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은 헌책이다 - 함께살기 최종규의 헌책방 나들이
최종규 글 사진 / 그물코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동네에 흙서점이라는 중고서점이 있다. 요즘엔 자기가 사는 동네에 유명한 중고서점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기가 일수인데, 나같은 경우엔 퇴근길을 그 서점 앞을 지나야 하는터라 왕왕 들르곤 하기를 4년이다.

그 서점에서 읽을 만한 좋은 책도 많이 샀다. 그 중에 안 읽은 것이 태반이지만....  언젠가는 모두 읽으려니 한다.

동네에 헌책방만 아니었다면 잘 몰랐을 중고책방의 세계...

이 책은 그 세계의 길잡이를 해 준다고 하면 맞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조희봉의 <전작주의자의 꿈>과 비교를 하게 된다. 조희봉의 글은 헌책방과 자신의 일화를 중심으로 써서 한 개인의 헌책방과 얽힌 역사를 들여다보는 맛이 있었다면 이 책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헌책방 하나하나를 돌아보고, 책방주인장의 인품도 묻어나게 기술하였다.

 

진주 망경남동 <중앙서점> 아저씨는 "고물상이 있기 때문에 헌책방도 있을 수 있고, 고물을 뒤지면서 보물을 찾아낸다"고, "헌책바에서는 고물을 사서 책손님들에게 보물을 파는 곳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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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0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팽이 2007-02-1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변에 헌책방이 하나 있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찾아서 다니는 즐거움도 있지만
요즘 몸이 그럴 형편이 안되나서리...

내가없는 이 안 2007-02-1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까운 곳에 하나 있음 좋겠어요. 누군가와 헌책을 같이 고르고 있음 참 재밌어요. 특히 독서취향이 다른 사람이라면 더 흥미롭죠. 서로 보물이라고 생각하는 책이 참 다르거든요. (우연히도 제가 유일하게 가는 헌책방의 이름은, 보물섬이에요. ^^)

icaru 2007-02-12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 님.. 그러게요~ 동네에 헌책방이 있는 게 행운이라는 걸, 또 한번 실감하네요. 그런데 어디 아프세요? 아... 바쁘시다는 뜻일수도.

이안 님... 보물섬! 이름 한번 제대로네요 ^^ 저도 동생이랑 가서 골라 놓으면 제각각이었죠~ ㅎㅎ

숲노래 2007-02-19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club.cyworld.nate.com/50154471111/68509456
이 주소로 들어가 보시면, 전국헌책방목록을 내려받기 할 수 있습니다. 주소록 내려받기를 해서 살펴보면, 자기 집이나 일터에서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헌책방으로 어느 곳이 있나 알아볼 수 있읍지요.

2007-02-20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2-2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 님 쿄쿄... 이런 좋은 정보를...!!
속삭님.. 주인 아저씨는 내가 가면 먼저 알은 체 해 주시는데...
아주머니는..아니여~
 
탐서주의자의 책 - 책을 탐하는 한 교양인의 문.사.철 기록
표정훈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품절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랫동안 그렇게 혼자일 것이며, 깨어나 책을 읽거나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날릴 때면 가로수 사이를 이리저리 불안하게 거닐 것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51쪽


물론 좋은 부모라는 게 반드시 아이 마음에 쏙 드는 부모는 아닐 터이니, 나름대로 설정한 최선의 부모를 머리 속으로 그리며 일관성을 지켜 나가는 수밖에 없다. 아버지는 자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으로 자식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어머니는 있는 그대로의 자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둘 사이에서 중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 듯....


