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이전 확장판 - 자산을 지키는 가장 완벽한 절세 비법
이장원.이성호.박재영 지음, 안수남 감수 / 체인지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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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세무사 삼인방의 '세테크' 명강의가 수록된 『부의 이전』 에는 자산을 지키기 위한 절세비법들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상속세를 납부하는 지인이 있으면 친하게 지내라' 라고 말할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상속세'는 '부자만 내는 세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져서 거의 모든 국민이 잠정적 상속세 신고대상자가 되었음에도 상속세에 대한 상식이나 이해가 거의 없다. 상속세, 우리가 곧 경험할 '보통의 세금' 이라는 것!



1장에서는 현명한 부의 이전을 위한 상속세와 증여세 기초 지식들을 풀어놓는다. 이후 2장에서는 절세의 핵심인 '시가' 정확히 알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재산평가는 '시가'를 원칙으로 하며,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해당 재산의 종류, 규모, 거래 상황 등을 고려하여 법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보충적 평가 방법에 따른 가액으로 평가한다. 이때 '시가'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의미하고, 재산의 평가기준일과 평가 방식을 잘 활용하면 능동적인 절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증여 10년 주기 절세 플랜 세우기에 관한 3장은 미리 준비하는 절세 증여법에 관한 것들을 정리해놓은 장이다. 증여세는 동일인으로부터 10년 이내 증여받은 1,000만원 이상의 재산을 합산하여 계산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상속 발생 시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상속인 이외의 자,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가액을 상속재산에 합산하여 계산하도록 되어있다. '증여로 인해 발생하는 위 두 합산 규정이 상속세와 증여세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주범이다.'(p156)

자녀에 대한 증여의 경우 미성년자는 2,000만원, 성년이 된 후 5,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한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미성년자녀에 대한 현금 또는 주식 증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터라 이해가 어렵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 2,000만원을 증여한 후 10년 주기로 증여를 한다면 30세의 성년이 될 동안 4회의 증여를 통해 1억 4,000만원의 재산 형성 기초 자금을 마련해줄 수 있다. 책에서는 이렇게 증여재산공제액만큼만 증여하여 증여세를 발생시키지 않는 방식을 '면세점 증여'라고 부르고 있다. 2024년부터 혼인 및 출산하면 직계존속으로부터 1억원 더 증여받을 수 있게 된 부분도 확인하게 된다. 혼인신고일 이전 2년부터 이후 2년까지, 출생일 또는 입양일로부터 2년 이내까지 증여받는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사실. 

다양한 증여방법과 증여세에 대한 부분을 지나 4장에서는 상속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사실 혈육을 떠나보내며 함께한 시간을 추억하기에도 부족한데, 슬픔을 채 달래기도 전에 경제적 이해득실을 따져야 하는 불편함이 우리에게 상속에 대해 낯선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차라리 사전에 절세비법을 이해해놓는 것이 좋다고 저자들은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앞 장에서 '사전증여에 대한 지식을 익힌 근본적인 이유는 눈앞의 부의 이전인 증여세 절세와 미래에 발생할 상속세의 절세를 위함' 이었다며 시작하는 4장은 효과적인 부의 이전을 위해서는 계산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상속세 신고 및 납부기한은 상속개시일(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월이 되는 날까지다. 책에서는 시간순으로 살펴보는 상속절차를 표로 정리하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보험금으로 상속세 재원마련과 절세하는 법에 관한 파트에서는 보험료 납부자와 수익자가 서로 다른 경우를 상속의 핵심으로 보고 여러가지 경우에 대해 세금 부여 여부를 풀어낸다. 손주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면 상속세 산출세액의 30% 또는 40%의 할증 과세가 적용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가입해놨던 보험들을 다시 점검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파트이기도 했다. 상속세를 줄이고 싶다면 '공과금, 장례비용, 채무액'은 잘 챙겨두어야 한다는 부분, 병원비와 간병비 활용에 대한 현실적인 방법, 여러가지 상속공제에 대한 부분에 대한 설명 또한 매우 유익했다. 

