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런 고얀 놈의 생쥐 국민서관 그림동화 34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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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많은 이들이 로또에 당첨되기를 꿈꾸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죠! 그런데 사람도 아니고 쓰레기통이나 뒤지고 살던 밤색 생쥐 한 마리가 로또를 맞았군요. 생쥐가  인간의 사랑을  받으며 함께 살다니 어디 될 법이나 한 얘기냐구요? 이건 로또 맞은 생쥐의 통쾌한 이야기가 틀림없습니다.

인간의 애완 동물로 살아가길 간절히 바라던 생쥐 한 마리가 정말, 어쩌다가 밤색 고양이를 구하던 눈 나쁜 유별난 씨를 만나 그 꿈을 이루고 맙니다. '요런 고얀 놈의 생쥐' 같으니라구! 글쎄, 생쥐가 아닌 새끼 고양이 '고얀이'로 유별난 씨를 감쪽같이 속이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군요. 

생쥐가 주인을 찾아가자 쓰레기통 3번지에서 올려다본 아파트 숲은 더이상 밝고 아늑하지 않습니다. 어두컴컴한 아파트 창문이 빈 쓰레기통 3번지를 을씨년스럽게 내려다보고 있을 뿐입니다. 눈 나쁜 유별난 씨 덕분에 지저분한 뒷골목에 피어오르던 희망이 사라진 거죠. 유별난 씨가 계속 '고얀 놈의 생쥐'를 '고얀이'로 착각하면서 살아가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등의 책을 본 사람이라면 책표지만 보아도 바로 로렌 차일드의 작품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작가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처음 책을 넘기다 보면 너무 어수선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림은 알록달록, 글씨는 커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춤을 춥니다. 하지만 어른들을 정신없게 만드는 이런 요소들이 아이들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비결입니다.

글씨의 구성만 보아도 이 책의 내용이 아주 발랄하고 유쾌한 내용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읽어줄 때 글씨 크기에 따라 목소리 톤을 조절한다면 아이들은 바로 책 속으로 빠져들고 말지요.  아주 친절한 작가지요? 이렇게 책 읽어주는 엄마 생각까지 해주다니 말입니다. 

그림도 검정, 초록, 노랑, 분홍 등의 원색을 많이 써서 아주 유치해 보입니다. 사물의 재질을 그대로 살린 사진이나 그림 배경에 직접 그린 인물과 사물들을 오려 붙인 꼴라쥬 기법은 이 작가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잡지책 한 권만 있으면 아이들과 실제로 그림책 한 권 뚝딱 만들어 볼 수도 있지요. 인물도 표정과 특징만 잡아 선으로 단순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해보기에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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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 - 전10권 세트 신기한 스쿨버스 1
조애너 콜 글, 브루스 디건 그림, 이연수 외 옮김 / 비룡소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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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년 전 아이들이 네 살, 여섯 살이었을 즈음이네요. 도서관만 가면 냅다 뛰어가는 서가가 있었어요. 그때 아이들이 정신없이 들여다보고 있던 책이 바로 이 '신기한 스쿨 버스' 시리즈였습니다. 완전 문맹이었던 작은 아이까지 누나 옆에서 '공룡 시대로 가다'를 어찌나 열심히 보던지요.  그래도 빌려다만 보고  사줘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거든요. 아이들에게 너무 수준이 높은 것 같아서요.

그러던 차에 외할머니께서 오셔서 아이들 책이나 사 주라며 용돈을 주셨어요.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사줄까 물었더니 두 아이 입에서 동시에 "신기한 스쿨 버스! "그러는 겁니다. 그러니 안 사줄 수가 없었죠. 사실 그 나이에 읽기엔 좀 내용이 어렵기도 하고, 더 어려운 건 엄마가 읽어줘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었어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을 설명까지 해가며 읽어야 하니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렸겠어요.

그래서  꾀를 냈죠. 처음엔 주내용만 읽어주고, 다음엔 말풍선만 읽어주고, 기분 좋으면 노트 부분까지 읽어주는 식으로요. 지금요? 엄마가 읽어줄 필요 전혀 없죠. 스스로 한글을 깨친 작은 아이는 요즘 자기가 좋아하는 공룡 책은 혼자 읽는다니까요.

일요일 저녁이면  '골든벨'을 정말 열심히 보는데, 고양이는 무엇 때문에 밤이면 눈이 더 밝아지나 뭐 그런 문제였던 것 같아요. 엄마는 머리 속으로 생각중인데 1학년 딸아이는 바로 "간상 세포"  하고 답이 나오는 거예요. 어떻게 알았냐니까 "신기한 스쿨 버스에  나오잖아요." 하면서 책을 펼쳐 보이는 거 있죠.

