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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지음 / 베이직북스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인류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문자발명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인류는 문자라는 초유의 상징성과 대표성을 가진 기호체계를 발명하면서 그동안 선조대대로 구두나 음률 그리고 단순화된 심벌를 빌려 축척해온 지식을 문자의 발명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이자 실시간으로 동시대 사람들과 다음세대의 후손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틀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그런 문자들을 한곳에 모은 책이라는 독특한 체계를 가진 또 하나의 발명품으로 인해 인류의 지적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되었다. 지금이야 지천에 널여있는 것이 책이지만 사실 산업화이전의 시대에 책은 그야말로 몇몇 특정계층에서나 소유할 수 있는 흔히 않는 소유물이었고 또한 지금처럼 인터넷을 비롯한 네트워크화된 지식체계가 보편화된 현대와는 달리 산업화이전의 시대에는 책은 곧 부와 권력 그리고 계급이라는 대표성을 상징하는 메타포의 역활을 하기도 하였다. 즉 이 말은 책을 통해서 지식을 축척했고 그렇게 축척된 지식으로 권력을 창출했고 그 권력으로 세상을 지배했을 정도로 책의 의미는 국가의 공식기관이 관장하는 거대한 지식의 보고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책의 기능은 산업화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시민권력의 대두로 인해 종전에 가지고 있던 기능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던 것이다. 실례로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 보다 각종 네트워크화된 경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경제학적 기회비용상으로도 그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지게 마련인 것이다. 그렇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들 주변은 지나온 그 어떠한 시대보다 책이 홍수속에 살고 있는것 또한 사실이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책을 집필하던 계층의 보편화로 인해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마치 제조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극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시스템속에서 이젠 책 또한 하나의 상품적인 가치로 독자가 아닌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렇게 마치 대형마트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듯이 전시되어 있는 책들을 이제 우리는 어떻게 인식 해야 하는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설서가 선보였다 바로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독서의 즐거움>이다. 교양인이라는 제목 때문에 왠지 딱딱하고 난해한 책에 관한 이야기라면 제목은 잊어버리자. 부제인 독서의 즐거움만을 생각하면서 저자가 소개하는 대표적인 책 30권과 각권마다의 독특한 내용 그리고 책을 읽는 방법 나아가 책을 통해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가를 마치게 되면 왜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어렴풋하게나마 자신만의 체계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에 대해서 걸음마 단계를 밟고 있는 독자라면 저자가 추천하는 30권의 책과 더불어 각권에서 소개되는 더불어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 90여권을 읽게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점은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는 독자들에게도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한발 나아가서 지식을 어떻게 확장해나가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는 누구인가?라는 것에 대한 해답을 던져주고 있다. 즉 나는 누구인가와 작가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은 달리 표현하면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과 만남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책을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세계관 그리고 그 세계관과 나의 세계관을 비교해볼 수 있는 만남과 소통의 가도역활을 책이 해주는 것이다. 책은 작가의 사상을 대표적은 내포하고 있는 활자화된 형식이고 독자는 그런 작가의 사상과 독자 자신의 가치관을 책을 통해 상호 소통해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수도 없이 가질수있는 것이다. 또한 작가의 사상과 나의 가치관이 상호 소통되면 이는 나와 작가를 뛰어 넘어 같은 책을 고유하는 세상사람들과의 만남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더욱더 소통의 실질적인 가치를 알게해주는 역활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독서라는 행위의 가치는 정량화된 화폐단위로 표현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바로 이러한 것이 독서의 즐거움인 것이다.
다독을 하고 한분야의 난해한 독서를 해야만 이러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저자가 밝혔듯이 자신의 실정에 맞게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독서가 가장 훌륭한 독서법인것이고 진실에 가장 근접하는 길이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책은 이렇듯 지식축척의 수단에서 이제는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의 수단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책과 독서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세상과의 소통을 다른 곳에서 찾을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필히 독서의 즐거움을 권해주고 싶고 바로 그러한 길라잡이로서의 역활을 훌륭히 해낼 책이 바로 <독서의 즐거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