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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올해가 시작되던 1월 4일에 포르투갈 간다고 자랑질 하는 글 하나 써 놓고는 내내 서재를 비웠다.

포르투갈 가서는 나의 사랑하는 가족 말고 나의 사랑하는 술친구들이랑 갔더니 진짜 낮이고 밤이고 술 마신다고 핸드폰 꺼내서 뭘 끼적거릴 시간이 하나도 없었다. 

다녀와서는 구구절절 얘기할 건 없고 그냥 좀 많이 바빴고, 중간 중간 짧게 바쁘지 않은 시기에는 관성으로 그냥 쭈욱 서재를 방치했고, 그리고 4월부터는  술술 넘어가는 소설들로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5월이 되니 서재에 풀 뽑아야겠다 뭐 그런 생각이 든다는 거다.


포르투갈 여행기는 천천히 정리하기로 하고...

그래도 알라딘 서재인데 읽은 책 정리부터 하는 게 도리일 듯하지만 앞에 읽은 책들을 다 쓸수는 없고, 그냥 내 맘대로 써보자.



 사랑하는 김초엽 작가님의 <파견자들>

이 책은 사실 리뷰도 반 정도 썼었는데 서재 방치하다가 날렸다.

외계 생명체에 의해 지구인들은 이제 더 이상 지상에서 살 수 없게 된 시대, 살아남은 지구인들은 지하세계에서 근근히 생존을 이어간다.

지구인들의 꿈은 당연히 외계 생명체들을 물리치고 지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이 지구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구인들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구를 정말 지구인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누구도 지구에게 그런걸 물어볼 생각도 안한건 아닌가?

외계 생명체가 지구의 입장에서도 과연 침입자인가? 

김초엽작가가 일관되게 써오는건 다름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고 그 극단까지 질문을 던지는 것 - 그래서 나는 김초엽 작가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하세계의 주류 인간들에게 대항해 외계 생명체와 공존할 방법을 찾아낸 다른 인간들이 등장하고 그 공존의 방식은 파격적이다. 또한 아름답다. 단편들이 아름다운 작가로만 남아있던 - 첫 장편이었던 <지구 끝의 온실>은 단편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많았기 때문에 - 내게 장편에서도 아름다운 작가가 되었다. 



가부장의 반대 가녀장인가?

아니면 가난한 집안의 기둥으로 고군분투하는 여성의 각성기인가?

가녀장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이 궁금해서 읽었는데 이슬아 작가에게 매혹되었다.

아 요즘 우리나라엔 왜 이렇게 훌륭한 여성작가님들이 많은 것인가?

가녀장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그 가녀장이 맞다.

그런데 흔히 예상하는 것과 비슷한듯 또 많이 다르다.

작가자신의 이야기를 픽션과 논픽션을 적절하게 섞어 놓아 이 책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구분하기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이 독특한 가족 -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가녀장과 이 출판사의 직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소재도 독특했지만 그들이 새롭게 만들어가는 가족 모델이 흥미진진하다.

사랑과 애정으로 맺어지는 것이 가족이라는 것은 허상이다.

그것이 사랑과 애정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각자의 공간과 삶의 방식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그 때에 가족은 애증이 아니라 애정으로 맺어진 관계가 된다.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을지도 모를 새로운 가족의 모델이야기 웃다가 뭉클하다가 그렇게 아름다웠다.




아! 오랫만에 그림책을 읽었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은 아니고  모든 성별과 모든 연령의 그저 사람들을 위한 그런 그림책.

모든 장면이 아름다운데 그 모든 장면들은 모든 우리들의 삶의 장면들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 삶이 지나온 날들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던 듯 미소짓게 되고, 남아있는 날들도 그리 두렵지 않게 된다.

가격이 사악하지만 모든 페이지가 소장하고 싶은 그림들이다.

중간쯤에 사랑에 빠졌던 시절의 그림은 세 페이지나 되는데 그건 성적 균형을 위한 페이지다.

연인은 남녀, 여여, 남남이 각각 서로 서로 껴안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어있다.

노르웨이의 성인식이 우리보다 앞서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그림책이라면 여여 또는 남남이 부둥켜 안고 사랑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너무 뻔한 모습들이 예상되어서 슬펐다.




 잭 리처 시리즈도 이제 몇권 남지 않았는데 이번 책에 나는 무려 별 5개를 주었다.

왜?

그건 리처가 드디어 2번째가 가장 좋다는 주술에서 벗어난게 첫 번째 이유다.

