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꼰대 같아 싫어요 ..라고 했더니, '못된 주인공 나오는 미스터리 준비중입니다' 라고 피니스아프리카에 대표님이 이야기하셨더랬는데

이번에 나온 가마슈 경감 시리즈 2권은 그 꼰대같은 가마슈 경감 시리즈이고, 제목은 <치명적인 은총>으로 왠지 저자가 CS 루이스인 기독교 서적인 것 같고, 표지는 잘 봐주면 칙릿같을 뿐이고...

 

  루이스 페니의 <스틸 라이프>는 평도 무지 좋았고 (적어도 알라딘에서는) 나도 주인공에 대한 약간의? 불만이 있다쳐도 제법 재미나게 읽은 수작이었어서 사보긴 하겠지만.. 이래저래 맘에 안 든다. 제목도 (뭐, 원제  A Fatal Grace니, 트집 잡을 맘은 없지만) 표지도 ... 그리고 못된 주인공 나오는 열라 재밌는 미스터리는 언제 나와요?

 

 

 

 

 

 

 

 

 

 

후지와라 신야의 <인생의 낮잠> 에 보면 ..

 

"어느 고명한 심리학자가 인간의 표현 활동은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의 산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

 

는 이야기와 거기에 대한 엮인 이야기들이 줄줄 나오는데, 일테면, 우수한 마라톤 선수가 어릴 때는 병약했다던가, 어릴 적에 가난했던 사람이 돈에 집착한 끝에 자수성가 한다던가, 로잔진 같은 음식의 달인은 어릴적 편식이 심했고, 마초가 마마보이라던가... 등등등

 

못되고 복잡한 주인공을 좋아하는 열혈의 나는 사실은 착하고 @@ 단순하고 게을러빠진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응?

 

 

 

 

 

 

 

 

 

그리고 마쓰모토 세이초 '세이초 월드' 라는 시리즈로 나오고 있다.

북스피어는 '시리즈' 집착 쩌는듯. 홈즈 대문 시리즈,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는 어떻게 되고 있더라? 후자는 최근에 나오긴 했지만, 모든 책을 시리즈로 엮어내야 직성이 풀리시는듯.

 

 

 

마쓰모토 세이초는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지만, 북스피어의 이런 마쓰모토 세이초 사랑을 보고 있노라면, 좋아하고 싶어진다.

 

 

 

 

 

 

 

 

 

 

 

 

 

 

 

이건 무슨 엮음이냐?

 

<안데르센 메르헨> 표지 우왕!!! 멋지다. 사랑해요! 안에 삽화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류의 삽화다. 예전에 안데르센 동화집 삽화 있는 영어책 리뷰 올린 적 있는데, 아주 아주 옛날에, 판다님 있던 시절, 그 느낌이다. 포토리뷰 하고 싶어 근질거리게 만드는

내가 좋아라 하는 동화, 메르헨, 안데르센,

 

옆의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빨간표지라서 옆에 둔거 아니... 닌게 아니라 맞고 ^^; 50% 반값 하는 중에 사고 싶어져서. 사야지 사야지 몇 번인가 하다가 안즉 못 샀는데 뜨길래

 

사부다의 <미녀와 야수>도 꼭 사고 싶은 팝업북중 하나

 

 우리는 총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 는

<게릴라 가드닝> 도 관심도서. 원서 표지 완전 멋짐.

 

전쟁과 꽃밭 일은 창조와 파괴라는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화초와 권력은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하는 관계가 아니다. 싸움과 꽃밭 가꾸기는 인간이 시간이 남으면 하는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그 둘을 연결하는 데는 크게 손이 가지 않는다.
게릴라 가드닝은 자연스러운 본능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그래서 그 모양새도 무척 다양하다. 우리는 장애물을 이겨가며 땅을 가꾼다는 점에서 하나가 된다. 하지만 그 목적이나 결과에서는 전혀 하나가 되지 않는다. 모든 게릴라 가드닝 전사들이 기꺼이 받아들일 선언문이란 없으며 그런 게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 다. 총을 든 게릴라 전사들처럼 각자는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에서 얻은 자신만의 동기가 있다.
게릴라 가드닝을 하는 사람은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 하는 사람과 곡식을 심으려고 하는 사람, 두 종류로 나뉜다. 독일어 낱말에서는 그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치어가르텐(Ziergarten, 조경정원)과 누츠가르텐(Nutzgarten, 수익정원)이라는 구분이 그렇다. 게릴라 가드닝 참여자들은 대부분 공동체에서 자신의 역할이 공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사사로운 취미가 중심이고 공익은 그에 따라오는 2차 효과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잘 안다. 게릴라 가드닝은 참여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참여자의 이상이나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는 강력한 소통 수단이 된다. 공적인 공간에서 활동하는 게릴라 가드닝 참여자들은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을 끌어들이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_<우리가 싸우는 이유> 중에서

매력적이야!

