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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틀렸다
카렌 램시 지음, 김지현 옮김 / 창과창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모두 행복에 대해 꿈꾼다. 부자 아빠가 나온 것도 역시 최종 도착지는 인생에 있어서의 행복 실현일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사람들보다도 특별히 결혼을 앞둔 부부가 읽으면 비교적 유익할 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널리 알려진 상식들에 대한 가벼운 반박 정도로 읽는 것이 좋다.
집을 사지 않고는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재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집을 사는 것보다 임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만 사람들은 자기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적인 안정감 때문에 집을 사려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현실적인 요인 20%에 심리적인 요인 80% 때문에 집을 사려하는 것이 된다고.
집은 투자 대상 0순위다?
집 한 채를 1억 주고 사서 10년 뒤에 2억에 팔았다고 하자. 서류상으로는 큰 돈을 번 것처럼 되어 있지만, 주변의 집들도 비슷하게 시세가 올랐다면 돈을 번 것이 아니다.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더 싼 집으로 이사하거나, 임대해서 살면서 거기서 생긴 매매 차익을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넓고 좋은 집에서 살다가 그보다 못한 집에 세들어 살려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들은 그 동안 유지해 온 생활 수준이라는 게 있기 때문일 터.
대출금은 하루라도 빨리 갚아야 한다?
여기 한 부부가 있다고 치자. 그리고 부부 중 남편은 매우 분석적인 경우라고 치자. 이 부부가 주택을 융자 받아 구입을 했다고 할 때, 아내 쪽은 대출금을 다 갚기 전까지는 절대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고, 남편 쪽은 대출금을 조기 상환할 돈으로 분산 투자를 한다면 10년이나 그 이상 되는 기간 내에 적어도 7~8%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음을 상기시키려 할 것이다. 저자는 항상 재무 설계의 80%는 현실적 요인에, 20%는 심리적 요인에 근거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한 것을 상기시켜 볼 때, 대출금을 하루라도 빨리 갚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극대화시켜 줄지는 모르지만 제정적인 면에서는 그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돈 문제는 순전히 배우자 탓이다?
돈과 관련시켜 사람을 바라볼 때 대개 네 가지 타입으로 나누어진다.
저축형 : 어떠한 상황에서도 저축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저축한 액수에 만족하지 못한다.
소비형 : 이들은 구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떨쳐내기 위해 항상 소비를 해야만 한다. 굳이 소비하는 돈의 액수가 많을 필요는 없다. 언제 어디서나 주머니에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 쓸 수 있다는 안도감이 필요한 것이다.
근심형 : 이들은 항상 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근심한다. 돈 걱정을 하느라 한밤중에 깨어나곤 하는 유형이 바로 이들이다.
회피형 : 이들은 돈에 대한 주제를 다루거나 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 자체를 꺼린다.
이렇게 네 가지 유형이라 할 때 부부가 자신들의 경제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그 상태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낼 때, 한 가지 사실이 자주 수면으로 부상한다. 뭐냐 자신이 겪고 있는 재정적인 문제들이 자신의 배우자 때문이라고 믿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이렇게 자신과 배우자와의 재정적인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 먼저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자신이 돈에 대해 어떤 타입인가, 둘째 배우자는 돈에 대해 어떤 타입인가.
만약 내가 배우자의 필요를 인식하고 그것을 인정한다면 상황은 쉽게 해결된다. 즉, 돈과 관계된 갈등의 벽을 허무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서로를 제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일 터다. 그런데 만약 근심형의 사람과 회피형의 사람이 만났다면 정말 골때리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회피형은 회피하려고만 할테고, 근심형은 모든 것에 대해 골머리를 싸맬테니, 도무지 생산적인 것이란 만들어내지 못할 터. 이런 부부는 서로를 원망하며 탓하기 쉬운데 처방법은 배우자를 뜯어고치려 하는 일은 그만두고, 일단은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재정 문제에 자문을 구할 제 3자말이다.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배우자의 습성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 또한 억지로 바꾸려고는 하지 말고 말이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사람의 행복은 꿈을 위한 돈을 투자할 때의 즐거움이라고 본다. 저축을 위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마다하지 말라고 강조하기 위해 저자는 이런 "틀렸다"라는 말을 갖다 부친 책을 썼을 것이다.
책의 마무리에는 노자의 도덕경 중 다음과 같은 구절을 옮기고 있다.
"명예와 자신의 생명 중 어떤 것이 중한가? 재산과 자신의 생명 중 어떤 것이 중한가? 명예와 이 익을 얻는 것과 생명을 잃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에게 해가 되는가? 지나치게 명예에 집착하면 반드시 손실이 있고, 너무 많은 재물을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게 된다. 만족할 줄 알면 모욕을 당하는 일이 없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영원한 평안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