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때 우리집에 찾아온 외숙모는 내 여동생에게 아이가 영특해보이니 다섯 살이 되면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여동생은 본인도 영어유치원과 영어유치원이 아닌 유치원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나는 그 틈에 불쑥 끼어들어 영어유치원따위 보내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부모이고 나는 부모가 아니다. 막상 내가 부모가 된다면 나 역시 어떤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부모들의 입장에서 보기에 내가 하는 말들은 철 모르는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 않을까 싶어 그저 꾹 참았다. 


잘 읽는 사람이 잘 쓸 수 있고 잘 듣는 사람이 잘 말할 수 있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거기에 또 하나를 추가하자면, 모국어를 제대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외국어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이 생각을 하고 있는중에 내가 읽은 하루키의 에세이는 내게 힘을 준다. 하루키의 생각이 나와 같다. 나는 이래서 정말이지 하루키를 버릴 수가 없다.



분쿄 구 센고쿠에 사는 평범한 주부인 내 처제(서른다섯 살)가 갑자기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닌다는 건, 솔직히 말해 그럴 필요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길거리에서 외국 사람이 뭘 물어보면 어떡해요"라는 게 그녀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유인데, 그런 경우를 과연 '필요'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정말 분간하기 어렵다. 일본도 세계화되고 있으니 그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도 옳은 말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다 외국 사람이 길을 물으면 그냥 "I'm sorry. I can't speak English"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싶다.

그리고 외국 사람이 길을 묻는 일은 삼 년에 한 번꼴도 없지 않나요?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지난 십 년 동안 외국 사람이 내게 길은 물은 적은 고작 한 번이다.)그 때문에 일부러 영어 학원을 다닌다는 것은 시간을 심히 비경제적으로 쓰는 말이 아닐까?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인생에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자기 마음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또 지금 유행하는 유아 영어 교실이라는 것도 잘 모르겠더군요. 우리 조카도 그런 데 다니고 "Thank you very much" "You are welcome" 하는 말을 조잘거리는데, 이게 필요한 것일까요? 어렸을 때의 어학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 또 할 말이 없지만, 평범한 여섯 살 아이가 왜 2개 국어를 해야 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모국어도 잘 못하는 어린아이가 표층적으로 2개 국어를 좀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재능이 있거나 혹은 필요가 생기면, 굳이 어린이 영어 교실에 다니지 않더라도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영어 회화쯤이야 반드시 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먼저 나라는 인간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국어를 통한 진정한 회화가 거기서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 회화 역시 거기서 시작 된다. (pp.150-151)

















물론 2개국어를 할 수 있다는 건 근사한 일이다. 다른 언어를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고 또 읽을 수 있다면 내가 경험하는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넓고도 다양해진다. 다른 언어를 말하는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환상적인가. 그러나 그 모든것들이 어릴때부터의 강제적인 교육으로 행해진다는 건 부조리하지 않은가. 내가 원서를 읽고 싶어서, 내가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내가 외국의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배우는 외국어와 어릴때부터 학습되어지는 외국어와는 재미와 효율성면에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고 싶다면, 원한다면, 그들은 스스로 배우게 될텐데.


일전에 굿모닝팝스의 진행자인 오성식의 인터뷰를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초등생 자녀 둘을 데리고 온 식구가 미국에 어학연수차 갔다고 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였다. 예상대로 아이들은 영어를 빨리 습득했고 아내는 좀처럼 언어를 습득하지 못했단다. 그러던 어느날 큰 아이와 아내가 싸우는데 어느 시점에서 아이가 영어로만 싸우더라는거다. 그래서 오성식이 아이에게 한국어로 말해, 왜 영어로 말하는거야! 라고 했더니 아이가 '한국어로는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라고 소리를 치더란다. 그래서 오성식은 그길로 내가 뭐하는건가 싶어서 가족들을 데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외국어는 내가 하는 공부에 '더하여지는' 공부일 수는 있지만 내가 살면서 반드시 어릴때부터 습득해야할 것은 아니다. 어릴때부터 외국어를 말할 수 있다는건 물론 반짝거리는 재능일 수 있겠지만, 그건 뭔가 정상적인것 같지는 않다. 어긋난 시스템이 가져온 게 아닐까. 어긋난 시스템, 어긋난 환경, 어긋난 욕망.




