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인간 별숲 동화 마을 27
신양진 지음, 국민지 그림 / 별숲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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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딸아이와 함께 읽은 책이다.

 

가까운 미래인 2055년, 식량 대란으로 인해 기근이 닥치자 인간은 식물과의 유전자 결합을 통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녹색 인간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유전자 결합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부자들은 그린 필드에서 녹색 인간으로서의 풍요로운 삶을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오리진 필드에 남아 그린 필드의 원조를 받으며 살아간다.

 

가난을 기회로 삼아 더 부자가 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양극화는 지금도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이다. 책 속의 상황을 그냥 상상력의 산물로만 볼 수 없는 까닭이다. 그리고, 그 양극화가 실은 누군가의 지독한 이기심, 혹은 사회 구조의 잘못 때문인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책은 이런 사회 문제를 깊이 있게 천착해 내지는 못 한다. 특히 김석중 박사와 그 패거리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전형적이어서 입체적이지 않고, 문제 해결 방법도 다소 뻔해 중반 부분 넘어가면 예측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성인의 시각이고, 책의 독자인 어린이의 눈으로 본다면 과학자의 도덕성, 환경 문제, 사회 정의 문제 등 생각할 거리가 많은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6학년 딸아이는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세상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이 정도만 생각할 수 있어도 성공적인 독서일 듯 하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럼 이런 세상이 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부모와 교육의 역할이겠지.

 

초등 4~5학년 이상 고학년에게 적합하고, 어려운 책 읽기 힘들어하는 중학생이 읽어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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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대 갱년기 문학의 즐거움 55
제성은 지음, 이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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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색 표지가 강렬하다. 뭔가 심상치 않은 격돌이 일어날 것 같다. 제목이 주는 느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로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엄마와 딸 사이의 사소한 투닥거림과 엄마의 갱년기를 임신 증상으로 오해하여 벌어지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의 재미는 사춘기 딸과 갱년기 엄마 사이가 아니라 '현실감 있는 말 맛'에서 나온다. 그동안 내가 읽어 본 동화책들 중에 아이들 사이의 현실 말투를 이렇게 실감나게 구현한 책은 없었던 듯 하다.

대부분의 책들은 실제로는 잘 쓰이지 않는 문어체를 써서 지루해지거나, 현실감을 준답시고 욕설이나 비속어를 함부로 써서 눈살찌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읽고 있으면 아이들의 발랄한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진다.

뿐만 아니라 월경, 이성교제 등에 대해서 깊진 않지만 실생활에서 겪을 법한 고민들을 다룸으로써 살짝 성교육 서적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이들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이성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풋사랑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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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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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소년이 서로를 구원하는 내용. 그러나 마지막 부분, 철사를 찾아가서 벌어지는 피칠갑 에피소드는 뜬금없고 개연성이 떨어진다. 뭔가 극적인 전환을 만들기 위한 장치라는 건 알겠는데 억지로 쥐어짠 느낌이라 몰입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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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게 약? - 우리가 알아야 할 약 이야기
최혁재 지음, 이해정 그림 / 열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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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 6학년 딸이 읽은 책이다. 오랫동안 책꽂이에 꽃혀 관심을 못 받던 책인데, 요즘 신종 코로나 때문에 관심이 생겼는지 스스로 찾아 읽었다.

어떤 내용인지 훑어보니 꽤 유익하다. 올바른 약 복용 방법, 주사, 마약과 독약, 신약 개발, 동물 실험 이야기까지 약학, 의학 관련 지식을 알기 쉽게, 대화체로 설명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중학생이 읽기에도 손색없을 듯 하다.

동화책도 좋지만 가끔 이런 책을 스스로 찾아 읽으면 엄마 맘이 참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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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 2018년 제24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박상기 지음, 오영은 그림 / 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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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반 화영이와 말다툼을 한 뒤 화영이 패거리들 주도로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마리, 엄마에게 힘든 마음을 털어놓고 싶지만 빵집 오픈 아르바이트로 바쁜 엄마는 마리의 얘기를 건성으로 듣거나 무시하기 일쑤다.

화영이의 못된 계략에 속아넘어가 화나고 속상한 날, 마리의 휴대폰에 입장 바꿔 복수하게 해준다는 앱이 등장한다. 화영이와 몸을 바꿔 복수하고픈 맘에 앱을 다운받은 후, 시험삼아 엄마와 몸을 바꿔 본 마리.. 하지만 금방 다시 되돌리려는 계획과는 달리 일주일 동안 바뀐 몸으로 살게 되면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그 다음의 일은 예측 가능하다. 서로의 몸으로 바뀐 엄마와 마리는 학교와 빵집에서 상대방이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괴로운지 이해하게 되고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게 된다.

나는 아줌마라 그런지 마리가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고부관계)를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 공감이 됐다. 딸아이는 마리가 자기를 괴롭히는 화영이를 이해하게 된 게 가장 공감됐다고 한다. 같은 책을 읽어도 나이에 따라, 자기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신기하고 재미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하게 해 주는 책. 이 책을 함께 읽으면 할 얘기도 많아질 것이다. 초등 중학년 이상이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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