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나한테 읽어보라더니 넌 아직 안 읽있어?
ㅡ읽다가 자꾸 너무 화가 나서 얼마 못 읽고 그래서.
ㅡ으이그.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는데 읽지도 못하다니 그게 말이 되냐?
ㅡ나도 알아. 오늘 다 읽을 거야.
ㅡ나 먼저 잔다.

(이제 2권 읽었으니까, 딴 건 몰라도 어디가서 책 제목을 골든타임이라고 말하지는 말어야지..)






뉴스에서는 시종일관 골든타임(Golden Time) 내에 승객을구조해야 한다고 떠들었다. 배가 뒤집어진 원인은 아무도 알지 못했고, 알 수 없는 이유로 배가 가라앉았으며, 구조되어야 할 사람들이 산채로 수장되어 죽어가고 있는데 골든타임을 말하며 ‘적극적인 구조‘를 논하고 있었다. 짜증이 치솟았다. 모든 것은 몇 년 전TV 드라마 때문일 것이다. 당시에 자문받으러 온 제작진에게 드라마 제목을 골든아워(Golden Hour)라고 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는데도 제작진은 골든타임을 고집했다. 두 단어는 각각 다른 의미를 가졌고, 어느 쪽으로도 치환하여 사용 가능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왜 그 틀린 단어를 제목으로 써 붙여 전국적으로 유행하다 못해 뉴스에서마저 반복하는지 화가 솟았다.(86p.)


* [골든타임] 방송에서 하루 중에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 또는 일정한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고유 업무에 몰두하게 함으로써 업무 효율성 향상을 꾀하는 노동시간 관리법을 뜻한다.


현장 상황은 예상과 같았다. 정경원 일행이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경원은 실질적인 해상 구조 활동은 이미 종료된 시점이었는데 그놈의 골든타임 타령만 가득 메아리쳤다고 전했다. 나는용어조차 잘못 쓰고 있는 사람들이, 선박 침몰 시 여객을 구해내기위해 승부를 걸어야 하는 골든아워가 언제까지인지 알기는 하는지 알 수 없었다.(88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리 도리가 없다.
계속 함께할 생각이라면,






아마 결혼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최선의 답이자 가장 지속성 있는 답이 하나 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문제가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그 답이란 바로, 어떻게든 적응하기 마련이라는 것. 계속 함께할 생각이라면, 달리 도리가 없다.
(231p.)

버락이 연방상원의원에 도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처음 꺼낸 때가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막 싹튼 생각이었고 실제결정은 몇 달 뒤에야 내려질 터였지만, 그의 머릿속에 그 생각이 담겨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기억나는 것은 내 반응이다. 나는 그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우리는 지금도 충분히 바쁜 것 같지 않아? 
나는 정치가 점점 더 싫어졌다. 다만 스프링필드나 워싱턴 D.C.에서 벌어지는 정치의 내용 때문이라기 보다는 주상원의원으로 일한 지난 5년간 버락의 과중한 업무 부담이 진심으로 못마땅했던 탓이었다. 
(271p.)

처음에 버락은 부부 상담을 내키지 않아 했다. 그는 복잡한 문제를 맞닥뜨리면 직접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에게 낯선 사람 앞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좀 드라마같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불편한 일이었다. 그는 물었다. 서점에 가서 관계에 관한 책을 몇 권 사보면 안 될까? 읽고 나서 우리끼리 토론해보면 안 될까? 
(275p.)

만약 우리가 워싱턴과 시카고 두 군데에 집을 마련해야 하면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할 거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책을 한 권 더 쓸 거야. 베스트셀러를 써서 돈이 되게 할 거야."
나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버락은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책이 모든 문제를 풀어준다고 믿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284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ㅡ금강산 가보고 싶어?
ㅡ아이!
금강산 따우를 가보깁은 기 아이라.
우리 동네랑 창동, 조촌, 모래산까지가 꼭 내가 가고 싶은 디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신을 돌보지 않고 충동적인 삶을 살아온‘ 나의 모습을 비추는,
적나라한,
보고싶지 않은 책을 들고 앉았다.

이빨 덕분이다.
지난 달에 뽑은 세 개.
지난 주에 뽑은 한 개.
다음 주에 뽑을 두 개.
먹고 살겠다고
계속 살아가겠다고
이빨을 재정비하는 시간.

선망국의 시간으로
진입.

좀 늦었지만 자신을 돌보지 않고 충동적인 삶을 살아온 ‘우리‘의 모습을 바라볼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역사를 배우는 시간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16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녀는 자주 "너 혹시 … 해봤니? 하고 물었다. 너 혹시 제임스 콘작품 읽어봤니? 너 혹시 프린스턴의 남아공 투자 정책을 의심해봤니? 학교가 소수 인종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좀 더  있다고 생각해봤니? 내 대답은 대부분 "아니요."였지만, 그녀의 이야기를으면 즉각 흥미가 생겼다.
하루는 그녀가 물었다. "너 혹시 뉴욕에 가봤니?" 
이번에도 "아니요"였다. 하지만 처니가 곧 조치를 취했다. 어느 토요일 오전, 처니는 나와 조너선과 TVC에서 일하던 다른 친구 하나를 차에 태운 뒤 내내 수다를 떨고 줄담배를 피우면서 맨해튼을 향해 전속력으로 운전했다. 프린스턴 주변에 즐비한 말 농장들의 흰 울타리가 차츰사라지고 대신 꽉 막힌 고속도로가 나왔을 때, 그러다 마침내 첨탑처럼솟은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나타났을 때, 처니가 긴장이 스르르 풀어지면서 생기가 도는 것을 옆에 앉은 나까지 느낄 수 있었다. 시카고가 내집인 것처럼, 뉴욕은 처니의 집이었다. 우리가 어떤 장소에 얼마나 애착을 느끼는지는 그곳을 떠나봐야 알 수 있다. 낯선 바다에서 정처 없이떠다니는 코르크가 된 기분을 느낄 때 비로소 알 수 있다.(112p.)

"면허증 있지?" 그녀가 물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렇게 말했다. "잘됐네. 핸들을 잡아. 이 블록을 한 바퀴만 천천히 돌아. 아니면 두바퀴. 그러고 다시 여기로 와. 5분 안에 다녀올게."
나는 미친 사람 보듯이 그녀를 보았다. 내가 보기에는 정말 미친 사람이었다. 맨해튼에서 내가 운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나는 아직10대였고, 혼잡한 이 도시에 초행이었고, 처니의 차뿐 아니라 어린 아들까지 책임진 채 늦은 오후 복잡한 도로에서 시간을 때우며 빙빙 돌기에는 경험도 능력도 부족했다. 하지만 그 머뭇거림은 내가 영원히 뉴요커들의 특징으로 여길 성격, 즉 소심함을 본능적으로 또한 즉각적으로 밀어내는 특성을 자극할 뿐이었다. 처니는 차에서 내렸다. 나는 차를 모는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냥 한번 해봐. 그리고 즐겨봐. 이것이 그녀가 말하려는 메시지였다.
(11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