여기, 어긋난 욕망이 하나 더 있다. 아, 젠장, 어제 밤에 읽는 하루키, 그가 스테이크 얘기를 하다니! 하루키는 깔끔한 식사(?)를 하는 사람이다. 나처럼 고기 매니아라기 보다는 채소와 생선을 즐기는 사람. 그런 그가 스테이크에 대한 욕망에 어쩌다가 시달리곤 한다는거다. 


미국의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먹었던 스테이크도 잘 기억하고 있다. 그 스테이크도 값이 무척 쌌다. 저녁나절 길을 걷다가 문득 맥주가 마시고 싶어져 주변에 있는 아담한 바에 들어갔다가 내친김에 식사도 주문했다. 메뉴를 보니 'SURF AND TURF' 라는 게 있었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파도와 잔디'가 된다. 뭔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켜보자 싶어 주문했더니, 버터에 구운 큼지막한 새우와 두께가 5센티미터는 됨직한 스테이크에 필래프가 듬뿍, 거기에다 샐러드까지 수북하게 따라 나왔다. 아하, 그래서 '파도와 잔디'로군 했는데, 그 양이 또 엄청났다. 보여드릴 수 없어 안타까운데 도저히 보통사람이 먹어치울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그게 전부 해서 천5백 엔 정도였다고 기억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맛도 내가 좋아하는 심플한 맛, 고기도 부드럽고 신선했다. 딱히 이렇다 할 것 없는 평범한 도시의 바에서 이렇게 흠잡을 데 없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니, 미국의 저력이군, 하고 감탄하게 되었다. (pp.158-159)



아, 하루키님. 이런건 사진을 올려주고 위치 정보도 좀 주시죠. 흑흑.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가서 무작정 아담한 바를 찾아다닐 수 없잖습니까. 저렴하고 질 좋은 그 스테이크를 나도 먹고싶단 말입니다. 안되겠다. 스테이크 적금 같은것을 부어서 언젠가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스테이크 기행을 가야겠다. 삼시 세끼를 아담한 바를 찾아 돌아다녀야겠다. 그래서 파도와 잔디를 반드시 맛보고 말리라. 나는 맥주 대신 와인을 시키리라. 맥주는 배불러서 스테이크 먹는데 지장이 좀 있으니까. 안그래도 조지아 주 애틀랜타는 언젠가 한 번 가봐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곳인데 가야할 이유가 생겼다. 내게 스테이크는 훌륭한 명분.



미국 소설에는 스테이크를 먹는 장면이 흔히 등장하는데, 내가 읽은 장면 중 가장 맛있게 느껴졌던 것은 해들리 체이스의 『미스 블랜디시』서두 부분이다. 소설 자체도 재미있지만, 그와 별개로 이 서두를 읽을 때마다 나는 무조건 확고하게, 반사적으로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진다. 지금 옆에 책이 없어 아쉽게도 인용할 수는 없으나, 이 소설은 아마 한 남자가 어느 시골 마을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길가에 있는 허름한 레스토랑에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될 것이다. 몹시 배가 고픈 남자는 웨이트리스에게 스테이크를 주문한다. 그리고 고기의 굽는 정도와 곁들여 나오는 양파의 상태에 대해서 꼼꼼하게 주문을 덧붙인다. 요리사가 철판에다 스테이크를 굽고, 양파를 볶는다. 양파를 볶는 톡쏘는 냄새가 남자의 식욕을 격하게 자극한다. 남자는 마른침을 삼키면서 음식이 나오기를 꼼짝 않고 기다린다. (p.159)



나는 이 부분을 읽다가 책을 덮고 급하게 책을 검색한다. 해들리 체이스? 미스 블랜디시? 격하게 읽고 싶다. 번역된 책일까?
















