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라, 아티스트처럼 - 죽어 있던 생각을 아이디어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10가지 방법
오스틴 클레온 지음, 노진희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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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한 비밀 하나.
예술은 결코 독창적이지 않다는 것.

창조적인 아이디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파블로 피카소는 ˝예술은 도둑질이다.˝고 했고,
윌리엄 랠프 잉은 ˝독창성이란 들키지 않은 표절이다.˝고 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까지 단언했다. 까마득한 기원전 일이다.

신의 영감을 받았다느니, 남들과 다른 천재성이 돋보인다느니 하는 말은 집어치우자.
우리가 할 일은 딱 하나.
훔치는 것 뿐.
물론 완전범죄를 해야한다.
어설픈 카피는 표절꾼으로 전락한다.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이 책의 주장대로라면 훔치는 기술만 익히면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훔치기 기술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
누구한테 배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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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허영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항상 무슨 일에 관해 알고자 함은, 그저 그것에 대해 얘기할 수 있기 위해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은 바다 여행 같은 것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남에게 얘기하지 않고, 또 보고 들은 것을 혼자서 즐겨야 하고 남에게 전해 줄 희망도 없다면 말이다. - 파스칼, <팡세>

인간의 본성에 관한 통찰(?). 파스칼의 시대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솔직히 요즘은 이 정도의 사고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경구는 더 이상 통찰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평범한 사람은 누군가 바다 여행을 다녀왔다고 자랑을 하면 샘을 내고 배 아파 합니다. 통찰이 있는 사람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만듭니다.

신뢰할 수 있는 상대와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만국 공통일 것이다. - 마크 주커버그

우리 시대의 통찰력자는 마크 주커버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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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김용규 지음 / 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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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애플의 유명한 광고문구 `Think different`, 다르게 생각하라.
문법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로 인해 다른 많은 광고에 영향을 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웅진의 `Think big`을 비롯해서 SK텔레콤의 `생각대로 T`, 신한은행의 `생각 생각 생각` 같은 광고들이 쏟아져 나왔다.

책도 예외는 아니다. 창조적인 생각을 다루는 책이 인기다. 이어령은 그의 책 <생각>에서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생각을 하라고 했다. 심리학자로서는 이례적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직관과 이성을 각각 `빠르게 생각하기(fast thinking)`와 `느리게 생각하기(slow thinking)`로 구분해서 두 사고의 작동 방식과 상호 작용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또한 역사상 위대한 천재들의 생각을 파헤쳐 분석한 <생각의 탄생>은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등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를 제시했다. 책의 저자는 오늘날 지식의 전문화가 심화되면서 점점 더 파편화되고 있으며 지식의 풍요 속에서 오히려 암흑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재통합하는 신(新)르네상스인을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로 불리는 김용규의 <생각의 시대> (살림, 2014) 또한 생각을 도구로 보는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생각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의 탄생>이 천재들의 생각을 분석했다면, <생각의 시대>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철학을 분석하여 생각의 도구들을 끄집어 내었다.

그리스는 이집트에 비해 문명화되지 못했고 건축과 천문학에서는 고대 바빌로니아에 뒤쳐졌다. 법률과 문학은 고대 수메르를 따라갈 수 없었다. 인류 문명의 발생지인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사이에 낀 보잘 것 없는 도시국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책에 따르면 기원전 8세기부터 5세기에 이르기까지 그리스에서는 `생각의 시대`가 펼쳐졌다.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는 `은유(메타포라)`, 미래를 예측하는 힘의 `원리(아르케)`, 기본적인 정신 구조를 만들어주는 `문장(로고스)`, 복잡한 자연과 현상을 통제 가능하게 하는 `수(아리스모스)`, 가장 강력한 설득의 수단인 `수사(레토리케)`라는 5개의 생각도구가 이때 만들어졌다. 그리스에 생각도구가 갖춰지면서 인류 정신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의 중심축이 움직인 `축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축의 시대를 거치면서 (달리 말해 자연과 도덕의 보편성을 추구하면서) 인간은 드디어 `이성`과 `인격`을 가진 존재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인간의 전체적 변혁을 야스퍼스는 `정신화(vergeistigung)`라고 이름 붙였다. 인간이 비로소 정신적 존재로 변했다는 뜻이다. 뒤에서 뇌신경과학을 통해 차츰 드러나겠지만, 이것은 인류의 뇌에 새로운 신경연결망이 구축되었다는 것, 다시 말해 인류가 그 이전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뇌를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제1부 지식의 기원, 55쪽

그리고 책의 저자는 마치 너무 밝은 빛이 눈을 실명케 하듯, 폭증하는 정보와 지식이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 때문에 지금을 위기로 규정했다.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생각도구를 통해 다시 `생각의 시대`를 계승해야 한다. 놀랍게도 <생각의 탄생>이 신르네상스를 말한 것과 상당 부분 일치된 견해가 보인다. 오히려 <생각의 시대>가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생각을 도구로 바라보는 관점이 놀랍다. 우리는 다르게 생각한다거나 창조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을 천재들의 영역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칼이라는 도구에 능숙해지면 연필을 깎을수도, 요리를 할수도 있듯이 생각도구들을 익숙하게 연마하면 우리도 충분히 다르게 인지하고, 다르게 판단하고, 다르게 행동하게 하는 새로운 사유 방식에 다다를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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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링 2014-12-01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부터 이 책 읽으려고 했는데 화면에 뙇~

