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중력 - 사소하지만 소중했고 소중하지만 보내야 했던 것들에 대하여
이숙명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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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잘 하지 않는 습관으로 인하여 전혀 미니멀 라이프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회사 책상도 욕 안 먹을 정도로만 정리되어 있다. 이사할 때 이런 안 좋은 습성의 여파가 절실히 드러난다. 그래서 보통은 이사할 때 짐 정리를 해서 버릴 건 버리는데, 작년에 이사할 때는 이마저도 못했다. 기본적으로 물건을 잘 안 사지만 1,2년 지나면 물건이 늘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 

내 물건 하나하나도 저자처럼 스토리가 있다. <사물의 중력>을 읽다 보면 내 물건이 하나씩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얽힌 이야기도 함께. 

사람들은 연애 후 이별할 때 관련 물품을 싹 정리한다. 이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왜냐하면 물건에는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는 주로 '누군가'와 연관된 추억이기 때문이다. 연상작용에 의해 '그 사람'이 떠오르는 것을 도저히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추억을 물건과 함께 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물건을 최소화하는 좋은 방법들을 책을 읽으며 발견한다. 하나는 저자처럼 자주 여행을 다니며 유목민 삶을 사는 것이다. 6개월마다 이동해야 하는 삶이라면 짐을 항상 최소화하려고 할 것이고 자주 내다 버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자주 이동하는 삶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경우는 별로 없다. 돈이 없어 쫓겨 다니거나 비자발적 이사를 하는 경우 아니면 힘들다. 특히 가족이 있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다른 방법은 물건을 하나 살 때 집에 있는 물건 중 하나를 버리는 것이다. 아주 좋은 방법이다. 이번에 책을 한 권 구매하면 안 보는 책 한 권을 버리는 것이다. 굳이 같은 종류를 버릴 필요는 없다. 냄비를 사면서 안 입는 옷을 버려도 된다. 

저자는 연필깎이를 생일 선물로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회사에 갖다 놓았더니 상사가 말도 없이 가져가버렸다고 말한다. 나도 어릴 때 연필깎이를 선물로 받았던 것 같다. 회사에도 내 옆 빈자리에 연필깎이가 놓여 있다. 내 연필깎이는 아닌데 사람들이 공용으로 쓰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연필깎이를 써서 집중이 분산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연필깎이를 다른 데로 옮기거나 없애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연필깎이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내 옆자리의 연필깎이가 떠올라서 썼다. 

저자는 돌고 돌아 무쇠 팬을 마련했다. 무쇠 팬은 까다로운 녀석이라고 말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니 집에 있는 스테인리스 팬이 생각났다. 스테인리스 팬도 무쇠 팬 만 큼이라 까다롭다. 계란 프라이 하나 하기도 쉽지 않다. 저자는 무쇠 팬 길들이기가 자기 취미라고 할 만큼 신경을 쓰며 천연 코팅을 했다. 이 정도는 해야 되나 보다. 

저자는 나무젓가락을 좋아하는데 나도 마찬가지이다. 쇠 젓가락을 사용하다가 한 번 깨물어서 이가 조금 부서진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나중에 결혼하면 꼭 나무젓가락을 장만해야지 했었다. 내 의견이 반영되어 지금 집에는 나름 고급 진 나무젓가락이 있다. 하나에 8천 원짜리라서 살지 말지 고민했는데 지금은 1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중고 거래 이야기도 나온다. 나도 즐겨 이용하는데 저자는 나보다 훨씬 경력도 오래되었고 많은 물건을 거래한 것 같다. 중고나라 거래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에피소드로 이야기한다. 공감이 가기도 하고 이런 사소한 경험에서도 글감을 찾아내어 멋지게 글로 살려내는 실력은 되어야 작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도전도 된다. 

