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정우성이 만난 난민 이야기
정우성 지음 / 원더박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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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그동안 난민들을 만나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을 기록한 책.

책에는 어릴적 달동네에 살면서 이웃집들이 철거당하는 걸 경험한 일로부터 시작해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을 거쳐 작년에 우리사회에 큰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제주의 예맨 난민 이야기까지 담겨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그 제주 예맨 사태 때 자신을 비난했던 사람들에 대한 답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첫번째 생각은 적어도 지금 이 사람이 이 일을 하는 건 진심이구나 하는 거였다. 그리고 이 일을 하기 위해 이론적인 무장도 열심히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예맨 난민 문제와 관련해서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는 방식이 무척 성숙하고 진지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근거없는 혐오를 희석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정우성의 얼굴이 박혀있지 않았다면 팔리지 않았을 책이다. 아마 유엔난민기구도 난민들 사는 얘기가 안팔릴 걸 알기에 정우성에게 친선대사를 부탁하고 책을 쓰게 했을 것이다.

그렇게라도 해서 난민들의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난민기구 쪽의 절박함과 자신에 대한 비난과 난민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책을 낸 정우성의 용기에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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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교사들의 열두 달 학교생활 - 학교 성평등이 세상을 바꾼다
구세나.박효진.이소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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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다소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책은 과격하거나 여성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책은 아니다.

학교에서 학급을 담임하는 교사가 학부모, 학생과 함께 성평등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실제로 실천했던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월별로 학급 및 학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초등이나 중학교에서 담임을 하는 교사들에게 생활지도 및 학급관리의 꿀팁을 알려준다.

꼭 교사가 아니라 해도 아들과 딸을 함께 키우고 있는 부모나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학부모와의 반모임을 통해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는 방법(4월, 학부모와 함께 페미니즘을), 학생들의 이성교제에 적절히 개입하고 조언하는 방법(6월, 신경쓰고 싶다 너의 연애), 여학생의 생리와 이에 대한 남학생의 이해(9월, 나의 첫 생리수업) 부분이 특히 흥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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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뭘 읽은 거지? - 자기계발서, 되도 않는 훈수 걷어차기 알지만 어쩔 수 없다? 2
송민수 지음 / 들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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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에서 추구하는 성공이 지나치게 물질적, 경제적 측면에 매몰되어 있고, 실패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 부족으로만 여기게끔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능력이나 노력부족이 실패의 한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회의 불공정한 제도와 부패한 정치권력이 개인의 불평등과 빈곤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언급 없이 나만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그 환상 속에서 개인을 번 아웃시킨다.

이런 내 생각과 100% 일치하는 책을 만났다. 그게 바로 이 책이다. 부제는 '자기계발서, 되도 않는 훈수 걷어차기'. 이 부제를 본 순간 소주 한 잔 들이킨 것처럼 '캬~'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 책에선 시중의 자기계발서를 크게 6가지로 구분한다.

1. 계몽적 자기계발서 : 마시멜로 이야기,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등
2. 초월적 자기계발서 :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 등
3. 성공담 자기계발서 : 10미터만 더 뛰어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등
4. 관리형 자기계발서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
5. 위로형 자기계발서 :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나는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 등
6. 이기적 자기계발서 : 미움받을 용기, 자존감수업 등

저자는 이후 각 장마다 구체적인 책 제목을 거론하며 거침없는 비판을 이어나간다. 표현이 다소 과격하여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작가도 이 점이 우려됐던지 자신의 글이 '정치적 색안경'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평면적 시각을 입체적으로 바꾸어주는 입체적 색안경'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적어놓았다. 또한 자신이 사용한 불편한 표현을 통해서 '전혀 정치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자기계발서들의 정치적인 색채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적기도 하였다.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늘 제자리인 것 같은 사람들, 읽는 책의 대부분이 자기계발서인 사람들이 다른 시각으로 나와 세상을 보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인 듯 하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 않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의미있는 책이다. 일상생활에서 연대의 의미를 곱씹으며 실천하려 노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소홀하게 여겨지는 우리, 연대, 공정, 정의와 같은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내가 감명깊게 읽고 실천하고 있는 책을 폄훼한다고,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으니 이 책도 필요없다고 외면하지 말고 저자의 의도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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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 모욕당한 자들의 반격을 위한 언어를 찾아서
유민석 지음 / 서해문집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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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일상생활이나 인터넷에서 혐오 표현들이 증가하고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책은 사회 문제가 되고있는 혐오 표현의 유형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혐오 표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항 표현의 역할과 기능을 제시하고 있다. '철학의 응답'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철학책이라보다는 철학자의 발언을 근거로 삼는 '사회학' 관련 책이라 분류할 수 있겠다.

저자는 우선 최근 증가하고 있는 혐오 표현이 소수자를 겨냥한 낙인이자 언어로 하는 구타이며, 혐오 표현의 대상이 되는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더욱 공고히 하게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사회악으로 파악한다.

이 부분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말은 곧 권력'이라고 지적한 부분이었다. 사장은 사원에게 "자네, 옷차림이 왜 그래?, 근무 태도가 왜 이리 불성실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원이 사장에게 "사장님, 오늘 옷차림이 왜 그렇습니까?, 회사 운영 실적이 왜 이모양입니까?"라고 말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똑같은 내용의 말이라 해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결국 혐오 표현이 가해진다는 것은 혐오 표현을 하는 집단이 권력을 갖고, 권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며, 단순히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혐오 표현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이 능사일까? 저자는 혐오 표현일지라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혐오 표현의 해악을 상쇄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대항 표현'을 제시한다

대항 표현은 쉽게 얘기하면 일종의 '말대꾸'로서 혐오 표현의 해악을 반감시키고, 혐오를 당하는 당사자의 정치, 사회적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표현이다.

개인은 힘이 약하지만, 사회적 약자라도 여러 명이 모여 대항 표현을 하게 되면 차별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사회적 힘을 갖고 있는 정부나 공적 기관이 혐오 표현에 대항하는 발언을 하게 되면 대항 표현의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주장한다.

혐오 표현의 해악을 지적하고 이를 금지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주장하는 책은 여럿 봤지만, 대항 표현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은 처음이어서 무척 흥미있었다.

다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혐오 표현과 대항 표현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성별(한남, 한녀), 계층이나 세대(틀딱충, 맘충 등) 또는 이념(수구꼴통, 좌좀)간의 갈등을 촉발하거나 격화시키는 도구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문제의식이 부족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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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 초등학생을 위한 초등학생을 위한 100명의 위인들
장현주 지음, 마이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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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5학년 딸아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가사로 목차를 짜고 각 가사에 해당하는 인물이나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별책부록으로 워크북과 체험학습 자료도 있어 활용도도 높다.

알라딘 책 분류엔 1~2학년용으로 되어있는데 굳이 학년 구분 없이 두루 읽을 수 있는 책인 듯 하다. 다만 시대 배경이나 인물의 전반적인 생애와 업적을 꼼꼼하게 다룬 책은 아니니 깊이있는 내용을 기대하는 건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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