-75쪽

책과 마주치는 기쁨은 사람과 마주칠 때의 기쁨과 똑같다. 독서의 기쁨은 해후의 기쁨이다. 그런데 모든 역사적 사건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 같이 독서에서의 해후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해후란 말은 한편으로 어느 필연성을 뜻해야 한다. 완전히 우연하게 마주친 것 같지만 그것이 역시 필연이었다고 끄덕일 수 있는 것이 해후이기도 하다. 그것은 단순히 외적인 필연성이 아니라 오히려 내적인 필연성이다.
이리하여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해후했고, 괴테와 실러도 해후했다. 독서에서도 똑같이, 혹은 스승으로서의 혹은 친구로서의 책과 해후하게 된다. 일생 이런 해후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책을 읽어도 결국 아무것도 안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그런 해후를 경험할 수 있을까? 스스로 구해야 한다. 구하는 것이 없는 자는 마주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가령 마주친다 해도 그것임을 모르고 지나칠 것이다. (미키 기요시 <독서론>)
-121쪽

사람이 의자에 앉는다는 것은 안락과 능률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얻지 못한다는 것은 그가 의자에 앉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때 의자는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된다. 모든 형이상학이 다 그러한 것처럼 의자의 형이상학적 의미도 처음부터 분명하거나 명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자에 대한 각종의 음모와 와 유혈이 인간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내려오는 것일까. 의자란 자리를 의미하며, 자리란 자기가 있어야 할 위치와 장소를 의미한다.
이것이 의자가 상징해 주는 사회적 지위와 직능적 성질의 구체적 의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있어야 할 장소에 있지 않으면 자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자기의 의자를 갖는다는 것은 자기의 존재를 갖는다는 뜻이 된다. (조연현 <의자의 사상>)-179쪽



개념 공부는 개념들의 뿌리의 갈래에 관한 지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자, 그 지도를 길잡이 삼아 그물을 던져 새로운 개념을 포획하는 일이며, 이는 바꾸어 말하면 곧 독서가 된다.

-225쪽

과거의 자유 사회가 보여 준 중요한 미덕은 지적 생활의 다양한 형태를 가능하게 해주었다는 데 있다. 열정에 사로잡힌 반항적인 인물들이 있었는가 하면, 기품과 화려함을 뽐낸 인물도 있었고, 꼬장꼬장하고 엄격한 인물도 있었으며, 무척이나 영리하면서 복잡한 인물, 근면하면서 현명한 인물, 다만 묵묵히 바라보면 인내하는 인물도 있었다. (미국인의 반지성주의)

-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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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독서일기 범우 한국 문예 신서 79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199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장정일의 독서일기 1993~1994를 읽다.

나온지 오래 된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읽다. 장정일의 지금의 모습에선 조금 옅어져서 찾을 수 없는 부분이, 이 책에서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비판의 날을 세우며  까칠하게 말을 하는 악동 장정일.  

장정일은 그의 책읽기 5권에서 복거일 그 이름 만큼이나 괴상망측(?) 사람은 본 일이 없다는 말을 했었다. 이 책에서부터 이미 장정일은 복거일을 주시하고 있었음을 본다.

그리고 대학 1~2학년 때 과제 때문에 읽었던 당시 신간 박일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하재봉의 <블루스 하우스>, 이인화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발견. 흥미 때문에 열올려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화요일의 여자들>.  신경숙의 몇몇 작품들을 그의 이 책에서 발견하니... 옛날 레포트 제출용 노트를 다시 펼쳐보는 듯 콤콤한 회상에도 잠겨 본다. 

그러나 이 책에서 곧 여지없이 그 책에 대한 혹평 발견.

박일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
몇 해 전 어떤 허풍선이 ‘살아 남은 자의 슬픔’을 참칭하며, 그 슬픔을 가장한 바 있으나, 그것은 유치원생의 작문처럼 유치찬란한 것이었다. 그런 우스개가 모모한 문학상을 받고 나오는 난장 같은 한국 문단.


하재봉의 <블루스 하우스>
이 소설에 나오는 ‘황금의 삼각형’ 이미지는 무라카미류의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에 나오는 ‘검은새’의 이미지에 비하면 너무 왜소하고하고 설득력이 없다. 하재봉이 포스트 모더니스트라고 선전되는 것은 우스개스러운 일이다.

이인화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일급의 평론가가 나쁜 소설을 쓸 수도 있다는 전례를 보임.

