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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ㅣ 그림책은 내 친구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들어 우리집엔 아빠가 없을 때가 정말 많습니다. 한 달에 2주는 출장을 가고, 출장 안 갈 땐 밤 12시가넘어 집에 들어옵니다. 아이들과 아빠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주말뿐인데 한두 번의 주말은 운동을 핑계삼아 또 나갑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슬프지만 엄마도 정말 슬프답니다.
그리고 더 슬픈 건 아빠가 집에 있어도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에요. 피곤하니까 낮잠도 자야 하고, 시끄럽게 해도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이 일체감을 느끼며 뭔가를 해본 적이 언제였나 모르겠습니다. 이번 주말쯤 동물원에 간다면 이 책은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동물원 가까이 살면서도 쉽게 동물원에 가지 못한 건 동물들의 구경 거리가 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인가 봅니다.
각자 흩어져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가족을 보며 동물들이 더 슬퍼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화목한 모습으로 동물원에 간다면 동물들도 등을 돌리거나 우울한 표정으로 맞이하진 않겠죠? 우리에 갇혀 구경 거리가 되기 전에 우리 가족의 표정부터 찾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