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냐오키 1
시노마루 노다카 지음, 이케이도 준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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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빵 터진 만화. 아니 어떻게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를 고양이 버전으로 리메이크할 생각을 했을까. 제목만 웃긴 게 아니라 내용도 엄청 웃기다. <한자와 나오키>의 주요 장면을 깨알 같이 패러디한 것은 물론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츄르를 먹거나 소파에 발톱을 가는 등 고양이의 습성을 반영한 장면이 가미되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웃겼던 대목은 탐욕의 화신인 '오오와냐'가 고양이 간식을 폭풍흡입하는 장면과 '냐오키'의 아내 '하냐'가 부인회에 다녀온 후 스트레스를 받아서 스크래치를 하는 장면. '이세시냐' 호텔이 '캣타워' 운용 실패로 120억의 손실을 봤다는 대사도 너무 웃겼다ㅋㅋ 시즌1의 하이라이트인 '도게자' 장면이 1권에 안 나오는 걸 보니 2권에 나올 듯. 어쩔 수 없이(?) 2권도 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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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쿠
소분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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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발견한 사랑스러운 만화. 반려묘 키쿠와 보내는 일상을 할머니가 글로 정리하고 할아버지가 만화로 그려서 트위터에 연재해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느 보호묘 카페에서 키쿠와 만났다. 단둘이 지내는 생활이 적적해서 보호묘 카페를 찾았는데, 처음 방문한 사람은 입양 신청이 어렵다고 해서 여러 차례 방문한 끝에 운명처럼 키쿠를 만나 입양을 결정했다. 


보호묘 카페 시절 키쿠는 다른 고양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겉도는 인상이었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 집에 온 후에도 좀처럼 마음을 놓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두운 곳에 숨어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기도 하고, 먹은 것을 토하기도 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정성스러운 돌봄을 받아 키쿠는 현재 소분 가의 소중한 가족으로 거듭났으며, 매일 잘 먹고 잘 자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고양이 한 마리가 등장함으로써 고요했던 노부부의 일상이 시끌벅적하게 바뀌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예전 같으면 아무 말 없이 보냈을 식사 시간도 키쿠 덕분에 화기애애해지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쿠션과 소파, 마룻바닥도 키쿠가 자고 놀고 뒹구는 배경이 되니 더욱 소중한 느낌. 이런 느낌이 좋아서 다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아닐까. (나도 키우고 싶지만... 못 키울 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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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2
통이(정세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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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이 왔는지 뭘 해도 재미가 없고 활력이 없어서 '시골에 내려가 고양이나 키우며 살고 싶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즘이다. 실천할 의지도 체력도 없어서 시골에서 고양이 또는 강아지 키우는 만화만 주야장천 보고 있는 나... 괜찮은 걸까... 


재작년 여름에 재밌게 본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2권이 나와서 냉큼 읽어봤다. 2015년 가족과 함께 전남 시골로 이주한 저자는, 이사 첫날 예쁜 암고양이 한 마리를 만나 마당 한구석에서 키웠는데, 이 아이가 새끼를 일곱 마리나 낳는 바람에 졸지에 고양이 여덟 마리와 함께 사는 처지가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서 SNS에 올렸는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어서 단행본도 나오고 2권도 나왔다는 훈훈한 이야기 ㅎㅎ 


2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고양이들이 새끼 강아지 네 마리를 키운 이야기다. 어느 날 이 집에서 강아지 네 마리가 태어났는데, 원래 있던 고양이들이 새끼 강아지들을 멀리 하기는커녕 기꺼이 몸을 내주고, 핥아주고, 먹이를 내주고, 어디든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닌가. 고양이와 강아지는 안 친한 줄 알았는데 어릴 때부터 보면 그렇지도 않은가 싶었다. 그래도 강아지가 좀 크고 나서는 예전처럼 붙어있지 않게 되었다고 해서 아쉬웠다.


