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금은 왕정시대가 아닐지라도 오랜 세월 거쳐온 우리들의 역사가 있기에 역사 속의 교훈을 통해 나라의 지도자는 어떻게 민생을 보살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을 것 같기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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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부채 관리 전략
백정선.김의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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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지게 되는 사람들 중에 '앞으로 이만큼 빚을 져야지' 생각하고 빚을 지게 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자신도 모르게,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 날 빚이라는 어두운 터널 속으로 진입하게 된다. 전세살이가 서러워 집 하나 마련하려고 한 것뿐인데, 더 잘 살아보려고 한 것뿐인데, 조금만 더 수익을 보려고 한 것뿐이데... 이유는 너무나 많지만 결과적으로 똑같이 빚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부채 탈출을 위한 재무 시스템을 만들자

 

저자 백정선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 회사 ㈜핀톡 대표이사로 현재 방송통신대학교 프라임칼리지 교수이며, 금융연수원, 중앙대학교,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외래 교수로 있다. EBS <60분 부모>를 비롯해 MBC <경제매거진M>, KBS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SBS <체인지 업 가계부>, MBN <황금알>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1,000회 이상 출연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자산관리 전문가로 맹활약 중이다.

 

일찍부터 금융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승승장구하던 중, 믿었던 지인을 위한 보증이 잘못되면서 

 

 

저자들은 가계 부채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을 '빚 권하는 사회'에서 찾고 있다. 금융회사를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마저도 적극적으로 빚을 권하는 세상이다. 집값의 70퍼센트까지 빚을 끌어와 마련한 내 집, 신용 대출로 월 30만 원만 내면 손에 넣을 수 있는 자동차, 지금 당장 돈이 없어도 '할부'만 있다면 살 수 있는 해외 항공권, 월급날 통장 잔고가 없어도 한 달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신용카드와 각종 현금 서비스, 전화 한 통이면 10분 안에 몇 백부터 몇 천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빌려준다는 대부업체까지.

 

심지어 '어차피 오를 텐데 남들 돈 벌 때 가만히 있으면 그게 제일 멍청한 일'이라며 부동산 투자를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몇 억씩 대출을 받기도 한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상황일까? '대출 없는 게 비정상'으로 보이는 이런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사람들은 쉽게 빚지는 것을 정당화했고 빚에 둔감해갔으며 능력에 맞지 않는 과다소비, 투자를 하면서도 '남들도 다 이렇게 사니까' 라는 말로 현실을 바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들은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부채 관리 전략을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빚 없는 게 오히려 비정상이라면 이게 비정상 아닐까?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하자마자 들고나온 정책이 바로 부동산 규제 완화였다.  즉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율DTI을 높여줌으로써 대출액 상한선이 대폭 상향 조정되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LTV란 집의 시세 대비 몇 퍼센트까지 담보대출이 가능한지를 정한 상한선이고, DTI란 가계소득의 몇 퍼센트까지 빚을 낼 수 있는지를 정한 상한선이다.

 

최 부총리가 이 정책을 밀어붙였을 때 누구나 가계 빚이 크게 늘 것이라고 우려했고, 실제적으로 사상 최대의 가계 부채 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빚에 대한 책임은 개개인의 몫이다. 과거에 발생했던 '카드대란'도 마찬가지 양상이었다. 백화점 입구에서, 거리에서,공공장소에서 신용 카드의 발행은 손쉬웠다. 그야말로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발급해주었다. 심지어 신용카드 한도를 거의 다 쓴 사람한테 은행에서 한도를 늘려 줘 놓고서는 '저희 은행은 고객들께 카드를 더 긁으라고 한 적이 없다'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결과는 본인 책임이니까.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정부, 미디어, 기업들은 힘을 합쳐서 온갖 명분과 수단을 끌어들여 열심히 빚을 권한다. 그럴듯한 명분도 잘 만들어 낸다.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 내수경제의 활성화, 경기 활력 제고와 같은 간판들이 내걸리면서 '빚을 갖다 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쉽게 이런 분위기에 휩쓸린다는 게 문제거리다. 오히려 빚을 안 쓰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려고 든다. 

