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대면 비대면 외면 - 뉴노멀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로 인해 대면이 줄어들고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세태를 분석하고 관계 맺기의 본질과 의미를 되새기는 책이다. 읽다 보면 '본다, 얼굴을 맞댄다'는 말의 깊고 넓은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비대면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나머지는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이러한 외면은 혐오와 차별을 유발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혐오와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프라인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소셜 믹스'와 온라인에서의 협업을 제시한다.

대안이 다소 뻔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소셜 믹스에서 얘기하는 '잘 모르는 사람들의 느슨한 연대'는 꽤 흥미롭고 그럴듯한 방법으로 여겨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무란 무엇인가 - 마스크 시대의 정치학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국가주의, 전체주의, 파시즘을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읽힐 여지가 많다. 다만, 의무복무의 대안으로 제시한 ‘사회적 의무 복무'는 논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정, 인간에게 허락된 인간다움 - 다섯 가지 감정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 경북대학교 인문교양총서 43
신은화 지음 / 역락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쉽고 재밌고 내용까지 충실한 철학 책을 만나기 참 어려운데 이 책이 이 어려운 걸 거뜬하게 해 냈다.

 

저자는 철학은 이성에 바탕을 둔 학문이라 감정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서두에 꺼낸다. 물론 동물도 인간처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정교한 감정을 갖는 것은 사실이라 전제하면서 그 정교한 감정들 중 다섯 가지(혐오, 수치심, 분노, 두려움, 연민)를 보다 자세하게 다룬다.

 

각 감정의 의미 해석의 비중을 줄이고 역사, 사회 현실, 문화 예술과 접목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형식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특히 허기와 공포, 깔창 생리대와 수치심처럼 현실 문제와 철학적 주제를 연결시키는 저자의 혜안은 참으로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용서에 대한 저자의 의견에도 많은 생각을 했다. 용서의 전제는 사과와 반성이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저자는'용서는 사죄에 달려있지 않'고, '선은 악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선 그 차제로서 이해되어야 하며, 악은 선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으로서 불가능한 일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런 생각이 용서의 본질 아닐까?

 

140페이지의 부담없는 분량에, 이렇게 쉽고 재밌고 내용까지 훌륭한 철학책이라니...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 아무리 이성적으로나 감성적으로 탁원한 능력을 지녔다 하더라도 다른 동물의 고통에 무감하고 그들을 거리낌 없이 학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곧 야만성의 표징이 될 것이다. <중략> 우리의 인간다움을 보증해주는 것은 종적 탁월성이나 차별성의 일방적인 강조보다는 우리와 동물들과의 공통점에 주목하고 그들과의 상생을 추구하는 노력에 있다. - P8

수치심에 대한 성찰은 우리 자신과 타인의 고유성과 평등함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다. 나의 존엄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중략> 나와 타자 사이의 다름을 그 자체로 포용하고 차별의 근거로 활용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중략> 그래서 수치심은 진짜 자기를 찾고 진정한 자존감을 갖도록 하는 길을 열어준다. - P60

용서는 사죄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더 나아가 선의 본질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생각하도록 이끈다. 선은 악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선 그 자체로서 이해되어야 하며, 악은 선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고 말이다. - P80

언제든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이 감정들은 분명 삶의 불확실성에 관한 것이고, 바꿔 말해서 삶의 확실성을 향한 욕구를 반영한다. 이처럼 죽음의 공포는 죽음 그 자체보다는 삶을 지키고픈 욕구에 더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것 중의 하나는 생존 본능일 것이고, 이것에 의해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두려움을 갖는다. 다시 말해서 두려움, 공포, 불안 등의 감정은 죽음에 대한 거부감과 연결되어 있지만, 결국 그것의 이면은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이다. - P100

삶의 의지를 상실한 사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갖지 않는다. - P102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도덕적 미덕은 기술처럼 반복적인 수행됨으로써 갖춰지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도덕적(혹은 윤리적, ehtike)‘이란 말이 ‘습관(ethos)‘이란 말에서 파생되었음을 상기시킨다. 도덕적 미덕은 타고난 본성과는 다르다. 아래로 흐르는 물의 본성을 반복적인 노력으로 바꿀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우리의 태생적 본성도 습관을 통해 고칠 수는 없다. 그러나 도덕적 미덕은 우리가 그것을 마치 본성처럼 받아들여 습관을 통해 체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P104

스피노자는 희망은 두려움 생길 수 없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희망은 어떤 결과는 바라지만 그것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감정이다. 따라서 희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바와 다르게 도출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두려움과 불안감을 갖는다. <중략> 희망은 그 어떤 바람이 좌절된 것을 걱정하는 감정이다. 마찬가지로 두려움은 좌절을 걱정하는 마음, 즉 좌절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점에 희망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결론적으로 스피노자는 희망과 두려움이 상호적인 관계를 이룬다고 본다. - P1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대 남자 - '남성 마이너리티' 자의식의 탄생 20대 시리즈
천관율.정한울 지음 / 시사IN북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8년,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세내 안에서 20%가 넘는 지지율 차이가 난 것이다.(20대 남성이 20대 여성보다 지지율이 20% 이상 낮게 나타남) 세대 간에 차이가 나는 경우는 있어도 같은 세대 내에서 이런 차이가 난 적이 없었기에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원인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 책은 시사잡지 '시사IN'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손잡고 특이한 현상을 보이는 20대 남자에 대해 208개의 설문을 통해 분석한 내용이다.