2번째보다 3번째, 아니 4번째 회수를 거듭할 수록 더 좋다는걸 깨닫고야 만다.

이거야말로 찐사랑인 것인가? 

우리 리처가 드디어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우리는 알지.

다음 편에서는 리처는 또 혼자일거고, 다른 여성을 만나겠지만..... ㅎㅎ


별 5개를 준 두 번째 이유는 이번 편이 내게는 가장 소름돋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리처 시리즈가 끔직한 사건들을 다루지만 그간이 사건들은 우리 나라같은 땅에서는 사실 현실감이 떨어지는 그저 픽션으로 즐기면 되었는데 이번 편의 사건은 이제는 어디서나 이런 범죄가 생기고 있어 더 끔찍했달까?




오랫만에 로맨스 소설을 읽었다.

로맨스는 이제 좀 식상하다 싶었는데 아 이 책 너무 재밌는거다.

다락방님이 재밌다 할 때 좀 더 빨리 새겨들을 것을.....

톡톡 튀는 유머코드도 좋고 감정표현에 진짜 젬병인 남자의 짝사랑도 살짝 두근거린다.

또한 이 인물들의 직장이 무려 나사(미국의 우주항공국 그 나사 말이다.)인데 여기서도 여성들은 차별을 이야기하는걸 보며 아 정말 세상이 아름다워지기 힘들구나하며 여성들의 투쟁에 무한 응원을 보내게 되기도 한다. 

가볍게 읽기 좋으니까 이 작가 책 다 찾아봐야지 했더니 번역된게 달랑 2권이네....

아쉽다. 





지금은 헝가리 작가 서보 머그더의 <도어>를 읽고 있는데 3분의 1쯤 읽었다.

아직도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고 프롤로그만 계속되는 느낌인데....

많은 분들이 추천했던 책이니 프롤로그는 언제 끝나는거야하면서 읽고 있는 상태


확실한건 여기 알라딘 서재에 들어와서 열심히 쓰고 서재 지인들의 글도 열심히 읽고 해야 책읽기도 힘이 붙는다는 거다.

안 읽어서 안 쓰는게 아니라 안 쓰기 때문에 안 읽게 되는게 맞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자랑질 겸 서비스 사진

포르투갈 아우구스타 개선문에서 바라본 코메르시우 광장이다.

전면에 보이는 거 바다 아니다. 테주 강. 엄청 넓어서 아무리 봐도 바다 같지만 강이란다.

이 강의 하구에서 바르톨로뮤 디아스나 바스코 다 가마가 대서양으로 나아가 인도로 가는 길을 찾아 출항했다.

포르투갈 여행기는 꼭 써야지 다짐하는 사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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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5-08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글도 사진도 멋지네요.
특히 안 읽어서 안 쓰는 게 아니라 안 쓰기 때문에 안 읽는다는 말은 새겨봐야할 말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바람돌이 2024-05-08 14:04   좋아요 1 | URL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몰라도 제 독서의 원동력은 이곳 서재 맞스니다. ㅎㅎ
책을 읽으면서도 늘 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런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더라구요. ㅎㅎ
오랫만에 인사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4-05-08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메이크미 별 다섯이라니 너무 뿌듯하네요. 제가 쓴 책도 아니지만 ㅋㅋㅋ 러브 온 더 브레인까지 읽으시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그리고, 포르투갈 안녕? 얼른 여행기 써주세요, 바람돌이 님!

바람돌이 2024-05-08 14:05   좋아요 0 | URL
잭 리처를 사랑하는 다락방님 뿌듯하셔도 됩니다. 심지어 러브 온더 브레인도 전에 다락방님 추천책이었죠. 재밌었어요.
포르투갈은 노력해보겠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4-05-08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브 온더 브레인, 저도 읽었습니다. 저는 이 작가의 다른 책 <사랑의 가설>을 더 좋아합니다ㅋㅋㅋ
포르투갈 여행기 기다릴게요!

퇴근할 때마다 바람돌이님 생각나요. 이 맛 때문에 퇴사 못한다! 퇴근의 맛!!