부록에서는 유언에 대한 A to Z 와 증여세, 상속세에 대한 실제 상담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유언의 종류와 올바른 유언 작성 방식은 기사로 단편적으로 접하던 정보들을 깔끔하게 정리해보게 되었다. 실제 사례는 앞에서 설명한 지식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적용해볼 수 있었다. 

세금에 대해서는 예방적 절세가 최선이다. 과거의 세금 역사를 알아야 미래의 세금도 예측할 수 있다.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의 부동산 세금과 변경될 미래의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모든 독자들이 슬기로운 부의 이전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4년, ‘수도권 집 한 채만으로도 상속세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상속세를 계산해 본 적 없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라는 책 소개말에 뜨끔했다. 정말 이제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점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가족들과도 함께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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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방차 마르틴 베크 시리즈 5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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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정주행한 지 어느새 다섯 권 째가 되어 간다. 『사라진 소방차』 는 마르틴 베크보다는 군발드 라르손, 뢴, 콜베리, 몬손, 스카케 등 주변 인물이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또한 주요 살인 사건 수사에 대한 이야기와는 번외로 등장인물들이 왜 경찰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슬쩍 나온다. 이런 깨알같은 재미가 시리즈물을 읽으며 얻는 또 다른 재미요소다.

마르틴 베크는 전쟁 중에 병역을 회피하는 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회상하고, 부유한 귀족가문 출신인 군발드 라르손은 해군 생활을 하다가 상선으로 옮겼으나, 그곳에서는 해군에서 배웠던 것들이 별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경험이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다가 경찰이 되었다고 나온다. 전 편들에서 다른 캐릭터들이 군발드 라르손에 대해 불평하는 장면들이 종종 나왔는데, 군발드 라르손 또한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찰관으로서 그의 자질에 대한 견해는 사람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부분 그를 싫어했다. 그는 대개의 일을 제 방식대로 처리했고, 그. 방식이란 최대한 좋게 말해서 비정통적이었다."(p141)

전작들 중 한 권인 『발코니에 선 남자』 처럼 초반에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모르는 한 남자가 사망한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한 남자가 권총으로 자살한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마르틴 베크의 이름이 적혀있다. 마르틴 베크와 전혀 면식이 없는 사람이라 의아하지만, 이 사건은 자살 사건으로 처리된다. 이제는 전작들의 구조에 단련되어 있는 터라, 이 인물이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등장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소설을 읽어가는 내내 나름대로의 관련성을 추리해보았다. ( 그러나 내 스스로의 추리는 장렬히 실패하고, 소설 속 수사관들이 설명해줘서 알았다는... )

장면이 바뀌고, 군발드 라르손이 절도 전담반의 인력지원으로 차량절도 용의자를 감시한다. 그런데 용의자가 살고 있는 건물이 갑자기 대규모의 폭발을 일으키고, 라르손은 그 집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대다수 구해내지만 지켜보던 말름이라는 인물은 사망한다. 누가, 왜, 어떤 방법으로 폭발을 일으킨 것인가. 게다가 화재 신고를 했건만 소방차는 왜 나타나지 않는가. 3월 초에 일어난 사건은 8월 말에야 간신히 범인을 특정한다. 그러나 범인을 잡을 수가 없어 인터폴에 협조요청만 한 채로 수사는 종결된다.

범인을 특정하게 된 것도 살인수사과 팀이 아닌 다른 팀들의 역할이 컸다. 우선 방화가 아닌 자살로 종결될 법한 사건을 뒤집은 것은 과학수사대의 엘름이다. "우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운에 맡기지 않아요. 내가 특정한 세부에 주목해서 특정한 결론을 끌어낸 거지.(p176)" 라면서 누군가 말름의 매트리스에 화학적 시한폭탄을 장치했다는 것을 밝혀낸다. 이후에는 『웃는 경관』에서 수색의 명수로 자처했던 '말뫼 경찰서'의 페르 몬손이 활약하며 범인을 특정하게 된다.

