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일까

들길을 걷다 보면
도랑가로 달개비꽃 피어 있지요.
달개비꽃 볼 때마다
달개비란 이름 맨 처음 붙인 사람
궁금하지요.

누구일까

산길을 걷다 보면
길섶으로 패랭이꽃 피어 있지요.
패랭이꽃 볼 때마다
패량이란 이름 맨 처음 붙인 사람
궁금하지요.

누구일까

 

4학년 2학기 읽기 교과서에 나오는 시.

얘들아, 니네 달개비꽃 아냐?

아무도 모른다. 무슨 색일까? 하는 질문에 노란색일 거라는 대답이 제일 많으니 정말 모른갑다.
인터넷에서 이미지 검색해서 보여주니 아, 저거, 나 본 적 있다, 떠들어댄다.

패랭이꽃은?

그것도 몰라서 검색해서 보여주고 나서,

진짜 저런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하고 물으니
묻는 말에는 대답도 안하고 한 녀석이 불쑥

선생님, 도둑놈의 지팡이, 라는 풀도 있어요!

하길래 그것도 검색해보고, 어떤 녀석이

선생님!!! 얘가 그러는데 개불알꽃도 있대요!!!! 하고 고함을 질러 그것도 이미지 검색을 해서 보여주었다.



개불알꽃은.......정말.......남자 아이들이 어쩔 줄을 몰라하며 몸을 비튼다 ㅎㅎㅎ
(여자애들은 저게 뭐? 하는 표정)

여기까지 이르자 나는 느낌을 살려 낭송하자느니, 되풀이되는 말을 찾아보자느니 하는 수업목표는 홀랑 까먹어 버리고는

얘들아! 며느리 밑씻개, 라는 풀도 있는 거 아니?

하고는 이미지 검색으로 그 풀을 보여주었다.

저게 왜 며느리 밑씻개냐면, 옛날에는 똥을 누고 휴지가 없어서 나뭇잎으로 닦았거든? 그 나뭇잎이 부드러워야 좋겠어, 꺼끌꺼끌해야 좋겠어? 당연히 부드러워야 좋겠지? 근데 어떤 시어머니가 며느리가 미워가지고는 가시가 엄청 많은 꺼끌꺼끌한 잎파리로 닦으라고 주었대. 그게 이 풀이야. 엄청 꺼끌꺼끌하거든.

교과서대로 수업하면 몸을 비비 트는 것들이 이런 얘기를 해 주니 숨도 안 쉬고 듣는다. 신이 난 나는 내친 김에

있잖아~ 밑씻개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알고 있는데 해줄까 말까?

해주세요~~~~~!!!

내가 옛날에 TV에서 본 건데, 실화야. 50년대인가 60년대 쯤에 한 시골 마을에서 미군이 자기들이 있던 건물을 부수고 철수를 했대. 그 시절에는 물자가 귀해서 건물 철거하면 나오는 철근 같은 걸 사람들이 주워다 팔았어. 근데 사람들이 가보니까 이상한 솜 같은 것이 많이 있거든? 그게 뭔가 싶어 주워다가 이불솜도 만들어 덮고 했어. 그게 뭐냐면 '석면'이라고 건물 사이에 넣는 단열재야. 근데 이게 발암물질이 많아서 지금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거거든. 아주 안 좋은 거지.
그런데 글쎄, 이 마을 이장님이 그걸 보고는 '이건 서울 사람들이 뒷간에서 쓰는 휴지라는 것이다' 해버린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이 석면을 휴지대신(그때 사람들은 휴지를 안 썼으니 신문지나 나뭇잎 대신) 사용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이 석면은 그냥 보면 솜 같지만 그 속에 아주 미세한 유리가루가 들어있거든. 그러니 사람들이 얼마나 똥꼬가 아팠겠어? 그래도 서울 사람들이 쓰는 거니 좋은 거라며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 하루는 서울로 유학간 대학생 아들이 고향에 와서는 '엄마, 뒷간에 있는 솜 같은 거 뭐예요?' 한단 말이야. 엄마가 얘기해주니 질겁을 하는 바람에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지. 그래서 사람들이 단체로 목욕탕에 갔어. 뜨거운 물에 담그면 유리가루가 좀 빠질까 해서.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도 몰라.