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오문과 악문으로 가득한 책. 여성적 글쓰기에 대한 형식적인 전략이 전혀 배려되지 않은 엉터리 페미니즘 소설. 노회한 김수현이 도리어 ‘언니’라고 불러야 할 만큼 닳고 닳은 상투. ,를

무라카미 하루키의 <화요일의 여자들>
하루키의 단편은 그가 쓴 장편의 낙수에 불과하다. 이 단편집의 번역자인 서계인은 그의 또 다른 하루키 번역에서와 같이 서양인의 인명을 옳게 표기하는 일에는 젬병이다. 

신경숙의 <깊은 슬픔>
너무 많은 헛것으로 나를 짜증나게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짜증을 독자들은 기꺼이 받아들였다. 까닭은 물질주의와 쾌락주의가 득세하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감상주의로 복귀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  감상은 '사랑없는 사랑'의 무절제에 대한 반작용이다. (...) 그러나 감상주의로의 도피보다는 '살 없는 사회'에 대한 직시가 더 진실해 보인다. 그리고 어긋난 사랑의 비가와 순애보의 역사는 이광수에게서 혹은 더 멀리 샬롯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서 이미 완성되었고, 철없는 복고주의자들에게 나는 그것을 되풀이 권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은 비판의 날을 누그러뜨린 것만 같은 김형경의 작품 경향에 대한 장정일의 말.

김형경의 문학적 관심과 기술은 정적주의적인 것이고 심리주의적인 것이다. 그녀는 낚시를 즐기는 한 주인공을 통해 “안개가 피어오르는 강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 그 하염없음 속에 몸을 담그고 모든 정신을 이완시키는 것. 그렇게 이완된 정신의 어느 한 곳을 뚫고 오래 풀리지 않던 문제가 명징한 깨달음처럼 스스럼 없이 풀리는 상태를 동경한다.

이 책을 통해서 좀 솔깃했던 책들은 다음과 같다.


래이 브래드버리 <화씨 451>

공선옥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 살>

사강의 <어떤 미소>

장 그르니에의 <까뮈를 추억하며>

폴 존슨의 <지식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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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9-0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거즘 읽었던 책이고 느낌이 있었던 터라 장정일님의 의견에 80% 이상을 지지합니다! 근데 저두 김형경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안개 낀 강둑에서 제게 닥친 문제를 생각해봤지만 정신은 흐트러져가기만 하고..배는 고프고..바지춤을 풀어헤친 아자씨가 불쑥 튀어나올까봐 무섭기도 하구..암튼 고민은 계속 되더라구요. 근데 근처 식당에서 해장국 한 그릇을 먹고 나왔는데, 곧바로 해결이 되었어요. 그 해장국의 뜨거움과 개운함이 제게 삶에의 열망을 불러일으켜줬다니깐요. 살자! 이거였습니다! 가끔 골칫거리 문제들은 아주 단순한 곳에서 해결될 때가 있더라구요. 흐..

2005-09-01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9-0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정일씨는 상당한 독설가인가 보죠? 어찌되었든 저들 작가의 작품이 찜쪄먹듯이 뚝닥 나온것은 아닐테고 나름 고뇌와 고통의 산물일텐데...어차피 발전은 그런 독설가들이 있음으로써 이루어질테지만...극단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좀 안맞는 사람이 아닐까 싶네요.

비로그인 2005-09-0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전에 한겨레 섹션을 읽어보니까 어떤 젊은 소설가 왈, '작품이 얼마나 힘들게 나오는데, 감히 별점으로 좌지우지하려는 게요?'라며 섭섭함을 드러내던데..사실 알라딘의 별점 제도는 저도 탐탁치 않긴 해요. 대충 읽을만한가 부다, 라는 시각적인 정보를 주긴 하지만..(잉크냄새님 댓글에 곧바로 비굴하게 꼬리 내리는..깨개앵..)

2005-09-01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9-0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에서 언급한 것 중에서...그야말로...읽은 것은 읽은 것이로되, 읽지 않은 것은 도통 무슨 소리인지...ㅋ 날카로운 비평들이지만... 사실..좀 어렵데데 합니다.
뜨거운 해장국을 들이키면서...“살자!” 하는 경지... 흠.. 인생의 실마리는 그렇게 단순한 데서 풀리기도 하지요~

속삭이신 교열부장 님...(앗 누구신지 알법하죠?) 저는 밤낮없이 좁니다요~ 고맙심더... 다 반영했어요!!!

