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사진가 - 사진과 그림으로 기록한 인간의 땅 아프가니스탄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디디에 르페브르 사진.글, 에마뉘엘 기베르 그림.글, 권지현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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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아프카니스탄 하면 떠오르는 두가지 장면이 있다. 미국 헐리우드액션의 선구적인 영화 람보와 9.11테러로 인해 오사마 빈 란데의 인계를 거부하여 미,영 연합국의 공격을 받았다는 정도 그리고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 정권에 의해 지금 이시각에도 상호간의 반목을 중지하지 못하는 나라정도로 기억에 남아있을 것이다.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조로아서트교의 중심으로 한때 번창하였으나 알랙산드로스 대왕의 동방원정으로 인해 인도에 편입되면서 페르시아 사산왕조와 인도의 굽타왕조의 침략에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는 시기를 지내왔고 19세기에는 영국과 제정 러시아의 침략대상이 되었으며 독립된 와중에서도 구 소련의 내침등으로 인해 불안한 정치를 가지고 있는 불행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결국 정치적인 불안정은 반란과 쿠테라는 비정상적인 권력의 이동을 반복하게 되고 마침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 의해 신권정치가 자행되게 되었다.

<평화의 사진가>1979년 구소련군의 내침과 이에 호응한 카르말 정권이 등장하면서 반군세력인 무자헤딘의 대립을 다룬 르포형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의 사진가 디디에 르페브로와 국경없는 의사회의 활약상 그리고 파키스탄과 아프카니스탄을 오가는 여정속에서 두눈으로 생생하게 목격한 전쟁의 참화와 아프카니스탄 국민들의 애환을 뷰 파인더에 담아 흑백사진과 더불어 삽화로 전쟁과 평화가 과연 어떠한 것인가를 지금의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네이팜탄의 폭격으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소녀을 촬영한 사진 한장은 그 해 퓰리처상을 수상했지만 무엇보다도 이 사진 한장이 가져온 여파는 어마어마하게 퍼져 나갔다. 결국 반전운동에 굴복한 미국은 베트남에서 철수하게 되고 전쟁은 끝났지만 아무런 단어 하나 없는 사진 한장이 전파하는 무언의 메시지가 이처럼 강하게 울려 퍼지거라는 것은 작가도 짐작치 못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 되었던 것이다. 사진의 힘은 이처럼 말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언어를 뛰어넘어 사람들의 감정에 그대로 흡수되고 각인된다. 비단 한컷의 사진이지만 이 한 컷이 말해주는 것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번 <평화의 사진가>에서도 말로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상황들을 아니 오히려 언어라는 문장으로 표현하면 왜곡될 수 도 있는 상황들을 사진이라는 단순한 전달 매체이지만 이처럼 완벽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인물들의 표정 하나 하나, 아프카니스탄의 산들과 들판 그리고 험난 하기만한 여정속에도 희망이라는 끈을 찾아가는 인간본성에서 우러나오는 상호간의 믿음과 우정들... 이러한 모습들은 과연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것으로 제대로 표현하는게 가능할까라는 생각마저 들도록 작가는 그 순간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담아 내었다. 물론 작가가 밝혔지만 수도 없는 촬영 컷 중에서 단 한장의 쓸만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건질 수 있다지만 이 역시 작가의 기본적인 감성이나 피사체들과의 교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작가가 파키스탄에 도착해서 아프카니스탄으로 떠나기 전 그들과 공감대를 찾기 위한 노력과 현지에서 무자헤딘들의 삶을 이해할려고 하는 자세에서 이미 그들과 상호간에 교감을 가지기 시작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과 일원이 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는 작가가 이들과 언어로서 공감대를 형성할려고 했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최종 목적지인 야프탈로 향하는 여정이나 도착하고 나서 곧바로 의료행위를 펼치면서 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전쟁의 참화를 여실히 깨닫게 한다. 결국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치적 노선이나 이념과 전혀 무관한 일반 민중이다. 그중에서도 왜 전쟁을 해야하는것인지 이유도 모른채 전장의 총알받이로 내몰리는 어린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들이다. 신의 뜻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이러한 잔혹성은 그들이 믿는 신역시 바라지 않는 바일것인데도 지금도 그 신의 이름으로 이들은 죽음선을 넘나들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에 대해서 자문하게 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많다.  