글을 쓰며 주변을 둘러보니 옆에 놓여 있는 갤럭시 탭이 눈에 띈다. 이 갤럭시 탭도 중고 거래를 통해 산 것이다. 당시 구매하려고 버스 타고 밤늦게 판매자 집 근처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집에 키보드 건반 중고거래했을 때도 기억난다. 키보드 건반이 이렇게 큰 건지 거래하면서 알았다. 지하철 타고 갔는데 일단 너무 무겁고 비가 와서 판매자 보고 도와달라고 해서 택시 타고 집에 왔다. 그때 택시비만 해도 만 오천 원 가까이 나온 것 같다.  

모든 물건에는 스토리가 있다. 그 스토리들도 지금은 기억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잊히고 말 것이다. 잊히기 전에 저자처럼 하나씩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록, 물건은 언젠가 없어지고 사라지겠지만 물건과 관련된 경험과 기억은 글로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다. 물건을 보존하는 새로운 방법을 익힐 수 있었던 <사물의 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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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율의 줌아웃 - 암울하고 위대했던 2012~2017
천관율 지음 / 미지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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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천관율 기자의 글을 묶은 <천관율의 줌아웃>이다. 엄청난 변화를 경험한 최근 5년, 그 순간 어떤 관점으로 시대의 흐름을 바라보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때로는 기자의 예측이 맞았고 때로는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름을 읽으려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당시 대통령보다 지킬 것이 많은 새누리당을 공략하는 것이 더 주요하다고 지적했다. 집회의 사이즈가 압박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았고 저자의 지적은 날카로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집회가 점점 커지며 실제로 새누리당은 엄청난 압박을 받았고 대한민국 국민은 탄핵을 이루어내었다.  

"사람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연결되는 것이야말로 권력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듭니다. 이제 권력은 현상 변경의 압박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모인다고 뭐가 바뀌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이것입니다. 

이런 예측을 했지만 저자도 탄핵 찬성표가 200표가 넘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큰 압박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광장의 주권자들은 놀라운 방식으로 입법부를 작동시켰고, 입법부는 예상을 뛰어넘는 능력을 발휘해 주권자의 명령에 반응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2016년 광장에서 '정치적 시민'이 탄생했다고 평가한다. 이 순간에도 대통령은 탄핵이 되지 않을 거라고 오판하고 있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촛불이 결정타였다"라고 고백한다.  

"2016년 촛불은 이 총력적 정부와 전시 사령관 대통령이라는 한국 보수의 통치 원리를 처음으로 전면 기각했다. 1987년 민주화에서 결정적인 한 발을 더 내디뎠다. 다원적 민주주의 원칙을 복원하라는 명령은, 대결주의 통치 원리를 사실상 '체제 밖'으로 낙인찍는 것이었다. 정부 수립 이후 사실상 다 한 번도 다수파의 지위를 놓지 않았던 세력이 돌연 오른쪽 끝에서 주변화되었다." 

박근혜의 비선 라인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이슈였다. 비선 라인은 단순히 보조가 아니라 공적 라인을 잡아먹을 만큼 강력했고 공고했다. 이제는 모두가 안다. 박근혜 후보 시절 나왔던 비선 라인이 단순히 트집 잡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세월호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교모한 화술을 지적한다.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체육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을 해서, 책임질 사람은 모두 엄벌토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언론은 이 발언을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 발언의 핵심은 다른 데 있었다. 이 결정적 발언으로 대통령은, '시스템의 최종 책임자'에서 '구름 위의 심판자'로 자신을 옮겨놓았다."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심판자로 둔갑한 것이다. 정치인들의 말을 들을 때 내면에 감추어진 의미가 무엇인지를 꿰뚫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메르스에 대한 저자의 글도 전체 시스템을 보는 안목을 배울 수 있다. 감염내과 전문의는 위기 상황에 필요하지만 평소에는 돈을 못 벌어준다는 점이다. 인건비만큼 가치 창출이 안된다는 것이다. 매년 3,000명의 의사가 배출되는데 한국에서 감염내과 전문의는 모두 191명 밖에 안 된다. 또 다른 문제는 가족들은 '다인실-비전문가 간병'조합으로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들 3차 의료기관인 대형 종합병원을 선호하고 이에 따라 응급실 입원이 흔하다는 점도 메르스가 전파의 주원인이었다. 한국 의료 시스템의 총체적 문제들이 메르스 여파로 여실히 드러났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안전에는 돈이 든다. 한국 사회가 되풀이해 배우고 또 잊어버리는 교훈이다. 평시에는 그럭저럭 굴러가는 것처럼 보였던 시스템의 약한 고리를 메르스는 정밀 타격했다. 안전 비용을 얼버무리는 오래된 습관이 또다시 폭로되었다. 이번 일격이 시스템을 재기 불능에 빠트릴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았지만, 다음에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요약 설명한다. 