엉뚱한 프리즐 선생님이 좋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과학 상식이 풍부해지게 만드는 마법 같은 책, 이런 책은 꼭 사줘야 합니다.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프리즐 선생님과 함께 신기한 스쿨 버스를 타고 떠나는 모험을 선물해 보세요.  행복이 오~~~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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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소원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
하이디 홀더 글.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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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이를 유치원 차에 태우면서 부탁을 했습니다. "지우야, 울지 마." 아이가 블럭 놀이를 좋아하는데 자기보다 키도 크고, 목소리도 센 친구가 자기 꺼라며 한번도 양보를 하지 않는대요. 그래서 자유 놀이 시간만 되면 자꾸 울게 된다고...

요즘 아이들은 정말 남에 대한 배려라든가 양보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성향도 있지만 부모들이 그렇게 키우는 거겠죠? 그런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주고 싶군요. 작은 양보와 배려 속에서 얻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요.

늙은 까마귀 한마리에겐 소원이 많습니다. 그런데 마침 백조를 구해 주고 받은 소원을 들어 주는 별가루를 얻게 됩니다. 하필이면 집에 돌아가는 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네요. 개구리이랑 생쥐랑 토끼에게 별가루를 조금씩 나누어 줍니다. 결국 친구들의 소원도 이루어지고, 하나 남은 별가루를 보며 소원을 빌어 까마귀의 소원도 이루어집니다. 

까마귀의 소원이 이루어진 건 하나 남은 별가루 때문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을 거예요. 친구들을 도와주고 자신을 희생한 데서 까마귀의 소원은 이미 이루어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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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1-28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루벌 그림책 너무 좋아요

소나무집 2007-12-0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동물원 그림책은 내 친구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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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우리집엔 아빠가 없을 때가 정말 많습니다. 한 달에 2주는 출장을 가고, 출장 안 갈 땐 밤 12시가넘어 집에 들어옵니다. 아이들과 아빠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주말뿐인데 한두 번의 주말은 운동을 핑계삼아 또 나갑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슬프지만 엄마도 정말 슬프답니다. 

그리고 더 슬픈 건 아빠가 집에 있어도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에요. 피곤하니까 낮잠도 자야 하고, 시끄럽게 해도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이 일체감을 느끼며 뭔가를 해본 적이 언제였나 모르겠습니다. 이번 주말쯤 동물원에 간다면 이 책은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동물원 가까이 살면서도 쉽게 동물원에 가지 못한 건 동물들의 구경 거리가 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인가 봅니다. 

각자 흩어져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가족을 보며 동물들이 더 슬퍼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화목한 모습으로 동물원에 간다면 동물들도 등을 돌리거나 우울한 표정으로 맞이하진 않겠죠? 우리에 갇혀 구경 거리가 되기 전에 우리 가족의 표정부터 찾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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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1-2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아, 하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어쩜 그리도 비평스러울까요.
안타까운것은 이 책을 보아야 할 사람은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란 점이죠.

소나무집 2005-11-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어른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는 앤서니 브라운에게 고맙지요.

구절초 2005-12-17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힘들때 많지요?
우연히 들렀다가 읽고만 가기 죄송해서...그리고 예전 제가 생각나서..
그럴때가 있나봅니다. 말씀을 듣다보니 류시화 씀의 글이 생각납니다.
정작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때는 내가 바빠 못 놀아주지만 나중에 내가 여유있어 놀아주려 할땐 이미 아이들에겐 내 놀아줌이 필요 없다네요.
다 때가 있게 마련...엄마혼자라도 열심히 아이들 데리고 다니세요.
 
세상을 훔쳐간 꼬마 도깨비들 - 별하나 그림책 3
사라 다이어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달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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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짧은 그림책 안에 아름다운 것은 자연 그대로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진리가 담겨 있군요.  

돌 조각 안에 살고 있던 꼬마 도깨비들이 나와 해와 달과 땅과 하늘과 바다를 가져가 버립니다.

각자 좋은 것을 가지고 왔지만 한데 어울려 있지 않은 자연은 힘을 잃어가는군요.

해는 하늘이 없으니까 떠 있을 곳이 없고,

하늘은 땅이 없으니까 있을 떼가 없고,

땅은 바닷물이 없으니까 죽어 가고,

바다는 달이 끌어당겨 주지 않으니까 흐르지 않고요,

달도 해가 비추어 주지 않으니까 빛나지 않는군요.

그래서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놓았더니 세상이 아름다워졌습니다.

좋은 것은 모두 내 것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세상의 이치 같은 것은 생각지도 않고 자연을 훼손하는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다섯 명의 꼬마 도깨비들이 정말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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