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roaches to Popular Film (Paperback)
Joanne Hollows / Manchester Univ Pr / 199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1996년 영국을 방문했을 때 옥스퍼드(Oxford)의 유서깊은 서점 블랙웰(Blackwell)에서 구입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책장에서 거의 20년을 잠자던 책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이 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이론서입니다. 영화학 (Film Studies)에서 대중영화 (Popular Film)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이론적 틀을 간략하게 설명한 입문서입니다.

그래서 각 장에서는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미디어 이론부터 시작해 구조주의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의 심리분석이론과 기호학을 지나 브르디외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문화 사회학적 시각, 여성주의적 영화분석론도 언급합니다.

이 책의 전반부가 이론적이고 일반적이고 비역사적인 논의로 시작해 영화를 영화 텍스트 자체로만 분석하는 경향을 지나 점차 능동적 영화 수용자를 이론적으로 포섭하는 방향으로 글을 전개해 나갑니다.

또한 중반을 넘어서 영화를 특정한 역사적 환경의 산물로 이해하는 역사적 시학 (Historical Poetics)에 와서 영화는 단순히 매체 자체의 텍스트로만 읽히는 것이 아닌 특정한 시대의 사회적 경제적인 관계를 같이 고려하는 단계로 설명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영화 관객의 영화수용에 어떻게 다른 사회계층의 취향에 영향을 받는지 그리고 그 취향이 단순한 기호가 아닌 사회 경제적 구조의 영향임을 이론적으로 설명한 사회학자 브르디외의 주장을 차용합니다.

지금은 영화를 비롯한 매체의 수용과 피드백에 수용자들의 영향력을 당연시하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이 책이 출판되었던 1990년대나 이 책을 구성하는 이론들이 논의된 1900년대 초부터 1980년대까지 능동적이거 적극적 수용자는 이론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때 영화에 미쳐 있었던 제 20대가 떠오릅니다. 영화를 가리지 않고 수없이 보았고 결국 영화에 대한 책들도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영국에 처음 가서 이런 영화 이론서를 사온것만 보아도 그 때는 정말 영화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학자 한 분을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역사적 시학에 관한 논의는 대부분 미국의 영화학자 데이비드 보드웰(David Bordwell) 교수의 주장을 이야기 하는 부분입니다.
이 분은 1990년대 가장 뛰어난 홍콩영화 평론가의 한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데 그의 당시 홍콩영화에 대한 해설은 당시 유행하던 홍콩 누아르의 스타일을 설명하는 거의 표준적 해설로 이해되었습니다. 그의 이런 영향이 결국 할리우드에 수용되어 매트릭스 (1999)와 같은 걸작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된것으로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책은 기존의 영문학이나 언어학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다면 더 읽기 쉬울 것 같습니다. 간략한 정의와 설명은 들어있지만 기본 전제와 개념에 대한 이해없이 읽기에는 좀 버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의 이해
루이스 자네티 지음, 김진해 옮김 / 현암사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한국에서 영화교과서의 고전으로 알려진 책입니다. 벌써 출판사를 바꿔가며 12판까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왔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1990년대 초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던 중 만난 책입니다. 영화이론은 커녕 제대로 된 영화서적도 없던 시절 이책에 실린 고전영화들과 중요 영화들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갈증을 달랬습니다.

한국에 시네마테크가 처음 생긴 그 당시, 객기부리듯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난해한 영화를 보러 다녔던 것도, 30대에 고전영화에 빠져 있었던 것도, 같은 영화를 스무 번 이상 본 것도 모두 이 책의 영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어머니 댁에 가면 오래된 이 책이 서가 한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약 20여년이 흐른 지금 제가 영화와 가장 유사한 매체 특성을 가진 사진에 빠져 있는 것도 1990년대 당시 제가 심취해 있었던 영화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장편소설이라면 사진은 한편의 짧은 시겠지요.

아무튼 저를 비롯해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분들은 많은 분들이 이 책을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책은 생명력이 길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