"국회선진화법은 일종의 상호 군비 감축 협약이었다. 소수당, 야당은 '예산안 연계 투쟁, 의장석 점거 투쟁'을 내려놓고 다수당, 여당은 '직권 상정'을 내려놓는 맞교환이 핵심 뼈대다... 국회선진화법은 본질적으로 다수당에 유능해질 것을 요구하는 제도였다." 

보통 정치인들은 책임을 진다는 명목으로 '사퇴'를 이야기한다. 이 사퇴라는 말에 담긴 함의를 저자는 분석한다. 정치인의 권력과 지위를 감투로 이해해서 '사퇴=책임'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또한, 그 지위와 권력이 내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반증이다. 사실, 정치인의 권력과 지위는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힘이다.  

일베에 대한 글도 흥미롭다. 일베는 나름 논리 체계와 정의 관념을 갖추고 있다. 그들의 주적은 크게 셋인데 여성, 진보개혁 진영, 호남이다. 이 그룹들의 특징을 '권리와 의무 불일치'로 본다. 다른 말로는 무임승차이다. 따라서 일베는 소수자를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무임승차를 혐오하는 것이다. 여기에 당위성이 부여된다.  

일베는 세월호를 바라볼 때도 무임승차를 통한 당위성을 부어해야 했다. 그래서 붙인 딱지가 바로 '과도한 보상'이다. 무임승차에 대한 혐오는 인간의 본능인데 일베는 이를 이용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의롭고 공평한 세상을 이루는 세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일베의 다른 특징은 바로 개그코드이다. 호응을 얻으려면 새롭고 자극적이어야 한다. 저자는 이어서 한국이 저신뢰 사회라고 말한다. 저신뢰 사회는 무임승차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기 쉽다고 덧붙인다.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한다. 기업은 당연히 비정규직을 선호한다. 낮은 임금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다. 특히 숙련도가 쌓여도 큰 의미가 없는 단순 반복 작업일수록 기업은 비정규직으로 채우려고 한다. 따라서 규제 강화를 통하여 비정규직 고용 기간이나 사용 사유를 제한하고 차별 금지 원칙을 제대로 적용하자고 노동계 등 진보 블록은 주장한다. 그럼, 기업은 비정규직을 뽑는 이점이 줄어들고 정규직을 더 뽑아야 한다. 

성비가 무너지면 저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도 관심이 간다. 신붓감이 부족해지면 아들을 둔 부모는 저축을 늘린다는 논리이다. 성비가 1% 높아지면 범죄율이 5~6%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성비를 이야기하는 것은 여성이 더 희소한 자원이 될수록 남성은 더 많은 혐오를 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결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왜 '더 많은 호의'가 아닌 '더 많은 혐오'를 선택하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남성은 학대를 하여 여성의 자긍심을 손상시킨다는 데이비드 버스 교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자긍심이 손상된 여성은 자신을 과소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대란, 자신보다 '시장가격'이 높은 여성 배우자에 대한 무의식적인 가격 흥정 전략이다. 마치 중고차를 고르며 이리저리 트집을 잡고 사고 기록을 따져 묻듯, 학대는 배우자 여성의 가치를 줄여 잡아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도구다. 이 전략은 분명 자기 파괴적이고 위험하지만, 자신보다 시장가격이 높은 여성은 어차피 떠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배우자보다 뒤쳐진 남성에게는 이판사판으로 해볼 만한 도박이 된다." 