잉크냄새 님... 그래도 2,3,4,5,6으로 갈수록 그런 악동같이 날이 퍼렇게 서 있는 비판은 좀 누구러지는 추세가 아닐까 보여져요... 나이를 먹으면 포용력이 생기나 봐요..

복돌언니..후후후..꼬리는 내리라고 있는 것잉게...
한겨레에 그런 글이 있어요... 음...찾아서 읽고 싶네요...뭐라고 했는지 듣고 싶어요...

파란여우 2005-09-0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권 아끼는 책입니다. 저와 언제 한 번 장정일 흉보기 함 하실래요?^^
아참, 이주의 리뷰 당선되신건 이 페이지에다 축하 드려요.
으흠, 그 쪽 방은 정신이 없어서^^

내가없는 이 안 2005-09-01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동이란 표현, 참 귀여워요. 전 뭣보다 공지영과 신경숙을 너무 후려쳐놔서 당사자도 아니면서 괜스레 당황스럽지 모예요. 전 요즘 신경숙 소설집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만, 그래도 장정일의 이 책 참 재밌게 읽었어요. 반갑네요, 오랜만에 이 책 표지를 보니깐.
이주의 리뷰 당선이시라고요? 역시 제가 그랬잖아요. 여러 리뷰 중에 하나 될 성싶다고. (고거 말한 타이밍이 맞나 싶지만서도. ^^) 축하축하.

icaru 2005-09-02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 님..고맙심더...저도 그쪽 방면과는 인연이 없어요....어쩐일일까..놀랍기도 하고..뭐 땡 잡은거죠... 흐흐..아끼시는 책이구먼요...전 책 보고 흥분하면...저렇게 옮겨다 적기 바쁘니...참...

이안 님..그러니까요... 그는 공선옥과 공지영을 대비시킴서...공지영을 한껏 끌어내리기도 했드랬지요... 흠.. 아흠.. 그리고 정말 쑥쓰럽네요... 그냥 요즘에 알라딘 사이트에서 책을 샀다고 상 주네비다...합니다...정말로요..

2005-09-03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9-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정말 찌찌봉 해야 겠네요.. 누가 빌려달랬는데, 막상 빌려주려니까 괜히 싫어서 ㅎㅎㅎ 깍쟁이!! ㅎㅎ
다른 책 보다...장정일의 독서일기는 누구 빌려 주기도 좀 그렇고 빌려 읽기도 그런 책 같습니다... 누구 빌려 주고 나서... 아 장정일은 어떻게 말했더라 하고 뒤적뒤적 찾게 되는 경우가 있고...역으로 빌려 읽고, 돌려 주고 나서... 아..돌려 주기 전에..적어둘 걸 하기도 하고...

2005-09-03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9-0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속삭님은 중학교 시절부터 문학소녀의 길을... 교육방송 세계의 명화 시간은... 딱 문학소녀의 정도(正道). 이죠..

히피드림~ 2005-09-0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부터 관심있게 보아온 책이었는데 여적 읽지도 못했네요.
꼼꼼하게 써주신 리뷰, 잘 보구 갑니다.

icaru 2005-09-04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그런데.. 절판이구만요...
명불허전이라고 책은 되려 빨리 절판 되더라고요..

인터라겐 2005-09-04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지영에 대한 비판에서 너무 웃겨서 웃었어요.. 김수현이 도리어 ‘언니’라고 불러야 할 만큼 닳고 닳은 상투..
 
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황순원의 ‘소나기’나, 이청준의 ‘눈길’과 같은 작품을,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가 아닌, 개인적인 내밀함을 추구하는 읽기의 연장선상에서 먼저 만났더라면, 그 감동은 조금 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학교 교과목에서 그리하듯, 복선이 뭐냐, 주제가 뭐냐, 요약을 어떻게 할거냐에 혈안이 되어, 깨어있는 독서, 창조적인 독서를 왕왕 부르짖다 보면, 읽어내야 할 모든 글조가리들이 마음속에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페냑의 말처럼 소설은 그냥 소설로 읽어야 맛이 난다. 우리는 이야기가 그립고 이야기에 굶주려 있으니, 그저 분석하는 고민에서 벗어나 이야기 자체에 흠뻑 빠지고만 싶은데.
책머리에는 이 책을 부디 강압적인 교육의 방편으로 삼지 말아달라는 작가의 간곡한 부탁이 있기는 하지만, 페냑은 읽기 교육에 있어서 여러모로 지침을 삼을 만한 말들을 많이 해 준다.