 

그리고 이런 책들도..

 

 

 

 

 




 
 
기억의집 2012-02-04 09:39   댓글달기 | URL
저도 루이스 페니의 스틸 라이프 읽고 정말 실망,,,,,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확 끌어당기지도 않았어요. 까무라칠정도로 멋진 캐릭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 진행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사로 잡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정말 재밌는 미스터리물 읽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하이드 2012-02-04 10:08   댓글달기 | URL
작년 후반 핫했던! <라스트 차일드> 읽어보셨나요? ^^ 저만 좋은게 아니라, 거의 2011년의 미스터리. 수준이던걸요? 미스터리..도 잘 안 읽히는 빡빡한 하루하루 중에도 재미나게 읽었었네요. 어떤 단점도 커버칠 수 있을 것 같은 존 코널리의 찰리 파커 시리즈도 추천하고 싶지만.. 싶지만...
 

 

 

 

 

 

 

 

 

 

 

 

 

 

 

 

굶주린 아이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과 구해 주는 것. 어느 쪽이 옳은지 단순히 탁자 위에서 이분법적으로 나누려 하는 사고방식은 평화로운 장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나는 오히려 그런 생각들이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냉담함처럼 느껴진다.

 

- 후지와라 신야 <인생의 낮잠>中-

 

 

오늘 왠지 몸과 맘이 까부러지는 컨디션. 궁여지책으로 자동문 밑에 문풍지를 붙여 놓았더니 샵 온도가 1도쯤 올랐나? 어제에 비해 따뜻해진(?) 지라 문풍지때문이라고 말하기도 뭐해.

 

여튼.. 토요일에도 아침 일찍 나가야 하고 (학원에서 애들 가르치는 동생군 스케쥴에 맞추어야 한다.)

일요일에도 나와서 새로운 아르바이트에게 꽃일을 가르쳐야 하고, 요즘도 새로운 직원st한 아르바이트에게 처음부터 가르치고 있다보니..

 

뭔가 하루도 못 쉬는 스케쥴에 , 말로 수발에 (어제 같은 경우 동생군이 기사해줘서 병원 갔다가 집에 데려다 놓고, 다시 터미널 갔다가, 샵까지 편하게 움직였다.) 새로 온 아르바이트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왔는데, 급 피로해져서, 시장에 가면서 급행 대신 일반 타서 두 정거장 동안을 두시간처럼 졸고 일어나 허부적 거리며 다육 조화와 쇼핑백 등을 사오니, 반가운 분이 와 계신다.

 

이전에 잠깐 말했던 독일에서 서재 보고 오신 분. 커피에 브라우니에 책에 ^^ 바리바리 싸 오셔서 핑크 플라워 박스 사가지고 가셨다. 마침 샵에는 너무너무 예쁜 분홍 장미(프로포즈)와 너무너무 예쁜 분홍 겹튤립과 너무너무 예쁜 분홍색 라넌큘러스가 있었다. 예뻐예뻐!

 

무튼, 몸도 몸이지만, 이래저래 정신적 피로가 쌓이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참 적나라해지는게, 회사 다닐때는 몰랐는데, 날씨가 더우면 더운데로, 추우면 추운데로 추위와의 싸움 (식물의 사체를 넘고넘어 - _-;) 을 하고 있지 말이다..

 

책은 조금씩 읽고 있다. 여유가 조금씩 있다고 해야 하나.

 

오늘 받은 책은

 

 

 

 

 

 

 

 

<연기와 뼈의 딸> 원서 표지 장난 아니심. 기다리던 책
<발터 벤야민의 괴테의 친화력>  괴테의 <친화력>을 좋아해서, 나오자마자부터 찜해두었는데 왠지 안 사게 되어 보관함과 장바구니만 왔다갔다 하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

 

책을 받는 일상, 책을 읽는 일상, 꽃을 파는 일상,

 

2월부터는 돈 버는 (이라고 쓰고 빚갚는 이라고 읽는다 'ㅅ') 달이다. 2월은 그렇게까지 재미는 없지만,(발렌타인데이보다는 화이트데이가 갑이지요.) 졸업식때 앉아서 돈 벌지 않고, 학교 앞으로 뛸 생각이라서 말이다.