바람돌이 2024-05-09 10:12   좋아요 1 | URL
<사랑의 가설> 읽으러 갑니다. ㅎㅎ
퇴근하는 맛도 좋지만 월급 들어오는 맛도 좋습니다. 그거 빼고 나면 직장은....ㅠ.ㅠ
잘 지내셨죠? 단발머리님 출근 이야기도 듣고 싶은데 제가 게을렀습니다. 앞으로 또 열심히 출석해보겠습니다. ^^

독서괭 2024-05-10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바람돌이님~~ 포르투갈 생활 궁금해요! 돌아오신 기분은 또 어떠실지?!
사랑의 가설, 러브온더브레인 로맨스 많이 읽으시는 저기 두분이 좋다 하실 때는 그런가보다했는데 바람돌이님까지 재밌다 하시니 솔깃하군요 ㅋㅋ

바람돌이 2024-05-12 22:13   좋아요 1 | URL
포르투갈 갔다와서야 뭐 일상이죠. 이상하게 일이 많이 생겨서 좀 바빴습니다. ㅎㅎ
근데 저 사실 로맨스 소설 좋아해요. 예전에 워낙 많이 읽어서 이제 식상해져 잘 안읽을 뿐이고요. ㅎㅎ 그런데 러브온더브레인은 식상한 스토리 전개긴한데 그래도 통통 튀는 느낌이랄까? 거기다 작가의 유머감각이 저는 좋았습니다. ^^
 

장인은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
도구에 관한 격언 중 이 문장을 자주 들어봤을것이다. 멋지지만 사실 너무 옛말이다. 내가이제껏 보아온 전문가들은 대부분 좋은 연장을쓰고 있었다. 그림은 도구에 따른 편차가 정말심하다. 다들 한 번쯤 어린 시절 수채화를 그리다가형편없이 번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림에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다. 좋지 않은 물감과 종이를옳지 않은 방법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종이만바꿔도 수채화는 훨씬 쉬워진다.
- P37

다만 여러분, 어떤 분야든 진지하게 시작한다면전과 같지 않은 마음을 각오해야 한다. 이를테면좋은 그림을 보고 순수하게 좋아할 수 없게 된다.
샘이 나고, 내 그림이 부끄러워지고, 막막해지는기분마저 들어 마음이 복잡하다.  - P51

가끔 창작자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재능과 영감이아니라 감정을 견딜 비위라는 생각이 든다. - P54

나의 경우 관찰의 대상이 나였고, 방법은일기였지만 여러분에게는 각자의 방식이 있을 거라생각한다. 방향은 다를지언정 삶에 애정을 갖고들여다보는 일, 그게 관찰의 전부이며 본질이지않을까.
- P89

학원에서 선생님들이 말하는완성도라는 것에 동의하기 어려웠다. 선생님들도그냥 나처럼 딱 여기까지만 그리고 싶은 사람이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난 그림의 끝은 화가가 정한다는 생각에 변함이없다. 남들이 미완이라고 말해도 화가가 이게완성이라고 말하면 완성인 것이다. 왜냐면 그걸만든 사람이고 제일 잘 아는 사람이니까. - P143

그러니 남들이 갖고 있는 것만 부러워하기보다는나만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해야 한다. 거듭말하지만 ‘창조‘가 아니다. 당신이라는 하나뿐인특별한 인간을 ‘발견‘ 하는 일이다. 새로움은 무에서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에서 비롯된다.
- P145

그의그림이 그가 무엇을 봤는지를 설명한다. 당신은무엇을 어떻게 봤는가? 앞장에 나왔던 관찰에대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면서,
받아들이면서, 내부에 있으면서, 혹은 동떨어져 한번쯤 의심해보자는 것이다. 당신이 읽고 있는 이글조차도, 의심하지 못하면 자기 생각과 언어를갖기 어렵다. 자기 그림을 그리기는 더더욱어려워진다.
- P170

그림이 무섭다는 건, 간단하게 말하자면스스로에게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다. 나도 이것을경험했고, 현직 작가도 그럴 것이며, 혹은 그림이아닌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느낄것이다. 뭐든 욕심이 나면, 내 손이 내 생각대로따라주지 않는 게 실망스럽고 싫어진다. 실패처럼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실패를 아예 안 하려고시도조차 안 하게 된다. 자신의 기대를 외면하는것이다.
- P211

글을 쓰는 데 필요한 것은 문장력이 아니라 의지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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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5-02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때요? 사람들의 반응이 좋던데, 이 책이 많이 주목받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

바람돌이 2021-05-02 15:53   좋아요 0 | URL
제가 본 cyrus님의 독서경향으로 볼 때 비추천입니다. ㅎㅎ
에세이란게 사실 호불호를 많이 가릴 수밖에 없는 장르잖아요. 저는 이 책을 제 딸에게 추천하고싶습니다. 제가 읽고 싶거나 공감할 수 있는 책은 아니었어요. 이 책에 나오는 말들이 틀린 말은 없지만 그런 말들에 공감하기에는 제가 나이가 너무 들었네요. ^^;;
 

