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로봇 : 인공지능 시대, 로봇과 친구가 되는 법>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명혜권(양천구 갈산공공도서관)

 

평소에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로봇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누구나 한번쯤은 ‘알파고’를 들어봤을 것이다. 세계랭킹 1위의 바둑천재 이세돌을 물리친 알파고는 2016 단연 최고의 화제였다. 이후 TV, 신문 등 여러 매체들은 앞으로 로봇이 우리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앞다투어 소개하고 있다. 

어린 시절 주말 저녁 가족들이 TV 앞에 모여앉아 즐겨보던 외화 중 “전격 Z 작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위기에 빠진 주인공이 전자시계에 “키트, 도와줘!”라고 외치면 스스로 시동을 걸고 무섭게 달려오는 차 “키트”의 모습은 마냥 멋있고 신기하기만 했다. 그때만 해도 무인 자동차가 현실이 될 거 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오늘날 그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이 책은 로봇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로봇의 과거와 현재, 미래 등 다양한 로봇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16 볼로냐 어린이 국제 도서전에서 ‘라가치 상’을 받은 독특한 색감과 선이 더해진 그림과 함께 저자의 설명을 따라 가다 보면 컴퓨터와 로봇 분야의 생소한 용어나 상황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로봇하면 아이들 장난감이나,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만 떠올리고 자신과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런 독자들에게 각 분야에서 인간 생활에 좀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로봇들을 소개하고 로봇이 우리의 친구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제4의 인종이 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여러분이 꿈꾸는 로봇은 어떤 것인가요? 하기 싫은 숙제를 대신해주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슈퍼맨처럼 나타나 무엇이든 도와주는 로봇?
이 책을 통해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 로봇을 이해하고 친구가 되는 법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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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기러기는 차갑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유강희(시인)


얼마 전 시인이 시골 작업실로 우리 부부를 초대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우리가 잘 사나 궁금했던지, 저녁이나 함께하자는 거였다. 마침 봄비가 내리는 저녁 무렵이었다. 시인이 소반에 손수 차린 밥상은 화살나무 어린순, 바위취, 골담초 노란 꽃 등을 소스와 곁들인 스테이크였다. 난생처음 맛보는 별난 음식이었다. 이런 특별한 재료들은 모두 마당가에 심은 것들이다. 미처 생각지 못한 기발하고 아름다운 조합이었다. 이렇게 주위의 풀과 나무 하나도 그의 손을 거치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난다. 시인은 아마도 세상의 모든 존재를 그만의(유일의) 존재로 인정하는 가운데 조화와 균형의 미를 추구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이러한 시적 견지는 작품 「주인」에 잘 드러나 있다.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하늘, 바람, 아가 등)은 모두 주인이라는 생각 속에는 생명에 대한 온갖 부당한 이해를 뛰어넘는 시인의 곧고 두터운 자애가 뜨겁게 자리하고 있다. 이 작품 외에도 「월식」 「개울에서」 「들쥐와 옥수숫대」 등에서 우리는 존재에 대한 차별 없는 깊은 사랑과 자연을 담는 시인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동심의 말간 눈망울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가 그의 동시 세계를 구성하는 요체가 아닐는지. 이러한 동심이 “울음을 참다가/ 옹이가 되었다”고 말하고 또 “잘려 나간 곁가지가/ 얼마나 굵었는지/ 잊지 않으려고”(「옹이」) 나무는 옹이를 품은 거라고 말한다. 시인은 이렇게 곁가지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마음을 써 준다. 그러니 「나이테」에서 징 소리를 발견하는 것도 하나 이상하지 않다. “상추씨가 땅속에/ 터널을 뚫”(「텃밭」)은 것도 크게 과장스럽지 않다. 그뿐인가. 「목판화」에선 고라니의 발소리도 이 세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존재 기호로 당당히 등록된다. 「고드름」에선 매달려 있는 고드름에게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중대한 “결심”을 발굴해 낸다. 시인의 동심의 직관이 이렇게 사물의 고갱이를 고드름보다 더 날카롭게 꿰찬다. 하마터면 하나뿐일 뻔했던 염소 뿔도 “심심할 것 같아서”(「뿔」) 시인이 얼른 하나 더 만들어 준 덕에 두 개가 되었다. 시인은 생각의 깊이를 숨겨 둔 이러한 동시들로 어린이에게는 보물찾기 같은 시 놀이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동심을 잊거나 잃고 사는 어른에게는 동심의 귀환을 깜짝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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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마법에 걸린 집>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기정(작가)