 

어제 북극한파로 ?? 자기장에 영향이 있어서??? 전자제품들에 이상이 있는?? 이라는 이야기를 손님 한분과 했지만,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고, 여튼, 어제 자판도 안 되고, 컴퓨터도 하루 종일 안 되었더랬다. 샵 온도는 6도 이상 안 올라가고, 옘병할 (지금은 8도)

 

동생이 본체 하나 사주까. 하며 15만원이면 된다고. 꽃시장 매일 가서 쓰는 돈도 그거보다 많은데 음...

 

매장을 꾸려 나간다는게 하고 싶은거 다 하면 .. 돈은 언제 버나요? 라는 거.

오죽 6천원짜리 장미 가시 제거기를 두 달을 고민하다 사고 , 신세계다! 했겠나  ㅎ

 

여튼, 돈감각이 틀려진다.

 

새로 뽑은 직원st 아르바이트는 나보다 더 씩씩하다. ㅎ 이력도 대단하다.

보통, 내 이력과 열혈'나'를 보며 사람들이 대단해요, 하는건 많이 들었는데, 반대의 입장이 되어보기는 처음.

이제 이틀이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섣불리 맘 주지 않... 그런거 없고, 오래오래 일해줘요! 같이 재미나게 일해봐요!

하는 마음 ^^

 

다시 후지와라 신야로, 페이퍼의 제목으로 돌아가자.

 

후지와라 신야의 책 중 가장 먼저 읽은 것은 무슨무슨 기행.. 이 아니라 <메멘토 모리>였다. 쌨지. 좀 많이 ^^
무조건 이 사람을 좋아하기로 하고, 그 다음에 읽은 책이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소품 같은 낙낙한 느낌. 사진과 글의 느낌은 좋았지만, 임팩트는 거의 없었던. 무존재감의 책. 그리고 그 다음에 별 기대 없이 읽게 된 책이 이번에 나온 <인생의 낮잠>  <돌아보면..> 과 같은 느낌의 책인데, 중간중간 뼈가 있다. 맨 위에 옮겼던 글처럼. '평화로운 장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분법'을 '오히려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냉담함'으로 읽어내는 작가. 아.. 좋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인생의 낮잠'에서 저자는 인생의 구획과 아버지, 인생의 낮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책에서 반복되는 이야기 이 세상과 저 세상..

 

난 오늘 잠시 이 세상과 저 세상 사이를 비몽사몽 하며, 짧은 두 정거장어치의  달지만 피로한 '낮잠'을 가졌다.

 

피곤함을 도저히 떨칠 수 없을 것 같을 때, 가끔은 '으쌰으쌰 힘내자' 말고, 그냥 '피곤하자' 피곤해도 될 것 같다.

독일에서 온 반가운 손님의 따뜻한 커피와 달달한 브라우니, 그리고, 편의점에서 사 온 레드불로 우선 몸을 달래본다.

늘 샵에서 흘러나오던 카를라 브루니에서 '정엽'으로 음악을 바꿔 듣는 어느 그냥 피곤하기로 마음 먹은 하루.

 

기운은 .. 다음 주 부터 내자.

돈 열심히 벌어서 빚도 갚고, 고양이 병원비도 내고, 엄마 아빠 나무도 해 드리고, 에, 또...

 

 

* 덧붙임 :
알라딘에 글도 좀 많이 써 주세요. 라고 인사하고 가셨던 멀리서 온 반가운 방문객.

피폐한 몸과 마음이지만, 힘내서 교보 가서 새 자판을 사와 설치하고, 정엽의 노래를 들으며 오랜만에 알라딘에 끄적끄적.

 



 
 
2012-02-04 11:20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할 일이 많지만, 음.. 알라딘 서재 포스팅도 할 일. 이라고 말해본다.

동생과 나오며 우유 하나 사서 먹은게 다니깐, 패밀리마트 김밥과 모듬꼬치오뎅 사서 냠냠하는 끼니 때우고 마저 일하자. 라고 해도 그렇게 큰 게으름은 아니지 않을까.