비록 역사가들이 문자로 쓴 역사에서는 그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그들이지만, 사진 속 인물들은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그들의 역사를 써 내려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각자가 만든수많은 인생의 이야기들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하여 오늘날의 역사가 만들어졌겠지요. 이렇듯 사진은 수많은 인생의 드라마를 기록하여전달하는 중요한 역사 기록의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 P215

간신히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은 피부가 녹아 버린 것 같은 화상을 입었으며, 핵폭발로 발생한 열기는 히로시마의 대기를 마치사막처럼 바싹 말려 버렸습니다. 많은 이들이 화상으로 뜨거워진고통을 참지 못해 강물로 몸을 던졌고 강은 곧 시체로 가득 찬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그검은색의 방사능 비였습니다. 타는 듯한 갈증 속에 이 검은 빗들을받아 먹은 이들은 고농도의 방사능에 오염되어 죽어 갔습니다. 당시 히로시마에서는 약 9만 명에서 16만 명 정도의 사상자가 나온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사망자 중 절반은 원자 폭탄이 투하된 당일에 발생하였고, 나머지 절반은 방사능 피폭과 합병증, 부상 등으로 죽어 갔습니다.
- P224

하지만 초창기의 우려와 달리 회화는 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진은 회화를 사실적 묘사에만 천착하던 고전주의에서 벗어나게끔 도와주었고 화가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선사하였습니다. 화가들은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자신들의 재능과 에너지를 낭비하는대신 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성과 느낌을 화폭에 담는다양한 방법을 찾아냈고, 이것은 20세기 다양한 현대 미술 사조의발전으로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 P261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은 더이상 피사체의 밝기, 초점, 색깔 등을 제대로 재현해 내는 능력은아닙니다. 초점과 노출을 손으로 맞추던 인간의 능력을 훌쩍 뛰어넘는 카메라들의 등장으로 이제는 누구나 (심지어 원숭이까지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서 좋은 사진, 잘 찍은 사진의 기준은 사진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어떤 느낌을 전달하며, 보는 이들에게 어떤감정을 느끼게 하느냐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 P263

소설 속의 언어를 뽑아내어 시를 만든다면 그 시는 과연 시로서의 맛을 지닐 수 있을까요? 동영상에서 추출해 낸 사진도 바로그러한 사진 본연의 맛이 없기에 동영상에서 추출된 이미지가 절대로 사진을 대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한 한 장의 좋은사진을 찍는 즐거움과 성취감이 동영상을 촬영하는 기분으로 대체될 수 있을까요? 따라서 동영상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사진은 결코사라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입니다. 소실의 시대에도 시는 절대로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 P280

보도 사진 취재의 의미가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의 소리를 자신의 사진을 통해 다른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그의 사진 한장이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한 정답을 제시해 줄 수도 없고 사회를바꾸어 놓을 수 있는 힘도 없지만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우리 사회의 문제를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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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만이 가지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고유한 속성은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여 영원히 남긴다는 것입니다. 사진에 찍힌 뒤 현실 속의 피사체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하거나 소멸되어 가지만, 사진 속에 정지된 채로 담긴 피사체들의 이야기는 변함없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한 장의 사진 속에 포착된 수많은 디테일(인물, 인물의 표정과 행동, 장소, 조명, 프레임 안에자리 잡은 수많은 사물들)은 이러한 정지된 화면 속에서 마치 뮤지컬무대의 주연과 조연 배우들이 함께 화음을 만들어 내듯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우리에게 전달하고, 우리는 여기에서 이야기를 읽어 내며 사진만이 줄 수 있는 맛을 음미하게 됩니다.
- P25

"내 사진에서는 두 사람이 죽어 있다. 장군은 베트콩을 죽였고, 나는 카메라로 장군을 죽였다. 그리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사진으로 나는 돈을 벌었다."
"사진 속 두 사람의 삶은 파괴되었다. 그런데 나는 이 사진으로 영웅이 되었다." - P40