몇년 전에 테레비에서 본 얘기를 기억나는 대로 해 주었더니 신기해서 어쩔 줄 모른다. 부드러운 휴지도 모자라서 비데까지 사용하는 요즘 아이들에게(실제로 집에서 비데만 사용해서 학교와서 큰 것을 보고 뒷처리를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신문지와 나뭇잎으로 뒷처리를 하던 그 시절이 신기할 수 밖에 없다.

선생님도 신문지로 했어요?

그럼, 신문지 말고 달력 중에서 하루씩 뜯는 아주 얇은 종이로 된 달력이 있거든? 그게 최상품이었지.
그리고 더 옛날에는 어떻게 했는지 알아? 뒷간 옆에 작대기 두개를 세우고는 거기다 새끼줄을 매달아. 볼 일 보고 나오면 거기다 가랑이를 착 걸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쓰윽~ 통과하는 거지. 그럼 끝이야.

우욱~~~!
선생님, 그럼 새끼줄은 한번 밖에 못 쓰겠네요? 더러워지니까.

유난히 깔끔떠는 한 녀석이 묻는데, 그 옆에 있던 여자아이가

아니지. 똥이 마르면 밑으로 뚝뚝 떨어져. 그럼 또 써.

나도 거기까지는 모르겠다, 새끼줄은 사용 안해봤거든.

이러고 노닥거리며 예쁜 꽃 이야기를 하던 시 수업은 똥 이야기로 변질되고 말았는데.......이 변질을 눈치챈 똑똑한 한 녀석,

선생님, 근데 이게 아까 그 시랑 무슨 관계가 있어요?

어? 그러네? 아무 관계도 없지. 그럼 얼른 수업으로 돌아가자.

야!!!!!!! 너는~~~~!!!!!!!

반 아이들의 우뢰와 같은 원성 소리에 기가 팍 죽어 버린 똑똑한 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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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12-08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똘똘이 스머프가 생각나네요.그녀석 귀여운데요.
근데 새끼줄은 정말인가요? 첨 들었어요.^^

아영엄마 2006-12-08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후.. 수업 내용이 너무 너무 알찹니다그려~ ^^ - 저도 신문지랑 습자지처럼 얇고 부드러운 일일 달력 사용해 본 세대죠...(-.-)>

hnine 2006-12-0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만 해도 재미있는 수업 광경이 상상되어요. 맨 위의 시는 아이가 쓴 시인가요. 어린 아이의 호기심이 그대로 드러나요. 개불알꽃은 이름 부르기가 좀 그래서 그런지 나중에 '복주머니꽃'이라고 개명이 되기도 했는데 아직은 덜 익숙하지요.

조선인 2006-12-0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끼줄은 정말이에요. 민속촌에서 본 적이 있걸랑요. 히히.

blowup 2006-12-0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수업은 삼천포로 빠져야 제 맛!(이 수업 재미있어요.)

chika 2006-12-0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업받고 싶어요;;;;;;

플레져 2006-12-0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단대이 수업에 동참한 기분이어요.
달개비꽃은 단 일년에 단 하루만 피었다 지는 꽃이래요. 슬포요...

깍두기 2006-12-08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정말이라는군요. 조선인님이. 저는 어디서 들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아영엄마님, 그 때는 그 종이가 있으면 아주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에이치나인님, 아이가 쓴 시 아니고요, 윤동재 라는 분이 쓴 시입니다. 복주머니꽃....좀 덜 리얼하네요^^

조선인님, ㅎㅎ 그랬구나. 난 어디서 들었지?

나무님, 우리도 왜 어렸을때 받은 수업, 수업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나고 선생님이 해 주신 곁가지 얘기만 생각나지 않나요?^^

치카님, ㅎㅎ 이거 읽으셨으면 한 시간 수업 받으신 것임^^

플레져님, 어머 그래요? 여름에 지천으로 피어 있어서 저는 꽤 오래 피는 꽃인줄 알았는데.