우아앗! 있었다. 있다. 나는 이제 한 남자의 식욕을 격하게 자극하는 그런 장면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미리보기로 좀 보고 인용하려고 했더니 처음과 끝을 정하지를 못하겠네. 너무 길다. 하하하핫. 다음번 구매에 이 책을 꼭 넣어야지. 희희.


























위는 내 핸드폰에 저장된 스테이크 사진. 하하하하. 언젠가 내앞에 놓여있던 것들. 아, 이제 막 아침 아홉 시를 조금 넘겼을 뿐인데 급격하게 배가 고파진다. 




어제는 여동생네 식구와 남동생과 함께 올림픽공원에 갔다. 날이 무척이나 화창해서인지 올림픽공원에는 사람이 아주 많았다. 조카는 아, 이 사랑스러운 어린아기는, 소리를 지르며 마구 뛰었다. 나와 남동생은 조카의 양옆에서 같이 뛰었다. 잔디를 밟고 소리지르며 뛰는 조카의 모습이 계속 아른거린다. 아른아른.



뭐, 여튼, 나는 지금 회사다.





댓글(30) 먼댓글(1)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네가 원한다면, 네가 원하는 때에
    from 마지막 키스 2015-01-28 10:48 
    나는 무려 <시사IN>을 정기구독하는 사람이다. (응?)뭐, 그 말을 하려던 게 아니고, 이번 주 시사인을 받아들고 표지를 보며 가슴 답답해했다가, 늘 그랬던것처럼 뒤에서부터 하나씩 기사를 읽기 시작한다. 신문도 그렇고 주간지까지, 나는 뒤에서부터 읽기 시작하며 모든 기사들을 정독하지 않는다. 제목만 보고 재미 없어 보이는 기사들은 그냥 패쓰한다. 그러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영어에 대한 글을 읽었다.제목만 보고 답답해졌다. 내 중학교 시절
 
 
... 2012-10-02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직장에 ㅜㅜ 오늘 같은 날 출근해보니 어느새 10월 ㅠㅠ
오늘 퇴근길엔 서점에 가볼까봐요. <직업의 광채>를 만나보러 ㅋ

그건 그렇고, 한 나라가 저력을 뽐내려면 흠잡을 데 없는 스테이크를 가져야 하는 군요!

다락방 2012-10-02 09:3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어느새 10월 ㅠㅠ 시간은 왜 이다지도 빠른지..일전에 야클님이 말씀하신 점집에 점을 보러 갈까, 어젯밤에는 잠은 안오고 그런 생각만... ㅠㅠ
저도 오늘 퇴근길에 서점에 가서 직업의 광채를 만나보고 싶지만, 후훗, 오늘 저녁에 스테이크 약속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꺅 >.< (지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요!)

그나저나, 브론테님, 이제 아신겁니까? 한 나라의 저력은 스테이크에서 나오는거라구요!!

2012-10-02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02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2-10-0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핫! 다락방님 이 페이퍼 좋아요~~ 스테이크를 위한 여행이라니, 얼마나 근사할까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미국의 저력을 배부르게 느껴보고 싶은데요. 아~~ 아메리카~ 나의 영원한 스테이크여~~ ㅋㅎㅎ

다락방 2012-10-02 15:01   좋아요 0 | URL
정말이지 언젠가는 궁극의 스테이크를 찾는 여행을 하고 싶어요. 끼니와 끼니 사이는 걷는거죠. 그래서 전 끼니에 먹은 스테이크를 다 소화시키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놈의 회사를 때려쳐도 돈이 막 들어오는 직업을 제가 가지고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렇게 할텐데 말이죠. 후아-

blanca 2012-10-0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 페이퍼가 너무 좋아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이 너무 찔려서요. 저 하루키의 에세이집을 당장 데리고 와야겠어요! 남동생이랑 여동생이랑 올림픽 공원이라니! 어제같이 아름다운 날씨에 정말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져요. 하늘이 너무 이쁘고 저는 살찌고 있어요--;;(장염으로 목표체중에 도달했다고 기뻐했는데 요요현상의 강력한 힘은 너무 놀라워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2-10-02 15:37   좋아요 0 | URL
저는 요요현상을 몰라요, 블랑카님. 저는 요요현상을 경험할 정도로 체중이 준 적이 없어서요. 하하하핫.

