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그림책은 내 친구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들어 우리집엔 아빠가 없을 때가 정말 많습니다. 한 달에 2주는 출장을 가고, 출장 안 갈 땐 밤 12시가넘어 집에 들어옵니다. 아이들과 아빠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주말뿐인데 한두 번의 주말은 운동을 핑계삼아 또 나갑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슬프지만 엄마도 정말 슬프답니다. 

그리고 더 슬픈 건 아빠가 집에 있어도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에요. 피곤하니까 낮잠도 자야 하고, 시끄럽게 해도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이 일체감을 느끼며 뭔가를 해본 적이 언제였나 모르겠습니다. 이번 주말쯤 동물원에 간다면 이 책은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동물원 가까이 살면서도 쉽게 동물원에 가지 못한 건 동물들의 구경 거리가 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인가 봅니다. 

각자 흩어져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가족을 보며 동물들이 더 슬퍼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화목한 모습으로 동물원에 간다면 동물들도 등을 돌리거나 우울한 표정으로 맞이하진 않겠죠? 우리에 갇혀 구경 거리가 되기 전에 우리 가족의 표정부터 찾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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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1-2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아, 하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어쩜 그리도 비평스러울까요.
안타까운것은 이 책을 보아야 할 사람은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란 점이죠.

소나무집 2005-11-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어른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는 앤서니 브라운에게 고맙지요.

구절초 2005-12-17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힘들때 많지요?
우연히 들렀다가 읽고만 가기 죄송해서...그리고 예전 제가 생각나서..
그럴때가 있나봅니다. 말씀을 듣다보니 류시화 씀의 글이 생각납니다.
정작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때는 내가 바빠 못 놀아주지만 나중에 내가 여유있어 놀아주려 할땐 이미 아이들에겐 내 놀아줌이 필요 없다네요.
다 때가 있게 마련...엄마혼자라도 열심히 아이들 데리고 다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