Mephistopheles 2006-12-0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기막힌 수업의 반전이군요..^^
아깝다..제주도 똥돼지가 왜 똥돼지인지도 나올 수 있었는데...^^ㅋㅋㅋ

하이드 2006-12-0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 '똥돼지' 얘기도 해주시지, 옆에 세워 놓은 작대기로 돼지를 쫓으면서 볼일을 봐야해. 안그러면 돼지가 와서 ........ 똥이 사방으로 튀니깐.

마법천자문 2006-12-08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 아이들의 우뢰와 같은 원성 소리에 기가 팍 죽어 버린 똑똑한 녀석이었다... 아아, 역시 한국에서 내부 고발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힘들어요. ㅠㅠ

깍두기 2006-12-0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똑똑한 녀석, 때문에 저 정도에서 끝냈지요^^

하이드님, 도쿄는 어때요? 메피스토님이랑 찌찌뽕 해야 되겠다 ㅎㅎㅎ

체셔강아지님, 님 댓글 왜 이리 웃깁니까.
갑자기 똑똑한 녀석의 위상이, 눈치없는 놈 ㅡ> 정의를 실현하려는 자, 로 높아져 버린 듯한.....^^

마태우스 2006-12-09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씻개라니 전 그런 식물이 있는지 첨 알았어요... 정말 보람찬 수업이었는 듯...

깍두기 2006-12-1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식물들의 이름은 매우 적나라한 게 많더라구요^^
 

어제 페이퍼에 쓴
분실된 전학서류 뒷이야기.

찾을만한 데는 다 찾아보고(이틀을 뒤졌다)
오늘 드디어 전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다.

선생님, 저는 **초등학교 깍두기라고 하는데요.
선생님께 정말 죄송한 부탁을 드려야 되겠어요.
저희반에 1학기말에 ㅇㅇㅇ학생이 전학을 왔는데요.
제가 그만 서류를 분실하고 말았어요.
선생님, 정말 죄송한데요
ㅇㅇㅇㅇㅇ 복사본하고, 전출서류 맨 앞장 다시 작성하셔서
우편으로 송부해 주시면
제가 그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정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생각해도 얼마나 공손하고 이쁘게 전화를 했는지
남자선생님이 받으셨는데
왜 그런 실수를 했느냐, 학기말에 바쁜데 등등의 타박은 한마디도 안들었다.
(사실 나한테 전화가 와도 그런 말 안할 거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대부분 착하다.
동의 안하실 분도 많겠지만 적어도 동료들끼리는^^)

별로 이 일에 대해 마음의 부담 안 가지려고 했는데
꽤 신경쓰였던듯, 수화기를 놓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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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6-12-07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하다!!!!!!!! (^^;;;;;;;)

sooninara 2006-12-0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해결 되서 축하드려요. 특히 남자선생님이라서 더 잘해주셨을 것 같아요^^
남자분들은 여자의 부탁에 약하잖아요

마태우스 2006-12-07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천사같은 목소리에 화낼 사람이 어딨어요

깍두기 2006-12-07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내가 착하단 거요, 전담임 선생님이 착하단 거요?
아님 진우맘이 착하단 뜻?^^

수니님, ㅎㅎ 남자분이라 더 긴장했는데, 오히려 더 쉽게 해결된 것도 같고요. 감사할 따름이죠^^

마태우스님, 사실 그렇습니다. 제가 전화 목소리는 엄청 가증스럽습니다^^

진/우맘 2006-12-0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선생님들은 다 착하다...흐흐....^^;;;

깍두기 2006-12-08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진우맘님, 다른 건 몰라도 대놓고 싫은 소리는 맘약해서 못하는 면이 좀 있죠. 내가 대해본 동료분들의 성향을 보면 좀 그렇더라구요. 내가 너무 안 그래서 그래보이는지도.....^^

새벽별님, ㅎㅎ 님에게 안 걸린 걸 다행으로 여길....까요?^^ 네이스로는 생활기록부만 받아서요, 건강기록부가 없는 거죠, 제가 지금.
 

10억을 받았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남편과의 약속이라고 했습니다.
남편의 라이프 플래너였던 그 사람
이제 우리 가족의 라이프 플래너입니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저렇게 말하며
넓은 정원에서 세차(?)를 하며
'가족의 라이프 플래너'를 지그시 바라보는 여인이 나오는 광고.
얼마전에 딸과 TV를 보다가 둘이 동시에 헉겁을 했다.