이 시리즈의 특징 중의 하나는 곳곳에 웃음 코드가 숨겨져 있다는 것. 인물들의 대화 속이나 작은 장면들 속에 유머 요소들이 흩뿌려져 있다. 이번 시리즈에도 씬 스틸러이자 수사 방해 빌런인 솔나의 순찰조 칼레 크리스티안손과 쿠르트 크반트 경관이 등장한다. ( 이제는 안나오면 섭섭할 것 같다. ) 이들이 벌인 순찰 중의 나태함으로 수사관들이 매우 헛걸음을 한다. 결국 군발드 라르손은 '게으른 두 등신 경찰들' 이라고 이들을 부르고야 만다. 이 두 사람은 등장할 때마다 무능함을 매번 갱신하는 만담 콤비인 듯 하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서 수사관들과 대결구도인 존재들은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 무능한 경찰들일지도 모른다.

이번 소설의 제목인 『사라진 소방차』 는 중의적 의미를 가진다. 한 가지는 ‘화재 현장이 아닌 곳으로 출동한 소방차’ 다. 셸드가탄 폭발 화재현장에 출동했다는 소방차가 실제로는 솔나 순드뷔베리 링베겐 거리로 출동했기에, 수사관들에게 사건 현장인 셸드가탄 거리에서는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는 부분이다. 나머지 의미는 뢴 경위의 아들이 선물로 받았다가 잃어버렸던 ‘사라진 장난감 소방차’ 다. 이 장난감 소방차를 찾아준 것 또한 수색의 명수, '말뫼 경찰서'의 페르 몬순의 활약 덕분이었다. 다채로운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시리즈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듯 하다. 다음 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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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레벨 2 : 메타버스 - 야무진 10대를 위한 미래 가이드 넥스트 레벨 2
원종우.최향숙 지음, 젠틀멜로우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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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에서는 고글과 글러브 같은 장비를 끼고 컴퓨터에 접속하면 가상세계 오아이스에 접속하게 되고, 자신의 아바타가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진행한다. 『넥스트 레벨 메타버스』 에서는 만화형식으로 꾸며진 프롤로그에서, 영화 속 가상세계도 메타버스라고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메타버스가 도대체 어떤 '버스' 인지 타보자고 하면서 말이다. 




컴퓨터, 노트북 등에 쓰이는 그래픽 카드를 디자인하는 반도체 회사로 출발, 지금은 인공지능 컴퓨팅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CEO 인 젠슨 황은 'The Metaverse is coming!' 이라고 했다. 메타버스는 Meta + Universe 의 합성어로 가상+세계 라는 뜻이다. 메타버스는 1992년에 닐 스티븐슨이 쓴 소설 『스노 크래시 』 에 처음 등장했다. 코로나19로 경험했던 메타버스는 아이들의 놀이 사이트나 조금 실감나는 게임 정도였던 터라 그 모습이 메타버스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채로 급히 등장했을 뿐, 『넥스트 레벨 메타버스』  에서는 이제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의 목차를 살펴본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의 흥미를 북돋울 수 있도록 게임처럼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게임의 렙벨처럼 구성되어 한 레벨ㅁ을 클리어하고 다음 레벨로 레벨업하는 느낌을 주도록 한다. Level1 에서는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메타버스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레벨업하여 Level2 에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이a유가 무엇인지 들려준다. 


이어지는 Level3 에서는 메타버스가 발달했을 때 우리의 삶과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 Next Level 에서 메타버스의 발달로 새롭게 안게 될 문제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자고 이끈다. 이 책의 제목이자 시리즈 제목인 '넥스트 레벨' 은 '비교 불가능한, 이전보다 더 나은, 보다 발전한 ....' 등의 뜻을 가진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3개의 레벨을 클리어하고 메타버스 분야의 넥스트 레벨이 되어보자며 아이들의 흥미를 북돋운다. 


