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독서란, '하루키의 농담' 이다. 

 제게 독서는 큰 의미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고 무언가 배우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저 책을 읽으면 재미있어요. 이동중의 대중교통 안에서 책을 읽지 않으면 대체 손이나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모르겠고 말입니다. 삶이 무겁다고 느껴질때 간혹 위로받기도 하는 것이 독서에요. 독서가 무엇인지 묻는 이 질문에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크게 정의 내릴 것이 없는데, 독서는 그저 독서일 뿐인데, 하고 고민하다가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댄스댄스』에서 언젠가 밑줄 그었던 이런 문장을 발견합니다. 

「난 좀더 여유를 갖게 하고 싶어서 농담을 하는 거야. 쓸데없고 무의미한 농담일지도 모르지만, 나도 내 나름으로 노력해서 농담을 하는 거야. 물론 때에 따라선 나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상대가 재미있어 하지 않는 수도 있어. 하지만 별로 악의는 없어. 뭐 아가씨에 대해 웃고 있는 건 전혀 아냐. 내가 농담을 하는 건 나로서 그런 게 필요하기 때문이야.」(1권, p.181)

 좀더 여유를 갖고 싶고, 때에 따라선 생각하는 만큼 재미있지 않을 때도 있는데, 하루키는 그게 농담이라네요. 저 역시 그런 게 필요하기 때문에 독서를 하는데, 하루키는 그게 농담이래요. 어쩐지 제 독서와 하루키의 농담은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독서를 하면서 가장 많이 키득 거렸던 때는 하루키의 농담을 읽었을 때이기도 하구요.

 

 

 

 

* 릴레이 주자들  



  • Inuit님 (독서란 자가교육이다)  



  • buckshot님 (독서는 월아이다)  



  • 고무풍선기린님 (독서란 소통이다)  



  • mahabanya님 (독서란 변화다)  



  • 어찌할가님 (독서란 습관이다)  



  • 김젼님 (독서란 심심풀이 호두다)  



  • 엘군님 (독서란 삶의 기반이다)  



  • 무님 (독서란 지식이다)  



  • okgosu님 (독서란 지식섭식이다. ) 여기도 #개드립    



  • hyomini님 (독서란 현실 도피다. )     



  • Raylene님(독서란 머리/마음용 화장품 이다.)    



  • 하느니삽형님(독서란 운동이다)     



  • foog님(독서란 이다)    



  • 토양이님(독서란 모르겠다.)   



  • 파이랑님(독서란 새벽 3시다.)   



  • Demian   님(독서란 여행이다.)   
     

  •  Forgettable 님(독서란 이다.)   
     

       
  •  하이드 님 (독서란 [발견]이다. )  

     

    ★  Jude 님 (독서란 [한밤중의 북풍] 이다.)
     

     

     

    자, 제가 선택하는 다음 릴레이 주자들은 

    브론테(http://blog.aladin.co.kr/bronte)님- 저는 누군가의 리뷰에 혹해서 책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보다는 신문이나 간행물의 신간소개라든가 하는 뭐 별거아닌 경로로  고집스레 제 취향을 고집하곤 하는데, 요즘 브론테님의 페이퍼에 등장하는 책들을 보면 으윽, 읽지 않고는 견뎌내지 못할 것만 같단 말입니다. 그것이 길고 긴 감상이 아닌 짤막한 소개일때도 그래요. 브론테님이 생각하는 독서가 대체 무엇이길래 그토록 맘에 쏙쏙 드는 책들로 페이퍼를 써내시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브론테님, 그런식의 페이퍼 좀 많이 써주세요

