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의 소설 <투명인간>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배경은 1970년대, 주인공 만수의 누나들이 연탄가스 중독으로 위급한 상황이다. 작은 누나는 간간이 신음 소리라도 내고 있었지만 큰누나는 죽은 사람처럼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만수는 누나들을 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 입구에는 `가스중독 전문 치료 고압산소통 보유 24시간 운영 중`이라는 붉은 글씨의 간판이 보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산소통이 하나밖에 없다. 인근 병원에도 연탄가스 중독환자가 있어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응급처치가 늦는 사람은 평생 바보로 살게된다. 큰누나와 작은 누나 중에 누굴 먼저 치료받게 할지 선택을 해야 한다.
만수와 동생들은 갈등한다. 큰누나는 마음씨 착하고 엄마처럼 보살펴 주었다. 재봉일로 살림을 꾸려나갔지만 곧 결혼하여 동생들을 떠날 것이다. 작은 누나는 똑똑해서 동생들 공부도 잘 가르쳐주고 공장에 나가 동생들 학비를 벌었다. 작은 누나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동생들을 대학에 보낼 수도 있다. 만수의 남동생은 작은 누나를 살려야 한다고 하고, 여동생은 큰누나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 과연 누구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가?
매릴 스트립 주연의 <소피의 선택>이라는 영화에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배경은 2차 세계 대전, 남편은 나치에 총살 당하고 주인공 소피 또한 두아이과 아우슈비츠로 끌려간다. 수용소로 가는 중 한 독일 장교가 추파를 던진다. 그는 살려달라는 소피에게 두아이 중 하나만 살려줄테니 선택하라고 한다. 아들과 딸, 두아이 중 과연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이런 우스갯 이야기도 있다. 당신의 사랑하는 아내와 가장 친한 친구가 물에 빠졌다. 당신은 둘 중에 한 명만 살릴 수 있다. 당신은 누구를 살릴 것인가? 이 이야기는 딜레마의 상황같지만 포인트는 그게 아니다. 당신은 이렇게 되물어야 한다. ˝왜 둘이 같이 물에 빠졌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