이미 우리는 이미지가 언어가되어 버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거짓말을 판별하며 살아온 것처럼 이미지라는 언어의 진실 여부를 들릴휘어 사아야 하는 것이 21세기 인간의 숙명이 된 것일 뿐입니다.
- P83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아동 노동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하는단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궁극적으로 그가 사진을 통해 달성해야 했던 성과는 아동 노동이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다‘, 대부른아동 노동자들은 직업 교육을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자회의 잘못된 인식을 깨는 일이었습니다. 사진을 통해 아동 노동으로 우리의 아이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우리 사회는 어떤가치를 잃어버리고 있는지를 사회 구성원들에게 공감시켜야 하는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의 본질이었습니다.
- P134

그는 사진의 역사에서도 묵직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나가말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나는 카메라를 메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라는 말을 남긴 루이스 하인은 사진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포토 스토리 Photo Story‘란 용어를 처음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피사체가 카메라를 쳐다보는 초상 사진 스타일의 표현 방식을 정립하기도 했습니다.  - P140

그녀는 이 사진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과 자신이 살던 지역에대한 관심을 높여 준 것에는 감사하지만, 이 사진에 대해 복잡한심정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진이 보여 주는 이미지는 자신의 실제 모습의 한 단면밖에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플로렌스의 자녀들이 기억하는 그들의 어머니는 음악과 춤을 사랑하고 훗날 농민들의 노동 운동이 우도적으로 참여했던 적극적인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굶주림에채 아이들과 함께 초라한 텐트에 무기력하게 앉아 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던 진취적인 여성이 그녀의 실제 모습에 가까웠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플로렌스와 그녀의 가족들은 사진에 투영된 그녀의 이미지가 그녀의 실제 모습과 많이 달랐기에 사진을 볼 때마다 화가 나고 슬픈 감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 P155

민주화의 격동기에서 수많은 아까운 목숨들이 희생되었지.
그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고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공력의 폭력에 대한 정보는 말과 활자로만 전달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만약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시위 연대생 1명 중태"라는짤막한 사회면 기사로만 국내에 보도되는 것에 그쳤다면 우리 사회는 그의 죽음에 어떻게 반응하였을까요?
- P170

아우슈비츠에서 소장을 지냈던 루돌프 회스Rudolf Hoess 중령은 자신의 고백록(Commandant at Auschwitz: The Autobiographys ofRudolf Hoess)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나는 총살에 관여할 때 군중이나 여자들과 아이들을 생각하면 참혹함과 혐오감에 사로잡히고는 했다.
그러 이제는린내 나는 광경을 보지 않아도 되고, 한편으로는 희생자들을 최후의 순간까지 친절하게 돌보아 줄 수도 있게 되어서 나로서는 마음이 편했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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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리뷰를 쓰거나 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경우가 있다.

어떤 어려움에서 책을 만들었을지, 얼마나 공이 들어갔을지, 그 의미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생각하다보면 이런 저런 비평을 얹는 것이 실례가 된다는 느낌이랄까?

오랫만에 그런 책을 만났다.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는 독립운동사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이름조차 알려지지 못한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에 들어서 이런 책들이 몇권 나오긴 했지만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의 책은 책의 만듦새에서 부터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까지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잘 만들었다.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각 챕터마다 윤석남화가의 초상화가 있다.

독립운동가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거나, 그의 활동모습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습의 초상화들이다. 

표지의 초상화는 정정화선생의 초상화다. 

26년간을 임시정부의 안주인으로 불리우며 독립운동가의 뒷바라지를 하신 분이다. 

누군가는 밥하고 빨래하고 병든 독립운동가들의 간병을 하고, 그게 무슨 독립운동이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이가 없으면 어떤 단체도 존재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면 그는 임시정부를 떠받치는 기둥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유난히 강조된 손의 크기로 표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서 여성 독립운동가의 역할이 남성 독립운동가를 뒷바라지 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그것이 정정화 선생의 개인 활동에 대한 폄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은 시대적 한계속에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런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는 분들도 또 어떤 면에서는 한계를 고스란히 품고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였던 김마리아 선생의 모습은 책과 칠판, 분필과 함께 가르치는 모습으로, 평양노동자 강주룡은 을밀대에 앉아 농성하는 모습으로, 사회주의 혁명가 박진홍은 책을 좋아했던 모습으로 등등 그분들의 삶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초상화도 훌륭한 작품들이다.

대부분의 초상화가 형형한 눈빛과 강조된 손으로 그들의 삶을 대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특히 손에 많은 관심이 갔다.

이 책의 초상화들은 모두 세로 210cm 가로 94cm의 대작들이다. 

전시회도 가봤으면 좋겠지만 이놈의 코로나가 여행을 허락하지 않으니....


세로로 긴 그림에 맞춰 책의 판형을 맞췄다. 이런 세심함이 마음에 든다.