 

어제는 샵 시작한 후 처음으로 문을 닫았다. 설날에도 새해에도 크리스마스에도 문을 열었는데 말이다.

 

제주에서 돌아와서 동생군이 기사 해줘서 말로 퇴원시키러 갔더랬다.

 

시간을 돌려 토요일로..

 

새벽같이 일어나 꽃시장에 갔다가 농장으로 고고씽 아주 크고 예쁜 녹보수를 겟했다. 차에 실고 오느라 죽는 줄 알았지만, 샵에 가지 펼치고 있는 녀석 보니, 예뻐죽겠다.

 

샵에서 미친듯이 정리하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다발 팔고, 택시 잡아타고 사당동으로, 말로한테 인사하고, 또 긴긴 청구서를 받아 나왔다. 제법 컨디션이 괜찮아 보여서 약간 안심

 

또 택시 잡아타고 눈썹이 휘날리게 집으로, 그 와중에 강기사와 동생이 번갈아 전화하며 비행기 놓치겠다고 구박

먼저 가라며, 나 뒤따라 가겠다고 했는데, 집에 들어가보니, 불도 안 끄고 -_-;; 세탁기도 돌린채로 그냥 나갔더라. 내가 안 왔으면 어쩔뻔했어. 대충 책이랑 이것저것 가방에 쑤셔넣고 또 바람같이 달려 나와 택시 잡아 타고, 9호선 급행 탈 수 있는 여의도역으로.

 

거기서 급행 탔더니, 먼저 나간 강기사와 동생군과 같은 열차에서 마주쳤다.

 

처음 가보는 제주 집이다.

뭐, 여전히 뭔가가 공사중인 어수선한 모습이긴 하다. '신구간'이라는게 있다고. 대한과 입춘 사이, 신들이 놀러나간 사이에 몰래 이사해야 한다나 뭐라나, 뭔가 귀여운 풍습이다. 여튼, 신구간이 껴서, 인부들이 다 바쁘고, 아빠님은 이미 제주에서 반년 있으면서 그동네 사람들에게 학을 백만열두번쯤 뗐다고 하고.. 들어보면, 진짜 어이가 없다. 사실, 서울에서 근교에 집짓기도 힘든데, 제주는 말해 무엇하랴.  황당한 에피소드들의 퍼레이드. 아빠님이 맨날 소리 질러도 일이 진척될까말까. 아빠가 차근차근 화를 꾹꾹 눌러가며, 일을 진척시키고 있지만, 이런 일은 오히려 강기사가 잘할지도. 주택에 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좋더라. 하지만, 바베큐 그릴 하나 조립할 엄두 못내고,(어렵긴 존나게 어려워서 동생군과 쌔가 빠지긴 했지만) 벽난로 하나 못 때면서, 전원주택의 로망만 가지고 있다면, 강기사만 죽어날듯. 우리집, 형광등 가는거 같은것도 다 강기사랑 내가 한다. 일 잘하는 남자에 대한 로망따윈 없ㅋ엌

 

여튼, 나는 힘들고 힘든 와중에 ...

 

 

삽질도 하고.. 나 팔병신인데, 그냥 얘기 안 하고 했는데, 겨우 그거 했냐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많이 해놨다며 빈정거려서 열받아 혼났다.

 

바베큐 그릴 상자에 들어 있는거 진짜 무거워서 (게다가 내 팔은 병신) 못 들고 쩔쩔매니깐 들으면서 '이것도 못 드냐'며 타박. 진심이세요?? 어이가 없다, 진짜, 그래놓고 나중에 강기사한테는 바베큐 그릴 억수로 무겁던데 어쩌구 저쩌구 얘기하는거 들었다.

 

 

고기 먹는데 '굽는 사람 따로 있고, 먹는 사람 따로 있냐'며 구박을 하지를 않나. 진짜 먹는거 가지고! (근데, 난 고기 먹는 사람이다. 어디 가도 고기 안 구워 'ㅅ')

 

딱 말문이 막혔던건

쌔가 빠지게 일하며 가장 비수기 두 달을 견뎌내고, 이제 2345월 성수기를 남겨둔 처지에

'힘들게 뭐 고생하냐'며, '제주 내려와서 할 꺼 찾아보'라며.

말이 안 통하는구나. 싶었다.