책과 담쌓은 아이들에게 읽기의 즐거움을 깨우쳐 주기 위해서는 어린아이가 처음에 글자를 배울 때 그러했던 것처럼, 다 큰 아이들에게도 소리를 내어 크게 읽어 주라고 한다. 그것이 읽는 즐거움의 시초였다고. 그런 다음 내용을 묻지 말고, 독후감을 쓰라고도 하지 말라 한다. 독서를 하면서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라고.

우리는 학교에서 읽기를 배우지만, 책 읽는 법을 좋아하는 것은 학교에서 비롯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책 읽는 일을 좋아할 수 있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책읽기란 무엇보다도 바로 이야기에 대한 갈구, 허기를 채우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계속 상기시켜 준다.


어디 하나 버릴데가 없는 표현들로 20년 남짓 교사 생활을 했고, 여러 동화들을 써낸 작가가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 보는 재미가 그 어디 비할 데 없이 좋다. 게다가 안과 밖, 중심과 주변, 어른과 아이의 시각을 두루두루 아우르며 쓰여져 있기에,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방법적 측면에서 이 책에 귀를 기울이다가는, 조금 읽다보면 성인이며, 책을 조금 읽었다는 우리 자신에게 그 목소리가 향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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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5-02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 120%요. 책에 나오는 그 멋진 단편들( 사실 사회 나와서 읽어본건 김승옥의 무진기행밖에 없지만요) 을 수능이란 지상최고과제의 하나로서만 분석하고 읽어야 했던건 그래서 소설을 소설로가 아닌 문제로 보았던건 정말 억울해요.

icaru 2005-05-02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 하이드 님... 짜르르~~~! 감전된 거 같습니다..제말이 그렇다니까요..
무진기행...아... 그 작품이 맨으로 읽으면 참...괜찮은 거 아닙니까...
수능 ...논술... 하니까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도 생각나네요...
분석하고 논하라... ㅠ,ㅜ 투성이...

2005-05-02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02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비 2005-05-0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절로 고개가 끄덕이네요.. 동감합니다.^^

icaru 2005-05-03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아하아... 제가 이 작은 포켓 사이즈 북에 포옥 빠졌다지요... 어느것하나 버릴 게 없고...생각같아서는 밤이새고, 날이새도록... 책 전체를 문서로 남기고 싶단 생각까지 했을까요...제가 좀 오버쟁이긴 합니다만... 저 책은 진짜 보물이더라고요... 고마워요...님 ㅠ.ㅠ 제 호들갑을 귀기울여 들어 주셔서요 ^^
실비 님... 그죠오? ^^

2005-05-03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03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5-0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출장에서 돌아오신거래요? 저...잘 지냈어요~ 하아.. 지도 그 시를 쓴 시인은 시험문제를 어케 생각할까...궁금한데.....주변에 교과서에 작품을 낸 사람들 중 아는 사람이 없네요 ^^ 물어보고 싶은데...


2005-05-04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5-0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옳소! 이카루님 말씀이 맞소. 요즘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긴 하지만 자신만의 의미를 추려낼 시간이 없어요. 기계적으로 그냥 핵심을 외워버려야 하니깐요.