 

놀이가 된 이야기는 가능한가?
아들 녀석이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길래,
“재밌니, 뭐야?”
하고 묻다가, 이내 그 책표지 색깔만 보곤 목을 움츠렸다.
나는 아들 녀석에게 한 번도 책의 좋고 나쁨에 대해 말한 적은 없다. 세상에 나쁜 책이 어디 있겠는가! 나 역시 그 시절 만화책에 흠뻑 빠졌던 적이 많다.
나는 아들에게 점잖게 말한다.
“음식도 골고루 먹듯이, 책도 그래야 하는 거야. 만화책 세 권 읽을 때, 동화책이나 글밥이 있는 책도 한 권씩 읽어주면 어떨까?”
그러면 아들 녀석은 시큰둥이 대답한다.
“쳇, 아빠도 만화처럼 재밌게 좀 써 보세요. 그럼 백만 번씩 읽어 드릴게요.”
그 순간 나는 절망한다. 애꿎은 만화책들에게 얼마만큼의 원망과 질투를 보내다가는 드디어 주먹을 불끈 쥐고 울부짖는다.
‘내 언젠가는 만화보다 백 배 재미난 얘기를 써 낼 테다!’
물론 속으로 그랬지만, 글쎄 그런 세월이 오기나 할까?
어쨌건, <마법에 걸린 집>(이향안. 현암주니어)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을 때, 묘하고도 복잡한 감정에 빠졌다. 책을 두고 벌이는 아들과 나 사이의 애증, 혹은 독자의 애정을 갈망하는 작가적 고민이거나 한발 더 들어가면 작가적 정체성이기도 하겠다.
첫 번째 든 생각은 ‘앗, 이렇게도 작품이 되는구나!’이다.
이야기는 마치 퍼즐 풀이처럼 시작한다. 연이어 벌어지는 문제들을 풀어가다 보면 조금씩 사건에 접근해 가고, 그 역시 하나의 놀이가 된다. 결국 놀이인지 이야기인지 뒤죽박죽 헤매고 있다. 이젠 이야기냐 놀이냐가 중요하지 않은 셈이다. 그냥 책이 마치 퍼즐북으로 변신한 듯하니까.
몇 번쯤은 이런 놀이 같은 책을 고민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게 실제 하거나 써볼 거라고까진 미치진 못 했다. 이전엔 추리기법이 적용된 서사가 있긴 했으나, 이 작품은 더 아이들처럼 노골적이다.
점점 책장을 넘겨가면서,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고민이 깊어진다.
‘나는 왜 이야기를 짓는가!’
‘왜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고리타분하거나 진지한 대답을 기대하는가? 판에 박힌 대답을 할 수밖에 없겠다. 
작가는 고민한다. 내가 쓴 이야기가 한낱 쓰레기처럼 읽히지도 않고 그냥 사라진다면. 그러니 작가는 독자를 유혹하는 별짓꺼리를 다 고민하는 것이다. 문학이라는 근엄함과 매혹적이고 유치한 놀이 사이에서의 줄타기.
<마법에 걸린 집>은 아마도 그런 지점에서 나온 작가의 유머러스한 대답일 테다. 정답은 없다. 알 수도 없다.
역시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 바우에게, ‘왜’라는 플롯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어느 새 함정에 빠지고, 스스로 이야기, 아니 놀이로 포장된 덫에 걸려들고 말테니까. 바우는 아니 독자는 책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려면 책을 끝까지 다 읽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훗훗. 이 작가의 노림수에 당한 기분이다. 근데 기분은 왠지 말끔하다. 이야기는 가볍지만, 마지막 퍼즐과 함께 책장을 덮으면서 내 안의 고민은 한결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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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소녀가 된다는 것>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임경선(<태도에 관하여><엄마와 연애할 때> 저자)