나 : 헐, 저거 뭐야! 남편 죽어서 10억 받아서 라이프 플래너란 놈이랑 잘해보겠다는 거야?

딸 : 내 말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 그 여인의 눈빛에 대해서?
나란 인간이 순수하지 못해서?
그렇게 생각하기엔 광고가 너무도 노골적이다.
참 해도해도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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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12-0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그런 깊은뚯이 있었군요.

blowup 2006-12-07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에 필적할 만한 광고가 또 있습니다.
삼성 래미안 광고인데요.
장서희와 연기 못하는 김성수가 나오는 광고 기억하세요?
흑백 화면으로 두 사람의 즐거웠던 한때가 그림처럼 나오고.
이어 컬러로 두 사람이 아파트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전 연인이 따로 결혼해 한 아파트에서 마주치는 장면으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는.
아. 그 광고의 컨셉은 정말 이해하기 힘듭니다.
비슷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은 선택하는 아파트도 같단 의미인지.
그렇게 즐거웠던 한때처럼 행복을 줄 수 있는 아파트란 의미인지.
아파트 구석구석에 밀회할 만한 장소가 있단 의미인지.
혹시 다른 해석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플레져 2006-12-0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저 광고의 실체를 알고, 섬뜩했어요.
남자들 사이에서 저 광고에 대해 말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푸르덴셜의 고객 절반이 광고 왜 그렇게 만들었냐는 말로 포문을 연 뒤
상담한대요... 알면서도 아직 안 바꾸네요. 끔찍해요.

깍두기 2006-12-07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그럼 님은 못 느꼈단 말씀?

나무님, 저는 광고를 그냥 멍하니 보는 편인데
요즘은 너무들 한다 싶어요.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 뭐 이런 말도 있었던 것 같고
아주 노골적으로 돈,의 위력을 과시하는 그런 광고들.
나무님이 말씀하신 그 광고는....세번째 의미가 제일 땡기네요. 밀회할 장소 ㅎㅎㅎ

플레져님, 아, 남자들이 예민하겠군요.
여자들은 그럼 나도 한번......할라나?^^;;;(써놓고 나니 진짜 끔찍하네)

Mephistopheles 2006-12-0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광고는..볼때마다 좀 기분이 그렇더라구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보험든 가장은 죽어서 10억을 남긴다..라는 듯한...
나무님이 말씀하신 레미안광고는 과거의 사랑과 왠지 다음편은 불륜으로 넘어갈 것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니까 불륜조장광고인건가..??)
그리고 엄마에게 돈꾸지 않고 삼성마이너스론에 돈꾼다는 여자나오는 광고도 영....

paviana 2006-12-0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와 저여자 10억 받아서 좋겠다에서 멈춰버렸거든요.남자는 보이지도 않고 오로지 돈에만 올인했나봐요.

깍두기 2006-12-0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푸헐헐~~

메피스토님, 호랑이는 죽어서.....좀 슬프네요. 절묘한 비유^^

아영엄마 2006-12-07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요즘 일부러 TV 안 봐요. (-.-)> (저 광고도 봤는데 내용이 참 그렇더만요. 암튼 요즘은 광고도 짜증 유발이라서 안 보는 것이 상책임다.)

해리포터7 2006-12-07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어요..정말로 그 라이프플래너가 그집아줌마가 10억을 받았기땜에 자꾸 드나드는 것인지....둘이 사귀기라도 하라는건지...래미안광고는 정말 묘하더군요..불륜을 부채질 하는 듯한....광고를 넘 깊이 생각한 제가 잘못일까요? ㅎㅎㅎ

깍두기 2006-12-0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정말 테레비라고는 뉴스도 안보고 사는 요즘인데 어쩌다 저런 광고가 내 눈에 띄었는지......