 

서울 오는 길에 동생에게 말하니, 동생왈 '같이 굶어죽자는거지'

그러니깐 말이다.

 

이래저래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이빠이 받은 주말이었다.

 

 

벽난로가 있는건 좋았다. 저 장작 이때까지는 이웃에서 줘서 얻어 썼다고 하는데, 3톤트럭으로 35만원 정도라고 하던가,

2월에 돈 열심히 벌어서 장작이나 사드려야겠다. 솔방울이 잘 타서 불 붙이기 좋다고 하는데, 한 봉다리에 몇 천원씩 주고 사던거 생각나 좀 웃었고, 솔방울 줍고, 나무 때며 난방하는 집이라니 ㅎㅎ (물론 보일러도 있는데, 나무가 더 따뜻하고, 저렴하다고) 참나무던가 삼나무던가 나무가 타는 모습은 예뻤고, 그 불은 보일러와는 달리 마음까지 따뜻하게 일렁였다.

 

이래저래 이야기하지 않은 징그럽게 많은 일들, 비수기, 직원도 없고, 몸도 아프고, 마음도 팔팔끓고, 말로도...

그랬던 1월, 진짜 존나게 힘들었다. 얼른 가라, 1월아.

 

내일부턴 좋은일만. 2월에는 신나는 일만.

 

 

어제는 고민고민하다 샵에 안 나오기로 결정했고, 말로 데려와서 말로 수발 들으며 집 치웠다.

1월에 좋은일 거의 없었는데, 1월의 마지막날 딱 하나 바란다.

 

오늘 집에 가면, 말로가 큰 감자( 오줌 많이)랑 맛동산(똥) 만들어 놓았기를.. 제발..

처방식 건사료도 그런대로 먹고, 물도 찹찹 잘 먹고, 카라도 잘 차고 있으며, 약까지 잘 먹었는데 .. 잠깐 딴 얘기, 어디서 봤는지 기억 안 나는데, 그 파리의 고양이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약 그냥 주면 안 먹는데, 왜 이 약을 먹어야 하는지 눈을 쳐다보며 열심히 설명하고 주면 먹는다고. 처음 약을 먹여보는거라 거칠게 입에 넣으려다 못 넣고, 그 이야기가 생각 나서 말로의 눈을 보며 열심히 설명했다. 이 약을 먹고, 빨리 낳아서 세 밤만 더 자면, 배에 실밥도 뽑고, 갑갑한 칼라도 뺄 수 있어 말로야. 오줌 눌 때도 안 아파지고, 건강해질 수 있어, 그러니깐, 우리 이 약 먹자. 말로야, 알았지? 하면서 캡슐을 쏙 넣었더니 꿀떡 삼켰다.

 

아, 우리 말로.

 

짬짬이 엉킨 털 잘라주고, 수술부위 소독약으로 닦아주고, 물하고 사료하고 처방식 습식 사료 챙기고, 어디가서 뭐하고 있는지 늘 눈 안에 두고.. 집 치우고...

 

오늘 아침에는 발라당 애교 부리는걸 잔뜩 받아주고 충만한 마음으로 나왔다. 내일부터 새 아르바이트도 오고, 샵에는 할 일이 천지다. 부지런 떨다보면, 저녁까지 시간 금방 갈듯.

 

 

 



 
 
2012-01-31 13:21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01-31 14:15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그래도 말로가 호전된 게 보여서 참 다행입니다. 하이드님의 정성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이 1월 마지막날이에요. 저도 안 좋은 일들이 많았던 한 달이었습니다. 함께 더 힘내요. ^^

2012-01-31 14:33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2-02-01 23:30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올레길 포스팅보고 저도 제주도 날라갔던게 언제였던지...아버님께서 제주도에 주택을 지으셨군요.
저도 토끼에게 주사기로 약먹일 때 처음에는 '오, 잘 먹는데?'하다가, 제가 주사기를 그냥 목구멍으로 찔러넣으니 토끼가 어쩔수 없이 넘기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엔 조심스러워요.

핑키 2012-02-03 21:58   댓글달기 | URL
아 ㅠㅠ 증말 다행이예요 ㅋㅋㅋ 그날부터 말로이야기만 읽으면
나도 자꾸 눈물이 나려고해요 엉엉 ㅠㅠ
 

어젯밤의 말로는 수술 직후 쌕쌕대던 모습에 비해 눈을 꿈쩍거리고 있었고,

오늘 아침의 말로는 몸도 뒤척였고, 뭔가 깊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중환자실 안에서.

