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문학 도덕교육 - 이론과 실제
도홍찬 지음 / 인간사랑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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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지금, 따로 인성교육을 왜 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우리나라 학교 교과과정에 도덕이라는 교과목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미 도덕 교과목이 있는데,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실시하라고 하니, 그럼 기존에 존재하는 도덕 교과는 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도덕은 윤리고, 삶의 자세이고, 철학인데... 그렇다면 도덕이라는 교과목 자체가 인성 교과목일텐데... 왜  있는데 없는 것처럼 말하고 법률을 제정하고 그러지.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 하도 오래 돼서 학교 교육과정을 모두 잊었나 보다. 역시 우리나라 학교 교육은 대학 입시까지만 의미가 있고, 대학에 들어가면 다 잊어버린다더니, 국회의원이나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도 여기서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인성을 학교에서 가르치라 마라 하지 않아도 이미 교육이라는 말에는 인성이 포함되어 있다. 학교에서 교육을 하는데 인성을 제외하고 누가 지식만을 가르친단 말인가?

 

예전 교사들이 흔히 하던 말이 지식만을 배울 생각이면 왜 학교에 오냐고, 그냥 학원(결코 학원 강사들을 무시해서가 아님. 예전엔 분명 이렇게 말하는 교사들이많았음)이나 학교 바깥에서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면 된다였다.

 

그만큼 학교에서는 인성을 기본으로 깔고 있었다는 얘기다.(사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학교에서 제대로 된 인성을 배운 학생이 얼마나 될까? 여기에 대한 통렬한 반론은 유하의 시 '학교에서 배운 것'에 나와 있다.) 인성을 다른 말로 하면 도덕이고, 이 도덕이라는 말에는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는 것들이 모두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도덕교육은 어떻게 할까? 아니, 어떻게 해왔을까? 궁금증이 인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해주고 있다.

 

도덕교육을 직설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학생들의 마음에 스며들게 한다. 도덕은 스며들어 배어나와야 한다.

 

이야기는 도덕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이야기 속에 담고 있다. 이야기를 읽거나 들으면서 자연스레 도덕을 마음 속에 받아들인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익히게 된다.

 

이런 이야기가 하나의 갈래로 굳어지면 그것은 문학이 된다. 하여 도덕 교육에 문학이 들어오게 된다.

 

앞 부분은 전문적인 내용이다. 그러니 도덕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읽지 않아도 된다. 김정운의 말처럼 굳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뒷부분, 문학으로 직접 도덕교육을 한 사례는 읽을 만하다. 재미도 있고, 이렇게 도덕 교육을 했구나 할 수도 있고, 문학과 도덕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알 수도 있고, 또 학생들이 직접 문학 작품을 읽고 도덕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쓴 글을 읽을 수도 있으니... 여러가지로 괜찮다.

 

작품들도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고등학교 교육까지 받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었을짐한 '감자, 광장, 어린왕자, 동백꽃, 나무를 심은 사람, 치숙, 자전거 도둑, 모래톱 이야기 등등'

 

그래서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 작품들을 아이에게 읽히고 이 책에 나와 있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책을 좀더 깊이 있게 읽게 하는 방법으로, 또 인성을 지니게 하는 방법으로. 일석이조다.

 

하여 이 책을 읽다보면 '인성교육' 운운하면서 마치 새로운 교육을 한다는 듯이 호들갑 떠는 교육관료들과 정치권들이 한심하게 보인다. 

 

이미 이렇게 하고 있는데, 충분히 하고 있는데, 여기에 뭘 더 더하려는지...

 

이 책은 도덕교사들만이 아니라 학교에서 교육하는 모든 교사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요즘은 통섭, 융합 이런 말들이 유행하고 있다. 교과도 자신의 교과만으로 수업하는 것이 아닌, 여러 교과들이 함께 수업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유학기제 또한 이런 방향 아니던가. 그렇다면 문학을 가운데 두고 많은 교과들이 모여 공통된 수업을 할 수 있다.

 

"따로 또 같이, 같이 또 따로"

 

가령 김정한의 '모래톱 이야기'를 놓고 보면 국어, 도덕, 사회, 역사, 과학, 기술 교과목이 함께 수업할 수 있다.

 

문학 작품의 이해는 국어에서, 작품에 나오는 도덕 관련 쟁점은 도덕에서, 당시 사회의 모습은 사회와 역사에서, 홍수 방지 또는 보 등에 대해서는 과학과 기술에서 다룰 수 있다.

