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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샷 뒤의 여자들 - 피드 안팎에서 마주한 얼굴
김지효 지음 / 오월의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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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집어든 책입니다.
그리고 요새 젊은 여성들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읽었습니다.

고백부터 하자면 사실 인스타그램이라는 SNS는 저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매체라서 20-30대 여성들이 ‘인생샷’이라는 스타일의 사진을 올리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남성입장에서 낯선 이런 시간투자는 한편 젊은 여성들에게 ‘외모’가 무시못할 자산이고 한편으로 사회생활의 방편이면서 성차별을 보여주는 기표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당혹스러웠습니다.

어플로 보정된 사진이 자신의 또다른 ‘디지털 자아’를 대변한다는 인식도 그렇고 예전과 다르게 가족들만이 보는 전통적 사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전시’한다는 인식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책의 상당부분이 인생샷과 관련된 다양한 여성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경험상 인터뷰를 통한 연구가 생각보다 품이 많이들고 어렵습니다.

2010년대 이후의 새로운 사회현상이고, 사진 자체도 소위 ‘인스타그래머블’해지고 카페들도 이에 맞춰 인테리어를 바꾸는 마당이니 아마 인스타그램 인생샷의 경우 인터뷰말고 다른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웠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사회와 도시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이책에서 논의된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민감한 주제이고 섣부를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끝으로 책에 대해 소개를 덧붙이면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본문 329쪽입니다. 저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기반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역사와 정치, 경제관련서를 많이 읽는 입장에서 보면 확실히 여성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보려면 별도로 여성에 대한 책이나 인류학 관련 책을 찿아야 봐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책의 여성주의 입장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여성들이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결국 자연스럽게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아서 생긴 일일 수 있다고 봅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고 나의 어머니도 나의 딸도 여성이라고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삶이 결국 여성들이 지향하는 삶이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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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에서 빈곤을 연구하시는 인류학자 조문영 교수의 책입니다. 총 9장으로 본문 398쪽인 이 연구서는 저자의 지난 20여년간의 빈곤 연구의 중간결산 같은 성격의 책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사람들의 삶의 현장에 들어가서 관찰하고 인터뷰한 연구로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취약계층에 대한 관찰기이기도 합니다.

보통 빈곤과 불평등 문제는 사회학이나 경제학 영역에서 다루어지기 때문에 인류학자가 빈곤의 현장에서 빈곤의 역사성과 관계성에 주목해 빈곤문제를 잘 설명해 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의존(dependency)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통념에 맞서 사실 이 세상의 누구도 상대방에 대한 의존없이 살기 힘들다는 지극한 명제를 상기시켜주는 대목은 인상적이었습니다(p64).

개인이 가족에 의존하거나 속한 공동체에 의존하는 건 사실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경제개발이 시작된 한국에서 스스로 살수 없는 사람들을 무능력하다고 ‘낙인(烙印)을 찍고 경멸해 온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마지막 9장은 코로나 19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서구의 학자들이 개념화하기 시작한 인류세 (Anthropocene, 人類世)시대에서의 빈곤에 대한 담론으로 단순히 인간사이에서의 빈곤 뿐만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사이의 관계를 인식하는 새로운 주장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빈곤활동가들이 현장에서 같이 살며 삶을 살아가는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계몽이 아니라 활동가들이 사회의
일부에서 그 변화를 일으키고 스스로도 변해가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해봅니다.

경제현상과 경제정책의 역사, 정부와 정치의 역할, 민주주의가 어떻게 왜곡되어왔는지, 디지털 생태계가 사회와 경제구조를 어떻게 바꿔왔는지에 주로 주목을 한 반면 최근에 읽은 빈곤에 대한 이 책과 대한민국 초기 정치적 혼란으로 국내에서 난민으로서 삶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한국에서의 난민 을 다룬 연구서 , <난민, 경계의 삶, 역사비평사,2023>은 먹고 사는 문제와 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정치권력의 통치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으로 생각합니다.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은 생각보다 매우 가까이 있는 분야고 둘다 사회구성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밀접한 분야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사회정책을 너무 등한시하는 건 국가에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세금 낸 만큼 국가가 국민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특히 인류학(anthropology)은 서구의 제국주의자들이 식민지 경영을 위한 통치방식의 하나로 비서구사회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온 서구학문인데, 그 방법론을 가지고 한국사회의 복지구조와 관료와 복지수급의 관계를 살핀다던지, 중국 선전(Shenzhen深圳)의 폭스콘 노동자의 삶을 추적해 노동자로서의 삶이 어떠한지를 보여줍니다.