하지만 이번 작품이 전쟁의 참화만을 다루었다면 일반 전쟁르포형식의 다큐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내일도 기약할 수 없는 전쟁통속에서도 사람들의 살아있는 눈빛을 통해서 평화와 희망을 보았고 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필름에 담아 내었다. 어쩌면 역설적이게도 이들은 바로 평화와 희망을 위해서 손에 총을 들 수밖에 없다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도 있지만  국가의 독립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받고 싶어하는 열망은 세상 어느 나라 어느 민족보다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자원의료봉사와 비단 종교적인 색체는 다르고 가치관을 달라도 같은 인간이라는 공통점에서 인간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인간미를 보여주고 있다. 포탄의 바다 속에서도 봄이 오면 어김 없이 꽃이 피듯이 황무지 아프카니스탄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금 한장의 사진이 보여주는 감동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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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바꾼 아이디어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지음, 안정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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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최초로 달의 표면에 발자국을 남기고(아마 이것 역시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진부한 족적일 따름일지도 모르겠지만) 태양계의 행성을 조사하는 인공위성을 쏟아 리고 전세계를 마치 옆집의 이웃에게 안부를 묻듯이 리얼타임으로 연결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과연 어디에서 부터 왔으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하고 그러한 연구와 물음 끝에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은 다름아닌 우리 인류의 사고의 능력 즉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있다는 것이다. 인류가 다른 포유류나 영장류에 비해 겉으로 들어나는 육체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먹이사슬이 최상의 위치에 군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건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뇌의 진화와 더불어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발전가능한 진보적인 체계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아이디어는 지금의 문명의 총체적인 출발점이자 인류가 지구상의 생명체 중심에 우뚝설 수 있는 특별한 계기를 마련해준 근거인 것이다.

<세계를 바꾼 아이디어>는 BC 만년전 수렵,채집의 시대를 살았던 머나먼 과거에서 출발하여 AD 2000년 까지 세상을 바꾼 170여개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마치 백과사전을 보는 듯한 상세한 설명과 비슷하거나 그 근원을 공유하고 또는 아이디어로 인해 발생했던 결과물에 대한 또 다른 아이디어를 서로 연관 지어 하나의 아이디어가 서로 물고 물리는 과정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주고 있다. 또한 별건의 아이디어마다 훌륭한 삽화나 사진자료를 동원해서 시각적인 편안함과 자칫 사조라는 딱딱한 논조를 이끌어가는데 있어 부드러운 맛을 더해주고 있기도 하다. 저자 자신이 서문에서도 밝혀듯이 다른 시각으로 보면 책보다는 왠지 전자회사에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도움이 되고자 내놓는 다양한 메뉴얼을 모아놓은 카달로그 같다는 느낌마저도 드는게 사실이다. 이 말은 그만큼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자료를 한데 모아놓고 독자들의 눈을 한눈에 사로잡을 수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심판의 날-신의 정의라는 아이디어>장에서 신이라는 정의를 만들어낸 아이디어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과 더불어 고대 성당의 벽화에 나오는 종교색이 짙은 삽화와 더불어 신과 관련된 영화의 한컷을 그림자료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또한편으로 관련된 사조에 대한 추천도서까지 친밀하게 소개해주는 저자의 박식함에 혀를 내두룰수밖에 없다. 여기서 추천하는 도서는 거의 번역이 이루어지지 않는 책들이긴 하지만 저자의 주도면밀함에는 끝이 없어 보일 뿐이다. 마치 카달로그에 나오는 컨셉을 가지고 가장 재미없고 지루하고 딱딱하게만 느껴질 소재를 전자렌지 설명서처럼 보기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저자 만의 특출한 능력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책의 구성이나 시각적인 판형과 다양하고 깊이 있는 자료들만 내세워도 상당한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저작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이 갖는 매력은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 흔히들 지금의 풍요로운 세계를 우리가 만끽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산업혁명 이후 주체 없이 우리들에게 쏟아져 나온 아이디어가 결정적인 역활을 했을것라는 생각에 보기좋게 한방 먹여준다. 