 

그러니 문학을 두고 자연스레 통합교육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문학을 도덕 교육의 도구로 삼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단지 도덕교과를 공부하는 사람만이 아닌, 여러 교과의 교사들도 참조할 만한 책이 되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에게 책을 깊이 있게 또는 도덕적인 품성을 기르기 위할 목적으로 책을 읽히는 부모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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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이슬람과 중동 문제의 모든 것
서정민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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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라고 한 말이 뭔데?" 하는 생각이 드는 제목이다. 요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종교가 이슬람일텐데, 좋은 쪽이 아닌 안 좋은 쪽으로 언급이 되고 있으니, 이 책은 이슬람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쓴 책이라는 생각이 제목을 보면 우선 들게 된다.

 

IS라는 이슬람국가라는 테러단체(우리는 테러단체라고 하지만 그들은 이슬람 국가라고 국가로 선포했다)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들이 단순한 테러단체였으면 벌써 세력이 약화되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계속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최근에 IS에 관한 책이 여러 권 나온다. 그 책들을 읽어도 IS의 실체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감은 잡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라니, "그렇게"에 궁금중이 확 인다. 책을 읽다보면 "그렇게"라는 말에 대한 답은 명확히 나오지 않지만, 적어도 이슬람이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종교는 아니라는 생각은 하게 된다.

 

다만, 여러 정파들이 이슬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말이 여러 번 나오는 것으로 보아, 저자는 이슬람 국가들 역시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었음을 우리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그렇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진다. 읽다보니 여러 번 강조되는 말이 있다. 바로 "지하드"에 대한 의미 풀이다.

 

'지하드'를 나는 '성전'이라는 싸움의 의미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지하드를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나누고 있고, 큰지하드는 바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종교가 자신을 철저하게 성찰하는 것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에서 이 '지하드'란 말은 좋은 말이다.

 

작은 지하드는 바로 자신을 위협하는 적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다. 즉, 지하드는 공격의 개념이 아니라 방어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슬람에서 언급하는 지하는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 이슬람 경전인 쿠란에도 "저들이 먼저 너희와 싸움을 걸어온다면 살해하라. 이것이 신앙을 억압하는 저들의 대가"라는 구절이 있다. 외부의 침입과 점령으로부터 이슬람의 땅을 방어하기 위해 전투에 임하라는 것이다. 더불어 성전에 있어서도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민간인을 살상하거나 그들의 재산을 유린하는 것은 금지된다. 자살 폭탄 테러도 이슬람의 교리에 어긋난다. 이슬람 종교는 자살을 금한다. 창조물 인간의 목숨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는 창조주 알라일 뿐이다.  276-277쪽

 

이런 말에 따르면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다.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추구한다. 무함마드 시대에도 초기 칼리파들의 시대에도 그들은 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무조건 배척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들을 포용하려는 정책을 폈다고 한다.

 

그런 이슬람이 과격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세계 대전 이후 준비되지 않은 근대국가로의 진입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불안, 그리고 이것을 이용하는 집단에 의해 이슬람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슬람이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군사적 개입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생활이 여유로울 때 군사적 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IS가 세력을 확장하는 곳을 보면 다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생활의 불안정이 심각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는 강한 주장이 살아남는다. 지지를 받는다. 그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로 인해 자신들의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여 IS의 세력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중동의 정치를 안정시키고, 또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중동 사람들의 생활이 향상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 책은 그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몇 권 읽지 않았지만, 이슬람에 대해 간결하게 잘 정리해 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슬람의 역사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테러단체로 분류했던 조직들을 개관할 수 있는 책이다. 여기에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시각도 바로잡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고.

 

막연히 언론에 비친 이슬람만으로는 이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에서 적어도 '지하드'에 대한 개념만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다고 해도 이슬람에 대한 오해의 대부분은 가시지 않을까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이슬람 이해에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이다. 이슬람에 대해 개관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고마운 일이다. 책을 받는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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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가 아직도 이미지로 보이니? - 우리가 몰랐던 이미지의 모든 비밀
주형일 지음 / 우리학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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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미지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이 책에서도 지은이가 말하고 있지만 지금은 이미지의 폭주 속에서 눈이 가장 피곤한 시대일지도 모른다.