영어를 가르치려는 건 부모의 욕심이지 아이의 뜻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할거구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져요. 그런데 만약 제가 부모의 입장이 된다면 달라지게 될까요? 그래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올림픽공원에 간 게 저도 너무 좋아서 생각하면 자꾸 비실비실 웃음이 나와요. 목이 쉬어라 비명을 지르고 뛰는 조카를 보는게 정말 행복하더라구요. 야외에 나가면 뛰게 되는건 아이들의 본능인가봐요, 블랑카님. 같이 뛰는 제가 더 행복했던 시간인것 같아요.
:)

프레이야 2012-10-02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히히 ᆢ조지아주 애틀란타에는 왜 또 가고싶으신가 했잖아요. 하루키의 저 에세이 추석연휴에 읽으려고 했는데 여태 죽은 듯 잤네요. 영어유치원은 경험상 나쁘지않았어요. 아이들은 두가지 언어를 더 잘 배우는 듯^^ 근데 올림픽공원 뛰어다니는 모습이 막 영화같아요.ㅎㅎ

다락방 2012-10-03 19:06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언어습득이 빠른건 맞는데, 그걸 굳이 해야하는가가 관건인것 같아요. 잘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그걸 가르쳐야 하는걸까, 하고 말이지요. 하고 싶을때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하고 싶어져서 저절로 배우고 싶어질 때, 그 때요. 뭐, 이 나라에서는 그러기도 전에 이미 학교에서 무작정 주입시키기는 하지만요.

올림픽공원에서 뛰는 조카의 동영상을 찍으려는데 자꾸만 제게로 뛰어와서 제대로 찍지 못했어요. 자꾸 제게 안겨서요. 정말 행복해서, 그 제대로 찍지 못한 동영상을 반복재생해서 보고 있답니다.

아, 그리고 프레이야님, 우리도 사랑일까 영화를 보게 된 건 전적으로 프레이야님 덕이에요. 프레이야님이 언급해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여즉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인줄로만 알고 외면했을 거에요. 고맙습니다!

치니 2012-10-02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 씨 의견에 절대 공감! 제가 실제 유아를 학원에서 가르쳐 본 경험을 놓고 봐도 다락방 님 말씀이 맞아요. 그 또래 아이들에겐 자기 감정을 제대로 언어로 표출하는 자체가 중요하지 2개 국어 한꺼번에 익히기가 중요하지 않을 뿐더러, 모르긴 몰라도 영어 유치원이 학원과 비슷하다면 영어로 노는 거지 진짜 영어를 제대로 배우는 것도 아닐 거라, 당장 이민이라도 가지 않는 이상 전 정말 필요없다 생각해요. 자칫 잘못하면 어려서부터 괜히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 수도 있고요. 타미가 영특하다면 더욱 더 조심스럽게 아이의 정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한 영재교육을 해야할 듯. 다락방 님이 좀 거들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애 교육을 애 낳아본 사람만 잘 하는 건 아니고, 부모도 첨부터 옳은 판단만 내리는 건 아니니까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게 좋잖아요. :)

다락방 2012-10-03 19:09   좋아요 0 | URL
일단 조카가 영특하다는 건 식구들의 입장에서 봐서일거에요. 이게 식구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겠더라구요. 태어나서 아무것도 못하던 아기가 뒤집고 걷고 뛰고 말하기 시작하는 걸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기하잖아요. 기특하고. 그러니 영특하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영어 교육에 대해서라면 전 제 의견을 밝힐거에요, 치니님. 어떤 선택을 조카의 부모(즉 제 여동생)가 하든, 제 생각도 말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참고가 될 수 있겠죠. 여동생과 저는 자주 얘기하거든요. 어떻게 하는게 옳은걸까, 하고. 갖고 싶은걸 다 해줄 수는 없다는 걸 미리 알려줘야하는걸까, 아니면 나중에 언젠가 저절로 깨닫게 될때까지 내버려둬야 할까, 하고. 아이를 키우는 건 보통일이 아닌 것 같아요. 교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어떤 선택을 하든 잘했다, 이게 최선이었어, 하는 생각을 하는것과 동시에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될것 같아요. 제 의견과 그리고 여기 써주신 여러분들의 댓글도 다 같이 말해줄거에요. :)