저자가 밝히는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산업혁명이전 특히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 수렵, 채집시대와 초기 농경시대에서 부터 그 기원을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서구그리스도교와 근대화라는 쌍두마차에 의해 세계가 진보했다고 믿는 많은 이들에게 인간으로서 원초적인 아이디어는 그 이전시대로 부터 출발했고 단지 산업혁명과 근대화시대를 치면서 확대재생산되고 증폭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아이디어와 역사는 과거의 형식이라고 해서 결코 사장될 수 없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역사가 되풀이 되듯이 아이디어 역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세계를 바꾼 아이디어>는 인간의 사유가 집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연대기별로 아이디어의 흐름을 역사와 비견해서 되집어 볼 수 있는 흔히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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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지음 / 베이직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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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문자발명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인류는 문자라는 초유의 상징성과 대표성을 가진 기호체계를 발명하면서 그동안 선조대대로 구두나 음률 그리고 단순화된 심벌를 빌려 축척해온 지식을 문자의 발명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이자 실시간으로 동시대 사람들과 다음세대의 후손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틀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그런 문자들을 한곳에 모은 책이라는 독특한 체계를 가진 또 하나의 발명품으로 인해 인류의 지적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되었다. 지금이야 지천에 널여있는 것이 책이지만 사실 산업화이전의 시대에 책은 그야말로 몇몇 특정계층에서나 소유할 수 있는 흔히 않는 소유물이었고 또한 지금처럼 인터넷을 비롯한 네트워크화된 지식체계가 보편화된 현대와는 달리 산업화이전의 시대에는 책은 곧 부와 권력 그리고 계급이라는 대표성을 상징하는 메타포의 역활을 하기도 하였다. 즉 이 말은 책을 통해서 지식을 축척했고 그렇게 축척된 지식으로 권력을 창출했고 그 권력으로 세상을 지배했을 정도로 책의 의미는 국가의 공식기관이 관장하는 거대한 지식의 보고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책의 기능은 산업화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시민권력의 대두로 인해 종전에 가지고 있던 기능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던 것이다. 실례로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 보다 각종 네트워크화된 경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경제학적 기회비용상으로도 그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지게 마련인 것이다. 그렇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들 주변은 지나온 그 어떠한 시대보다 책이 홍수속에 살고 있는것 또한 사실이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책을 집필하던 계층의 보편화로 인해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마치 제조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극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시스템속에서 이젠 책 또한 하나의 상품적인 가치로 독자가 아닌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렇게 마치 대형마트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듯이 전시되어 있는 책들을 이제 우리는 어떻게 인식 해야 하는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설서가 선보였다 바로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독서의 즐거움>이다. 교양인이라는 제목 때문에 왠지 딱딱하고 난해한 책에 관한 이야기라면 제목은 잊어버리자. 부제인 독서의 즐거움만을 생각하면서 저자가 소개하는 대표적인 책 30권과 각권마다의 독특한 내용 그리고 책을 읽는 방법 나아가 책을 통해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가를 마치게 되면 왜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어렴풋하게나마 자신만의 체계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에 대해서 걸음마 단계를 밟고 있는 독자라면 저자가 추천하는 30권의 책과 더불어 각권에서 소개되는 더불어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 90여권을 읽게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점은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는 독자들에게도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한발 나아가서 지식을 어떻게 확장해나가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는 누구인가?라는 것에 대한 해답을 던져주고 있다. 즉 나는 누구인가와 작가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은 달리 표현하면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과 만남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책을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세계관 그리고 그 세계관과 나의 세계관을 비교해볼 수 있는 만남과 소통의 가도역활을 책이 해주는 것이다. 책은 작가의 사상을 대표적은 내포하고 있는 활자화된 형식이고 독자는 그런 작가의 사상과 독자 자신의 가치관을 책을 통해 상호 소통해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수도 없이 가질수있는 것이다. 또한 작가의 사상과 나의 가치관이 상호 소통되면 이는 나와 작가를 뛰어 넘어 같은 책을 고유하는 세상사람들과의 만남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더욱더 소통의 실질적인 가치를 알게해주는 역활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독서라는 행위의 가치는 정량화된 화폐단위로 표현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바로 이러한 것이 독서의 즐거움인 것이다.