 

눈이 피로한 시대, 이미지 과잉 시대 속에서 우리는 고정된 이미지를 안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자신을 규정하는, 자신의 사회를 규정하는 이미지를 은연중에 몸에 지니고, 그것을 잣대로 세상을 판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미지는 우리 생활 속에 깊숙히 들어와 있는데, 이미지가 과연 무엇일까? 이미지를 어떻게 관계맺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가령, 이 책만 하더라도 주요 독자가 아마도 언론학, 광고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도 그렇고, 글을 전개하는 어투를 보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가 중고등학생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시험을 위해서 모든 것을 놓고 시험 하나만을 위해 달려가는 경주마와 같은 아이들... 그런 모습과 더불어 손에는 늘 스마트폰이 들려 있어서 그것에 온 눈을 집중하고 있는 아이들... 이런 이미지 아닐까?

 

지금 학생들을 이미지로 그려본다면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이 아니라 손에 든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먼저 떠오르리라.

 

그만큼 중고등학생들은 엉덩이로 공부한다기보다는 손가락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더 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손가락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엉덩이가 필요한 이 책이 얼마나 읽힐지...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우선 읽는 사람의 눈에 들어야 하는데... 손이 가게 해야 하는데... 그래서 책에서도 이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아마 그래서 이 책도 표지에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사용했는지도 모른다.

 

마릴린 먼로가 누군지 몰라도 앤디 워홀의 작품을 몰라도 이 그림은 눈에 확 들어와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런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기게 했다면 우선 성공이다. 이미지에 관한 책으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표지에 실어 책을 읽히게 한다는 면에서는 성공인데... 내용은 이미지학이라고 해도 좋을 책이다.

 

이미지에 관한 내용을 개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미지의 정의부터 이미지의 역사, 이미지의 역할, 이미지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등 이미지를 깊이 있게 공부하기 전 개관할 수 있는 책으로는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책들을 중고등학생들이 읽고 생각하고 생활에 접목한다면 우리나라가 문화국가가 되기는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과연 학생들에게 이런 시간이 있을까?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책을 읽는 이미지의 학생을 만날 수 있을까? 아니, 지금 홍수처럼 넘쳐나는 이미지들의 이면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학생들은 지금 시험에 쫓겨 다른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나만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서겠지.

 

이런 이미지를 깨는 일...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미지는 우리가 그렇게 이해한 세상을 가장 근접한 형태로 재구성해 보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미지와 관련해 말하자면 우리는 어딘가에 있는 진리를 발견해 간다기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진리라고 믿는 것을 만들어 갑니다.  237-238쪽

 

우리는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이미지에 대해 탐구하기보다는 현실과 이미지를 앞에 둔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현실을 만들어 가는 것도 나이고 이미지를 통해 현실을 보는 것도 나이기 때문입니다. 238쪽.

 

그렇다. 내가 살아온 경험에 의해서 학생들의 이미지를 시험에 쫓기는 모습으로 고정시켜 놓았을지도 모른다. 요즘 학교를 거부하는 학생들, 자신들의 꿈을 찾아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은 나는 청소년들의 이미지를 고정시키지 말고, 그들이 어떤 고민을 하며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살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지닌 편견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다. 청소년들도... 눈 앞에 보이는 이미지에 휩쓸리지 않고 이미지를 제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언가 기초를 쌓아야 한다.

 

가끔은 엉덩이가 무거워져도 된다. 고맙게도 이 책은 너무 엉덩이를 무겁게 하지 않아도 된다. 편하고 재미있게, 그러나 여러가지를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다.

 

이미지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한 번 이 책을 보도록 하자.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아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면서. 

 

덧글

 

이 책은 출간기념 서평 이벤트에 응모해서 받은 책이다. 이런 행운이 가끔씩 내게 찾아온다.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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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질서 - 노르웨이·핀란드 교육에서 배우다
안애경 지음 / 마음산책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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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을 실시한단다. '인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가르치라고 하는 것. 소위 말하는 '인성교육 진흥법'

 

'인성'이 교과목처럼 가르쳐 질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지만, 가르쳐진다치러다로 그 가르침이 사교육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왜 '인성'을 학교에서 교과목처럼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그만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인성이 형편없기 때문인가?

 

청소년의 인성이 형편없는지는 의문이지만 만일 그렇더라도 청소년은 어른들의 거울이니 청소년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어른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어른들이 반성은 하지 않고, 자신들이 제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줄 생각은 하지 않고,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학교에서 교육을 하면 된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온 노르웨이나 핀란드와는 정반대의 결론을 얻어낸 것이다. 노르웨이나 핀란드는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학교는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 배우는 공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배움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어른들이 삶을 통해서 보여줄 때 일어난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남들을 배려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아이들도 따라하도록 유도를 한다.