털끝 하나 만질 수도 없고, 유리 너머로 쳐다볼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제법 웃으면서, 말로에게 말을 걸었다.

 

아직도 병원 가는게, 기다려지고, 무섭고, 보고 싶고, 그렇지만,

얼른 저녁이 되어 말로 보러 가고 싶다. 힘든 수술 견뎌냈으니, 이제 조금씩 덜 아파질일만 남았어.

 

월말에 제주에 가야 하는데, 그때까지 병원에 놔두려 한다. 비행기 태우는건 불가능해졌고, 누군가에게 맡길 수도 없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에 인사하고, 월요일 점심 즈음에 데리러 가려고 한다.

 

아, 그리고, 방금 면접 보고 사람 뽑았다. 나랑 같은 시기에 문마에에게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도 꾸준히 배우고 있는 친구다.

일단 수업 가는 월요일을 제한 화-금까지 풀타임 아르바이트로 함께 일해보기로.

 

목소리도 씩씩하고, 직장생활 경험도 있고, 나이도 있고, (나보다는 어리고:)

 

시간은 이렇게 저벅저벅 앞으로 나간다.

 

2월 졸업시즌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때가 왔다.

 

 

오랜만에 나고집 카테고리를 역주행하며 말로를 보고, 말로와 저의 이야기를 봤어요. 서재 오래 찾아주신 분들

함께 보았을 그 이야기들이요.

 

말로 걱정해주신 분들 감사해요. 많은 분들 함께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니, 말로 꼭 건강해질꺼에요.

 

 



 
 
울보 2012-01-26 15:05   댓글달기 | URL
말로가 많이 아팠군요,,
말로야,,이제 걱정마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하네,,
건강해질거야,
아자아자 화이팅,,

구차달 2012-01-26 20:04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2012-01-27 11:47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12-01-27 16:45   댓글달기 | URL
헐 말로가 아파요? ㅜㅜㅜㅜㅜㅜㅜ
수술까지 했다니 이런 ㅜㅜㅜ 얼른 나아야지 ㅜㅜ

재는재로 2012-01-29 23:13   댓글달기 | URL
얼른 나와야죠 아는분 고양이 이름이 까망이인데 병원갖다 결국 며칠뒤 죽어서 슬펐던기억이 빨리났기를

무스탕 2012-01-31 16:05   댓글달기 | URL
말로 얼른 나아라 ㅠㅠㅠㅠ 그리곤 다신 아프지 마라 ㅠㅠㅠㅠ
 

이런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다. 쓰고 싶지 않지만..

 

어젯밤부터 행동이 굼뜨고, 화장실에서 안 나오고, 우는 소리가 이상하고, 밤새 상황 보다 아침이 되어 병원에 데려갔다.

케이지에 넣고 가는 내내 뒷자석에서 케이지 문을 열고, 말로의 말랑말랑한 발을 꼭 잡고 있었다.

 

우리 말로는 페르시안 중 흔치 않는 피 잘뽑는 고양이로 칭찬 받았고, 사진도 잘 찍었고, 주사도 잘 맞았다.

의사선생님의 가죽 의자를 좋아해서, 가죽의자에 내도록 앉아 있었다.

 

요로결석이라는 진단을 받고, 카데터를 삽입하는데, 혈뇨가 나왔고, 그 와중에 약해진 방광이 터져서, 개복수술에 들어갔다.

두 시간 정도를 기다리는데, 나는 이미 요로결석 이야기 듣고 난 후부터 계속 울고 있었고, 의사선생님이 나오길 기다리며,

너무 빨리나올까 겁 내고, 너무 늦게 나올까 겁내며, 동물병원에서 나오는 동물농장을 보다 또 울고, 누군가 데려온 고양이를 보고 또 울고, 병원비 빌리러 전화하며 또 울고, 말로가 전신마취에서 깨지 못하면 어쩌나 겁이 나고, 또 겁이 나고, 그래서 또 울고, 엉엉 울다, 눈물만 뚝뚝 떨어뜨리다, 꺽꺽 거리며 계속 울고, 요로결석에 대해 찾아보며 울고,

 

마침내 의사 선생님이 나와서 수술 경과를 설명해주고, 수술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해주고, 말로의 방광과 요로에서 빼낸 결석과 이물질을 보여주고, 나을 수 있지요, 건강해질 수 있지요, 어딘가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목소리로 물어보고, 떨고, 울고,

 

면회를 시켜주는데, 울지 않으려고 어금니를 꽉 물고 들어갔는데, 사각 인큐베이터 같은 곳에 들어가 있는 말로가 헐떡거리는 걸 보고, 얼굴과 몸과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뭔가 물어봐야겠는데, 뭘 물어봐야하는지 모르겠고, 면회할 수 있는 상황과 장소가 아니어서, 말로가 깰때 내가 옆에 있고 싶었는데, 전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서..