글을 쓴 김이경 작가의 글 역시 일률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각 독립운동가의 활동 특성에 따라 평전형식, 일기 형식, 인터뷰 형식, 회고록 형식 등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본 자료가 너무도 부족한 상황에서 얻어낸 자료를 어떻게 제대로 살려낼까를 많이 고심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우리에게 많지는 않지만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되살피고 기억하게 만든다.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그 시작 지점에서 이렇게 세심한 책이 나왔다는 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독립운동가라고 해서 항상 올바르기만 하고, 굳건하기만 하고 흠없는 삶을 살았을까?

그런 삶이 어디 있겠는가?

책을 읽다 보면 각 독립운동가의 삶이나 행동, 생각이 지나치게 이상화되었다는 생각은 분명히 든다.

예를 들면 김마리아 선생의 다음과 같은 말,


"국내 일반 인민은 상하이에서 임시정부가 설립되었다는 말을 듣고 소수의 조직이든 인물이 좋든 나쁘든 상관하지 않고 다 기뻐하여 금전도 아끼지 않고 적의 악형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외지에서 임시정부를 반대하던 자도 국내에 들어와서 금전을 모집할 때에는 다 임시정부의 이름을 파는 것이 바로 국내 동포가 임시정부를 믿는 증거다. 만약 5년의 역사를 가진 정부를 없앤다면 소수는 만족할지모르나 대다수는 슬퍼할 것이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개조하자. - P28


1923년 국민대표대회에서 임시정부의 운명을 놓고 개조파와 창조파의 논쟁이 벌어졌을 때 김마리아 선생의 입장이다.

솔직히 이 말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며 임시정부라는 중대 조직의 진로에 대해 전혀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언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판은 잠시 미루기로 한다.

도대체가 자신의 모든 삶을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에 대해서, 이 나라가 그리고 후손들이 뭐 하나 해준게 없는데 어떻게 감히 비판부터 하겠는가 말이다.

제대로 그들의 삶을 복원하고 기억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바로 그 복원과 기억의 출발점에 위치해 있으므로, 이상화된 서술은 아직은 흠이 아니다.

다만 짧은 글이 아쉬움을 더하므로 내가 읽은 책, 읽고 싶은 책들을 모아보았다.(더 많은 책들이 책의 뒷편 참고 문헌에 나와있다. 이 글은 내가 쓰는 페이퍼니까 내가 읽고 싶고, 읽었던 책, 좋아하는 책들만 모아 보았다.)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책들을 모아보고, 이후 더 많은 책들이 나와주길 기대한다. 

기억의 힘을 믿는다. 




책 속 두번째 주인공 - 강주룡

 그나마 이렇게 소설로라도 되살려지는게 어딘가?

가난하고 이름없는 노동자로, 을밀대 지붕위애 오도마니 앉아있는 오래된 신문기사 하나로만 남아있던 강주룡 선생의 삶이 비록 소설로라도 재구성되고 그녀의 이름 세자가 알려졌으니 감사한 일이다. 다만 이 책에서 윤석남 화가의 강주룡 초상화는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당시 20대였던 강주룡이라기 보다는 지나치게 나이가 들어보이게 그려졌으며, 노동자 투사였던 그녀라면 손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상하게 강주룡 선생의 그림에서는 손이 보이지 않는다. 










책 속 세번째 주인공 - 정정화

임시정부의 안주인 역할을 했던 정정화 선생의 자서전인데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장강일기>, 1998년 나온 책인데 다행히 아직 품절되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는 독립투사 이상용 선생의 손부였던 허은선생의 회고를 구술한 책이다.

두 분의 역할이 어쩌면 비슷해 보일 수도 있는데 한분은 임시정부, 한분은 간도 지역에서의 경험들을 얘기하고 있다. 예전에 읽었던 허은선생의 회고록과 비교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하여 보관함에 넣어본다.





















책 속 네번째 주인공 - 박진홍

여성독립운동가이면서 심지어 사회주의자이고 월북까지 하면 더더욱 자료는 찾기 힘들어진다. 박진홍, 이효정, 이순금 같은 사회주의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들의 이야기는 안재성씨의 소설 <경성 트로이카>에 제법 나온다. 

이들에 대한 책을 찾다 보니 <조선의 페미니스트>라는 책이 있다. 독립운동가로서의 이들만이 아니라 조선의 일상과 기존 관념과 맞서 싸우던 페미니스트로서의 이들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인듯하여 관심이 간다. 

