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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2월
평점 :
제목 : 리바이벌 Revival, 2014
지음 : 스티븐 킹
옮김 : 이은선
펴냄 : 황금가지
작성 : 2017.05.27.
“이야기는 단지 시작되었을 뿐이었으니.”
-즉흥 감상-
검붉은 하늘. 그리고 검은색으로 그려진 언덕과 집, 그리고 하늘을 찢어발기는 번개의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상의 틀을 흔드는 인물의 출현에 대해 이야기하는 남자의 속삭임으로 시작의 장을 여는데요. 1962년 10월의 어느 날. 여섯 살 생일 선물로 받은 장난감병정을 가지고 놀고 있을 때 만난 목사님과의 첫 대면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발생한 어떤 비극적인 사건 이후,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목사님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마약에 찌들어 있던 청년기의 자신을 기적처럼 치유해줬지만, 이후에 간간이 들려오는 목사님의 행보는 그야말로 추억의 배신과 기이함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으어. 할 말을 잃었습니다.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소설 ‘미스터 메르세데스 Mr. Mercedes, 2014’와 다음 이야기인 ‘파인더스 키퍼스-찾은 자가 갖는다 Finders Keepers, 2015’를 읽으며, 스티븐 킹님도 기존의 스타일을 버렸다고 생각해 관심이 살짝 식어버렸었는데요. 그런 개인적인 실망감이 부끄럽게, 이번 책은 작가님을 향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에 재시동을 걸게 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저를 흥분시켰냐구요? 음~ 내용만 보면 지금까지 만나왔던 작가님의 다른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새로 부임한 목사님과 함께 하는 평범한 일상의 마을이 있었을 뿐인데요. 예정된 수순마냥 비극이 발생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성장해가며 약에 찌들어가는 것까지도 예상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신앙의 길을 걷지 않는 목사와의 재회로부터, 상황은 평범함을 거부하기 시작했는데요. 더 이상 적어버렸다가는 미리니름이 될 수 있으니,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12기 3화’에 나왔던 ‘킹 느님이 쓰고 있다는 벤자민 프랭클린 일대기’와 비슷한 내용이 펼쳐지고 있었다고만 적어봅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작가의 다른 작품과 미묘한 연결지점이 있다고들 하는데, 이번에는 어땠냐구요? 음~ 본편과 [작가의 말]에 이어 표지와 함께 소설 ‘조이랜드 Joyland, 2013’의 광고가 나옵니다. 그리고 비극적인 사고와 함께 마을을 떠났던 목사가 잠시 ‘조이랜드’에서 일을 했다는 언급이 나오는데요. 그밖에도 개인적으로 ‘아무도 모르는 전기’에서는 소설 ‘토미노커 The Tommyknockers, 1987’를, 기적을 일으키는 목사의 행보에서는 소설 ‘캐슬록의 비밀 Needful Things, 1991’, 출연진중 한 명이 격고 있는 ‘프리즘’은 소설 ‘샤이닝 The Shining, 1977’을, 그리고 ‘어머니’의 출연에서는 소설 ‘불면증 Insomnia, 1994’을 떠올릴 수 있었는데, 다른 분들은 또 어떤 작품들을 떠올렸을지 궁금합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공포소설이냐구요? 네. 맞습니다. 그것도 지극히 일상적인 내용으로 시작되어, 자연스럽게 끔찍한 공포로 넘어가고 있었는데요. 궁금하신 분은 직접 책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표시된 것만 550쪽의 두툼한 이야기가, 당신의 시간을 지워버릴지도 모른다는 점 조심하시구요! 크핫핫핫핫핫핫!!
진정하고 즉흥 감상을 풀이해달라구요? 음~ 뭐라면 좋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열린 결말이라 받아들였습니다. 마치 소설 ‘샤이닝’으로부터 36년 뒤 소설 ‘닥터 슬립 Doctor Sleep, 2013’이 나왔던 것과 비슷하게, 이번 작품 역시 충분히 다음 이야기가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혹시 다음 이야기에 대한 정보를 알고계신 분은 살짝 찔러주시기 바립니다.
그럼, ‘필립 K. 딕 단편집’을 마저 읽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이 책의 제목인 Revival 은 ‘회복, 부활, 부흥, 재유행, 예전 연극의 재공연’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TEXT No. 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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