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은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
도구에 관한 격언 중 이 문장을 자주 들어봤을것이다. 멋지지만 사실 너무 옛말이다. 내가이제껏 보아온 전문가들은 대부분 좋은 연장을쓰고 있었다. 그림은 도구에 따른 편차가 정말심하다. 다들 한 번쯤 어린 시절 수채화를 그리다가형편없이 번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림에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다. 좋지 않은 물감과 종이를옳지 않은 방법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종이만바꿔도 수채화는 훨씬 쉬워진다.
- P37

다만 여러분, 어떤 분야든 진지하게 시작한다면전과 같지 않은 마음을 각오해야 한다. 이를테면좋은 그림을 보고 순수하게 좋아할 수 없게 된다.
샘이 나고, 내 그림이 부끄러워지고, 막막해지는기분마저 들어 마음이 복잡하다.  - P51

가끔 창작자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재능과 영감이아니라 감정을 견딜 비위라는 생각이 든다. - P54

나의 경우 관찰의 대상이 나였고, 방법은일기였지만 여러분에게는 각자의 방식이 있을 거라생각한다. 방향은 다를지언정 삶에 애정을 갖고들여다보는 일, 그게 관찰의 전부이며 본질이지않을까.
- P89

학원에서 선생님들이 말하는완성도라는 것에 동의하기 어려웠다. 선생님들도그냥 나처럼 딱 여기까지만 그리고 싶은 사람이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난 그림의 끝은 화가가 정한다는 생각에 변함이없다. 남들이 미완이라고 말해도 화가가 이게완성이라고 말하면 완성인 것이다. 왜냐면 그걸만든 사람이고 제일 잘 아는 사람이니까. - P143

그러니 남들이 갖고 있는 것만 부러워하기보다는나만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해야 한다. 거듭말하지만 ‘창조‘가 아니다. 당신이라는 하나뿐인특별한 인간을 ‘발견‘ 하는 일이다. 새로움은 무에서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에서 비롯된다.
- P145

그의그림이 그가 무엇을 봤는지를 설명한다. 당신은무엇을 어떻게 봤는가? 앞장에 나왔던 관찰에대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면서,
받아들이면서, 내부에 있으면서, 혹은 동떨어져 한번쯤 의심해보자는 것이다. 당신이 읽고 있는 이글조차도, 의심하지 못하면 자기 생각과 언어를갖기 어렵다. 자기 그림을 그리기는 더더욱어려워진다.
- P170

그림이 무섭다는 건, 간단하게 말하자면스스로에게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다. 나도 이것을경험했고, 현직 작가도 그럴 것이며, 혹은 그림이아닌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느낄것이다. 뭐든 욕심이 나면, 내 손이 내 생각대로따라주지 않는 게 실망스럽고 싫어진다. 실패처럼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실패를 아예 안 하려고시도조차 안 하게 된다. 자신의 기대를 외면하는것이다.
- P211

글을 쓰는 데 필요한 것은 문장력이 아니라 의지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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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5-02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때요? 사람들의 반응이 좋던데, 이 책이 많이 주목받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

바람돌이 2021-05-02 15:53   좋아요 0 | URL
제가 본 cyrus님의 독서경향으로 볼 때 비추천입니다. ㅎㅎ
에세이란게 사실 호불호를 많이 가릴 수밖에 없는 장르잖아요. 저는 이 책을 제 딸에게 추천하고싶습니다. 제가 읽고 싶거나 공감할 수 있는 책은 아니었어요. 이 책에 나오는 말들이 틀린 말은 없지만 그런 말들에 공감하기에는 제가 나이가 너무 들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