이 논리가 맞든 그렇지 않든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혐오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현상이다. 이 끔찍한 현상 이면에 위에서 설명한 더 끔찍한 본성과 작동원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도덕성과 존엄성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비례 원리와 보편 원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비례 원리는 쉽게 이야기하면 노력한 만큼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보편 원리는 구조적 차별에 대한 보정을 의미하는데 공공기관이 해당 지역 인재를 30% 이상 뽑는 지역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 등이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가지고 가는 것도 '공정'이고 사회구조적 차별에 노출된 집단에 우선권을 주는 것도 '공정'이다. 공정을 판단하는 이 두 잣대가 충돌하는 것이다. 

"어느 잣대를 쓰느냐에 따라 같은 사안을 놓고도 공정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 실업자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한가? 대학에서 장학금을 줄 때 봐야 할 것은 학생의 성적인가, 가정 형편인가?" 

저자는 우리 뇌는 공정을 평가할 때 직관적으로 비례 원리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비례 원리만 작동할 경우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지고 빈곤층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노 전 대통령이 임기 5년 동안 고민한 것이 보편 원리의 작동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비례 원리보다 보편 원리가 우선이라고 본 것이다. 

정리하며, 저자는 연대를 이야기한다. 연대를 하며 신뢰를 구축하여 감시와 처벌이 작동하는 운명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무임승차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서로 믿어야 한다. 이런 연대를 통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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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8-09-27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데굴데굴님의 글 읽고 천관율의 줌아웃 주문했는데 다행히 추석전에 받았어요.
데굴데굴님 덕분에 좋은 책과 함께 추석을 잘 보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 소름끼치더라구요. 우리가 서 있었던 역사의 현장을 줌아웃해서 구조적으로 바라본 느낌

데굴데굴 2018-09-28 08:18   좋아요 1 | URL
오 그러셨군요! 괜히 제가 감사하네요^^

저도 책 읽으면서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힘을 길러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사건을 바라볼 때 ‘줌인‘도 중요하지만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줌아웃‘도 필요한 것 같아요!!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 - 자연과 자본, 그리고 환경 운동의 새로운 연대
마크 터섹 & 조너선 애덤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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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마크 터섹의 경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놀랍게도 그는 20년 동안 골드만 삭스에서 일했고 지금은 국제 자연 보호 협회의 회장 및 최고 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필두인 기업은 기본적으로 자연을 보호하기 보다 훼손하는데 앞장섰는데,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금융과 자연 보호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라서 저자의 이력이 더 흥미롭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인다. 순천만을 통한 습지 보존도 언급하고 비무장 지대의 생물 다양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력에 걸맞게 자연 보호를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또한, 세계의 환경 파괴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 개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고객이 자연 그 자체라는 점을 제외하면, 그곳은 내게 투자 은행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국제 자연 보호 협회는 자연 자본이라는 개념을 널리 전파하고 자연에 자산 가치를 부여하기에 이상적인 조직 같았다." 

저자가 기업을 바라보는 태도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자연을 파괴하는 기업을 감시하자는 차원이 아니다. 기업을 바로 자연 보호의 한 축으로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사고의 전환이 아닐까 싶다. 규제와 제재를 통해 기업을 감시하고 막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자연 보호에 앞장 세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기업의 발자국이 더 클수록, 기업이 행동을 바꿈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가능성도 더 크다."라고 명확히 이야기한다. 

3M, 듀폰, 제널러 밀스, 캐터필러, 다우 등의 기업들은 자신들이 자연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고 있다. 코카콜라가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코카콜라의 핵심은 바로 안정적인 물 공급이다. 당연히 코카콜라 최고 경영자인 살라자르의 관심은 물을 얻는 방법이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한다. 