각 장( 각 레벨 ) 의 시작에는 '다큐툰' 이라는 코너를 두어 만화형식으로 해당 장의 주제를 먼저 소개하고, 3~4가지의 'Check it up' 파트로 나누어 자세히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Level2 의 Check it up2 에서는 'AR/VR 기기 개발 경쟁의 비밀' 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풀어내고 있다. 애플이 XR기기 개발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하면서 웹의 3단계를 덧붙여 설명한다. Web1.0 이 PC 기반이었고, Web2.0이 스마트폰 기반이었다면, VR/AR 기기가 기반이 되는 Web3.0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이다. 휴대전화의 노키아를 넘어서, 애플이 웹 2.0 시대를 자신의 시대로 가져오며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 배경은 스마트폰이라는 디바이스를 장악했던 영향력이라는 것을 설명하며 디바이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메타버스의 활성화와 관련되어 가상화폐를 언급하고,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설명으로 이어가며 NFT 까지 슬쩍 확장한다. 기술적으로 자세히 설명하기 보다는 키워드 중심으로 아이들의 배경지식을 확장시키는 정도의 설명이라 크게 어렵지 않다. 또한 IT 기술적인 이야기만 언급하지 않는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대해 상상해보게 하면서 장자의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의 일화까지 연결한다. <호접몽>의 그림까지 감상해보게 되는 시간.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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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크로아티아 & 몬테네그로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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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다녀온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한다. 친구의 사진에 담겨있는 크로아티아는 참 매혹적인 곳이었다. 곧바로 해시태그 크로아티아 편을 펼쳐보았다.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자그레브, 'Za' 는 뒤쪽, 'Greb'는 언덕이라는 뜻으로 뒤쪽에 있는 언덕에 수도가 건설된 셈이다. 자그레브 대성당이 있는 카프톨 언덕, 성 마르코 성당이 있는 그라데츠 언덕의 두 언덕이 자그레브의 중심이다. 1990년대의 내전을 뒤로 하고 동유럽의 관광 대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수도에서는 많은 건축물과 문화재를 지켜낸 역사의 흔적을 도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p124)

『해시태그 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 에서는 크로아티아 여행 잘하는 법을 조목조목 잘 정리해두었다. 관광안내소를 활용하는 법, 심카드나 무제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은 물론이고 크로아티아 화폐인 쿠나(kn)을 환전해두어야 하는 팁, 자그레브 공항에서 시내 이동 방법 등이 자세히 정리되어 있다. 지도는 물론 페이지에 가득한 사진들은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해시태그에서 추천하는 자그레브 핵심 도보여행 베스트 코스를 눈여겨보며 읽다보니 친구가 보내준 사진들이 보였다. 책 속의 자그레브 대성당 앞에 세워져있는 조각상(탑이려나?) 친구는 대성당 쪽에서 조각상을 찍었던 모양이다.


지붕에 국기가 그려져있는 자그레브 성마르크 성당 또한 친구의 사진에서 만나봤던 곳이라 반가웠다. ( 친구는 이 체크무늬 타일 지붕을 레고 블럭 같다며 레고 성당이라고... ) 책 속에서 찾아낸 타일의 의미를 알려줬다. 이 성당 근처에서 열리는 위병 교대식 또한 멋진 볼거리라고 한다.


사진만으로 봤던 곳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 또한 『해시태그 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 에서 찬찬히 읽어본다. 추천 코스에 있는 명소들에 대한 상세 정보들이 따로 정리되어 있다. 조금이라도 배경지식이 쌓인 곳은 실제로 보면 더욱 반갑지 않던가.


두브로브니크는 1991년, 9개월에 걸친 유고슬라비아 연방군의 포위로 성벽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대체적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지 않고 전쟁의 아픔을 피해간 곳이다. 유고슬라이바 연방의 해체에 대한 이야기는 『TAKEOUT 유럽역사문명』 에서 자세히 알게 되었었다. 함께 읽어도 재미있을 듯.


두브로브니크를 더욱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 장본인은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 다. 덕분에 시내에서는 왕좌의 게임 관련한 상품들이나 관련 워킹 투어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영국의 극작가인 조지 버나스 쇼는 '지상의 낙원을 보고 싶다면 두브로브니크로 오라' 라는 말을 남겼다.