고양이들 밥 주는 김에 동네에서 떠도는 고양이, 강아지들의 밥도 챙겨주다 보니 이제는 아예 집을 고양이 급식소로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밥을 챙겨주는 상황이다. 사료 값이 만만찮고 하루 세 번 끼니 챙겨주는 게 은근히 번거롭고 힘든 일인데도 꾸준히 하고 계시다니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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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1
연상호.최규석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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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반도>를 만든 연상호 감독이 스토리를 담당하고 <송곳>, <대한민국 보고서>등을 만든 최규석 작가가 작화를 담당한 작품이다. 네이버 웹툰을 통해 연재되었고,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제작, 방영될 예정이라고 한다(주연은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등). 


이야기는 '지옥의 고지'를 받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지옥의 고지를 받은 사람은 어김없이 죽게 되는데, 수취인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짧게는 3일, 길게는 20년에 이르고, 예정 시간이 되면 수취인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지옥의 '시연'이 실행된다. 실제로 지옥의 고지를 받고 사망하는 사람이 늘면서 사람들은 아비규환에 빠진다. 급기야 이 모든 사태의 진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신흥 종교집단이 나타나고 이들의 오른팔을 자처하는 광신도들이 폭주하면서 세상은 점점 혐오와 폭력이 난무하는 상태가 된다. 이 상황에서 형사 진경훈과 변호사 민혜진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설정은 다르지만,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전개 방식 등이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반도> 등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경찰과 언론이 시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한 점, 권위가 부재한 상태에서 사람들이 신흥 종교 집단이나 SNS 인플루언서 등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은 오늘날의 한국 사회와도 유사하다고 느꼈다. 평범한 시민들이 서로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가는 모습도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꾸준히 봐온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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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일본의 맛 - 영국 요리 작가의 유머러스한 미각 탐험
마이클 부스 지음, 강혜정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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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마이클 부스의 유럽 육로 여행기> 등을 쓴 영국 작가 마이클 부스의 책이다. 저자는 어느 날 일본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본 음식에 대한 흥미를 느낀다. 그 길로 가족들을 설득해 일본으로 날아가 약 3개월 동안 도쿄, 홋카이도, 교토,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를 돌며 각 고장의 맛있는 음식들을 직접 먹어보고 음식 문화를 체험해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저자의 인도 음식 체험기인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와 비슷하다. 다만 '뻥'이 좀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첫 번째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제공한 일본인 친구의 이름이 하필이면 '곤도 가츠오토시'라는 점이다. '가츠토시'도 아니고 '가츠오'도 아니고 '가츠오토시'라니. 이런 일본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 번역상 실수가 아니라면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 아닐까 싶었다. 두 번째는 교토의 유명한 사바즈시 맛집 '이즈우'에서 (이번에도) 하필이면 '하루키'라는 이름의 남자를 만나 도합 5만 원 상당의 식사를 대접받는 일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물론 가능할 수는 있지만, 하필이면 교토에서 하루키(라는 이름의 남자)를 만난다고? (참고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교토 출신이다) 아... 이즈우에서 사바즈시 먹고 싶다... 


이 책이 출간된 2009년만 해도 인기리에 방영 중이었던(ㅠㅠ) 일본 후지TV 간판 프로그램 'SMAP X SMAP'의 대표 코너 'BISTRO SMAP' 촬영장에 가서 SMAP 멤버들을 만난 이야기도 나오는데, 차라리 이쪽은 믿음이 갔다(사무소 허락 없이 SMAP 이름을 쓸 수 없었을 테니). 참고로 저자가 보기에 매력적이었던 멤버는 카토리와 나카이. "나머지 세 멤버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느낌 아니면 우거지상, 맹한 백치미 같은 것이 있"었다고(ㅋㅋㅋ). 촬영이 끝난 후 쿠사나기가 현장에 남아 게스트에게 대접하고 남은 음식을 꿋꿋이 먹었다는 후기도 나온다(귀여워ㅋㅋㅋ).


그렇다고 이 책이 순전히 뻥으로만 이루어진 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책에선 볼 수 없었던 무거운 내용도 있다. 이를테면 홋카이도의 원주민인 아이누족 차별 문제를 거론하면서 일본에는 이 밖에도 부라쿠민, 재일한국인, 재일중국인 등을 차별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서술한 점, 제2차 대전 당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 투하로 죽은 인원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인원이 오키나와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명기한 점 등이다. 나중에 이 책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NHK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이 대목은 어떻게 나왔는지(나오기는 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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