"자연 보호에 1달러를 쓸 때마다 저는 얼마나 많은 물을 얻게 됩니까?" 

물은 무료이고 영원히 무료일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국만 보더라도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 먹는 비율이 점점 오르는 추세이다. 집에서 쓰는 물도 마찬가지이다. 샤워를 하고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할 때 사용하는 물이 영원하리란 법은 없다. 우리가 내는 수도세는 물값이 아니라 수도관과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인력에 대한 비용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끊임없이 흐르는 속성이 있어서 함부로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없다. 저자는 물 발자국이라는 개념도 소개한다. 이에 따르면 콜라 1리터당 총 212리터, 면 셔츠 한 장에는 2500리터, 쇠고기 1파운드에는 7571리터의 물이 들어간다.  

"한 제품의 물 발자국이란 생산의 맨 처음 단계부터 포장된 물품이 상점 선반에 오르기까지, 그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물의 총량이다." 

오염을 방지하는 것은 나중에 오염을 정화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투자이다. 투자라고 해서 인간이 자연에 인위적으로 개입하고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놔두고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보호이다. 

즉, 기업은 이익 추구가 목적이다. 이익은 극대화하고 비용은 최소화하기를 원한다. 자연에 투자하는 것이 바로 이 방법이고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컴퓨터에 데이터를 입력하여 어느 지역 어느 장소가 자연 보호에서 중요한 지도 찾아낸다. 

"과학자들은 계속에서 어떤 장소들이 자연 보호에 중요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으며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이 과정을 모든 유역에 걸쳐 반복함으로써 과학자들은 기본적으로 수자원 기금을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개발했다." 

인간의 인위적 개입은 오히려 인간에게 위협이 된다. 전통적으로 홍수 예방책이라고 만든 제방이 그렇다. 자연은 범람원이라는 다른 홍수 통제책을 제공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범람원은 넓게 트인 평지로 홍수 시 강물이 넘쳐흐르는 곳이다. 제방은 자연의 힘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제방이 불어나면 물 유속이 높아져 더 위험하기도 하다. 날고 기는 천재 공학자들을 다 모아도 미시시피강을 영원히 통제하지 못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제방이 큰 효과가 없는데 제방을 제거하는 것도 충분히 복잡하다고 덧붙인다.  

바다에 어류가 언제나 차고 넘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어획 행위는 널었는데 정작 물고기는 줄었다고 말한다. 몇몇 어류 종은 전멸하였다. 특히 저인망 어업은 해저를 긁어 모든 것을 퍼올린다. 해양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행위인 것이다. 저인망 어업은 자연을 일회용 컵처럼 취급한다. 이에 따라 국제 자연 보호 협회는 저인망 어업을 금지하는 보호 구역을 만들고 어업 허가권 제도를 정착시켰다. 모로베이라는 어촌 도시는 물고기 허용 어획량을 정하기도 한다.  

삼림 벌채를 줄이기 위하여 카길, 맥도날드, 그린피스가 손을 잡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광우병으로 인하여 대두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가격이 치솟았다. 그러자 브라질 아마존 삼림을 벌채하고 대두를 심었다. 물론, 카길 같은 다국적 영농 기업이 인프라에 크게 투자했다. 카길은 동시에 농업과 자연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노력하기도 했다. 나아가, 맥도날드는 벌채된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두는 사지 않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런 조치는 단기적 조치가 되어서는 안 되고 기업들이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하여 단순히 액션만 취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지 감시해야 한다. 