해리포터님, 마자요마자요, 제가 딱 그 생각했어요. 10억을 받으니까 라이프 플래너씨가 당연히 흑심이 생기지!!! 라고요^^

sooninara 2006-12-0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억...ㅎㅎㅎ 이광고때문에 여자분들은 보험 더 잘 든다던데요?
저도 처음 이광고 보고 허걱했습니다. 울남편 보험은 2억짜리인데..(ㅠ.ㅠ)
라이프플래너가 자꾸 오는 것도 의심스럽긴 하죠? 그 여자도 10억 받고 집에서 탱자탱자 노는 걸로 그려진 것도 웃기고..

래미안은 정말....유부남 유부녀 되서 어쩌라는 건지..대책이 안서는 광고들입니다.

chika 2006-12-07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음... 전 원래 광고에 담겨 있는 뜻을 잘 못읽어내는 사람인지라....;;;;;
(근데 그 광고를 만든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

oldhand 2006-12-07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억 타려면 매월 160만원 내야 된다네요. 보험금에 목숨거는 것도 아니고.. 암튼 찝찝하기 짝이 없는 광고들입니다. 래미안도 그렇고, 사채광고들도 그렇고..

마태우스 2006-12-07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 광고를 못봤지만 신문보도 보고 혀를 찼답니다....

깍두기 2006-12-07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전 그 광고 스치듯 봤던 기억이 있는데 아무래도 심오한 광고인가 봅니다.

수니님, ㅎㅎ 정말? 아내들 속이 그렇게 시커멓단 말이오?^^

치카님, 저도 그런데요. 저 광고는 보자마자 딸과 둘이서 분노했답니다.

올드핸드님, 허걱!! 160만원!!! 남편 죽을 때를 대비해서 한달에 160만원을 내는 아내의 심리는......?????(그 보험 실제로 드는 사람 없을 것 같아요. 16만원도 아니고 160만원이라니)

마태우스님, 신문에 기사도 나왔나봐요?

2006-12-08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6-12-10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ㅁ님, 제가 어쩌다가 이 댓글을 못 보았을까요? 반가운 님의 댓글을.
그들은 그들대로 귀족놀음 하라고 하고
우리는 우리끼리 재밌게 지내죠뭐.
안부 물어봐 줘서 고마워요. 저는 매우 잘 지냅니다.
님도 조금 숨통이 트이셨으면, 알라딘에 자주 좀 들르세요^^

sayonara 2006-12-11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말쌈에 올인~ 호랑이는 죽어서 꺼죽을 남기고...
굳이 곱씹어보지 않더라도 정말 섬뜩한 광고입니다. -ㅜ-

깍두기 2006-12-11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꺼죽.....왠지 더 리얼하네요^^

짱가 2006-12-1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사에서 이 광고에 대한 내용을 봤는데 보니까 한번 납입하고 10억의 보험금이 나와서 광고로까지 나온 것 같더군요 사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잖아요.. 어찌보면 배아픈 일이고.. 근데 이 회사는 양심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했다 ..뭐 이런걸 알리고 싶었던 듯 ..!!그러니 라이프 플래너와 어쩌구 하는 상상은 좀 오바일수도 ... ... 뭐.. 실제 주인공이 없다면 그런말 할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실제 주인공이 있는 얘기이니 본인에게 상처주는 말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요즘 노이즈 마케팅이다 뭐다 해서 사람들의 비판을 받을 만한 광고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10억과 관련된 이 광고는 만들어진 내용이 아니고 실제 사연이잖아요 .. 근데 사람들은 돈 10억이라는 것과 광고에서는 나오지도 않았던 불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하여 조금 씁쓸하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이사회의 인간관계가 많이 황폐해졌다는 뜻이겠지요 ;; 아무튼 마음이 좀 그렇네요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냄새 맡을 수 있고
내 손에 딱, 잡히는 실체가 있다.

내가 지금 커피 한잔 마시려고 앞에 갖다놓은 커피잔
이건 딱딱하고 물샐틈없다. 커피를 타 놓으면 한방울도 새지 않는다.
이 커피잔은 어떤 물질로 되어 있다. 
쪼개고 쪼개면 그 물질의 성질을 가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알갱이, 가 된다.
그것이 이름하여 분자이다.