중국에 관심이 많은 독자로서 그리고 저자 자신도 중국학을 하는 정체성이 있어서 그런지 옆나라 중국의 사회에 대한 글은 접하지 못했던 이야기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 하얼빈(哈尔滨)을 배경으로 하얼빈에 자리잡은 여러 한국인들의 다양한 삶의 양태와 중국과 한국의 수교이후 한국에서 돈을 벌어 신흥 부자가 된 소위 ’신조선족‘의 관계는 우리가 흔히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조선족‘의 이미지와 매우 달라 매우 전복적입니다. 영화에서 보던 거친 조선족이 아니라 중국인으로서 하얼빈에 새로정착한 ‘찌질한’한국인의 서사가 소개됩니다. 이런 개별적 사례는 조선족에 대한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에 대한 선입견을 무너뜨립니다.

연구서이고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학자들의 빈곤담론과 인류학자들의 연구인용(citation)으로 가볍게 읽기는 분명 어려운 책입니다. 하지만 사회를 접근하는 다양한 시각을 보고 인류학자들이 심층인터뷰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연구하는지를 볼 수 있는 좋은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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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PD 인 이욱정씨가 본인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쓴 책입니다. 요리를 정식으로 배운 음식전문 PD 답게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인 닭에 대해 인류학적 접근으로 풀어쓴 책입니다.

유튜브에 보면 이 책의 기반이 된 다큐멘터리 영상이 있으니 책과 같이 보아도 좋을 듯 합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역시 관심때문입니다. 프라이드 치킨과 오븐에 구운 닭은 저 자신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이기도 하고 오래전 인도에서 먹은 탄두리 치킨의 맛을 다시 생각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인류학을 공부한 방송인이 만든 책이라 음식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글로 풀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딱 음식문화의 입문용으로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래전 읽었던 미국의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 Marvin Harris)의 음식에 대한 금기에 대한 유물론적 해석이 언급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p132).

한길사에서 오래전 번역된 마빈 해리스의 대표작 한권을 소개합니다.

마빈 해리스 지음, 서진영 옮김. 음식문화의 수수게끼 ( 한길사,1992)

한국의 근대 식문화와 관련해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님의 책도 재미있습니다. 민속학과 역사적 관점에서 아시아의 식생활을 추적하신 대표적인 학자이십니다.

중국서 공부하신 주교수께서 쓰신 책으로 오래전에 읽었던 중국인의 식생활에 대한 소책자인데, 얇지만 내용이 썩 괜찮았던 책입니다.

주영하 지음,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 책세상, 2000)

개인적으로 먹는 문제만큼 중요한 일이 세상에 없고 따라서 매일 접하는 일상의 음식에 대해 레시피뿐만 아니라 그
음식에 대한 의미와 기원을 따져보는 인문학적 탐구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바로 나 ( I am What I eat)라는 말처럼 음식은 한 개인의 정체성 ( identity)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사회의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입니다.

닭의 경우 다른 식재료인 소나 돼지보다 종교적 금기에서 자유롭고, 소나 돼지보다 쉽게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많이 대중화된 식재료여서 많이 먹는 고기입니다.

다음에는 식재료로서의 닭에 대한 이야기보다 한국의 치킨산업에 대한 책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통닭이 치킨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일상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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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9-26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스타일이 본받을만 합니다.
 
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부끄러운 일이지만 시인 김수영 (金洙暎)에 관한 책을 처음 읽었습니다.

