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1
이윤기 지음 / 민음사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0여년전에 쓰여진 사마천의 사기는 동양세계에서는 역사서의 바이블같은 하나의 기준이 되어 면면을 이어왔다. 특히 열전편은 인간군상들의 삶을 집대성하였다는 점에서 오늘날까지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듯 동양에 사기열전이 있다면 서양세계를 대표하는 것은 다름아닌 그리스-로마 신화일 것이고, 그중에서도 영웅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이야 말로 백미를 장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사마천의 사기열전과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쓰여진 시기가 비슷하고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연구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동서양이 공통으로 역사의 원동력을 인간 중심에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플루타르코스와 사마천 이전의 역사인식은 신화를 바탕으로한 전설의 시대에 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소리일 것이다. 이런면에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서양세계의 역사적 기원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세계의 정복자 알렉산드로스 대왕, 소크라테스가 사랑했다는 알키비아데스,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같이 회자되는 '개 같은 인생'을 노래한 디오게네스, 최초로 서민을 위한 개혁에 목숨을 건 호민관 그라쿠스형제,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세기의 대결 그리고 루비콘강을 건너면서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외쳤던 카이사르등 그 이름만으로도 벌써부터 왠만한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 잡고 있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은 그리스-로마신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명사이자 우리 시대 신화 전문가인 故이윤기 선생의 유작이다.  

서양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리스-로마 신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정도로 서양문화의 기저엔 항상 그리스-로마 신화가 동반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점이 성경만큼이나 회자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동양권의 독자들에겐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혼용되는 지명이나 인명등 읽을수록 복잡하게 다가오는 내용들로 인해 그 깊이와 재미가 반감되었던 것 역시 사실이었다. 이윤기선생은 바로 이런 점에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국내 독자들에게 색다른 의미로 다가오게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출간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이라는 이름으로 재 탄생시켰다. 굳이 재 탄생이라는 표현을 쓰고자 하는 것은 기존의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각색/편집하는 차원을 넘어서 저자만의 색깔을 담아내고 있는 새로운 영웅열전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리스-로마 신화와 동시에 이윤기라는 이름 석자를 떠올렸듯이 이번 책 역시 이윤기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할 만큼 군더기 없이 깔름한 설명과 각종 삽화와 사진으로 한층 맛깔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책을 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맛깔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 있기 마련이고 바로 이윤기선생의 책들이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 신화나 영웅전은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천차만별로 다가오는 양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윤기의 입담에서 풍겨져 나오는 그리스 로마 영웅들의 모습은 마치 책을 펴든 독자들의 눈앞에 한폭의 서사시처럼 술술 읽히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저자의 전문가적인 지식의 깊이와 폭이 넓은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 맞는 언어의 선택 그리고 감미료를 더하는 듯한 나레이션에서 한층 더 영웅들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저서는 원전인 플로타르코스 영웅전에 충실한 기초를 배경으로 한 그리스-로마 영웅들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배경까지 곁들여 나레이션을 충실히 하고 있어 중복되는 느낌도 들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팁을 선사하고 있다. 테세우스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고구려 유리왕의 설화와 너무나도 유사한 점등이 우리가 이역만리 떨어진 생뚱맞은 문화권의 신화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그만큼 신화나 영웅전은 바로 이렇게 이질적인 문화권을 아우르는 인류 공통의 생각들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마치 겨울밤 화톳불가에서 손자들에게 들여주듯이 맛깔나게 풀어주는 고인의 생동감 넘치는 나레이션이 더해져서 더욱 더 정겹고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OECD회원국이자 세계 10대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 얼마전 G20회의를 개최하면서 명실상부한 선도국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역량을 만천하에 보여주었다. 