다독을 하고 한분야의 난해한 독서를 해야만 이러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저자가 밝혔듯이 자신의 실정에 맞게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독서가 가장 훌륭한 독서법인것이고 진실에 가장 근접하는 길이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책은 이렇듯 지식축척의 수단에서 이제는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의 수단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책과 독서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세상과의 소통을 다른 곳에서 찾을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필히 독서의 즐거움을 권해주고 싶고 바로 그러한 길라잡이로서의 역활을 훌륭히 해낼 책이 바로 <독서의 즐거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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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 의사결정에 관한 행동경제학의 놀라운 진실
마이클 모부신 지음, 김정주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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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속된 표현으로 날고 긴다는 전문가들이 부지기수이다. 의학/법률/경제/증권/부동산/사업/연애등등... 우리와 같은 문외한들이 어떤 주어진 환경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바로 다름아닌 이러한 전문가들의 고견을 참조할 때가 많고 그들의 예측에 편승해서 의사결정을 하기 마련이다. 물론 독불장군식으로 자신만의 판단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도 왕왕있지만 대게는 이러한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는다. 그런데 문제는 의사결정 이후 처해지는 결과물이다. 속칭 전문가들 그러니까 나도다 객관적으로 더 똑똑하다고 판단했던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실행했던 의사결정의 결과가 참혹할 때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흔히들 이러한 경우를 "전문가 열세"라는 용어를 빌어 표현한다. 즉 오래된 사고방식에 매인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에 필요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 새로운 의미를 이용하는 것에 실패한다는 의미이다. 그럼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걸까?  

저자인 마이클 모부신은 바로 이러한 점에서 착안하여 의사결정에 관한 행복경제학의 놀라운 진실을 서술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학으로 소비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가장 합리적인 욕구에 의해 한계효용이 최적화 되는 시점에서 소비하는 합리적 소비자를 그 모델로 하고 있으나 전통경제학에서 예측하는 소비행태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어딘가 부족한 면이 있다. 이러한 전통경제학의 대안과 보안으로 <행동경제학> 내지는 <복잡계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자리잡은지도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일반대중 심지어 전문가집단에서 조차 널리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좀더 똑똑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길라잡이들을 제시하고 있다. 휴리스틱(heuristic)으로 표현되는 문제 해결할때 노력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고찰이나 과정을 다양한 예증과 실례를 들어서 왜 그러한 선택이 잘못되고 또한 올바른 선택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고 있다. 

부동산중개인과 일반적인 부동산수요자들의 부동산을 평가하는 방법에서 볼 수 있는 내부적 착각은 흔히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히 개인적인 의사표현의 방식같지만 범위를 확대하면 기업의 의사결정구조와도 비견되는 요소이다. 우리는 어떠한 환경에 속에서 기준점을 설정하게 마련이고 이러한 기준점을 설정하고 의사결정의 기본 판단요소로 활용한다. 그러나 기준점설정 뒤에 올바른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과연 그 기준점이 올바른 기준점으로서 역활을 할 수 있을까?  바로 여기에 함정인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내부적인 착각으로 인해 그 설정된 기준점을 파레토의 최적점으로 인식해 버리고 이를 토대로 모든 의사결정을 확증하여 한쪽 방향으로 몰고가는 편향성을 보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경향을 터널비젼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터널속에서의 view는 한방향으로 편향될 수 밖에 없고 그 방향으로 나가야만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확증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겪게 되는 오류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형서점에서 책을 선택할 때 대게의 경우 책의 표지만을 보고 그 내용을 쉽게 판단하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부조화로 말미암아 내려지는 의사결정의 경우 대게는 몇만원하는 책값에서 부터 수천수억원의 커다란 경제적 손실로까지 이어진다. 결국 한순간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되돌릴 수 없는 막심한 심적물적 아픔을 가져오는 것이다. 