    TurnLeft(http://blog.aladin.co.kr/turnleft)님- TurnLeft님의 독서는 진중하고 무거워 보입니다. 저는 대부분 가볍고 팔랑거리는 독서를 하는데, TurnLeft님은 책 한권을 보실 때 굉장히 집중하시고 그 속에 담긴 것들을 몽땅 이해하기 위해 생각하시는 분 인것 같아요. 여행기 조차도 그토록 진지하게 쓰신다는 데 놀랐습니다. 저는 절대 그렇게 쓸 수 없을거에요. 그런 TurnLeft님 에게 독서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 댓글(21) 먼댓글(3) 좋아요(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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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릴레이] 나의 독서론
      from 유리동물원 2009-06-18 01:49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제게 독서란, [끊임없는 설레임]입니다.     ==> 이런
    2. [릴레이] 나의 독서론
      from 다락방 서재 2009-06-18 03:48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 나의 독서론 약간 산통을 깨는 이야기긴 하지만, "~~론"으로 뭔가를 정의하는 것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습
    3. 월아, 알고리즘
      from Read & Lead 2009-06-21 06:19 
      부제: 독서(讀書) → 독아(讀我) → 월아(越我)inuit님께서 나의 독서론이란 주제로 릴레이 포스팅을 시작하셨다.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를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inuit님께서 유정식님과 맑은독백님께 바톤을 넘기셨고, 나는 맑은독백님으로부터 바톤을 이어 받았다...
     
     
    레와 2009-06-1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하루키의 농담"이라니..!!

    어쩌면 다락방님에게 독서는 다락방을 더욱 다락방'스럽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다락방'스러운 답변, 참으로 멋져요.

    ^^

    다락방 2009-06-17 12:44   좋아요 0 | URL
    와우~ 저보다 더 멋진 답변을 내려주시네요, 레와님. 고마워요. 우히히힛 ^^v

    ... 2009-06-1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켁켁~~~
    저, 책 사고 그은 카드대금 메꾸려면 열심히 일해야 되요. 휘리릭 =3=3=3

    다락방 2009-06-17 12:44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법시닷!!

    ... 2009-06-17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휘리릭 등장~)참, 할 말을 못하고 떠났네요.

    "브론테님이 생각하는 독서가 대체 무엇이길래 그토록 맘에 쏙쏙 드는 책들로 페이퍼를 써내시는지 궁금해요" ==> 이건 제 독서론의 문제가 아니라, 다락방님과 제가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요?

    "제게 독서는 큰 의미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고 무언가 배우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 저도, 저도 그렇거든요.

    "그리고 브론테님, 그런식의 페이퍼 좀 많이 써주세요." ==> 그렇다면, 그런식이라면, 혹시, 다락방님과 비슷한 취향의 페이퍼? 소설속 등장인물 캐스팅하기???!!!


    다락방 2009-06-17 12:4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브론테님. 독서론의 문제가 아니라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간혹 (브론테님의)어떤 페이퍼들을 보면 저와는 전혀 동떨어진 취향의 책들도 있어요. 그러다보면 또다시 브론테님의 독서가 궁금해지는....하핫.

    그리고 '그런식의 페이퍼'라는건 그냥 책에 대한 이야기요. 지금 쓰시는 것처럼 말예요. 꼭 등장인물 캐스팅이 아니라, 지금 쓰고 계시는 그런 책에 관련된 브론테님의 느낌, 감상, 이야기들이요. 지금의 페이퍼들이 저는 참 좋단 말여욧. 후훗.

    비로그인 2009-06-1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 북소리'를 읽으며 느낀 것은, 하루키라는 소설가가 작명에 무척 소질과 흥미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머릿속을 붕붕거리며 날아다니는 벌의 이름을 짓고 그것을 글로 옮기기까지 했으니까요. 그와 더불어 이탈리아에서 주차를 할 때 차가 정말 생긋 웃으며 주차공간으로 들어간다는 글귀를 읽으면 저도 다락방 님과 슬쩍 링크 되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말이지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하루키와 폴 오스터, 둘 다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더 좋았더랬어요. 참으로 슬픈 상황인데 처참한 상황을 아무러지도 않게 쓰는 능력을 지녔어요. 우스운 이야기든 슬픈 이야기든, 본인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면 그 이야기의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곤 하니까요.