분자는 또 쪼갤 수 있다. 그렇게 쪼갠 것의 이름은 원자.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되어 있고
원자핵은 또 중성자와 양성자 같은 걸로 되어 있다.(여기까지 계속 '자' 돌림이구나)

그런데
원자라는 것은 우리가 무심코 생각하는 '속이 찬 물질'이 아니다.
원자핵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다, 고 우리는 알고 있고 과학시간에 그 모형도 책에서 본 적 있는데
실제 원자를 크게 확대시켜서 생각하면
커다란 축구장 한가운데 축구공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는 꼴이라고 한다.
우리가 '물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는 텅빈 '공간'과 다름없는 것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그냥 철학적 명제일 뿐이 아니라
'사실'이구나.

 

부처님은 그 사실을 아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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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보는 바보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실학, 실학자.
박지원,박제가, 정약용, 홍대용......
실사구시, 조선후기 성리학을 비판하고 상공업의 중요성을 주장함.
저서 뭐뭐뭐뭐.......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달달 외워서 아직까지 어슴푸레 기억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들 실학자는 내게 피와 살이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저자인 안소영씨가 어찌나 그린듯이 묘사를 해 놓았는지
책을 덮고 나니 한동안
내가 이들과 친구하고, 이들의 고뇌를 함께 슬퍼하며
같은 책을 읽고, 함께 울분을 토하고, 이들의 가난을 함께 체험하고 책 속에서 같이 거닐다 빠져나온 듯 하다.

간서치.
책만 보는 바보.

그러나 그들은 절대 책만 보는 바보는 아니었던 것이
책 속에서 인간에 대한 연민의 마음과
나라를 일으킬 새로운 지식과
백성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실제적인 해결방법을 찾아 헤맸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럴 때마다 저는 조선 농민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루 종일 들에서 일하고 돌아와 흙 묻은 옷을 제대로 갈아입지도 못한 채, 때에 전 가마니 위에 그대로 쓰러져 잠들어야 하는 우리 조선 백성들의 모습 말입니다.

'실학' 이라 하면 부국강병이나 근대화, 편리함 등등의 말이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 그들의 생각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백성들의 가난과 고난에 찌든 모습을 가슴이 아리도록 안타까워 했을 그들의 모습이 이 책에서 절절하도록 묘사된다. 그리고 철저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에서 서자 출신으로 아웃사이더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아픔도 그 위에 오버랩 된다. 역시 아픔을 겪은 자 만이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

안소영씨가 어린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수많은 고문서와 씨름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이렇게 문학적 향기가 느껴지는, 역사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그렇지만 철저한 고증으로 이 책은 그대로 인물열전(?)으로도 읽힌다)로 우리의 옛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다시 누리고 싶다.

나는 사실로 문살을 반듯하게 짠 다음 상상으로 만든 은은한 창호지를 그 위에 덧붙여 문을 내 보았습니다. 이 문을 통해 햇살도 드나들고, 바람도 드나들고, 옛사람과 우리의 마음도 서로 드나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가 자기 책에 대한 묘사를 이렇게 잘해 놓아서 더 덧붙일 말이 구차할 지경이다. 사실로 짠 문살에 창호지로 바른 상상이라....바람이 드나들 듯 옛사람과 마음으로 교류하라고.....딱 그랬다.

책 사이사이 몇쪽을 넘길 때마다, 족자처럼 길게 펼쳐진 그림도 정말 아름다웠다. 잘 만들어진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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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에 써 놓은 리뷰.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비공개 카테고리에 들어있다.
지금 보니 뭐가 거슬렸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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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6-12-0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만들어진 책. 잘 쓰인 리뷰구먼유. 뭐가 마음에 안드셨슴까.
갑자기...제 미완성 리뷰들을 함 살펴봐야 싶슴다...ㅋ

blowup 2006-12-01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임을 단박에 알게 해주는, 게다가 무엇에 매료되었는지도 알 수 있는, 좋은 리뷰입니다. 뭘 더 바라시나요?-,-
소설 리뷰는 거의 1년 만이군요. 와우.

sooninara 2006-12-01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도서관에 있던데..빌려 봐야지..ㅋㅋ

깍두기 2006-12-0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맘에 안들었던 건지, 미완성이었던 건지, 지금은 모르겄시유^^
나무님,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1년만. 소설 읽기는 꽤 읽었는데.
수니님, 아주 좋은 학교도서관이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