 

학교 건물을 지을 때도 건축가가 학교의 구성원들과 상의해서 최대한 편리하고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지으려고 하고, 교과과정에서도 모두가 하나 되어 나를 따르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능력에 맞게 배우도록 하고 있으니, 아이들은 학교를 통해서 또 어른들의 삶을 통해서 자연스레 남과 어울리고, 자연과 하나되는 삶을 배우게 된다.

 

이러니 교과목에 굳이 '인성'이라는 항목을 넣을 필요가 없다.

 

북유럽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두 나라의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쓴 책인데... 글도 간결하게 잘 정리가 되어 있고, 사진도 많아서 두 나라 아이들의 삶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가 있는 책이다.

 

여러가지 부러운 점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있다는 점이 부럽다. 아이들은 교과서 공부보다는 함께 어울리면서 지내는 활동을 통해 배우게 되고, 이는 놀이를 통해서, 음식먹기를 통해서, 예술활동을 통해서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여기에 핀란드 학교의 식당은 생각할 점이 많다. 그릇들이 모두 도자기와 유리로 되어 있다는 것. 우리나라 같으면 깨지기 쉬운 도구를 썼다고 뭐라고 할텐데... 이 나라들은 일부러 이렇게 한다는 것이다.

 

깨지기 쉬운 재료들을 비치함으로써 더 조심스럽게 소중히 다루는 습관을 지니게 한다는 것이니... 이런 점 배워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 놀이 시간을 충분히 주고 어른들이 간섭하지 않는 것. 실습을 할 때는 정석으로 한다는 것.

 

가끔 다치는 아이가 나오지만, 다치면 반창고를 붙이고 다시 하게 한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 학교는 행여 아이들이 다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위험한 도구들은 아예 다루지 못하게 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직접 제 손으로 무엇을 만드는 활동을 하는 학교 교육이 안 되고 있으니...

 

이런 저런 점을 합쳐 '인성'이 학교의 교과목으로 들어와도 제대로 아이들의 마음에 들어갈지 의문이다.

 

'인성'은 노르웨이나 핀란드처럼 교과목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함께 지내면서 또 어른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서 자연스레 배우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얻을 것이 많다. 이렇게 아이들이 생활하게 하고, 어른들 역시 남과 자연을 배려하는 모습을, 남에게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연스레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북유럽 사람들의 삶이 정답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에게 참조는 될 듯하다. 이들의 삶을 참조해서 우리들이 전통적으로 삼아 왔던 환경친화적인 삶, 서로 배려하는 삶, 여유로운 삶, 그리고 아이들을 기다려줄 줄 아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마치 현대판 '유토피아'를 읽는 느낌이었지만... 이것은 불가능한 삶이 아니니까... 이런 삶을 자꾸 읽다보면 내 삶을 돌아보게 되고, 그런 삶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먹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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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 합격을 부르는 최적의 효과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8.0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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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권이다.

 

이번에는 수험생을 위한 그림들을 모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집단을 꼽으라고 하면 학생들을 꼽을 수밖에 없다.

 

세계 최장의 공부시간을 자랑하지만, 그것이 즐거움이 아닌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로 다가오는 공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정말로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른들이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오로지 위로만 위로만 올라가는 애벌레들처럼, 그렇게 공부를 하는 학생들.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는 그림들... 그림들을 통해 위안을 받고 힘을 얻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그림들을 엄선했다고 한다.

 

그림치료를 하는 지은이가 여러 학생들과 사람들을 상담한 결과 시험을 앞둔 사람, 또는 시험을 본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위로해주는 그림들을 골랐다.

 

조용히 그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역시 마음이 편안해진다.

 

글을 읽어도 좋다. 글 한 편 한 편이 위로를 주기도 한다.

 

글과 그림이 잘 어울어진 책이다.

 

처음부터 볼 필요도 없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곳이나 펼쳐 보면 된다. 조용히, 마음이 다할 때까지 그림을 보면 된다.

 

그림을 보다 글을 읽어도 좋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차분해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보고, 그림을 구입해 방에 두어도 좋다. 언제든지 볼 수 있게.

 

하여 이 책은 그림을 우리 곁으로 불러 온다. 명화라고 해서 그냥 박물관, 미술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복제품일지라도 그 에너지는 원본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심신이 지친 그대... 이 책을 한 번 보라. 읽으라고 하지 않겠다. 그냥 보면 된다. 여유를 가지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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