    다락방 2009-06-17 12:51   좋아요 0 | URL
    Jude님. 저는 하루키의 소설이든 에세이든 도대체 뭐가 더 좋다할 수 없을정도로 좋구요, 폴 오스터는 소설쪽이 더 좋더라구요. 에세이를 넘기는게 좀 힘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이런 하루키가 좋아요, Jude님.

    「이를테면 네가 새라고 하자」하고 나는 말했다. 「그리고 하늘을 날으는 일을, 굉장히 기분이 좋으므로 아주 좋아한다고 하자.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자주 날 수가 없어. 날씨나 풍향이나 계절에 따라 날 수도 있고 날 수 없을 때도 있거든. 하지만 날 수 없는 날이 계속되면, 힘도 남아 돌고 초조해져요. 자신이 부당하게 깎아내려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왜 날 수 없을까 하고 화도 나고 말야. 이런 느낌을 알 수 있겠어?」
    「알 수 있어요」하고 그녀는 말했다. 「언제나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그럼 얘기는 간단해. 그게 성욕이야.」
    (댄스댄스댄스 2권, p.102)


    다락방 2009-06-17 12:51   좋아요 0 | URL
    아, 인용해놓고 나니 더 좋아지네요 ㅠㅠ

    turnleft 2009-06-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엇.. 글 읽다가 제 이름이 나와서 깜놀;;
    제가 다락방님 팬인거 눈치채고 계셨군요.. ㅠ_ㅠ

    네꼬 2009-06-17 15:40   좋아요 0 | URL
    TurnLeft 님 안녕하세요? (응? 내가 왜 여기서 인사...?)

    turnleft 2009-06-18 03:54   좋아요 0 | URL
    어머, 네꼬님도 안녕?

    다락방 2009-06-18 09:07   좋아요 0 | URL
    TurnLeft님, 네꼬님 모두 안녕? 헤헷 :D

    코코죠 2009-06-18 20:06   좋아요 0 | URL
    네꼬님 턴님 다락방님 저도 슬그머니 끼어들어 안녕하세요 안녕안녕!!!

    다락방 2009-06-19 08:41   좋아요 0 | URL
    어어어엇. 오즈마님 안녕안녕!! 반가워요 반가워!!

    마노아 2009-06-18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난 하루키를 읽어보지 못했는데 다락방님이 인용하시니 너무 궁금해지잖아요! 다락방님의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요.(응?)

    다락방 2009-06-18 09:08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마노아님, 마노아님, 마노아님.
    하루키를 아직 안 읽어보셨다구요? 아아아, 전 하루키를 사랑하는데요. 완전 초절정울트라캡숑나이스짱으로 사랑해요!!!

    코코죠 2009-06-18 20:05   좋아요 0 | URL
    두 분 분위기 왜 이렇게 좋아여?(질투질투)두 분이 저만 빼노코 이렇게 다정다정 부비부비하시면 제가 모를 줄 알았어여?(질투질투작렬) 흥 추천 안 해드릴...........

    다락방 2009-06-20 20:2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오즈마님, 오즈마님. 그래서 추천은........한거에요, 안한거에요? 하하하하

    꼬마요정 2009-06-18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전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지만, 다락방님 글 보니 왠지 호감이 간다는.. 다시 꺼내읽어봐야하나..고민 중입니다.^^

    다락방 2009-06-18 09:17   좋아요 0 | URL
    전 하루키를 좋아해요, 꼬마요정님.

    「아저씨는 요리 솜씨가 좋군요」하고 유키가 감탄하여 말했다.
    「솜씨가 좋은 게 아냐. 단지 애정을 기울여 정성스레 만들고 있을 뿐이야. 그러기만 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어. 자세의 문제야. 여러 가지 사물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사랑할 수 있어. 기분 좋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고 말이야.」
    (댄스댄스댄스 2권, p.79)


    어때요, 꼬마요정님?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나요? 흐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