 

 

폭탄 돌리기가 시작되었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는 금리를 인상할 예정임을 공언했다. 실제로 미국은 인상했다. 물론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국은 배짱 좋게 인상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보면 한국 정부가 재정 확보를 위해 발행하는 국채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다면 과연 한국의 국채가 외국 시장에서 팔릴 수 있을까? 라는 문제가 생긴다. 당연히 안 팔린다. 그래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시차는 있을지언정 한국도 금리가 반드시 상승할 수밖에 없다.

 

곧 금리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만약 2017년에 미국이 두세 차례 금리를 더 올리고, 그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리가 0.5퍼센트포인트 올라서 1.75퍼센트만 되어도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엄청나다. 기준금리가 1.75퍼센트라면 시중의 대출금리는 대략 4퍼센트까지 올라간다. 2.8~2.9퍼센트 선에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2퍼센트 정도의 금리인 혼합형 대출로 돈을 빌린 사람이 그동안 시중금리가 올라서 5년 후에 갑자기 금리가 4퍼센트로 뛰었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이 사람은 5년 동안에 금리 인상에 대비를 했을까?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 갑자기 이자 부담이 두 배로 뛰어 버리면 가계에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서는 두 배를 훌쩍 넘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정부는 이러한 혼합형 금리 대출도 고정금리 대출로 분류해서 가계 부채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가 되면 몇 년 후에 오히려 더 심각한 충격을 일으킬 수도 있다.

 

분명히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증가하지만 국가 경제의 저성장 국면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기에 가계소득의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계의 운용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게 된다는 것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겠는가 말이다. 부족한 생계자금을 충당하려고 또 부채를 끌여다 쓰려는 악순환이 발생되지 않을까?

 

 

창업이라는 두 얼굴

 

가계의 운용이 어려워지니까 사람들은 회사를 퇴직하고 퇴직금으로 창업을 하게 된다. 이미 한국의 자영업은 피 터지는 '레드 마켓'임을 익히 알고 있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에 흠뻑 빠져 하루라도 젊을 때 내 사업이 낫다고 창업 전선에 발을 내딛는다. 이뿐인가? 회사에서 더 근무하고 싶어도 회사는 명예 퇴직을 권유한다. 명예 퇴직금이라는 미끼를 주면서 말이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창업 대열에 합류한다. 이제 당당한 '사장님' 소리를 들으면서 말이다.

 

대기업을 퇴직하고 고깃집 창업에 나선 사람의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퇴직금 등 보유자금 2억 원에다 대출금 1억 원을 끌어다 출발했다. 고군분투 끝에 겨우 적자는 면했다. 온 가족이 총동원되어 장사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얼마를 벌었을까? 가게 운영비, 임대료, 대출이자 등을 제하고 나니 월 220만 원 정도 되었다. 과연 월급보다 2배 더 버는 게 장사라는 말이 맞는 말일까?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2억 원을 가지고 창업하지 않고 다른 곳에 취직했다고 가정해 보자. 똑같이 월수입이 200만 원인 곳에 취직했다면 원래의 2억 원은 그대로 남고 고정 수입이 200만 원 생긴다. 그리고 2억 원으로 리스크가 적은 곳에 투자를 했다면 재산은 더욱 불어나 있을 것이다. 창업을 해서 가게에 온 가족이 매달리는 것보다 기회비용 측면에서 창업 대신 취업을 하는 편이 훨씬 낫다. 그런데도 퇴직 후 일자리를 찾을 때에는 예전 직장보다 못하다는 생각만 하다가 결국 '뭐라도 해야지'라는 조급함에 창업을 하고 퇴직금을 날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창업에 실패하고 나면 결국은 먹고살기 위해서 어딘가에 취업을 해야 한다. 가진 돈을 모두 잃고 부채만 진 채로, 그리고 몇 년 동안 창업 전선에서 고생했기에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취직을 해야 한다. 그 시간에 창업 대신 취업을 했을 때와 비교하면 결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뭐라도 해야지'의 위험이 이렇게 큰 것이다.

 

 

자녀교육비, 많이 쓴다고 좋은 게 아니다

 

베이비부머들은 자녀들을 위한 투자에는 적극적이다. 만약에 자녀가 취업을 미루고 대학원에 진학하겟다고 하면 이를 적극 지원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을 위한 재정적 지원이나 간병 지원등을 하고 있다는 베이비부머의 비율이 24.4퍼센트, 취업을 미루고 공부(유학) 뒷바라지를 해주는 비율은 무려 71퍼센트였다.  

