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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으로 생각하라 - 생각이 뚫리고 인생이 바뀌는 완벽한 사고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서라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장을 보거나 식사 준비를 할 때 같이 사는 동생에게 "뭐 먹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아무거나"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때마다 짜증이 나고 화가 솟구치는데도 정작 누가 내게 "뭐 먹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아무거나"라고 대답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3으로 생각하라>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에 따르면, "아무거나"라는 대답에는 '일일이 생각하기 귀찮으니 덮어놓고 상대방에게 맞추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러한 수동적인 태도는 상대방의 의욕을 꺾을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손해를 입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아무거나"라고 대답하는 사람의 뇌는 저체온, 저활력 상태로, 생각하기를 귀찮아하고 시도 때도 없이 "아무거나"를 연발하는 사람은 점점 멍청해진다.
그렇다면 "아무거나"라는 대답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 저자는 일단 뭐든 세 가지를 고르는 습관을 들여보라고 조언한다. 무엇이든 세 가지로 정리하면 본질이 보인다. 세 가지 아이디어를 내면 생각이 구체적이면서도 풍부해진다. 예컨대 오늘 저녁 메뉴 베스트 3을 떠올려보자. "요즘 튀김을 계속 먹었으니 튀김은 피하자. 산뜻한 것을 먹고 싶으니 회나 국수로 할까? 아니면 볶음 요리?" 이런 식으로 억지로라도 세 가지 안을 내다보면 생각의 회로가 분주해지고 원하는 것에 가까운 답을 내기가 쉬워진다.
베스트 3을 선택하는 작업은 서평을 작성할 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저명한 서평가이기도 한 저자는 책을 읽으면서 '이 문장 참 좋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문장이구나'라고 생각한 부분, 즉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밑줄을 긋는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밑줄 그은 문장 중 베스트 3을 꼽고, 왜 이 문장을 골랐는지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평이 완성된다.
공부나 업무를 할 때에도 3의 힘을 활용할 수 있다. 공부나 업무를 하기에 앞서 일단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필요한 것들을 목록으로 만든다. 전체 과정을 파악한 다음에는 전체 과정을 3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마다 작은 목표를 정해두고 실천한다. 예를 들어 영업 실적을 높이고 싶은 영업 사원이라면 첫 한 달은 '고객과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자', 두 번째 달은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고객을 늘리자', 세 번째 달은 '상담할 수 있는 고객을 늘리자'라고 목표를 정하고 실천한다. 세 달 안에 실적을 높이려면 막막하지만, 달마다 작은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니체의 생각이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이유는 흔히 생각하듯 어린아이에서 시작해 점차 발달한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의무를 졌다는 것을 기억하고, 다음으로 현상에 반항해 자유를 찾고,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긍정한다. 첫 단계인 굴종하는 낙타가 현상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존재라면, 거기에 부정을 더한 단계가 사자고, 다시 새로이 긍정하는 존재가 어린아이다. (184쪽)
저자는 인생을 계획하는 데에도 3원칙을 이용한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니체 역시 인생을 3단계로 나눴다. 니체는 저서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의 삶을 낙타의 시기, 사자의 시기, 어린아이의 시기 - 이렇게 3단계로 나눴다. 이것의 특징은 인간의 삶을 미성숙한 상태와 성숙한 상태로 양분하지 않고, 의무를 수행하는 단계에서 의무를 거부하는 단계로 갔다가, 다시 의무를 받아들이는 단계로 선회한다는 것이다.
나의 인생은 어디쯤일까. 저녁밥조차 "아무거나" 먹으려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어린아이는커녕 사자의 시기로도 나아가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