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드림 - 꿈꾸는 커피 회사, 이디야 이야기
문창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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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 동안 이디야는 한 순간도 현재에 머무르지 않았다. 뛰어난 맛과 합리적인 가격, 상생相生이라는 기본원칙을 지키면서도 고객에게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디야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꿈꾼다. 커피를 로스팅하고 꿈을 로스팅하며, 다가올 더 나은 미래를 기다린다. - '프롤로그' 중에서

 

 

꿈을 로스팅하는 남자

 

한때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였던 카페베네는 사모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2015년 12월 30일 카페베네는 최대주주가 김선권 회장에서 사모펀드 케이쓰리에쿼티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케이쓰리제5호(K3제5호)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카페베네의 극심한 실적 부진 때문이다. 2012년 2,207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15년 1,463억원까지 하락했으며, 1~3분기 동안 33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2016년 실적은 더 악화되었다. 매출액 817억원, 영업손실 336억원을 기록했으니 말이다.

 

어디 이뿐이랴.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의 여건도 그리 녹록치 않다. 어느 중소 커피 프랜차이즈 대표는 현 여건을 "창사 이래 최악의 업황"이라고 말한다. 이런 경영 환경 속에서도 유독 쑥쑥 커 나가는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가 있다. 바로 '이디야커피'다. 매장 수로는 국내 1위의 커피 프랜차이즈다.

 

이 책의 저자 문창기는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의 CEO다. 그는 과거 동화은행과 삼성증권을 거쳐 투자자문사인 ㈜유레카벤처스를 설립 운영한 금융전문가였는데, 우연히 기업 매각을 의뢰받은 이디야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서 2004년 80여 개의 매장을 가진 이 회사를 인수해 경영하기 시작, 12년 만에 그 수를 2,000개 이상으로 늘리며, 업계 최고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허름한 작은 사무실에서 1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정체기를 겪을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

 

 

 

 

 

 

 

회사의 발전과 함께 점포의 개발 방식은 변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점포를 출점할 때 그는 반드시 확인하는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이는 개발팀과 새로운 점포 장소를 의논할 때 꼭 물어보는 말이다. 복잡한 숫자와 어려운 경제 용어를 사용한 판단보다 이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렇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실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가맹점의 확장에만 촛점을 맞추고 가맹점주야 어찌 되던 상관이 없다는 식의 문어발 확장 스타일이 주류였다.

 

사실 프랜차이즈 사업 본사 입장에선 가맹점 수수료가 생기므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매장 수의 증가에만 혈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지난 일이긴 하지만 카페베네가 이리 되기 훨씬 전부터 카페베네 본사 책상에는 가맹점주의 민원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인다는 말을 전해 듣고 오래 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다. 이디야의 문 대표 질문엔 핵심이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가족의 생계를 걸고 직접 운영할 매장을 찾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가맹점 상담에 임하면, 신규 출점하는 일을 더욱 꼼꼼하게 살피게 되고 장사가 될 만한 장소를 물색하게 되므로 그만큼 실패의 확률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커피연구소의 설립

 

문 대표는 이디야 경영과 관련해 자신이 가장 잘한 일로 커피연구소 설립을 꼽는다. 처음 이 연구소를 만들 때,  이디야가 무슨 제조업체냐고 사서 고생한다는 식의 볼멘소리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업체들은 외국에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커피를 들여와 판매로 돈을 버는 전형적인 판매유통업을 추구했기에 자체 연구소를 갖출 필요는 없었다.

 

이디야 랩 

 

하지만 그는 노련한 금융전문가 출신답게 생각이 남달랐다. 어떤 업종이나 마찬가지이듯 커피 역시 연구 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커피야말로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음료는 맛으로 승부를 해야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입맛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작년에 잘 팔렸다고 그 제품이 올해도 인기를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사람의 혀, 즉 입맛은 간사하다.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제공하려면 불철주야 연구 밖에 없다. 마치 인간의 심장이 쉼 없이 인체에 신선한 피를 공급하는 것처럼 커피연구소는 바로 이디야의 심장인 것이다.

 

 

직원이 만족할 때까지

 

 

인수하고 오랫동안, 이디야는 지루한 답보 상태에 있었다. 신규 가맹점은 1년에 많아야 40개였고, 의욕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들은 성과를 별로 거두지 못함에 따라 회사의 수익이 증가할 기미가 안 보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만 있을 뿐 그 방향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무작정 사무실에서 나와 거리를 쏘다니다가 대형 서점 앞을 지나는 순간

머릿속에 전구가 켜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수십 권 샀다. 철학, 역사, 경영, 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 보따리 사서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보이지 않는 길을 책 속에서 찾아야 했다. 두 달 동안 집에 틀어박혀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나서 마침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핵심은 '내부고객 만족'이었다. 즉 직원의 만족 없이는 어떤 기업도 성공할 수 없었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해주겠다는 허황함보다는 먼저 회사가 직원에게 혜택을 베풀어야 함을 그때 깨달았다.

 

 

가맹점 사장은 이디야의 경영 스승이다

 

대부분의 가맹점 사장은 문 대표에게 훌륭한 선생님이자 현재의 이디야 성공을 만든 장본인들이다. 이디야에 대한 그들의 애정愛情은 훌륭한 아이디어가 됐고, 그 아이디어가 모여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이디야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가맹점 사장님들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그 방법은 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포함해 각 매장의 순회 방문은 물론 온라인을 통해 현장의 소리를 들으려 한다. 나아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가맹점의 성공 사례를 정기적으로 소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렇게 그들의 의견이 모여 이디야의 밝은 미래가 그려질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도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해주며 함께 어울려 상생相生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에 더해 성향이 다르고 인생관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이미 그는 이 기적과도 같은 일을 경험했다.

 

 

이디야의 제안 시스템 '막뚫굽펴'

 

'막뚫굽펴'에는 건의 사항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왔다. 소중한 제안들이 중간에서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직원들의 제안이 올라오는 즉시 그에게 알람이 작동되도록 했다. 몇 단계에 걸친 업무보고 라인을 없앰으로써 현장의 소리를 빠른 시간에 파악함으로써 신속한 개선이 가능해진 것이다.

 

각 팀장 및 실무진들에게는 제안 사항에 대해 무조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검토 및 조치 결과를 수시로 업데이트해서 보고하게 했다. 곧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제안이 부서별 검토를 거쳐 시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막뚫굽펴 시행 사례는 호남사무소의 케이스다. 호남에 사무소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접수, 2016년 5월 광주광역시에 호남사무소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10여 명의 직원들이 가맹점 오픈 상담, 점포 개발, 가맹점 관리까지 도맡아 수행하고 있다.

 

 

소년은 어른이 되어간다

 

소년은 현재 사춘기를 겪고 있다. 15살의 이디야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열정이 가득하다. 한편으론 급속히 성장한 만큼 다가올 미래에 대해 불안감도 공존하고 있다. 10여 명이 작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사업을 시작한지 십수년이 흘러 이젠 300명의 대가족을 거느리며 서울 논현동 고개에 본사 사옥까지 마련했다.

 

 

2016년 8월, 국내에선 최초로 2,000호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국내 커피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면서 경쟁 또한 치열하다. 한참 앞서 가던 카페베네가 미국 시장까지 진출하더니 어느 순간에 매출이 급락하고 자본이 잠식되는 경영 악화의 현상이 나타날 둘 누가 알았겠는가. 이를 타산지석 삼아 이디야는 똑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아가 이디야의 100년 역사를 기원하며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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