 

자녀의 교육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반드시 '한 번 시작되면 멈추기가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번 시작하면 몇 년에 걸쳐서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자녀가 여럿이라면 첫째부터 시작한 교육비 지출이 연쇄적으로 동생들에게 이어진다. 아래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러 자녀가 동시에 유학 생활을 하거나 하면 그 비용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주한다. 당장 내 수입이 괜찮고 자산도 있다고 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호기롭게 진행할 일이 절대 아니다. 향후 어디까지 뒷받침을 해줘야 하고 그 비용은 얼마나 들어갈 것인지 장기적인 현금 흐름을 예측해 본다면 지금의 막연한 자신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다.

 

 

 

보험은 미래를 위한 저축?

 

이는 보험설계사들이 애용하는 말이다. 그들이 노후를 위해 '5억이 필요하다', '10억이 필요하다' 하면서 공포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하면 이를 듣는 우리들은 노후를 위해서 많은 돈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리하게 많은 액수로 연금에 가입했다가 계약 유지를 못하면 손해만 보기 쉽다. 적은 돈이라도 20~30년 이상을 꾸준하게 적립해서 만드는 돈이 노후에는 훨씬 큰 도움이 된다.

 

변액유니버셜이나 변액연금은 저금리 시대에는 분명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단점은 장기간에 걸쳐서 계약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구속력이 뒤따른다. 기간이 짧으면 절대 대안이 될 수 없다. 여기서 장기간이라는 것은 10년이 아니다. 20년 이상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험업계에는 5년에서 10년 만기의 상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정도로는 다른 상품보다 나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보험에 대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보험을 저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많은 돈을 보험료로 내고 있어도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건데....' 하는 생각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 특히 저축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방카슈랑스나 금융그룹이다. 은행에서 보험을 저축 상품처럼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기에 그 필요성을 부인할 순 없다.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노후를 대비하자면 국민연금에 개인연금을 추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빚을 두려워하자

 

'빚' 하면 떠오르는 연예인이 있다. 룰라 그룹의 리더로 나중에 프로듀싱 사업을 했던 가수 이상민 씨다. 그는 지금도 방송 출연료를 받으면 그 즉시 빚을 갚는다고 고백했다. 그를 보면 빚을 갚기 위해 얼마나 절제를 해야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지 충분히 느끼게 한다. 그렇다. 빚은 사람들의 영혼을 먹고 사는 최악의 벌레다.

 

빚 권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 우리 모두의 불행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은 빚이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또 빚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빚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가 먼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신용카드로 뭔가를 구매하기 전에 꼭 이걸 해야 행복한지를 먼저 고민해보자. 이렇게만 해도 빚을 지는 행동이 줄어들 것이다. 빚은 늪이다. 한 번 빠지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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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드 라이언스의 거대한 전환 - 새로운 세계 질서는 어떤 기회와 위협으로 다가올 것인가
제러드 라이언스 지음, 김효원,김혜민 옮김, 이영구 감수 / 골든어페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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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는 이제까지 영국에서 일어난 최고의 사건 가운데 하나로 판명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에 속한 현재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앞으로 영국은 지금보다 더욱 세계적인 관점을 견지하면서 전 세계 각국과 독자적인 무역 관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을 보고 배워 비교우위가 있는 영역에 특화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무역 거래를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전망하다


책의 저자 제러드 라이언스는 2008년 8월 심각한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정확히 예측한 세계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다. 또한 그는 1980년대 영국의 버블 붕괴와 1990년대 파운드화 폭락을 정확히 예측했다. 그래서 <블룸버그>는 2010년과 2011년 그를 360명이 넘는 이코노미스트 중 최고의 경제 전망가로 선정했으며, <선데이타임스>도 그를 줄곧 최고의 경제 전망가로 꼽았다.