달의뒷편 2014-12-01 12:48   좋아요 0 | URL
김용규님의 책은 그냥 믿고봅니다.
재미있게 읽으세요~^^
 
불평사회 작별기 - 보수계의 순정마초 남정욱의 명랑소설笑說
남정욱 지음 / 루비박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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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를 구독하게 된 이유는 순전히 토요일에 발행되는 위클리 비즈와 주말 매거진, 신간 책소개 코너를 보기 위해서였다. 특히 위클리 비즈팀이 세계의 유명한 리더들을 인터뷰한 내용은 꼭 챙겨보고 있다. 얼마전 재레드 다이아몬드, 세스 고딘, 미야자키 하야오 등 30인 리더의 인터뷰 기사를 모은 <더 인터뷰>가 책으로 나왔을때는 반갑기까지 했다.

그 외에 주말판 조선일보에서 서서히 눈에 띄는 코너가 생겼다. 바로 남정욱 교수의 `명랑소설(笑說)` 컬럼이다. 이 또한 책으로 나왔다. 제목은 <불평사회 작별기> (루비박스, 2014). 남정욱 교수를 똑닮은 캐리커쳐의 표지에 부제는 이렇게 씌여있다. `보수계의 순정마초 남정욱의 명랑笑說`, `불평, 눈물, 위로는 이제 그만!`.

저자는 방송작가로 시작하여 영화 프로듀서, 출판사 편집장, IT업체 대표를 하다 우연히 신춘문학상에 소설이 당선되어 글쓰기를 시작했다. 현재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그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라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조선일보의 여타 보수 성향의 딱딱한 컬럼과 오피니언 사설에 비해 눈에 쏙쏙 들어오는 그의 글은 글쟁이만의 매력이 묻어있다.

그 매력이란 게 기득권을 옹호하는 편협한 보수 논객이 아닌 진보에 비해 말못하는 보수층을 솔직하게 대변하는 목소리란 것이다. 글쟁이답게 글을 뒤집고 비틀고 꼬집어 읽는 이의 뇌에 짜릿함까지 전해준다. 눈치보지 않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명문대를 비껴간 대다수의 청년들에게 성공한 서울대 졸업생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공허한 위로일 뿐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또 지금의 한국 사회를 `불평을 조장하는 사회`로 진단하고 일이 잘 안풀리면 부모 탓, 세상 탓만 한다고 돌직구를 날린다. 거기에 작은 위로라도 바라지 말라. 인생은 내가 노력한 만큼 딱 거기까지만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충고한다. 마치 싫은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맏형처럼 말이다.

20대 중반에는 후배들에게 돈 생기면 책 사보라고 했다. 사회에 진입하고 나니까 그게 아니었다. 돈 생기면 옷 사 입으라고 했다. 사람이 걸친 게 좋아지면 발걸음이 당당해지는 법이다. 그러고 나서 보니까 진짜 중요한 건 옷이 아니라 옷걸이였다. 좀 고치라고 했다. 지금은 다시 책 보라고 한다. 기껏 그 소리냐고? 어느 글인가에도 썼었다. 쉬워서 진리이고 실천하기 어려워서 진리라고. 한 가지 잊었네. 지금은 죽어라, 책보라고 한다. 죽어라고. - 19쪽

책에서 위로만 받으려는 요즘 세태에 이런 책도 필요하리라. 저자도 불평을 입에 달고 살았다. ˝사회는 논리의 작품이 아니라 역사의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꽤 순수한 이성을 가진 젊은이는 이 낡은 모습의 건물에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는 귀스타브 르 봉의 <혁명의 심리학>의 구절을 좀 더 빨리 접했다면 불평의 시간에서 벗어나 훨씬 건설적인 나를 만들었을 것이란 후회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당시의 한심한 심정과 욕구에 대한 반성문이라고 저자는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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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4-12-01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말에 소개해주는 신간서적 안내때문에 동아일보를 구독하고 있어요ㅎ그런데 이렇게 신문에서 보던 칼럼이 책으로 나오면 좋을거 같아요 동아일보도 이런 칼럼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달의뒷편 2014-12-01 12:50   좋아요 0 | URL
저처럼 주말신문 애독자시군요 ㅎㅎ

해피북 2014-12-0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ㅎㅎ 점심 맛있게 드세요

달의뒷편 2014-12-01 12:55   좋아요 0 | URL
해피북님도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별점 먹이는거 쉬었다 해야겠다.
순꾸락이 넘 아프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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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4-11-30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도 하셨어요!

달의뒷편 2014-11-30 20:26   좋아요 1 | URL
북플이 자극을 하게 만드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