dreamout 2012-10-02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0월 1일에도 출근, 오늘도 당근 출근..
10월엔 마음에 여유를 꼬깃꼬깃 하게라도 담아야 겠다고 불끈.

다락방 2012-10-03 19:10   좋아요 0 | URL
오늘 3일...은 출근 안하신거죠? 네? 안했다고 말해주세요, 제발!

그런데요 드림아웃님. 일전에도 야근한다는 페이퍼를 읽은적이 있었는데요, 무척 바쁘게 일하시는 분이신것 같은데 대체 언제 그렇게 다양한 책들을 읽으시는거에요? 잠들기 전에 반드시 몇 페이지씩 읽고 주무시는건가요? 한 분야만 읽으시는 것도 아니고..놀라워요!!

dreamout 2012-10-03 21:16   좋아요 0 | URL
오늘은 쉬었어요. 아주 간만에 홍대에 가서 책 읽고 왔어요.

요즘 통 못 읽고 있어요. ㅠㅠ 마음만 분주해요...

다락방 2012-10-04 11:46   좋아요 0 | URL
홍대에 가서 책을 읽었다는건, 음, 홍대에 있는 까페에 가서 읽었다는건가요? 아니면 홍대 도서관?
드림아웃님도 책 들고 까페 나가서 읽는걸 좋아하시나요?

dreamout 2012-10-06 08:02   좋아요 0 | URL
홍대 주변의 카페요. ㅎㅎ
책 읽기 = 커피 마시기(카페에서 놀기). 거의 70~80%는 일치한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요즘 통 못 읽었다 = 요즘 카페에 자주 못가고 있다.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저는.. ^^;;

다락방 2012-10-06 12:26   좋아요 0 | URL
까페에서 책 읽는건 저도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일단 집에 있으면 책 읽기 위해 까페에 나가게 되는 일은 좀처럼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친구와의 약속시간에 한 두시간 일찍 나가서 책 읽으며 기다리는 편이랄까요. 아 까페 나가서 책 읽고 싶은 욕망이 지금 이 댓글을 쓰는 순간 모락모락 생기는데, 그러려면 세수를 해야되니까.......포기................해야겠어요. 하핫. 부엌 식탁에서 읽을래요. ㅋㅋ

기억의집 2012-10-0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큭 하늘만큼 땅만큼 공감~

저는 다락방님처럼 하루키 글 읽다가 글 속에 작가나 음악 나오면 궁금해서 하루키를 읽을 때마다 옆에 아이패를 끼고 읽는다니깐요. 페이퍼에 하루키와 아이패드,라고 글 올릴려고 했는데, 어느 새 10월~ 진짜 세월 빠르죠. 스테이크의 또 다른 묘미는 소스인데, 빕스죠?

다락방 2012-10-03 19:12   좋아요 0 | URL
저도 일전에 하루키의 재즈에세이 읽으면서는 음악가와 음악을 죄다 메모해놓고 그 시디 다 사겠다며 검색하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음악 검색은 안하네요. ㅎㅎ