결론은 20대 남성의 25.9%가 매우 강한 반 페미니즘 정서+마이너리티 자의식(스스로를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라 여기는 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젠더와 권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강한 분노와 혐오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25.9%의 20대 남성)은 결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처럼 명백하게 여성의 책임이 아닌 것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여성 관련 정책과 법 집행 결과에 반대하는 특이함을 보인다.

특히 이들은 자신을 차별받는 약자라 규정하기 때문에 양성평등 정책은 '평등'정책이 아니라 '남성에 대한 명백한 차별정책'이며 기성세대와 여성이 자신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고 여긴다.

이 책은 208개의 설문조사 결과를 도표와 그래프로 도식화하고, 설문 결과를 자세하게 설명함은 물론 설문준비 과정도 상세하게 밝힌다. 대통령 지지율과 같은 정치적 사안 뿐 아니라 '82년생 김지영',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둘러싼 젠더 갈등을 이해하는 데에도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22년차 중등 교사로서 약 10여년 전부터 남자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여성혐오를 드러내고 마초+가부장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의아하고 지도하는 데 고민이 많았는데 그런 모습을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 208개 문항에 이르는 광범위한 조사를 한 결과, 우리는 '권력이 남성을 차별한다는 의식'이 현상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다. 20대 남자의 인식 세계에서 남성은 약자다. (중략) 이것은 남성 우위 사회에서 여성 우대 정책을 '역차별'로 인식하던 윗세대 남자들과도 결이 다르다. 남성이 약자라는 인식, 남성이 마이너리티라는 정체성이 등장했다. 그래서 역차별이 아니라 그냥 차별이다. 젠더와 권력이 만나는 지점이 핵심이다. (59쪽)

-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 문제처럼 보이는 것들이 알고 보면 사회구조와 환경의 영향일 수 있다. 지능, 학습 능력, 사회성 등 명백히 타고나는 것으로 보이는 능력들조차 그렇다. 그런 맥락을 무시하고 웬만한 귀인을 다 내부로 간주해버리는 건 쉽고 편하다. (중략) 이렇게 해서 우리는 '맥락이 제거된 공정'을 마주한다. '역지사지도 해보고, 상대 입장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상상하는, 앞뒤 맥락을 섬세하게 고려하는 작업'이 설 자리가 사라진다. (119~120쪽)

- 지금의 20대라면 386세대의 자녀들이라 할 수 있죠. 민주화를 경험하고 확대된 고등교육 기회를 누렸던 386세대가 키워낸 자녀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건 참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 든 나와 살아가는 법 -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나이 들 수 있는 후반생의 마음 사전
사토 신이치 지음, 노경아 옮김 / 지금이책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0대 중반이 되면서 은퇴, 늙음, 죽음이 삶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은 늙어감과 죽음에 관해 철학적으로 접근한 서적을 주로 읽었는데 이번엔 좀더 실제적으로 자신의 노화를 인정하고 삶을 설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 이미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지 오래된 나라답게 비슷한 주제의 책들 중엔 일본인이 지은 책이 숫자도 많고 책의 내용도 훌륭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의 실정에 맞게 노년기를 설계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 책은 60대부터 90대까지 각 나이대 별로 일어나는 중대한 사건과 그에 대한 실제적인 대비책을 일러준다. 일본에서 시행되는 다양한 제도와 관련 통계자료가 많이 인용되는데 우리나라와 현실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다.

60대부터 우리가 겪을 생애 사건은 은퇴, 부모의 죽음, 나의 질병, 배우자나 친구, 형제자매의 죽음, 더이상 혼자 거동할 수 없어 자녀나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 등이다. 이 책은 어쩔 수 없이 맞아야 하는 삶의 순간을 어떻게 대비하며 존엄하게 죽어갈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안내서라 할 만하다.

흔히 노후준비라 하면 경제적인 것만 생각하여 몇 억을 준비해야 한다더라..하는 얘기만 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건 '일상'이다. 여행이, 친구와의 술자리가, 휴가가 즐거운 것은 그것이 일상이 아니라 일상의 중간에 잠깐 있는 휴식이기 때문이다. 휴식이 일상이 되면 그건 더이상 휴식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책의 가르침은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있는 가치가 무언지 일깨워 준다.

40대 이상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