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해?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 김호정 옮김, 셰릴 오르시니 그림 / 책속물고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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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루시는 평범한 여자아이다. 종종 말썽을 부려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하지만, 버릇없이 반항하는 법은 없다. 오히려 속으론 억울해도 벌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내키지 않는 사과를 할 줄도 아는 착한 아이다.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동생을 걱정하는 속 깊은 누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른들은 루시가 부리는 말썽의 결과만 보고 그 이유는 묻지 않는다. 루시가 하는 말을 믿지 않고 무서운 말로 협박을 하며 야단을 치기도 한다. 사소한 장난이나 실수가 꼬이고 확대되는 상황에서 루시는 자신이 정말 나쁜 아이인지 걱정하고 정말로 큰 벌을 받게 될까봐 두려워하게 된다.

결말은 훈훈하게 마무리되지만 읽으면서 나도 루시의 고모할머니처럼 아이에게 냉정하고 내 기준을 강요하는 사람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착하다는 건 어른의 말에 고분고분한 걸 말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옳다고 판단한 걸 강단있게 실천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루시는 착한 아이가 맞고, 내 아이도 그런 사람으로 커나갔으면 좋겠다.

아울러 스스로 판단하고 실천하는 착한 아이는 아이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아이의 말을 믿어주는 어른이 있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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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아이들 - 조천현 사진이야기 평화 발자국 24
조천현 지음 / 보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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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조천현이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인 압록강 인근에서 북한 쪽을 촬영한 사진 에세이집이다. 북한의 사계절과 더불어 평범하고 평온한 그들의 일상이 사진에 담겨있다. 2018년 하반기의 사진까지 담겨 있으니 가장 최근의 북한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흔히 북한 하면 가난, 꽃제비, 탈북자 등을 쉽게 떠올리지만 체제에 대한 불만 없이 평범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사진집을 보며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천천히 아껴가며 보고 싶은 책. 언젠가는 북녘의 그들과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며 얘기나눌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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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 여든 앞에 글과 그림을 배운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
권정자 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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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할머니들이 팔순 가까운 나이에 한글과 그림그리기를 처음 배워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적은 책이다.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있는데 밝고 선명한 색감과 그림체가 팔순이 아닌 여덟살 꼬마의 것처럼 천진난만하다.

할머니들의 사연은 생각했던 것처럼 구구절절하다. 가난해서, 여자라서 글을 배우지 못했고 글을 몰라 남편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도 많이 당했다. 버스 타는 것도, 은행에서 자식들이 보낸 용돈을 찾는 것도, 손주에게 그림책 읽어주는 것도 할 수 없어 창피하고 주눅드는 일도 다반사였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늙었으니 이대로 살다 죽을란다.. 하지 않고 펜을 잡고 글자를 배워 수필을 쓰고, 동그라미 세모 선긋기부터 시작해 자화상을 그려낸다.

삐뚤빼뚤한 글씨와 유치원생이 그린 것 같은 그림에서 눈물이 울컥할 만큼의 감동이 느껴지는 건 그만큼 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과 끈기가 필요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진정한 배움이 뭔지, 진정한 공부의 즐거움이 뭔지 배울 수 있었다. 깊고도 넓은 가르침을 전해준 할머니들이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진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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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겠습니다 - 일본군 위안부가 된 남한과 북한의 여성들
이토 다카시 지음, 안해룡.이은 옮김 / 알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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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의 성노예였던 남한과 북한 여성의 사진 인터뷰집이다.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끌려가게 되었는지, 그곳에서 어떤 치욕을 겪고 무엇을 보았는지, 어떻게 그곳을 탈출했는지, 그 이후의 삶은 어떠했는지 이야기를 들려주듯 풀어나간다.

찬찬히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쫓아 읽다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거나 식은땀이 흐르기도 하고, 내장이 뒤집어지듯 속이 뒤틀리고 구토가 치밀기도 한다. 그런 일을 겪고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그분들이 이세상 어느 위인보다 대단해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는 우리나라에만 있지 않다. 이 책의 내용처럼 북한에도 있고, 필리핀에도 인도네시아에도 심지어는 캐나다에도 있다고 한다. 그들이 모두 이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내가 읽은 이 책이 또는 많은 사람들이 봤던 영화나 다큐멘터리들이 증언이 되고 자료화면이 된다는 사실을 일본의 정치인들이 기억하길 바란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어 책을 펴낸 사람이 일본인이란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일본에도 양심있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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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답게 살 권리 소송 사건 - 빼앗긴 권리를 되찾으려는 동물들의 고발장
예영 글, 수봉이 그림, 김홍석 감수 / 뜨인돌어린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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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딸아이가 잠 자는 걸 아까워하며 읽은 책. 인간의 이기심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생명은 모두 동등한 가치가 있음을 강조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지만 각 장마다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인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생명권을 이야기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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