친구가 찍어온 두브로브니크 거리를 들여다본다. 이 곳을 더욱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태양빛이 찬란한 아드리아 해다. "푸른 아드리아 해에 신기루처럼 떠 있는 성채도시, 부드로브니크는 시가지 전체가 유니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구 시가지는 시간의 흐름을 무시하고 자신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지도가 없어도 둘러보는데 제약은 별로 없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구경하다보면 천국에 와있는 느낌이 든다. (p358)"


소개되어 있는 관광지와 맛집들을 들여다보며 크로아티아 여행계획을 세워본다. 저자는 크로아티아를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9월이라고 추천한다. 기후가 가장 좋은 시기이고, 한여름의 열기가 남아있지만 관광객은 적어져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비수기 요금이 적용되고, 무화과와 포도 등이 많이 수확되므로 먹거리도 풍부하다고 말이다. 늦은 여름휴가로 좋지 않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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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경관 마르틴 베크 시리즈 4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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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분명한 사정을 알 수는 없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귓속말로 전해지며 동심원을 그리듯 구경꾼 전체로 퍼지다가 그 너머 집들로, 도시 전체로 알려진 두 단어가 있었다. 단어들은 점차 구체적인 형태를 띠면서 온 나라로 퍼졌고, 이제는 국경너머까지 전달되었다." (p49)


대량 살인.

스톡홀름의 대량 살인.

스톡홀름의 버스에서 벌어진 대량 살인. 




마르틴 베크 시리즈 중 『웃는 경관』은 1971년, 미국 추리작가협회 대상을 수상하는 등 시리즈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시리즈의 작품 중 유럽 외에 미국에서도 영화화된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성과 장르의 재미를 모두 포함한 작품이라고 할까.


스톡홀름에서 47번 노선을 돌던 빨간 이층 버스가 노라스타숀스타간 거리 끝에서 총격을 받아 승객 여러 명이 사살된 사건이 발생한다. 사망한 승객 중에는 마르틴 베크의 부하 수사관도 포함되어 있다고 연락이 온다. 마르틴 베크는 자신의 동료인 콜베리를 떠올리며 사건 현장으로 뛰어간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서 주인공인 마르틴 베크를 제외하면 그 다음 수사관으로 콜베리를 좋아했던 나도 덩달아 긴장했다. 설마 벌써 콜베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 1권부터 꾸준히 읽어온 마르틴 베크 시리즈 팬들이라면 같은 기분이었을 듯 하다.

전 편이었던 『발코니에 선 남자』 에서 마지막에 범인을 (우연히) 검거했던 두 순찰경관 콤비, 크리스티안손과 크반트도 등장한다. 사건 현장을 처음 발견한 경찰이지만 살인현장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범인이 남아있을까봐 차에 추가 총격을 하고, 생존자가 있을까봐 현장을 살피다가 버스 전체의 족적을 뭉개버리고 만터라 사건 수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만 존재들이 되어버리지만.

소설 속 수사관들도 보고 있을 현장 도면과 도시의 지도가 실려 있다. 새로운 반전이나 트릭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기보다는, 수사관들이 수사를 하는 과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소설이기에 수사보고서를 몰래 들여다보는 듯한, 그래서 함께 수사를 진행하는 기분도 들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이 '범죄소설', '스릴러소설' 에 더하여 '경찰소설'이라는 장르라고 따로 분류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버스에 타고 있던 9명이 모두 사망한 사건은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증거가 없어 미궁에 빠진다. 무차별하게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을 다 죽였다는 점에서 무계획 범행 같다가도, 전혀 흔적이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철저하게 계획된 범행 같기도 한 어려운 사건이다. 승객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관련 자료를 계속 파보고, 무기를 추적하고, 희생자들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일일이 취조하며 조금씩 무엇인가를 밝혀내고는 있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없다. 사망한 경찰동료는 왜 이 버스에 타고 있었던 것이며, 한 명의 신원미상자는 또 누구인가. '수오미 37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한 사람이 버스에서 아홉 사람을 쏘아 죽였다. 피해자들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어쩌다가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에 있을 뿐이다'