나이가 든 이후 문학작품보다 넌픽션을 더 많이 읽는 경향이 생긴 것도 변명이 되겠지만, 아무튼 이 대단한 시인에 대한 책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철학자 강신주씨의 이 시인 김수영에 대한 책 ( 평전으로 봐야할지, 그의 시에 대한 해설로 봐야할 지 난감합니다, 사실)을 보고 어렷풋이 이 시인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제가 소개하는 이 책이 우선 ‘절판(絕版)‘된 책이라는 사실을 먼저 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좋은 책이 겨우 10여년 만에 절판되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현재 이 책은 중고로 사거나 도서관에서 빌리는 방법 말고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글의 제목을 ’자유의 시인‘이라고 했는데, 이 책은 시를 통해 표출된 ‘자유주의 (Liberalism)’에 대한 책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자유’라는 말처럼 한국에서 오용(誤用)되고 잘못 사용되는 말은 없습니다.

제대로된 정통 보수 내지 중도 보수가 전무한 한국 사회에서 ‘자유’는 극우 전체주의자들의 전가의 보도(傳家 의 寶刀)처럼 남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수영이 말하는 자유는 개개인이 삶을 결정하는 의지이고 개개인이 다 각자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말로 개인주의 (individualism)이라고 봐도 됩니다.

개개인이 중요하니 개개인의 생각과 생활방식이 중요하고, 나의 생활방식이 중요하니 다른 이의 생각과 생활방식도 중요합니다. 이런 ‘개인’의 인식에서 ‘관용(tolerance)’이 나타나는 법입니다.

다른 이의 ‘비판’이나 ‘다른 의견’을 허용하지 않고 취재한 기자를 고발하거나, 언론사를 압수수색하는 정부는 결코 근대적 의미에서 ‘자유주의’정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의견이 설사 반대 의견이라고 해도 대화할 수 있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의 ‘검찰정부’는 절대 그러지 못합니다.

강신주씨에 따르면 따라서 김수영의 ’자유‘는 근대적인 의미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김수영 시인은 그래서 ’자유의 시인‘으로 불리는 것이 맞지, 오해를 동반하는 모더니스트(Modernist) 시인이라는 호칭은 불명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50-60년대 친일에 부역한 서정주 시인이 ’순수문학‘을 온호한 사실이 자신의 과거를 가리기 위한 의도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삶과 동떨어진 체 형식미와 미의식만을 탐구하는 예술이 얼마나 위선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지(無知)보다 위선(僞善)이 공동체 전체에 미치는 해악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직 논리가 끼어들면 개인적인 자유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보수적인 차원에서 ‘공동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이나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전체의 후생’을 위해 개인의 욕망이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나 모두 조직이 개인을 우선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인간의 자유의지를 무시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는 것이지요.

저 개인적으로 김수영 시인이 놀라운 것은 시인이 처한 시대상황이었습니다.

시인의 주장이 민주화가 진행되고 개인의 가치를 자각하기 시작한 21세기가 아니라 한국전쟁이후 1950-1960년대 말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한국전쟁으로 북한 인민군에 징용당했고,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갖혀 있었고, 그의 시를 발표하던 시기는 이승민 독재시대, 4.19혁명, 5.16 군사 쿠데터, 그리고 박정희 군사독재 시대를 관통하던 때입니다.

무자비한 박정희 군사정권은 김수영 시인 같이 ‘개인의 절대적 자유와 주체성’을 주장하고 그런 시를 발표하는 시인과 대척점에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제발전이라는 미명하에 개인의 모든 것이 억압되던 시대가 박정희 군사독재 시대입니다.

서글퍼런 독재권력이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는데도 김수영 시인이 ‘자유’를 외친 건 용기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참여문학을 하지 않는 소위 ‘부르조아’ 시인이었지만 개인이 사회나 공동체의 모든 것을 우선한다는 군대주의적 사고를 가진 지극히 상식적인 문학인이었기 때문에 홀로 자신희 길을 묵묵히 갔을 뿐입니다.