실상 이러한 발전이라면 발전은 가히 기적적인 극히 드문 케이스이다. 일제의 식민통치를 받고 전혀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해방을 맞이하여 이데올로기의 진흙탕속에서 전쟁의 포화로 그나마 남았던 기반이 무너진 국가에서 몇십년만에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는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은 뭔가 특별난 집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발전과는 별개로 내부적인 의식수준의 발전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현존하는 분단국가라는 특수성만은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제단하면 편향된 우향우집단들의 세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반공을 국시로 해서 시작된 보수,수구세력의 점진적이면서 치밀한 전략은 이땅에 진보개혁이라는 보잘것 없는 씨앗을 뿌리내리지도 못할정도로 국민의 우경화를 이끌었다. 어느 국가조직이던 이런 보수수구세력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대한민국의 보수수구세력만큼 견고한 뿌리를 갖고 지배력이 강한 곳도 없을 것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듯이 대한민국의 프리즘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결국 김대중/노무현정권의 탄생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노무현정부의 탄생은 가히 드라마틱하다고해도 틀린말은 아닐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보수수구세력은 잃어버린 10년을 운운하면서 정권창출에 성공했고 지금현재 대한민국은 토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2008년 대선의 참패는 많은이들이 어느 정도 예측했던 바이다. 386세대를 필두로 일대 변혁을 일구었던 진보진영은 결국 제대로된 자기 색깔을 내지 못하고 보수와 진보 양진영으로 부터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원이이야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보가 진보답지 못했다는 점에선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는 대한민국사라는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는 형국에 이르게 된 것이고 이에 대한 책임에서 진보세력은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오현오와 서울대 조국교수의 대담집 <진보 집권 플랜>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논거이다. 특히 진보개혁세력이라고 자부하는 이들과 민주화의 주역이었다고 확신하고 있는 386세대들에겐 더욱더 중요한 메세지를 던저주고 있다. 특히 진보개혁 정치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그들의 색깔과 개혁의지 그리고 정치철학등에 대한 가감없는 비판이 압권으로 다가오면서 한편으로 재각성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구체적인 정책분야와 교육, 남북문제, 검찰등 각론에서 그동안 진보세력이 추진해왔던 정책들의 비판과 보수세력의 정책등을 비교해서 진정한 진보개혁세력이 나아가야할 길을 열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향후 진보진영의 집권재창출을 위해서 진보세력이 스스로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막연하고 구름잡는식의 의견제시가 아닌 아주 구체적이며 결국 유권자들의 가슴에 와닿을 수 있는 진정한 진보적인 색체를 띤 사안들이다. 그동안 진보개혁세력은 추상적인 이념개혁을 중시해왔고 민생문제등의 각론적인 면에선 오히려 보수세력보다 그 색체가 더 우향화된 면마저도 보여왔다. 이젠 이러한 형이상학적인 개념에서 탈피하여 구체적으로 대중과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향후 다가오는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진보세력이 집권하기 위해선 이제 더 이상 386세대를 대표로 하는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형이상학적인 비전제시로는 그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자신들의 색체를 강하게 대변할 수 있는 정책을 들고 유권자들에게 심판받아야 진정한 진보개혁의 승리가 도래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 생각자체에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한번 밀어줄땐 두말없이 밀어주지만 한번 외면하면 정말 냉정할 정도로 돌아서는 것이 지금의 유권자들의 표심이다. 이는 그동안의 선거과정을 통해서 분명히 과시되었다. 진보진영이라야 말로 이러한 유권자들의 심정을 올바르게 살펴 더이상의 실패를 막아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우야담 - 전2권
유몽인 지음, 신익철, 이형대, 조융희, 노영미 옮김 / 돌베개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야담(野譚)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관하여 민간에서 전해온 이야기로 야사(野史), 야승(野乘), 패사(稗史), 패설(稗說) 등의 용어로 통용되기도 하나 엄밀한 의미에서 같은 개념은 아니다. 야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야사보다는 허구성이 중시된다는 점이 구별되며, 넓은 의미로는 설화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고려후기 <역옹패설>를 시두로하여 조선중기 유몽인의 <어유야담>에 이르러 본격화되었고 이후 18세기 후반부터 성황리에 집대성되었다. 