저자는 GMO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질병에 내성이 있는 변종 카사바 같은 작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국적 대기업이 종자를 장악하고 독점하는 것을 비판한다. 이에 대해서도 비영리 조직이 씨앗에 값을 매기지 않고 생산하면 된다고 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건강상 GMO 식품이 문제가 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도시의 딱딱한 표면은 물을 빠르게 다른 곳으로 흘러 보낸다. 숲이나 들판은 토양, 식물, 나무 등이 물의 속도를 늦추고 어느 정도 물을 품고 있다. 따라서 도시에 녹색 인프라를 구축하면 빗물 유출을 막아 도시 물 공급에 필요한 물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필라델피아의 녹색 인프라 투자는 흑자로 전환될 것이다. 이 투자 수익에는 녹색 인프라 계획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혜택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회색 인프라의 제조와 설치에 들었을 비용, 그리고 빗물 펌핑과 처리 과정에서 배출되었을 대기 오염원들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절감하게 된 돈도 포함된다." 

결론적으로 자연은 무한정 샘솟는 샘물이 아니다. 자연은 명확히 한계를 가지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그 한계를 보여주고 있고 특히 일부는 이미 한계를 넘었다. 선택에 따라 공존할 수도 있고 공멸할 수도 있다. 다행히 일부 기업들과 개인 그리고 정부는 힘을 합하여 공존을 길을 모색하고 있다. 자연 보호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투자라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었다. 지금이라도 방향을 틀어 모두가 자연이 주는 혜택을 더 오래 누리며 후손에게 물려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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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 - 무너진 자존감을 일으켜줄 글배우의 마음 수업
글배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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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일을 하다 보면 내 자신이 싫어질 때가 있다. 억지로 시키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 살다보면 전혀 행복하지 않고 자존감도 낮아진다. 결국, 남들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글배우의 신작 <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는 말한다.  

"이제는 알았어요. 
내 인생의 행복은 
남들이 말하는 '무엇'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무엇'으로 채워나갈 때 
얻을 수 있다는 걸." 

저자 글배우는 파주 헤이리마을에서 '글배우 서재'를 운영하며 많은 이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3년간 5천 명 정도의 사람을 만났다고 하니 엄청난 수라고 할 수 있다. 그 고민을 들으며 나름대로 찾은 인생의 해결책을 책에 담은 것이라 더 공감이 된다. 나를 사랑하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말한다. 

먼저 나를 인정해야 한다.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 점이 있는 나를 인지하고 인정할 때 반성과 수정을 통하여 발전할 수 있다. 존재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회사가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고 내가 받는 월급에 감정노동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부분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프로라면 감정에 휘둘리거나 매몰되서는 안 된다. 또, 가끔 내가 왜 이런 일까지 해야 되나 싶을 때도 있다.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일들을 할 때 특히 그렇다.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내가 만들어 가기 나름이다. 

"하기 싫다는 개인적인 감정으로 
그 일을 가치 없게 만들면 안 됩니다. 
그럼 당신도 가치 없는 사람이 됩니다." 

배려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나는 배려한다고 했는데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 경우 나는 배려했다고 괜히 생색이 나고 억울해지며 상대방과의 인식 차이는 더 커진다.  

"배려란 
내가 잘해주어다 생각하는 게 배려가 아닙니다. 
상대가 원하는 걸,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배려입니다." 

관계는 쌍방향 소통과 의지가 중요하다. 내가 아무리 의지를 가지고 관계를 만들어가려고 해도 상대방이 전혀 의지가 없다면 그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또한, 나는 점점 힘이 빠지고 회의가 든다. 따라서, 상대방의 마음과 의지가 어떠한지를 잘 살피는 것도 관계에서 중요하다. 

"그래서 상대방의 의지가 있느냐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를 잘 만나고 싶은 의지가 있는가. 
한쪽이 의지가 없는 관계는 관계가 아니라 
나아지지 않는, 반복되는 악순환입니다." 

관계에서 오해와 다툼을 줄이는 방법은 바로 거리를 두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쉽게 기대하고 쉽게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정도는 배려해줄 거라고 예상했는데 나의 기대에 못 미치면 괜히 더 서운하고 실망한다. 따라서 진심으로 대하되 적당히 거리를 두고 기대를 하지 말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 짜증을 다 받아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당장 그 사람한테 더 이상 짜증 내지 말라고 말한다. 도리어 짜증을 자주 내는 내가 바뀌어야 하고 내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더 이상 그 사람에게 상처주는 행동을 하면 안된다고 덧붙인다. 빨리 바뀌지 않으면 그 사람이 언제 떠날지 모른다. 

