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땅 캠핑 여행>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신정엽(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우리 땅 캠핑 여행》의 주인공인 윤이와 아빠는 주말마다 전국으로 캠핑 여행을 떠납니다. 집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일인데, 전국의 유명하고 좋은 장소들을 방문하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낍니다. 여행은 항상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소풍 전날 밤 소풍에 대한 기대와 행복감과 같은 느낌이겠지요. 캠핑 여행을 통해서 윤이는 아빠와 소중한 추억을 하나하나 만드는 동시에,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찾아 다니면서 국토에 대한 사랑을 키워 나갑니다.


이 책은 딱딱할 수 있는 우리나라 지역, 장소에 대한 소개를 잘 이해하도록 재미있는 그림과 지도, 그리고 맛난 음식을 재미있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치를 통하여 어린이들은 각 고장, 장소의 특성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재미있는 소재와 내용으로 지역에 대한 소개를 하여 지역에 대한 이해를 훨씬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직 가보지 못한 우리나라의 많은 곳을 지금이라도 당장 캠핑 장비를 챙겨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다 보면 어느덧 전국의 많은 지역을 실제로 다녀온 듯한 생생한 체험을 합니다.


《우리 땅 캠핑 여행》은 어린이를 위한 교양서로서 우리나라 지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전국의 좋은 지역, 장소를 생생하게 잘 소개한 몇 안 되는 좋은 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공부에 대한 부담은 잠시 내려놓고, 이 책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신나는 여행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전국을 다니면서 우리 어린이의 꿈과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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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군대 없는 나라 전쟁 없는 세상>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은식(작가)

 

“군대가 있으면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키지?”
얼마 전 아침 잠결에 베개 밑 깊은 어딘가에서 ‘쿵’ 하는 폭발음 비슷한 것이 들리더니 곧 침대가 잠시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얼마 뒤, 문득 그 생각이 떠올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수원 지진’이라는 단어가 올라와 있었다. ‘아까 그 진동이 지진이었구나.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그걸 느끼고는 너도나도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던 것이로구나’ 싶었다. 지진의 강도는 겨우 2.3. 건물에 금이 가거나 높이 올려 둔 물건이 떨어지는 피해조차 거의 없던 경미한 정도였다. 하지만 얼마 전 5.8이라는 기록적인 규모로 온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던 경주 지진의 정신적인 여진은 꽤 대단했던 모양이다. ‘수원 지진’이라는 단어와 함께 검색 순위에 올라있던 것들이 ‘지진 준비물’ ‘지진 배낭’ ‘지진 가능성’ 들이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전쟁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 수많은 전쟁 영화를 봤고, 전쟁에 관한 책을 읽었고, 군대에 가서 전쟁을 직접 연습한 적도 있지만 실제로 전쟁을 겪어 본 적은 없다. 그래서 전쟁의 배경이나 결과, 혹은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의미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지만 그 ‘느낌’에 대해서는 조금도 아는 것이 없다. 그런데 ‘언제 또다시 땅이 흔들리고 벽이 무너져 덮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 숨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는 경주 시민의 말을 전해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전쟁이란 땅과 하늘,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벽들이 동시에 엄청난 규모로 진동하고 무너져 내리는 지진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쓴 김재명 선생님은 어쩌면 한국전쟁이 끝난 뒤 태어난 한국인 중에서 전쟁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국제 분쟁 전문 기자’라는 이름으로 지난 20여 년 동안 코소보,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 시에라리온 등 나라 이름만 들어도 뒷골이 서늘해지는 전쟁의 현장을 찾아다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 관한 그의 리포트는 이미 여러 곳에서 보고 읽은 적이 있다. <한겨레 21> 이나 <프레시안> 같은 매체에 실렸던 연재 기사들도 있었고,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이나 <오늘의 세계 분쟁> 같은 책도 있었다.

그의 글을 통해 접한 전쟁은 역시나 무시무시하고 끔찍했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 역시 영화에서 흔히 보던 광경이 아니라 처참하게 목이 잘리거나 불에 그슬린 이름 모를 남녀노소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그리고 그런 전쟁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전쟁광이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의 평온하고 풍요로운 삶의 원천이라고 강변되는 경제 논리와 국제 외교 논리들이라는 점을 조곤조곤 밝혀낸다는 것이 또한 그랬다.