그리고 박진홍이 남편(박진홍은 집사람이라고 불렀던)이었던 김태준과 연안으로 가 조선의용군에 합류했던 것을 생각하면 안재성씨의 소설 <연안행>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읽고싶은 책으로 찜해둔다.

이관술, 이재유, 박헌영의  평전이 나왔듯 박진홍의 평전, 이효정, 이순금의 평전을 보고싶다. 남성들의 서사에 등장하는 주변 인물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오롯이 주인공인.....




책속 일곱번째 주인공 - 정칠성

기생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 정칠성. 나도 처음 알았다. 얼마전에 <신여성이란 무엇?>이란 책이 출간된걸 보고 보관함에 넣으면서 갸웃 했는데 이 책의 정체가 뭔지 이제 알게 되었다. 정칠성 선생 역시 월북하면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독립운동가이다. 하지만 이분은 진짜 관심이 많이 가는게 기생출신이 말해주듯 예술가로 출발했다가 독립운동가, 사회운동가, 사상가로 변신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아름다운 삶의 궤적을 보여주리나는 느낌이다. 

누군가 이분의 일대기를 평전이나 소설로 되살릴 수 없을까?
























책속 열번째 주인공-김 알렉산드라

지난 번 페이퍼에서도 간단하게 언급했었던 분. 한국인 최초로 볼세비키가 되어 만주 지역에서, 우랄 지역에서 조선인 뿐만 아니라 중국인, 러시아인까지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 싸웠던 여성. 최근에 읽었던 <피에 젖은 땅>을 생각하면 아마 백군에 의해 살해되지 않았다면 스탈린에 의해 숙청 되었을 것 같은 여성 혁명가. 

그녀의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이고 혁명적 열정에 넘치는 모습들을 이렇게 만날 수 있는 책들이 나와 있어 참 다행이다.





















책속 열세번째 열 네번째 주인공 박차정, 이화림

김원봉의 주도로 만들어졌던 조선의용대와 뒤를 이은 조선의용군에서 활동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 직접 총을 들고 싸웠던 분들이다.

박차정선생은 김원봉의 부인으로 더 알려져 있으나 그 자신 뛰어난 독립운동가였으며, 여성의 해방을 설파한 시대를 앞서간 여성운동가이기도 하였다.

<항일무장투쟁과 여성 독립운동가>는 박차정선생과 이화림 선생의 이야기가 모두 실려있어 관심이 가는 책이다.

그 외에 이들이 활동했던 조선의용대, 조선의용군에 대해서 보려면 결국 약산 김원봉 평전이나 김학철 선생의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을 볼 수 있다.

이 중 <최후의 분대장>은 나의 최고의 책 중 하나다. 


지금 밀양에는 박차정 선생의 묘가 있다.

1941년 곤륜산 전투에서 부상을 당하였던 박차정 선생은 그 휴유증으로 1944년 돌아가시고, 김원봉선생은 귀국할 때 그녀의 뼛가루를 품에 안고 와서 고향 뒷산에 묻는다. 

부부이자 동지였던 이들이 나란히 묻힐 수 있었다면 다행이었겠지만, 해방공간에서 김원봉선생의 월북으로 부부는 죽어서도 아직까지 이별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김원봉 선생은 아직도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으며, 박차정선생은 1995년에 가서야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을 수 있었다. 

2년전인가? 찾아봤던 박차정선생의 무덤은 길을 찾기도 어려울 정도였고, 이분이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쓸쓸하였다.




심지어 독립운동가 박차정이 아니라 '약산 김원봉장군의 처 박차정 의사의 묘'라는 저 묘비는 씁쓸하였다.

아마도 살아 생전에는 오히려 선생은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독립운동가 박차정이었을 것인데, 죽은 뒤의 자리가 누군가의 아내라는 것으로 쓰여지는 것은 선생에 대한 부당한 대우라고 생각한다. 설사 그 남편이 아무리 큰 인물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이 책에는 중요한 여성독립운동가 3명이 빠져있다.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

사회주의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들이 빠진건 어쩌면 아직도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현실의 반영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다행히 이들의 삶은 소설로 복원되었다.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 책들은 많고, 여전히 시간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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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9 0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해서 잘 몰랐던 역사인데 이렇게 정성스러운 리뷰를 통해 알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가 많이 알려지면 좋겠어요^^

