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한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예로부터 강대국 틈에 끼어있던 한반도는 끊임없이 외세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성리학적 통치이념을 가졌던 조선사회는 그 뿌리부터 흔들렸습니다.

병자호란 당시의 남한산성에서의 농성전과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을 선언한 삼전도의 굴욕은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에 덤덤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2018년의 마지막 몇달 동안 조선의 전쟁에 대한 여러가지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된 소설이었습니다.

이 책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역사강좌를 연후 그 강의록을 모아 펴낸 책이기때문에 주제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반면 아무래도 책 전체의 일관성은 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주요문헌들에 대한 정보도 같이 있어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주제는 김시덕 교수가 집필한 임진왜란 관련 글이었습니다.

일본의 근세 도판 자료를 같이 보여준 것이 신선했고 국제정치의 관점에서 중국과 여진 러시아 그리고 일본의 패권의 향방을 잘 보여준 글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전에 국가주의를 주입하기 위해 쓰여졌던 임진왜란의 역사서술이 좀 더 객관적인 방향으로 바뀌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교수는 임진왜란의 의의가 한반도가 동아시아 국제정치 관계에서 최초로 ‘지정학적 요충지’로 인식된 전쟁으로 이 글을 서술했고 그 관점은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진왜란의 객관적 이해를 위해 일본쪽 사료를 중심으로 저술된 김시덕 교수의 다른 책들도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 다음 인상적인 글은 ‘홍경래의 난’을 다룬 오수창 교수의 글입니다. 홍경래의 난은 평안도 평민 홍경래가 일으킨 반란으로 당시 한양과 함께 평안도는 최대의 경제세력이었음에도 전통적인 기득권 세력인 기호 영남 지방의 사대부들과 다르게 많은 차별을 받았고 이런 배경이 왕조를 부정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우리가 현재 북한의 중심으로 알고 있는 평안도의 경제적 정치적 역사적 배경을 알 수 있는 글이라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평안도에서의 경제적 풍요와 개방성, 그리고 중앙정부로부터의 차별이 이 지역에서 일제시대 이후 수많은 사회주의 세력의 발전의 토양이 되지 않았나 추정해 봅니다.

이 책의 글은 대체로 평이하고 짧아 읽기 편하지만 해당 주제에 대한 서론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하고 각 주제에 대해 추가적인 글들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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