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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우연히 잘못 보낸 이메일 때문에 서로 좋은 감정이 생기고 사랑이 싹 틉니다.
있을 법 한 일이고, 그저그런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런데 남자는 잘나가는 심리학자 총각이고, 여자는 웹디자이너의 직업을 가진 유부녀라면?
여기서 이들의 이메일은 애틋하고 간절하지만 절제하게 됩니다.
서로의 대화가 오직 이메일로만 오고가는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의 설정입니다.
전통적인 편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화나 핸드폰도 아닌 너무 늦거나 빠르지 않은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이메일만이 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불과 20여년 전의 연애질만 하더라도 핸드폰이 없었습니다.
전화와 편지가 공존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때는 약속에 나가 상대를 기다리더라도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몇시간을 바람맞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우리는 그 시절 만남이 이해가 안될 수 있습니다. 이메일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스타트를 끊었던 이메일이 이제는 아날로그의 감성을 자극하는군요.
그냥 달달한 연애소설로 치부하기엔 품격있습니다.
무엇보다 짧은 호흡의 문장들, 그래서 엄청난 흡인력을 가집니다.
레오,
사흘이나 저에게 메일을 안 쓰시니 두 가지 기분이 드네요.
1) 궁금하다. 2) 허전하다.
둘 다 유쾌하진 않아요. 어떻게 좀 해보세요!
from 에미.
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 사이와 그 바로 전, 바로 후에도.
다정한 인사를 보냅니다.
from 레오.
-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