생각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생각을 해도 나아지지 않고 제자리에서 같은 생각만을 반복하는 것이 문제라로 말한다.  

이직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최근에 들은 이직에 대한 조언 중 가장 간단 명료한 것 같다. 

"정말 사람 때문이든 일 때문이든 
내가 정말 이렇게 너무 괴롭고 힘든데 
이직 못 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 생각이 들면 
단지 그거 하나 때문이라면 
이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너무 커서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현재에 대 마음을 다 쓴다면 
미래와 과거에 쓸 마음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될 거라 믿습니다." 

이제는 내 인생을 되찾아야 한다. 가족, 친척,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으로 떠밀려가서는 안 된다.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인생으로 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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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질문법 - 상처주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질문의 기술
이혜범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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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에서 질문에 집중한 책 <어색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질문법>이다. 질문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먼저 칭찬을 질문으로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직접 칭찬하는 대신 질문에 상대를 높이는 말을 담는 것이다. '옷이 멋지네요.'라고 말하기 보다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나 봐요?'라고 질문하면 상대방이 부담은 덜 느끼고 칭찬받은 기분이 들게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특히 질문하기를 두려워한다. 질문을 하면 나의 무지가 탄로 나고 사람들이 무시할까 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전혀 그럴 필요 없다. 질문을 즐기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대신, 질문을 할 때 먼저 글로 써서 정리한 다음 간결하게 질문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저자는 대화가 그러하듯, 질문도 온몸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표정이나 행동에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말하는 형식만 질문을 취하면 아무런 효과가가 없다는 말이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2살 아기도 대화 내용을 전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부모의 표정을 읽고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다. 하물며 성인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온화한 표정과 공손한 자세도 중요하다.  

질문이 단지 내가 모르거나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만은 아니다. 이야기를 할 때 좀 더 몰입하고 경청할 수 있는 수단이고 대화를 매끄럽게 풀어가는 윤활유 같은 역할도 감당한다. 그래서 저자는 상대방이 물어봐 주기 원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질문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이야기할 때 매우 유용한 팁이다. 적절한 질문은 상대방에게 내가 잘 듣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다. 그럼, 상대방은 더 즐겁고 신나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 더불어 답변을 잘해주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라는 사회적 평가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과도한 질문이나 꼬리를 무는 질문은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Yes-Taking 기법도 매우 유용하다. 처음에 "Yes"라고 대답할 수 있는 가벼운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이다. 그런 다음 중요한 질문을 던지면 "Yes"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기법은 물건을 팔 때 많이 사용된다. 손님에게 가볍게 yes 질문을 던지다가 마지막에 물건을 권하면 거절하기 쉽지 않다. 반대로, 물건을 사러 간다면 이 기법에 넘어가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붙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개팅이나 첫 만남에서도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뜬구름 잡는 질문은 대화가 끊기는 주요 요인이다. 뜬금없이 "취미가 뭐예요?"라고 묻기보다는 "평소 퇴근하면 뭐 하면서 지내세요?"라고 묻는 것이 상대방이 부담을 덜 느끼면서도 취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평소 퇴근하고 영화를 자주 본다고 대답하면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 지로 주제를 옮겨가며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 

전문가 앞이라도 주눅 들지 말라고 충고한다. 또한, 일부러 아는 척할 필요도 없다.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히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 접근 방법이다. 그리고 뭔가 아는 척을 하면 전문가는 오히려 피곤함을 느끼고 자신의 설명이 막힌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정도는 알겠지 하고 설명을 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어서 그러한 부분에 대해 놓치지 않고 질문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 대화뿐만 아니라 모든 대화에서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고 질문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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