 

저녁때 다시 오기로 했다.

 

2-3일이 고비라고 하고, 그 이후로 몇 달간 치료 받으면 건강해질 수 있다고 그러셨다.

 

말로가 나한테 어떤 존재인지.. 만약 말로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못 살 것 같다. 나도 못 산다. 계속 생각이 맴돈다.

고양이를 처음 데려올때부터, 늘 마음의 준비라는 걸 하지만, 난 말로보다 하루만 더 살아도 될 것 같다. 고 생각했는데,

우리 말로.

 

마음의 준비라는 말은 가당치도 않다. 그런거 없다. 그런거 안한다.

 

처음 하는 전신마취, 알고보니, 말로는 마취에 약한 편이라고 한다. 콩팥까지 보지는 못하고, 방광만 시술했다고 한다.

 

좋은 이야기와 나쁜 이야기를 번갈아 하는 의사 선생님때문에 혼란스럽다.

그래도, 좋은 이야기만 했더래도 폭탄 맞은 것 같은 마음은 똑같았겠지만..

 

졸업식 간판을 썼다. 1월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병원을 나오면서 받은 아주 긴 계산서를 보니 비참했다.

정맥카데터 & 장착, 수액, 일반혈구검사, 종합혈청화학검사, 전해질 검사, 초음파 검사, Xray 기본 촬영... 길게 길게 항목과 금액이 적혀 있다. 말로가 받은 검사들을 보니, 안쓰럽고 속상해서, 세상에 이렇게 슬픈 청구서가 있나 엉엉 울고, 금액과 부가세를 보고 부가세 올린 국회의원 개씨발새끼들 욕하고, 어쨌든 돈 빌려서 병원비는 마련했고,

 

이를 악물고 졸업식 꽃다발 예약 간판을 쓰고, 졸업식 꽃다발 검색하고, 고양이 신장 검색하고, 손님들 들어오면 웃고, 인사하고, 그래봤자 눈은 이미 토끼눈이지만, 나가면 또 울고, 지하철에서도 엉엉 울고, 길거리에서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꽃집에서도 엉엉 울고, 손님 들어오면 웃고, 미친년이 따로 없다.

 

미친년이 따로 없어.



 
 
2012-01-25 19:42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25 20:28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25 21:11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2-01-25 21:34   댓글달기 | URL
"말로야, 꼭 건강하게 일어나야 해!!"

blanca 2012-01-25 22:34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하이드님. 말로는 꼭 건강해질 거예요. 그럼요.

Forgettable. 2012-01-25 22:38   댓글달기 | URL
휴.. 우리 나옹이 보낼 때 생각이 나서 벌써 그게 3년전인데도 또 눈물이 나네.

이매지 2012-01-25 23:40   댓글달기 | URL
말 못하는 동물이 아프면 더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말로 꼭 건강해질 꺼예요!

2012-01-26 00:39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garoora 2012-01-26 01:56   댓글달기 | URL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말로 금방 괜찮아질거예요! 기도할게요

moonnight 2012-01-26 09:43   댓글달기 | URL
개복수술이라니. ㅠ_ㅠ 하이드님의 사랑으로 깨끗이 나을 거에요. 힘내세요.

카스피 2012-01-26 10:48   댓글달기 | URL
이런 말로가 어서 낳길 바랍니다.

고고씽휘모리 2012-01-26 13:45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말로에게 이렇게 큰 일이 있었네요.
곧 건강해지길 빕니다.

비연 2012-01-26 14:48   댓글달기 | URL
꼭 나을거에요..힘내세요 하이드님...

알케 2012-01-26 15:36   댓글달기 | URL
도도하고 우아한 고양이 말로 ! 힘내라.

summit 2012-02-03 13:46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건강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