유몽인은 선조,광해군대에 살았고 인조반정으로 인해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했던 학자이다. 그는 임진왜란으로 분조를 이끌던 당시 세자인 광해군의 세자시강원 문학이 될 정도 문장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었던 인물이었고 정치에도 가담하여 임란당시 선조의 밀명의 받고 전국을 시찰하던 암행어사 역활도 수행했다. 비록 이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이충무공의 난중일기엔 유몽인이 현실상황과 괴리된 시책을 강구하여 전장장수나 관리들에게 욕을 먹는 장면도 나온다)하지만 나름대로의 역활수행은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에게 정치보다는 문장이 몸에 걸맞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어우야담>은 유몽인 자신의 호를 빌려와서 그야말로 정사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기록되지 못한 기록될 수 없는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어우야담에는 천민층에서도 부터 사대부 왕실에 이르기까지 신분계층을 뛰어넘고 승려에서 가파치에 이르기까지 그 직업 또한 두루두루 다양하다. 특히 유몽인은 자신의 누이와 논개등을 비롯한 조선사회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여성들에 대한 후일담을 많이 수록하고 있어 당시 여성상을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일개 개인의 평전에 가까운 이야기에서 종교,인륜,학예 그리고 민간신앙등 우리 선조들의 거의 모든 역사가 담겨져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우야담에 수록된 이야기들을 어디까지 믿을것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그럴 필요성 또한 없다. 문화라는 컨텐츠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기억과 믿음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을 전후로 조선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왔던 이야기들 그 자체만으로 우리는 당시 선조들의 문화와 가치관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연의 <삼국유사>를 <삼국사기>에 비해 그 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역사서로서의 가치마저 부정하지 않듯이 유몽인의 <어우야담>역시 그런 맥락의 접근이 필요하다. <조선왕조실록>등을 비롯한 정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신빙성이 부족한 야사이지만 당시 대다수의 민중들의 공유했던 이야기라는 점에서 어찌보면 문자로 기록된 역동성이 부족한 이야기도 보다 훨씬 더 살아있는 당시 민중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가슴에 깊게 와닿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수록된 이야기들 중 정말 황망스러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지만 이 또한 당시 지배계층에 대한 민중들의 소외감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다른 분출구를 찾았다는 반증의 표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가 공식적인 이야기보다 인포멀적인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듯이 당시 민중들에겐 이러한 비공식적인 이야기들이 어쩌면 더 자신들의 가치관을 대변한다고 믿었는지도 모른다.  

지나간 역사의 기록들은 우리가 정사라고 지칭하는 기록물보다 오히려 야담이니 야사니 하는 비공식적인 기록이 있기에 더 풍요로운 것이고 시대상을 이해하는데도 더 현실적인 것이다. 특히 역사기록이 국가와 지배계층이라는 한정되고 접근하기 힘든 소수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왕조시대에 이러한 야담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구두설화정도로 자리매김할 뻔한 이야기들을 사대부라는 신분의식을 뛰어넘어 야담집으로 편찬한 유몽인의 노력이 있었기에 후대에 야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 선조들의 풍요로운 상상력과 그들의 삶을 인지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 정사이외의 기록물에 대한 후대인의 접근방법에 대한 새로운 고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공식적인 기록물과 비공식적인 기록물에 대한 이분법적 시각의 접근이 아닌 상호 보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장이 열려야 하겠다. 정사가 당시 발생했던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면 야담이나 야사는 당시 사람들의 문화와 가치관 그리고 공통적인 바램을 담고 있는 소중한 기록이다. 비록 그 구성이나 소재등이 비현실적인 것은 당시 정사에 접근할 수 없는 대다수 민중들의 메타포가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라는 수레바퀴가 정사라는 한쪽 바퀴만으로는 굴러갈 수 없듯이 야담과 야사라는 또 하나의 수레바퀴와 더불어 공존하는 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험한 관계학 - 상처투성이 인간관계를 되돌리는 촌철살인 심리진단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적어도 관계라는 틀속에 어떤 형태를 띄든 살아가게 되어있다. 로빈슨 크로스처럼 망망대해에 단절된 섬나라에서 홀로 살아가지 않는 이상은 우리 인간에게 관계라는 것은 필수불가분한 얽매임이다. 우리는 작게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으로 형제와 자매로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으로 나아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이래저래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자연히 맺게 마련이다. 이런한 관계가 하나 둘 확장되면서 인간의 정체성은 더불어 확장 발전하지만 이와 병행하여 서서히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정립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이를 슬기롭게 극보하지 못하면 가정불화와 이혼, 이별, 이탈등 소위 말하는 막장인생으로 그 끝맺음을 하게 되기도 한다. 