현재 영국 외무부장관으로 재직 중인 보리스 존슨이 런던 시장으로 재임시 수석 경제 고문을 역임하면서 런던과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전략적 조언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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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 - 쇼핑부터 인공지능까지, 우리 삶을 움직이는 알고리즘에 관한 모든 것
제바스티안 슈틸러 지음, 김세나 옮김, 김택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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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알고리즘 행성을 돌아다닌 일주일간의 여행 기록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 행성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지만, 집에 가만히 있을 때는 어느 누구도 인지하지 못하는 알고리즘에 관한 정보를 다루고 있다. 다들 한 번쯤 꿈꿔본 대단한 볼거리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되어 있는데, 이는 지극히 일반적인 소식지는 물론 고급 정보지에서도 볼 수 없는 내용들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알고리즘에 관한 모든 것

 

책의 저자 제바스티안 슈틸러는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분석하는 응용수학자이다. 그는 브라운슈바이크 공과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독일수학협회 소식지의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74년 생 독일 출신으로 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럽연합 마리퀴리 펠로십으로 미국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연구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주요 연구 분야는 강건최적설계와 알고리즘적 게임이론이다. 학계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및 물류 분야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우리의 일상 어디에나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알고리즘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는데, 지극히 간단한 것들도 있고 매우 복잡하고 그 규모가 엄청난 것들도 있다. 주의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버렸을 법한 찰나의 생각에서 착안되어 탄생한 것들도 있고, 장시간에 걸쳐 계획되고 고안된 것들도 있다.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문형 알고리즘도 있다.

 

이와같은 알고리즘은 모두 인간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무수한 밤을 오직 연구에만 매달린 그런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알고리즘은 게으름이 예술로 표현된 것"이라고 말한다.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이 게르름의 예술이 자연히 빛을 보게 알고리즘은 국민경제에 당당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무시 못할 존재가 되었다.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됐는데, 제1장(알고리즘 행성)에선 알고리즘 행성이 우리들의 곁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보여준다. 제2장(알고리즘이란 대체 무엇일까?)에선 알고리즘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며, 제3장(알고리즘의 난해함)에선 복잡성이 알고리즘 행성의 일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체험하게 하고, 제4장(복잡성이라는 중력에 맞서기)에선 복잡성이란 중력에 어떻게 맞서고 잇는지를 살펴보며, 제5장(알고리즘 원더랜드)에선 여행자 프로그램인 검색엔진 구글을 체함해본다.

 

이어서 제6장(균형으로 가는 길)에선 알고리즘이 인간의 평등한 공존을 위한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인간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려왔던 과정에서 균형의 길에 대해 배우고, 마지막으로 제7장(새로운 시각)에선 알고리즘 사고의 거장 네 명을 만나 아직도 알고리즘이 미완성작이라는 그들의 평가를 듣게 됨으로써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알고리즘의 성능 향상 vs 컴퓨터 성능의 진보

 

알고리즘은 컴퓨터의 존재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단지 초기엔 컴퓨터가 아니라 한참 느린 경리 담당자의 단순노동에 의해 실행되었다. 알고리즘은 단순한 과정들의 연속이다. 이 과정들이 많이 모여 순차적으로 실행될 때, 알고리즘의 진가가 나타난다. 이처럼 단순한 과정들을 수없이 되풀이하여 실행하는 것은 컴퓨터가 제일 잘하는 일이다.

 

알고리즘의 성능 향상은 말 그대로 무無에서 비롯된다. 알고리즘의 성능이 향상되는 데에는 보조 에너지나 더 우수한 재료 같은 추가 자원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가 그저 덜 번거로운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쉽게 처리할지 고민하다 보니, 알고리즘의 성능이 저절로 향상되는 것이다.

알고리즘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하나다. 바로 커다란 구조, 거대한 규모의 구조 때문이다. 알고리즘은 어떤 문제의 범위가 커졌을 때 그 장점이 한껏 발휘된다. 알고리즘은 거대한 기술 또는 경제 시스템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전문가용 도구다. 이런 점 때문에 알고리즘은 전지전능함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기술관료나 기업체에 유용하게 수용되기도 한다. 

알고리즘은 정보의 홍수를 헤쳐 나가기 위한 수단이다. 엄청난 양을 원활히 다룰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알고리즘의 장점이다. 다시 말해, 알고리즘은 처리해야 할 정보의 규모가 커져서 우리가 그 전반적인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할 때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임시방편의 수단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학문, 기술, 경제, 정치, 사생활에 미치는 알고리즘의 영향력이다. 알고리즘 가운데 상당수가 법률, 행정 규정, 계약 및 제도와 견줄 만한 의미를 갖고 있다. 알고리즘의 이런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알고리즘이 이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지는 누가 그것을 이해하고 만들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알고리즘은 사생활을 위협하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정보화 시대의 장점을 포기하지 않고도 사생활을 보호해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알고리즘은 다양성의 미학

 

<생명 게임>이라는 아심찬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은 수학자 존 호턴 콘웨이가 개발했다. 사각형 격자무늬 종이 위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다. 사각형을 먼저 몇 개 골라 그 안에 작은 토끼를 한 마리씩 그려 넣는다. 그냥 체크 표시만 해도 된다. 중요한 포인트는 연필과 지우개로 작업한다는 점이다.