바람돌이 2021-04-29 23:39   좋아요 0 | URL
더 많은 것들이 알려지고 그분들의 공적이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오랜 시간 묻혀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대중적인 책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 전문가들의 연구도 더 이어질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이 2021-04-29 08: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 여자 무조건 강추요.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읽고픈 책들은 하염없고 생활은 무조건 책만 읽기를 말리고, 그러다 가끔 팽 신경질도 부려보고 책이 다 무슨 소용인가 안 읽다가 다시 또 그 길로 돌아가게 되고, 그렇게 계속 읽는 거 같아요. 서울은 꾸물꾸물 거려요. 부산 하늘은 어떠할지?! 오늘도 힘 :)

바람돌이 2021-04-29 23:41   좋아요 0 | URL
조만간 세여자는 볼 거 같아요. 전부터 찜해두었던 책인데 자꾸 보고싶은 책이 있으니까 밀리네요. 다음주쯤엔 세여자 먼저 읽는걸로 불끈 결심합니다. ^^부산은 꾸물거리기도 하는데 점점 더워져요. ㅠ.ㅠ

mini74 2021-04-30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밀양에선 친일작곡가 이름을 딴 음악회는 열리면서 김원봉선생님의 생가는 헐어버리려 한 시기가 있었죠. 지금은 음악제 이름도 바뀌었고 생가도 보존하고 한다지만 여전히 이유를 불문하고 좌익쪽 이름이 붙은 독립운동가들을 홀대하는거 같아 속상합니다. 여성운동가들 또한 변절자는 교육자니 뭐니로 남아 떵떵거리고 오히려 진정한 독립운동가나 여성운동가분들은 저조차도 잘 몰라 부끄러워요 ㅠㅠ 바람돌이님 리뷰 보면서 반성도 되고 씁쓸합니다 ㅎㅎ 이 책 찜입니다 *^^*

바람돌이 2021-05-02 01:00   좋아요 1 | URL
그래도 지금은 밀양에 나름대로 독립운동가의 거리가 제법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박물관거리를 산책하며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생각해보기 좋아요. 하지만 박차정선생의 묘소는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일단 찾아가는 것도 너무 어려웠고, 산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서 이거 길 맞아 하면서 찾아갔다는.....
부끄럽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에 나온 분들 중에는 저도 모르는 분들이 있었는걸요. (저 역사전공이에요. . 그러니가 제가 진짜 부끄러운거죠. ㅠ.ㅠ)

하양물감 2021-04-30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사 책 좀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이 분들 성함조차도 낯섭니다. 기회가 될 때 읽어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1-05-02 01:01   좋아요 1 | URL
책은 청소년이 읽어도 좋게 쉬워요. 그분들의 삶은 무겁지만 책은 무겁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어요. ^^

희선 2021-05-03 0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학교 다닐 때 배운 역사에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거의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말이 나온 건 얼마 되지 않았네요 그것보다 제가 잘 몰랐던 거겠습니다 독립운동을 했다 해도 사람이기도 하니 그런 것도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한테는 좋은 점뿐 아니라 안 좋은 점도 있잖아요 김원봉 선생은 들어봤지만, 박차정 선생은 몰랐네요 부인이라고 그렇게 써두다니...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박차정으로 봐야 할 텐데요


희선

바람돌이 2021-05-07 00:24   좋아요 0 | URL
박차정선생이 부산 출신이라 이 지역에서는 그래도 일찍 알려진 편이에요. 그분이 했던 활동과 역할에 비해서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었지요. 그건 박차정선생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이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scott 2021-05-07 16: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2관王~~
추카~추카~
서울은 황사 먼지에 앞 시야가 가려 질정도 ,,,
주말 멋지게 보내세요 ^ㅅ^

바람돌이 2021-05-07 18:0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서재 대문이 아주 멋지게바뀌었네요.
scott님도 페이퍼 당선 축하드립니다. 아주 멋진 글이었어요.

오늘 여긴 바람이 장난 아니에요. 황사먼지는 그래도 서울하고는 비교도 안되죠. 그래도 동쪽 끝이니까요. ^^
scott님도 멋진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05-07 16: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2관왕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21-05-07 18:06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도 즐겁게 보내세요. ^^

모나리자 2021-05-07 16: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당선작 추카 드려요~바람돌이님~^_^!!

바람돌이 2021-05-07 18:07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도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

초딩 2021-05-08 1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관왕 축하드립니다~
페이퍼와 리뷰 모두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5-08 22: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 데미안 글 저도 참 좋았는데 역시 당선 축하드려요. 남은 휴일 즐겁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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