희생자인 경찰은 미행이 특기였던 스텐스트룀이었다. 수사를 위해 그의 행적을 뒤따라가다보니 마르틴 베크와 그의 동료들은 '스톡홀름 버스 대량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스텐스트룀이 추적하던 오래된 미제 사건까지 함께 수사하게 된다. 또한 희생자들의 주변을 탐문하는 수사 과정 중에 드러나는 여러가지 사회 문제들 또한 작가들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용들일 것이다. 방 하나에 아랍인 외국인 8명이 지내는 모습, 합성 마약에 관련된 이야기 등 1960년대의 스웨덴 사회문제가 오롯이 녹아있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그간 읽어왔던 시리즈 작품에서 제목이 스포일러였던 경우도 있었던 터라 이번에도 제목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하며 계속 읽어갔다. '웃는 경관' 란 단어는 거의 소설의 끝 부분에서 등장한다. 마르틴 베크의 딸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한 EP판의 첫번째 곡 제목이 <웃는 경관> 이다.


속에 것은 45회전 EP 판이었다. 재킷에는 눈에 익은 런던 경찰 제목을 입고 헬멧을 뚱뚱한 남자 사진이 실려 있었다. 기다란 콧수염은 동그랗게 말렸고, 털실 장갑을 두손은 펼쳐져 배에 얹혀 있었다. 남자는 구식 마이크 앞에 있었는데, 표정을 보아 하니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중인 같았다. 남자의 이름은 찰스 펠로즈, 음반 이름은웃는 경관의 모험이었다. <중략> 


곡은 <웃는 경관>이에요. 적절하죠? ? "


- p351


딸이 이 선물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앞 쪽에서 슬쩍 언급되었던 터라 다시 되돌아가 보았다. 지난 봄 이후로 아빠가 웃는 걸 못봤다고 걱정하던 딸이 자신의 선물을 받으면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아빠도 웃게 될 거예요”(p302) 라며 호언장담했던 장면이 있었다. 그러나 마르틴 베크는 막상 선물을 받고도 웃지 못한다. 거짓 미소조차 지을 수 없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딴 척을 해야했다. 문득 소설 도입부에서 경찰희생자가 자신의 친한 동료인 콜베르일까 걱정했던 부분도 다시 떠오른다. "마르틴 베크는 이십삼 년간 경찰 생활을 했다. 동료가 업무 중에 죽는 일도 여러 번 겪었다. 매번 괴로운 경험이었다. 경찰의 업무가 갈수록 위험해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다음 차례가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p40)

주 서사의 진행과 별개로 『웃는 경관』 에는 이런 경찰생활의 어려움이 인물들의 대화에 묻어나고는 한다.


사회의 모든 계층에 경찰을 향한 적대감이 잠재되어 있거든. 사소한 자극에도 금세 튀어나오지. <중략>


경찰이 필요악이기 때문이야. 누구든 불현듯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알지. 직업 범죄자들조차 그래. 제아무리 도둑이라도 자기집 지하실에서 뭔가 달각대는 소리가 들려서 밤중에 잠을 깨면 어떻게 같나? 당연히 경창르 부르지. 하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이 자기 일을 방해하거나 마음의 평화를 어지럽히면 어떤 방식으로든 두려움이나 경멸을 표현하기 마련이야. 


<중략>


물론 문제의 핵심은 따로 있어. 경찰 직업 자체는 최고로 지적이며 정신적, 육체적, 도덕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수행해야 하는 일이건만, 직종에는 그런 자질을 보유한 사람들을 끌어들일 매력 요소가 전혀 없다는 점이야. 


- p199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틴 베크도 결국 웃는다. 제목의 『웃는 경관』 이 마지막에 다시 등장하는 것이다. "마르틴 베크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수화기를 든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p410) 책의 소개글에 적힌 추천사가 완벽히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장르소설의 단순함과 고전 특유의 희비극적 정신을 보기 좋게 결합했다. - 조너선 프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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