자유주의자이기는 하지만 반공주의자는 아닌 시인이어서 군사독재정권은 그가 못내 껄끄러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 책은 김수영 시인의 평전이자 시 해설서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잘못 알려지고 온갖 오해를 받는 ‘자유’와 ‘자유주의’에 대한 명백한 개념과 실천적 삶의 양상을 관찰 수 있는 좋은 길잡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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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서지학(書誌學)을 전문으로 하는 학자가 아니라 소설을 쓰시는 작가께서 책소개를 해주셔서 책만으로 느낄수 없는 여백을 메꿔주시는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도 책에 관한 책이고, 근세와 근대시기에 멀게는 13세기 가깝게는 20세기 초까지 서구에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을 그들 입장에서 서술한 책을 소개한 겁니다.

따라서 소개시켜 준 책들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든지 기본적으로 유럽중심주의(Eurocentrism)와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들의 목적이 측량이든 탐험이든 선교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인들은 태생적으로 13세기에 있었던 몽골의 침략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의 속도와 무자비함으로 그들이 몽골인들을 야만인(Barbarian)으로 보고 있었고 중세이후 터키를 포함한 서아시아 지역을 유럽에 비해 낙후된 지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편견과 무지가 결합해 자신들의 기독교 문화이외의 문화를 폄하하고 야만으로 취급하는 문화우월주의 내지는 백인 우월주의( white supremacy)를 발전시켜 온 겁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시각은 영미권의 저작에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 그들만의 시각입니다.

21세기인 현재도 그러할진데 대항해의 시대인 17-18세기와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던 19세기는 그 강도가 더 쎘고 편견도 대단했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중요한 공통점은 오랜 옛날 즉 14-18세기에는 예수회(Jesuit)를 비롯한 카톨릭 신부들과 상인들이 아시아와의 접촉을 선도했다면 19세기는 개신교 선교사들과 외교관 상인 군인들이 아시아의 이권을 노리는데 선봉을 선 것인데 거의 일관되게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아시아와 유럽 의 교류에 참여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책에 관한 책인만큼 책 자체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라틴어, 프랑스어, 이태리어 등으로 쓰여진 초기 판본들이 유실되거나 축약 혹은 편역되어 영어번역본으로 수세기가 지난 뒤에 출판되거나, 원본이 유실되어 필사본으로 전해지다가 역시 수세기가 지나 출판되거나 아예 출판 자체가 되지 않고 원고상태로 수세기동안 도서관에 처박혀 있거나 흩어져 있던 원고들을 모아 번역하고 출판이 되는 등 고서들만이 가지는 사연들이 눈길을 끕니다.

수백년이 지난 이야기가 분실되거나 폐지로 없어지지 않고 유럽이나 미국땅이 아닌 한국의 도서관에 소장될 수 있는 건 한편으로는 기적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신간서적의 출판도 중요하지만 중고서점에서 팔거나 도서관에서 소장하는 고서적을 볼 수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된 책을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당대의 현실을 분석하고 기록한 책이 지금은 역사의 일부가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책에도 언급하고 있듯 개인의 문집이나 편지 그리고 당시 나온 잡지를 보면 글쓴이의 생활은 물론 감정까지도 날 것으로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역사서나 사회과학서의 분석을 뛰어넘는 원래의 삶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역사에 있어 어떤 특정 사건이나 전쟁 등을 직접 목격하거나 경험한 것을 기록한 일기나 회고록 등은 사료가 포함하지 못하는 현실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줘 매우 중요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책 중 특히 몽골관련해서 유럽에서 14세기 경 출판된 책들 중에는 과거 여기에서 소개한 책들이 있습니다.

몽골제국기행 (까치,2015)

두권의 중세 유럽의 몽골여행기가 한국어판에서 합쳐져 나온 번역본이지만 이런 책을 한국어로 접힐 수 있는 건 그래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한말 조선을 방문했던 영국여류화가의 화집 역시 번역본과 연구서가 출간되어 있습니다.

조선을 찿은 서양의 세여인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2013)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완전복원판 ( 책과함께,2020)

구한말 조선을 애정어린 시각으로 바라보고 기록했던 여류화가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사진집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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