저 스테이크는 세븐스프링스 였어요. 빕스를 안간지 하도 오래되서 메뉴가 뭐였는지 기억도 안났던터라, 기억의집님 이 댓글을 어제 스맛폰으로 읽고 오늘 친구를 만나서는 오만년만에 빕스 갔었어요. 배터지게 먹고왔네요. ㅎㅎㅎㅎ 아, 그리고 저는 스테이크는 일단 나오자마자 소스 없이 먹어본답니다. 그래야 육즙을 느낄 수 있어요. 스텡이크 본연의 육즙. ㅎㅎ 소스는 나중에 ㅋㅋ

iforte 2012-10-02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남부가 워낙 음식 양이 많고 가격도 저렴해요. 조지아만 그런게 아니고 거의 대부분 남부도시가.. 아쉽네요, 하루키가 조지아주만 다녀간것이. ㅎㅎ

다락방 2012-10-03 19:12   좋아요 0 | URL
오! 그렇다면 저는 기간을 좀 길게 잡고 미국 남부를 다 돌아다녀봐야 겠군요! ㅎㅎ 양이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니..후아- 거기가 패러다이스네요. ㅠㅠ

야클 2012-10-03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자동차부품회사 회장님 비서 보다는 음식칼럼니스트가 훨씬 더 어울려요. 저녁에 선물 들어 온 갈비 배불리 먹었는데 몇시간도 안되어 스테이크를 생각나게 하는 이 글의 힘이란! 전 외국어 이야기 보다는 스테이크 사진만 보여요. ^^

다락방 2012-10-03 19:14   좋아요 1 | URL
야클님은 진짜 기억력 대박이네요 ㅎㅎ 안그래도 다른 직업으로 갈아타야겠다고 하루에도 이백번씩 생각하는데 이참에 음식칼럼니스트...를 해볼까요? 그런데 저는 흐음, 미식가와는 거리가 멀어서;; 뭐랄까, 그러니까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먹는 부류의 여자사람이라서 칼럼니스트..로는 좀 안어울리지 않을까요?

나중에 미국 남부를 죄다 돌아다녀보고나서 음식칼럼니스트를 하든가 해야겠어요. 스테이크의 고장, 미국 남부 도보여행, 뭐 이런 타이틀로다가. ㅎㅎ


깐따삐야 2012-10-03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마로서, 영어선생으로서, 다락방님 의견에 백퍼센트 대공감 입니다. 어쩜 그렇게 똑똑하세요!

다락방 2012-10-03 19:15   좋아요 1 | URL
어머, 깐따삐야님! 저는 안똑똑해서 똑똑하다는 말 들으면 완전 초절정 기뻐하는데, 지금 깐따삐야님이 제게 똑똑하다고 해주시네요. 어머. 난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네. 동생에게도 제 의견을 똑똑히 말해야겠어요. 헤헷 :)

가연 2012-10-04 0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 에세이 읽었는데.. 저도 저 부분을 읽으며 정말 무언가 먹고 싶어서.. 라면을 먹으며 동영상으로 스테이크를 검색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다락방 2012-10-04 11:46   좋아요 1 | URL
동영상으로 스테이크라니..뭔가 달인의 경진데요! 사진 검색하는 것보다 더 전문적인 느낌이 나요. ㅎㅎ 전 어제 스테이크 먹었지롱요~ 우희희.

Kir 2012-10-04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님과 같은 생각이에요. 물론 전 영어를 가르친 적은 없지만, 아이들 스스로 배우고 공부하려는 의지가 없을 때 부모의 선택이나 .. 일종의 강요(?)로 아이들에게 뭔가 시키는 건 전혀 도움이 안되더라고요. 도리어 어릴 때부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이런 시대에, 이런 나라에서 태어난 걸 원망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다락방 2012-10-08 15:05   좋아요 1 | URL
네, 영어를 가르친 적이 없어도 이런건 알 수 있는것 같아요. 제 경우에도 문법책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그건 학교에서 시키기 때문이었죠. 그렇지만 학교에서 하라고 시킨게 아닌 건 제 스스로 알아서 하곤 했어요. 제가 좋아서요. 이를테면 팝송 가사 외우기 같은거요. 그건 제가 하고 싶었으니까요. 이건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모두가 다 아는 보편적 진리인데, 그걸 알면서도 어릴때부터 영어 교육을 시킨다는게-그 나이때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전 참 마음에 들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