 

토끼마다 이웃 토끼가 여덟 마리씩 있다. 상하좌우 각 한 마리씩 네 마리, 그리고 좌우 대각선 방향으로 각각 한 마리씩 네 마리, 총 여덟 마리다. 매 라운드마다 이웃 토끼가 두 마리 미만인 토끼는 모두 죽는다. 자우개로 죽은 토기를 지워라. 이웃 토끼가 세 마리를 넘는 토끼도 죽는다. 마찬가지로 지워라. 비어 있는 사각형에 인접해 있는 이웃 토끼가 딱 세 마리인 경우엔 빈 사각형에 한 마리가 새로 태어난다. 한 마리를 그려 넣어라. 

알고리즘의 본질은 확정된 규칙이 아니라, 거기에서 도출되는 다양성에 있다. 요리 레시피를 따르면 언제나 비슷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인풋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다양성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언제나 문제 유형의 맥락에서 설명된다. 똑같은 알고리즘이라도 어떤 인풋 데이터를 적용하는지에 따라 매우 다양한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알고리즘은 게으름의 예술 작품이다. 미학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는 원칙에서 어안이 벙벙할 정도의 다양성이 도출된다.

 

 

어렵다는 것은 무엇인가?

 

수수께끼하면 우리들은 테베의 스핑크스나 고르디우스의 매듭 등을 떠올린다. 쉽게 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누구나 그 수수께끼를 풀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 추론의 한계를 체계적으로 찾아내는 일은 20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이는 '복잡성 이론'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복잡성 이론이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세한 추론을 하는 데, 즉 각 알고리즘을 찾아내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가를 다루는 문제다. 즉 이 비용은 알고리즘의 단점이 아니라, 그 문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문제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것은 적절한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무엇은 불가능한지 이해하는 사람은 올바른 알고리즘을 더 잘 찾아낼 수 있다.

 

앞서 예시한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은 이 매듭을 풀려고 심사숙고한 게 아니라 단숨에 칼로 그 매듭을 끊어버렸다. 그렇다면 이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나? 결코 아니다. 이처럼 그 누구도 풀지 못하는 뭔가를 고안해낼 수 있는 것은 매우 유용한 능력이다.

 

  

 

 

중국 장군의 병사 헤아리기

 

오래된 수학적 마술 트릭을 이야기 해보자.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중국 장군이 있었다. 전설에 따르면, 이 장군 휘하엔 엄청난 병력의 부대가 있었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 병사들의 수는 3만 명쯤 됐다. 전투가 끝난 다음 날 아침, 장군은 병사들이 얼마나 생존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어떻게 했을까? 맞다. 그는 병사들에게 번호를 외치도록 했다.

 

그런데, 병사들은 숫자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3만까지 셀 수가 없었다. 이들은 100까지 아니 35까지밖에 셀 줄 몰랐다. 어떻게 해야 장군은 병사들의 수를 헤아릴 수 있을까? 장군은 병사들에게 일단 26까지 차례대로 세어 나가라고 지시한다. 앞사람이 26을 외치면 다음 병사는 다시 1을 외친다. 이렇게 반복할 경우 마지막 병사의 외침을 통해 26으로 나눈 나머지를 알게 된다. 그런 다음엔 33까지만 외치게 한다. 이게 끝나면 마지막으로 35까지 숫자 세기를 한다.

 

장군은 이제 자신의 병력을 분명하게 규정해주는 나머지에 대해선 알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자신의 병력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 왜냐하면 이 나머지들로부터 숫자를 규정해내는 알고리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어진 나머지 숫자들의 조합을 통해 해당하는 최소의 숫자를 알아볼 수 있는 쉽고 빠른 알고리즘이 있다.

