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들이 마을 힘찬문고 53
류성렬 지음, 정성화 그림 / 우리교육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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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앞부분만 읽어주려다가 내가 홀딱 반해서 끝까지 읽어준 책이다.

꿈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얘기인데 이야기 구조가 복잡하고 꿈과 현실에서의 인물 또한 다양하게 얽혀 있어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동화라 보기 힘든 깊이 있는 묘사와 상징에 한번 빠지면 감탄하며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특히 작가가 사투리를 실감나게 글로 옮기고 요즘은 잘 쓰지 않는 순우리말을 정성들여 발굴해 이야기 속에 녹여낸 점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 때문에 몇몇 표현은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문장의 앞뒤를 살피며 의미를 추측하고, 정 낯선 낱말은 찾아가면서 읽는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초등 5학년인 딸은 손바닥이 축축해질 정도로 긴장하기도 하고, 안타까움에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눈물을 쏟기도 하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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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게 -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53
이나영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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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가 이 세상에서 오직 너만 쓸 수 있는 십 분을 줄 거다. 그 대가는 네가 진심으로 행복했던 때의 기억이야. 어때, 거래를 하겠니?'

학원에, 숙제에, 시험준비에 늘 쫓기듯 바쁘게 지내는 윤아에게 시간 가게의 할아버지가 거래를 제안한다. 윤아는 급한 마음에 거래에 응하고 별 것 아니라 생각했던 기억들이 실은 삶을 지탱하는 큰 가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 책 자체는 상을 받은 작품이라기엔 살짝 밋밋하지만 아이들이 삶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생각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초등 5학년 딸에게 너라면 거래를 하겠는지 물으니 단칼에 하지 않겠단다. 행복한 기억을 잃고 싶지 않고, 시간이 더 생겨도 딱히 급하게 할 일도 없다나...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힌 채 살고있는 게 아닌지 또는 아이에게 그럴 것을 강요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았다.

미래는 결국 수많은 현재의 집합,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미래에도 행복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소재와 주제 면에서 모모, 한밤중 달빛 식당, 통조림 학원 등과 살짝 겹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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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십팔년 책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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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얘기하면 명문대 합격 수기, 나쁘게 말하면 몹시 긴 자기 자랑 자식 자랑. 이런 식의 글쓰기가 먹힌다는 건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의 독서력(또는 독해력) 또한 바닥이란 걸 반증하는 것이다. 교육서적이란 포장을 걷어내고 가벼운 수필 정도로 생각한다면 읽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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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나와 살아가는 법 -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나이 들 수 있는 후반생의 마음 사전
사토 신이치 지음, 노경아 옮김 / 지금이책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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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이 되면서 은퇴, 늙음, 죽음이 삶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은 늙어감과 죽음에 관해 철학적으로 접근한 서적을 주로 읽었는데 이번엔 좀더 실제적으로 자신의 노화를 인정하고 삶을 설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 이미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지 오래된 나라답게 비슷한 주제의 책들 중엔 일본인이 지은 책이 숫자도 많고 책의 내용도 훌륭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의 실정에 맞게 노년기를 설계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 책은 60대부터 90대까지 각 나이대 별로 일어나는 중대한 사건과 그에 대한 실제적인 대비책을 일러준다. 일본에서 시행되는 다양한 제도와 관련 통계자료가 많이 인용되는데 우리나라와 현실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다.

60대부터 우리가 겪을 생애 사건은 은퇴, 부모의 죽음, 나의 질병, 배우자나 친구, 형제자매의 죽음, 더이상 혼자 거동할 수 없어 자녀나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 등이다. 이 책은 어쩔 수 없이 맞아야 하는 삶의 순간을 어떻게 대비하며 존엄하게 죽어갈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안내서라 할 만하다.

흔히 노후준비라 하면 경제적인 것만 생각하여 몇 억을 준비해야 한다더라..하는 얘기만 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건 '일상'이다. 여행이, 친구와의 술자리가, 휴가가 즐거운 것은 그것이 일상이 아니라 일상의 중간에 잠깐 있는 휴식이기 때문이다. 휴식이 일상이 되면 그건 더이상 휴식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책의 가르침은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있는 가치가 무언지 일깨워 준다.

40대 이상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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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위의 변호사 - ‘예능’을 ‘다큐’로 받는 변호사의 TV 속 법률 이야기
김민철 지음 / 루아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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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예능, 드라마의 다양한 상황을 통해 법에 대해 알아보는 재밌는 책이다. 태양의 후예에 나타난 미필적 고의, 무한도전에 나온 명예훼손,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 아버지 사례를 통해 본 빚보증 문제, 시그널을 통해 살펴보는 공소시효 논란 등등...

까다로운 법률용어가 많지만 사례가 쉽고 재미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었다. 또한 TV 사례 얘기로만 끝나지 않고 그동안의 판례와 법을 둘러싼 논쟁도 소개하고 있어 법에 대한 상식을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문제나 법에 관심있는 청소년에게도 유용한 책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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