흔히들 똑똑한 사람이 어떻게 저런결정을 내릴까라고 혀를 차지만 이는 모든 이들의 딜레마와도 같은 것이다. 나 자신 스스로에 잠재해있는 내부적 착각과 인지부조화 그리고 확증편향등의 성향을 다스리지 못하는한 우리도 똑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저자는 좀더 똑똑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 심리학과 행동과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의 논지에서 그 오류들을 제거하는 방법론적인 제안을 던져 주고 있다. 사업을 하던 삶을 살아가던 간에 리스크는 상시로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다만 리스크중에 통제가능한 리스크을 줄여나가는 것이 실패를 최소화하고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일 것이다. 이러면에서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는 다시한번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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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업
조셉 머피 지음, 이경남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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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좋을수는 없을거야 울랄랄라 모든게 마음먹기 달렸어 어떤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게 힘이 들다 하지만... 지금처럼 좋을수는 없을거야 울랄랄라 모든게 마음 먹기 달렸어...】이미 고인이 되버린 거북이의 <빙고>에 나오는 가사이다. 불가에서는 부처가 닿지 않는 머나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행자 자신의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을 뿐이고 단지 그 마음속의 부처를 스스로가 찾지 못할 뿐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는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하루에도 나아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천국과 지옥을 넘나든다고 할 수 있다.  

조셉 머피의 <마음수업>은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냐에 따라 향후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저자는 정신의학자로서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 나아가 일생의 삶에 대한 영향이 각 개인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을 먼저 언급하면 인간의 마음의 힘은 그 끝이 없으며 무궁무진하고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말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냐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말은 자칫 잘못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물론 항상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한 시발점이지만 이러한 마음자세를 갖는것 만으로는 마음의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결국 공상에 빠져사는 것이나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는 이러한 공상자체도 도움이 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서 이와 더불어 그 마인드에 걸맞는 행위를 스스로 작더라도 하나씩 쌓아가야지만 그 효과가 배가 된다고 한다. 발명왕 에디슨이나 천제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예에서 보더라도 이들은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와 그에 따르는 불굴의 의지 그리고 엄청한 노력으로 인해 후대사람들에게 잊혀지지않는 인물이 되었듯이 마음과 행동을 같이 병행해서 가져가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일 것이다. 우리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그 만큼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음에 대한 신뢰와 그리고 자신감 나아가 긍정적인 면을 다진다면 그 어떠한 역경도 헤쳐나 갈 수 있는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물론 누구나 다 아는 말이지만 그래서 누구나 다 알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고래로부터 마인드컨트롤에 대한 수많은 자기개발이론들이 나와 있지만 조셉 머피의 이론처럼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설득력있는 이론은 드물정도로 저자는 마인드컨트롤에 대해서 거창한 이론처럼 주장하지 않고 일반인들 누구나 실천가능한 해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가 첫마당에서 강조했듯이 긍정적인 마이드 컨트롤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온전한 믿음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역시 자신이다. 그 만큼 자신에 대한 온전한 믿음 없는 마인드 컨트롤은 그저 사상누각인 공상으로만 남을 공산이 큰 것이다. 지금 부터라도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믿어라! 나 자신을 나부터 사랑하지 않고 믿지 못한다면 그 누구를 설득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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