로드무비 2005-05-05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아, 페이퍼는 엇따 감췄슈?
이름도 바꾸시고.
내부수리중이시군요.
그건 그렇고 이 책에 대한 엄청난 칭찬에 할수없이(?)
보관함에 집어넣습니다.^^

2005-05-06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07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6 범우 한국 문예 신서 56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진정으로 책과 바람이 난다면... 아마 나는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무쟈게 편애하는 사람이 될 거 같다.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그렇게 훌륭하냐고 묻는 것은 우문이다. 사실.... 세상의 모든 독서일기는 다 훌륭하다. 내가 지금껏 먼지처럼 쌓아놓은 리뷰들도 그냥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처럼. 장정일이라는 한 개인이 특별히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가 꾸준히 일기를 내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독서일기를 높이 사는 이유는 다시 읽는 의의가 있고, 한 권의 책에 대해서도 내 생각의 변화를 그의 일기를 통해 지표 삼을 수도 있지 않은가. 가령 그의 서평일기 책 중에서 이미 읽은 책들은 내 느낌과 비교하며 읽으니까 재미있고, 이 느낌이라는 게 일치할 때는 되게 반가운데(윤광준의 소리의 황홀에서 일치함.) 완전 어그러질 때도 있다.(암퇘지와 냉정과 열정 사이는 서로 딴소리...)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은 소개를 받으니까 좋고.


이번 6권을 통해 만나니, 장정일이 조금 변했다. 그의 독서관은 개인적이고 내밀한 것을 좇아가는 독서에서 약간 다른 것으로 진화했다.

“민주 사회란 여러 가지 의견이 존재하는 사회라고 말한다.  시민이 책을 읽지 않으면 우중(愚衆)이 된다. 책과 멀리하면 할수록 그 사람은 사회 관습의 맹목적인 신봉자가 되기 십상이고 수구적 이념의 하수인이 되기 일쑤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내밀한 정신의 쾌락을 놓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나쁜 시민이다.”

(이 사람 어째 책을 읽을수록 점점 목뼈가 뻣뻣해지는가 보다.) 선택한 책들도, 황간의 <주자행장>, 소동파의 <마음 속의 대나무> 같은 중국 고전도 있다. 좀 이례적이다. 문화일보에서 <삼국지>를 연재하기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이려니 싶은데....


154쪽

시오노 나나미의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 처음 읽는 시오노 나나미의 이 글들은 무척 쉽게 그리고 즐겁게 읽힌다. 뿐만 아나리 몇몇 감상문은 어떤 글에서도 읽어보지 못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본 많은 관객들은 키팅 선생의 열정에 찬사를 보내며 그런 선생이 성공하지 못하는 융통성 없는 교단과 창의력이 말살된 교육을 비난하기 쉽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키팅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그의 비현실적인 교수법을 문제 삼는다. 키팅식의 교수법은 가르치는 쪽이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야 하고 게다가 학생들의 잠재된 욕구를 자극해야 하기 때문에 커리큘럼 순으로 소화해 나가는 일반적인 교사와 달리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 반도 아닌 대 여섯 개의 반을 그렇게 가르친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교의 선생들은 아주 여유만만하게 “그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그 영화를 태연히 학생들에게 보여 줄 수 있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학교 교육은 ‘뼈대’를 세우는 데 목적이 있으며, 학교에서 기대할 수 없는 ‘피와 살’은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 보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교과서 이외의 책이 존재하는 이유는 키팅 선생적인 것을 갈구하는 사람이 끊임없이 존재했기” 때문이며, 바로 그것이 “교과서외의 책이 출판되는 이유”라고 말한다. 그래서 ”키팅 선생에게 공간을 제공해 줄 학교는 없다. 그는 작가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는 결론은 퍽이나 수미일관하게 여겨진다.

......"인간이란 나이를 먹을수록 많이 보고 느껴야 한다. 젊은이의 감수성이란, 정신적인 나태에 빠진 어른들의 일시적인 항복 상태의 징표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예민하고 깊은 감수성은 진실로 어른들에게만 허락되는 신의 선물이 아닐까”

- (아아, 얼마나 확신에 찬 발언인가! 이 문장의 끝에는 일말의 주저함을 보여 주는 물음표조차 없다!)


 


읽고 싶은 책

 

 

시오노 나나미의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이완 맥완의 <암스테르담>

주명철의 <지옥에 간 작가들>

제임스 리어단의 <올리버 스톤>

p.브루노의 <천재와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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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4-22 0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정일이 삼국지 준비작업으로 중국고전들을 읽었다고 밝힌 걸 봤어요

icaru 2005-04-23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그렇구먼요...아직 완간된 건 아닌가보네요~

잉크냄새 2005-04-2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오노 나나미의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속에 저런 내용이 있었군요. 전 읽는 동안 내내 나나미 아줌씨가 로마인 이야기나 빨리 쓸일이지...했답니다.