아주 단순하고 간단 명료해 보이는 이러한 인간관계가 실상 가장 어려운 것이다. 흔히들 직장인들 푸념중에 일많이 시키는 상사는 하나도 힘들지 않지만 인간적인 관계가 부적절하면 그야 말로 죽을 맛이다라는 소리를 많이도 하고 현실적으로 경험도 하게 된다. 그럼 인간관계는 어디에서 부터 시작하며 어떻게 파악해야 하나? 우리는 송형석의 <위험한 관계학>에서 이에 대한 작은 실마리를 찾아간다. 전작이었던 <위험한 심리학>이 각 개인의 특성을 파악한다면 관계학은 그런 개인과 개인이 형성해가는 관계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으로 가장 근본이면 출발점이라는 가정에서부터 우리는 관계를 갖게된다.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그리고 남편과 아내로서의 관계에서 부터 보이지 않는 심리학의 진수가 깔려있다. 부모의 양육방식이 자녀의 인간관계를 좌지우지하고 결국 연애라는 관계에 까지 미치는 예를 통해서 작게만 보이고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일상생활의 단편적인 말한마디 행동거지가 어쩌면 치명적이고 상처뿐인 인간관계의 디딤돌을 놓을 수 도 있다는 저자의 의견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예로 부터 가장 힘든 것이 사람이라고 했다. 사람에 해당되는 한자인 人은 두사람의 관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몰라서는 안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지나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굳이 겉으로 들어내어서 인간관계를 제단할려고 하는 의도자체가 오히려 타인에겐 관계형성에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그렇게 한켠으로 묻어놓고 지나가는게 보통이다. 그리고 "엄마 아빠와는 대화가 안 통해", "내 남편은 내 마음을 몰라줘"등 스스로 닫힌 생각을 갖게 되고 결국 상처만 남는 관계로 진행된다. 이제라도 왜 우리는 안 맞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상대방과 나의 관계에 세밀히 귀를 기우려야 하고 <위험한 관계학>그런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만한 사례와 처방으로 가득하다. 물론 인간관계에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라잡이의 역활은 충분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도덕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의란 무엇인가>로 시대의 방향타를 던져준 마이클 샌델교수의 후속작 <왜 도덕인가>는 또 다시 우리 사회에 작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道德이라함은 누구나 알듯이 사람이 지켜할 도리를 말한다. 즉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고 그리고 그렇게 행동해야할 지침으로 사람에게 특별히 요구되는 의무사항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도덕이 없는 경우 사람치급을 하지 않았다. 특히 공맹사상을 뿌리적 근원으로 둔 유교문화권, 동방예의지국이라 자처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덕목은 다름아닌 도덕이다. 가정의 관계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속에 출발점은 도덕에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바로 이점이 인간과 짐승을 구분하는 가장 고결한 판단이었음을 우리의 선조들은 파악했고 그 인간됨을 위해 삼강오륜이라는 세부적인 실천항목까지 설정하여 매진했던 것이다. 

이런면에서 우리는 도덕적인 삶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왔고 그런 도덕적인 사회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 이러한 아프리오리한 명제를 지금의 시대에 과연 얼마만큼이나 받아들이고 수긍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선뜻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존재할까라는 의구심이 먼저 들기 마련이다. TV화면상을 장식하는 각종 폐륜범죄에서 부터 성폭행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비리를 논외로 치더라도 이제는 도덕적인 삶이라는 말자체가 마치 경전의 한 귀절을 대하듯이 여겨 지는 세상을 우리는 아무런 저항없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 어쩌면 가장 큰 문제이지 않을까, 여기 저기 폭탄이 많이 자주 떨어지다보면 왠만한 폭탄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 무감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왜 도덕인가>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공동체라는 개인의 집합체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도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정치,사회,경제,교육등 다방면에 걸쳐 도덕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어디까지가 도적적이고 어디부터가 비도덕적인가라는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공동체적 삶속에서 극히 개인이 지향하는 도덕이라는 개념자체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결국 도덕이라는 철학을 머리속의 사유로만 이식시킬 것인가 아니면 실천으로 옮길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다름 아니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개인은 물론이고 어느 사회에서나 선과 악 그리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기준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편차가 다른 공동체와 극히 이질적이거나 납득하지 못할 정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인간본성속에 자리잡고 있는 도덕에 대한 유전인자의 공통적인 영향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도덕을 철학의 한 분야로 승격시켜 인간의 존귀함을 상징하는 영역으로 승화시키고 연구와 학문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이념과 실천이 괴리된 이분법적인 사고를 불러어면서 막연한 대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원인이 되어버렸다. 도덕은 이런 고귀하고 존엄성있는 학문이나 철학의 개념이 아니다. 그저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동안 인간이면 누구나 안고 가야할 대상인 것이다. 그래서 도덕이 결여된 사람을 인간으로 볼 수 없듯이 도덕은 그 실천적인 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개념이 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면에서 우리는 그동안 도덕을 형이상학적으로만 치부해왔고 그에 대한 댓가는 엄청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왜 도덕인가라는 물음보다 왜 도덕일수 밖에 없는가라는 물음이 더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도덕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은 이렇게 우리 인간들에게 도덕이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졌지만 정작 그에 대한 해답은 인간이 우리의 몫으로 남는다. 인간으로 살 것인가 아님 그저 짐승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란도란 2010-11-1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서향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서향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리플 남기고가네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