열린 사고로 사춘기 소녀들과 교감하는 책
돌이켜보면 나의 십 대 소녀 시절은 형편없었다. 비쩍 말라 키만 컸고 입 안에는 흉칙한 철사 교정기를 끼고 있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 관계는 고민이 많았고, 주변 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눈치를 보았다. 그 와중에 좋아하는 남학생도 생겼지만 자신 있게 다가가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겉으로는 괜찮은 척, 센 척, 어른인 척! 몸과 마음이 서로 삐뚤삐뚤 어긋나면서 성장하다 보니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방법조차 몰랐다. 예민한 사춘기 소녀로 사는 일은 그저 어렵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 어른이 되면서 알게 되었다. 소녀 시절의 고민과 불안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 아니었음을. 우리 여자들은 기나긴 인생 속에서 모두가 한 때 그런 불완전한 소녀의 시간을 겪어 내야만 했고, 우리의 딸들 역시도 앞으로 겪게 될 것임을.

소녀들이여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소녀가 된다는 것》은 소녀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사춘기에 겪는 정신적, 육체적 변화에 대한 솔직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이 책은 소녀들에게 언제나 당당하고 자연스러울 것, 성관계는 금기가 아니라 보다 세심하고 신중해야 하는 것이고, 동성애와 성차별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인지, 또래 압력과 괴롭힘에서 현명하게 벗어나는 법은 어떤 것인지를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짚어 준다.

내가 이 책에 흠뻑 반한 이유는, 다른 청소년 성장 지침서들과는 달리, 뜬구름을 잡거나, 말을 빙빙 돌려서 하거나, 전문가의 권위를 내세우거나, 고약한 윤리관으로 훈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녀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편안한 대화체가 쓰인 만큼《 소녀가 된다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지혜와 열린 사고로 소녀들을 반기고 포옹한다. 소녀들을 일방적으로 교육’하기보다, 소녀들과‘ 교감’하고자 하는 것이다.
성장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벅찬 일이지만 이 책과 함께라면 우리의 소녀들은 보다 자유롭고 용감해질 것이다. 곧 사춘기 소녀가 될 나의 딸, 윤서와 함께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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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오덕 선생님>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장영란(무주 농부, <아이들은 자연이다><자연달력 제철 밥상> 저자)

 

이오덕 선생님 교실은 행복하구나!
마른 몸에 곱슬머리인 이오덕 선생님. 이번에 선생님 이야기가 만화로 나온다니 궁금했어요. 선생님 교실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교실에는 책상도 아이들도 가득이에요. 선생님은 아이들을 데리고 뒷산에도 가고, 냇가에서 물놀이도 해요. 선생님 교실은 행복하구나!
이 만화는 선생님을 직접 뵌 적이 없는 분이 그렸어요. 그런데도 만화 속 선생님은 마치 진짜로 뵙고 있는 듯해요. 만화가 선생님도 잘 그리셨지만, 이오덕 선생님이 자기 삶을 글로 잘 써놓으셨기 때문이 아닐까요?
겪은 일을 쓰는 글쓰기. 이 글쓰기에 어떤 힘이 있을까요? 삶을 가꾸는 힘이 있어요. 저는 농사짓는 산골 아줌마예요. 도시 살다가 ‘시골서 3년만 살아보자’ 이렇게 생각하고 내려왔는데 이십 년을 살았어요. 3년이 20년이 된 건 글쓰기 덕이예요. 자신 없고 힘들 때도, 조금씩 희망이 보이면 보이는 대로 글 쓰면서 한발 한발 나아갔답니다. 이오덕 선생님 교실에서 참된 꿈을 찾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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