 의미를 통해 저자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내린 본심의 평가를 추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스파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숙명과 본질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울러 당시 영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동성애와 불륜 코드를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천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장편 소설임에도 저자만이 가지는 문학성은 빛을 잃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가지는 장점이자 위대한 점은, 소설 상의 이야기 구조나 전개 방식에서 느껴지는 독창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진정한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아름답고 멋진 문장의 표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존 르 카레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빛이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신의 과거와 허구적 상상력을 결합시키면서도 전형적인 영국 문학 특유의 속성들(위트, 유머, 반어법, 은유, 직유, 간접적 묘사)을 지키는 서술 방식도 저자만의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일반적인 첩보 소설의 차원을 넘어 한 편의 아름다운 문학 작품을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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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스파이 1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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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20세기 미소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며 활동하던 각 국의 정보국 비밀 요원들의 치열한 첩보 전쟁의 현장을 묘사한 작품이다.


저자는 20세기 최고의 스파이 소설 작가로 유명한 전직 영국 정보국 요원 출신 존 르 카레이다.


작품의 배경과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80년대 중반 오스트리아 빈 주재 영국 대사관의 참사관으로 근무하던 매그너스와 매리 핌 부부는 외교관 부부들과의 파티 중에 매그너스의 아버지 릭 핌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고 매그너스는 부친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영국 외교관 신분인 매그너스 핌과 부인 핌의 본업은 모두 영국 정보부 소속 요원이었다.


그러나 부친 장례식에 참석한다던 매그너스는 영국 정보부와의 연락이 두절되고 런던에서부터의 행방이 묘연해진다. 문제는 매그너스가 동부 유럽의 공산 국가에서 활약중인 영국 첩보 요원 목록 등의 정보를 가지고 사라진 데에 있다.


매그너스가 종적을 감춘 뒤, 매그너스의 직속 상관이자 매리의 상관이기도 한 정보부의 존 브러더후드는 매그너스를 찾기 위해 구성된 정보부 운영위원회에서 발언권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자 독자적으로 매그너스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이기 시작한다.


매그너스의 아들인 톰 핌에게서 최근에 다녀온 그리스 여름 휴가에서 매그너스와 어떤 독일인 남자가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존은 매그너스의 과거 시절부터의 행적으로 더듬어가기 시작한다.


한편, 갑자기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린 매그너스는 영국 남부 데번 주의 해변가 마을의 한 하숙집에 들어가서 한 편의 회고록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청년 시절을 포함하여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 과정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다. 그러다 갑자기 라디오를 켜고 체코 방송국의 체코어 뉴스를 듣고 숨겨진 암호문으로 전달된 행방불명 된 사람을 찾는다는 메시지를 해석해낸다.


영국 외교관인 매그너스는 왜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시골 마을에 피신하여 자서전을 쓰는 걸까? 매그너스가 만났다던 독일인은 누구이며 매그너스를 찾는다는 체코어 암호문 뉴스 방송은 또 무엇인가? 과연 매그너스는 앞으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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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첩보 소설 문학이라는 장르를 한 차원 더 높이 끌어 올린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작가 존 르 카레가 자전적 경험에 기반하여 쓴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저자는 스파이라는 직업의 세계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첩보 요원들의 작업 방식이나 생활 방식을 생생하게 드러내 보인다: 항상 누군가로부터 감시와 도청을 당하며 동시에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철저하게 위장된 거짓의 삶을 살아야 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과 정신적 고통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가지는 장점이자 위대한 점은, 소설 상의 이야기 구조나 전개 방식에서 느껴지는 독창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진정한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아름답고 멋진 문장의 표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존 르 카레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빛이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신의 과거와 허구적 상상력을 결합시키면서도 전형적인 영국 문학 특유의 속성들(위트, 유머, 반어법, 은유, 직유, 간접적 묘사)을 지키는 서술 방식도 저자만의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일반적인 첩보 소설의 차원을 넘어 한 편의 아름다운 문학 작품을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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