<군대 없는 나라 전쟁 없는 세상>이라는 책을 쓰는 과정은 그런 김재명 선생에게도 꽤나 고민스러운 시간이었을 것 같다. 어린 독자들 앞에서 풀어놓기에 그가 보고 듣고 느낀 전쟁은 지나치게 생생하고 구체적이고 사실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전쟁에 대해 제대로 알고 느끼고 이해하는 것은 바로 그 아이들이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지게 할 수 있느냐와 연관된 문제이기도 했을 테니, 그런 희망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가지 않았을까?

이 책은, 어쩌면 실제로 전쟁을 경험한 사람이 들려줄 수 있는 가장 차분하고 점잖은 전쟁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학살의 현장을 자극적으로 묘사한 대목도 없고 그 책임을 추궁해 일부러 분노를 이끌어내려는 곳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열 살 안팎의 나이에 전쟁터로 끌려가 총을 잡게 되는 소년병의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마약에 취한 그 소년병들에 의해 손목이 잘린 어린아이들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전쟁을 누가 뒤에서 부추기고 있으며,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그들이 얻게 되는 것이 무언지 어린 독자들도 알아야 한다는 지은이의 생각은 분명 환영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 독자들에게 전쟁에 대해 알려준다는 일은 성(性)에 대해 알려주는 것 못지않게 곤혹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대충 하려다가는 엉뚱하고 비뚤어진 생각을 심어주기 십상이고, 제대로 하자니 끔찍함과 잔인함을 감당하기 어렵다. 김재명 선생의 이 책은 그런 곤혹스러움을 안고 있는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에게 적잖이 힘이 되는 안내서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1949년에 군대를 없앤 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는 어떻게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 왔을까? “군대가 없으면 나라를 어떻게 지키지?”라는 물음에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이렇게 되묻는다고 한다.

 “군대가 있으면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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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게 정말 천국일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장미랑(숭의초등학교 교사)

 

아직 어린아이 티를 못 벗은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단어를 가르친다고 생각해 보자. 공책, 연필과 같이 구체적인 명사를 가르쳐 주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조금씩 추상적인 개념으로 넘어가면 가르치는 선생님도, 배우는 아이들도 막막하다. 그중에서도 ‘죽음’이라니! 사실 어른인 나조차도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하지만 요시타케 신스케의 신작은 내게 커다란 느낌표를 ‘쾅’ 하고 던져 주었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는 내가 그토록 어려워하는 주제인 ‘죽음’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아이가 유품인 공책을 읽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할아버지는 공책 가득히 죽음 뒤의 세상을 상상하고 있었다. 천국은 어떤 곳일지, 천국에 어떤 옷차림으로 가야 할지, 못된 사람이 가는 지옥은 어떤 곳일지,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 그리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는 어떤 모습으로 그의 곁에 머물러야 할지.

 

할아버지는 마치 소풍을 가듯이 죽음을 꿈꾸었던 것이다. 죽음을 두고 마음껏 상상한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살펴보자니,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기분인 것도 아니다. 죽음은 깃털처럼 가볍게 볼 것도, 절대 입 밖에 내지 못할 만큼 무거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작가인 요시타케 신스케는 죽음을 그저 미래라 여긴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올 미래 말이다. 그래서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림책의 주인공은 도무지 죽음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지만, 아주 조금씩 죽음에 대해 자연스레 떠올려 본다. 아마 할아버지는 그저 미래 어딘가로 향했던 것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테다.