하루살이 2005-04-2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나나미의 '나의 인생은...'에 대한 리뷰를 다시 한번 훑어보았습니다. 이야기보다는 인물에 치중한 영화보기, 그리고 그 인물의 품격에 대한 집착 정도로 정리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그렇게나 많이 볼 수 있었던 작가의 어린 시절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렇게 사람마다 다르게 읽혀지는 맛에 보는구나 하는 생각도...

icaru 2005-04-22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미 아줌씨가 로마인이야기나 빨리 쓸일이지...캬캬캬..
님 로마인이야기 읽어보셨어요? 저요? 아니요~ㅠ.ㅜ

하루살이 님... 아...님의 리뷰 얼렁 찾아가서...차근히 읽어보아야겠네요... 예~ 잘은 기억 안 나는데.... 시오노 나나미는 냉철한 사람인 듯 보입니다... 그러게요...어린시절이라... 나나미는 세칭...귀족 계급이었더군요...

릴케 현상 2005-04-22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삼국지는 이미 다 출간되었잖아요...

icaru 2005-04-2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래요오...? 몰랐어요...ㅠ.ㅜ

내가없는 이 안 2005-04-22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언니 웬일이세요, 삼국지 출간 소식을 모르시다니! ^^ 역시 님은 장정일 독서일기도 꾸준히 읽으시는구랴~ 전 중국에서 온 편지, 품절될까봐 부랴부랴 사놓고 한 달째 옆에 놔두고 있는데... ^^

icaru 2005-04-2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이안 님꺼정...^^;;;; ,,,
삼국지 이야기 꺼내지도 말것을...
뒤늦게 후회해 무엇하나....^^

오호...중국에서 온 편지 라...
그죠... 품절의 우려가........누가 그랬는데...누구더라...'명불허전'이라고...말이죠.. 이런 작품은 빨리 사놔야 된다고 말이죠..

릴케 현상 2005-04-2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중국에서 온 편지 나왔을 때 서점에서 서서 다 읽고 참 감탄했었죠^^그런 거 사 줘야 하는 건데...

icaru 2005-04-22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 산책 님..거렇습니다... 그런 책을 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주 유명세가 하늘을 찌르는 거 말고요...

로드무비 2005-04-2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 한잔 어때요?ko-hi-.gif

 

    복순이 언니님, 딸기 드세요.^^


로드무비 2005-04-2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은 저예요.^^

2005-04-23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4-23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로드무비 니임~! 너무 구여워요...방금 커피 한잔 또 타왔어요..'커피'라는 말 한마디...이모티콘에도 저는 커피를 마시고픈 강력한 필을 받죠...딸기도 냠냠...... 아하...그리고말입죠....(추천 고맙심더어~^^ )

icaru 2005-04-23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의 님...오늘 좋은 시간 보내셨겠당 으앙^^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읽은적은 없는데...장정일의 이 독서일기를 보고, 많이 동했답니다.... 꽤 칼로 무 자르듯 명쾌하게 말하는 작가인듯~
앗...님까지... 삼국지...어허..영원히...잊지 못할 장정일의 삼국지여어~!

2005-04-27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4-2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껀을 이해해 주시는 님... 고맙심더 (ㅠ^ㅠ 대성통곡)

2005-04-28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5-04-2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의 백미는 서두에 있습니다.
아주 요약이 뛰어난 것 같아요.
아무리 제가 장정일 왕팬이라고 해도 그렇지 훌륭한 책을 요약한다는 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icaru 2005-04-3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파란여우 님! 제 서재에서 뵈니, 곱절로 반가심더!!
에고...파란여우 님...진짜...넘치는 말씀이셔요... ^^
저는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읽으면서.... 파란여우 님의 내면성없는 책읽기는 황구라다 라는 말을 여러번 새긴답니다~^^

2005-05-02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