 

사실 그 누구도 죽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흔들림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며 누구나의 미래임은 분명하다. 죽음에 대해 용기 내어 생각해 보고, 조금씩 상상해 보며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아, 단지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말은 아니다. 이미 다 커 버린 어른들에게도 꼭 해 주고픈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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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쑥갓 꽃을 그렸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장철문(시인)

 

이건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다
뜻하지 않게 동네 뒷길을 걷다가 담 밑에 도라지꽃이나 텃밭에 부추 꽃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그 순간의 할 일이 그것 말고는 없다는 듯 그 곁에 쪼그리고 앉아서 그 꽃을 들여다볼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잊고 있던 마음 한켠에 살며시 빈터가 생기고 거기 가만히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여기 그 마음에 피어나는 꽃을 그린 사람이 있다. 꽃을 그리는 그 사람이 또 꽃으로 보여서 그걸 그린 사람도 있다. 아흔 살이 넘은 아버지는 자두와 쑥갓 꽃과 공작 깃털을 그렸고 딸은 그걸 그리는 아버지와 그 마음을 그려넣으면서 또 꽃이 되었다. 이건 참 생전 처음 본다는 듯이 쪼그려 앉아 쑥갓 꽃을 보는 마음으로 그걸 들여다본다.

쑥갓 꽃은 혼자 피지 않고 어울려 핀다. 어떤 건 활짝 피고 어떤 건 아직 덜 피고, 어떤 건 이제 꽃망울을 맺고 어떤 건 그 옆에서 벌써 지고 있기 십상이다.

아흔 살에 난생 처음 그림이라는 걸 그리면서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그림을 보고 "하나 더 그려 봐!" "하나만 더!" 부추기는 성가신 딸과 손녀가 함께 어울린 이 책이 꼭 그 쑥갓 꽃 같고 쑥갓 밭만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사물들은 참 아무렇지 않다. 그냥 딸의 주말농장에서 주워 온 자두고 그냥 베란다에 있는 군자란이고 갈 수 없는 고향 쪽으로 뻗어 간 송전탑이다. 화려하고 잘 포장된 꽃은 쉬이 우리 마음을 빼앗고 이름나고 잘 차려입은 사람은 쉬이 우리 마음을 짓누른다. 그러나 여기 어울린 사물들은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마음에 빈터를 마련하여 꽃을 피우게 하고 거기 어울린 사람들은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차차로 자신을 들여다보고는 일어나 걸어가게 한다.

아무렇지 않은 나의 오랜 이웃이 이 책을 내밀면서 아흔 살이 넘은 아버지가 그린 것인데 그냥 둘 수가 없었다고 그걸 그리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또한 그림 같아서 그걸 함께 그려 넣었다고 손부끄러워했다. 그걸 엉거주춤 건네받아서 펼쳐 보니 거기 그의 마음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 천연덕스레 피어 있었다.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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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시간의 섬>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안창현(한겨레신문 기자)

 

공룡만큼 신기한 원시 식물의 세계
“나, 지아친토 살사파릴리아는 1767년 새롭고 진귀한 식물을 찾으려 ‘플로라 호’를 타고 모험 천만의 세계로 출발한다.”


<시간의 섬>의 주인공 살사파릴리아는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저명한 식물학자이다. 교수는 항해 도중 검은 안개 속을 며칠 동안 헤매다가 갑자기 평온한 바다에 이른다. 그런데 그곳은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생물들로 가득했다. 특히, 작은 섬에 올라보니 원시시대의 희귀 식물들로 가득했다. 이를테면 ‘시간의 섬’인 셈이다. 교수는 그의 탐험을 그림일기에 담았고, 그 일기는 나중에 고문서 보관소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그림책은 한 식물학자의 모험담 형식이지만, 실제 내용은 ‘식물의 조상’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많지만, 원시 식물에 대해선 다소 무관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식물은 40억년 이상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산소와 먹을거리, 보금자리를 제공해 왔다. 생태계 전체를 이해하는 데 식물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을 빠뜨릴 수 없는 이유다.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거의 처음으로 나온 고식물학 책이다. 그림책은 1부에서 교수의 모험담을 그린 뒤, 2부부터 본격적으로 식물의 조상을 살핀다. 양면을 펼쳐, 한 쪽은 설명문을 싣고 다른 쪽 면은 관련 식물에 대한 세밀화 여러 편을 오밀조밀하게 집어넣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여러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될 것이다. 식물은 처음부터 잎과 줄기, 뿌리를 모두 갖고 있었을까? 물속에서 처음으로 지상으로 올라온 식물은 어떤 모양이었을까? 애초 식물한테는 이파리가 없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다소 어려운 내용이지만, 공룡의 세계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아이들도 있을 듯하다. (2016년 10월 21일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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