 

두 가지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공식화할 수 있다. 첫째, 차례대로 헤아리기 위한 숫자들(26, 33, 35)에 공통 약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둘째, 그 곱이 우리가 찾는 숫자만큼 커야 한다. 여기서 두 번째 조건은 비수학적인 논의가 필요해진다. 전투 전 병사들의 수가 30,030(26곱하기 33곱하기 35)보다 적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사실 예민한 문제가 있다. 조금만 오차가 생겨도 그 결과가 엄청 달라지기 때문이다. 병사들이 숫자를 외칠 때 누군가가 집중력이 떨어져 하나를 더 많이 센다면 결과가 달라지고 만다. 예를 들어, 전투 후 잔류병사의 수는 29,206명이었을 때 병사들이 26까지 세고 "나머지가 8입니다", 33까지 세고는 "나머지가 1입니다", 35까지 세고는 "나머지가 16입니다"라고 외쳐야 하는데 부주의로 "17"이라고 했다면 장군은 잘못된 정보의 결과로 퇴군을 명령하게 된다. 왜냐하면 나머지가 8,1, 17인 숫자는 892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은 여전히 눈 먼 장군과 비슷하다. 알고리즘은 올바른 데이터가 입력될 때에만 제대로 기능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구글의 페이지랭크

 

구글은 웹사이트의 링크를 추천서로 이해한다. 가능한 한 많은 추천서를 받은 사람은 평판이 훌륭해 보이고, 그의 추천서는 더욱 큰 가치를 지니게 된다. 반대로 많은 추천서를 써주는 사람의 추천서는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적다. 구글은 우리가 기업 내 직원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웹사이트들을 평가한다. 이것이 바로 구글의 핵심인 '페이지랭크Page Rank'다. 오늘날 검색엔진들은 대부분 페이지 랭크에 그 기반을 두고 잇다. 기술적으로 구글의 검색엔진과 견줄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 빈치의 시각

 

불세출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그림 말고 다른 일도 능숙하게 처리했던 찬재이다. 그는 자동차를 설계햇고, 드론의 원조격인 비행체를 구상했으며, 프레스코 벽화를 위한 새로운 니스를 발명해냈다. 물론 이 때문에 프레스코 벽화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여기에다 그의 업적을 덧붙여 설명하자면 그가 '알고리즘'을 찾아냈다는 사실이다.

 

그에겐 자연 탐구와 예술이 똑같았다. 그는 토스카니의 언덕이 멀리 떨어져서 볼수록 더 푸르게 보인다는 사실을 관찰해냈고, 이를 토대로 공기 중에 푸른 빛을 내는 성분이 틀림없이 있다고 결론을 도출해냈다. 그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바로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이 생성된 그 원리를 이해하고 싶어 했다. 그 원리를 이해하면, 그림도 가장 잘 그맇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뭔가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다 빈치는 거기에 어떤 규칙이 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코덱스에는 물의 흐름에 관한 연구 내용이 많이 실려 있다(다 빈치에게는 놀라울 만큼 어색한 경우가 많이 보였던 것 같다). 다 빈치가 물의 흐름에 대한 알고리즘을 어떻게 찾았는지 형식적으로 바라보는 탓에 간과하디 쉬운데, 그가 추구한 원칙은 '현상을 이해하려면 모든 것을 가능한 한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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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정치 서울정치 - 리더스 커뮤니케이션 인사이트
최인숙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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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구중궁궐처럼 폐쇄적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제왕처럼 행세했다. 박 대통령과 장관들의 관계는 갑과 을의 수직관계였으며, 장관들은 무엇을 하는지 전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반면 프랑스는 대통령과 장관들이 꽤 평등한 관계로 하나의 팀을 구성한다. 매주 수요일 아침 엘리제궁에서 국무회의를 마치고 각자의 집무실로 돌아가는 장관들의 손에는 한 아름의 서류 뭉치가 들려있고, 현안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한다. 이를 통해 이번 주 프랑스의 주요이슈는 무엇인지 국민들도 알게 된다. - '프롤로그' 중에서

 

 

한국과 프랑스의 정치를 말하다


책의 저자 최인숙은 파리3대학에서 <선거여론조사 공표가 프랑스 여론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파리정치대학에서 <일본과 한국 여론조사의 제도화 과정>을 역사사회학적 관점에서 비교, 분석해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파리7대학 일본학과에서 일본의 선거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이를 계기로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사회심리학과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수학했다. 그 후 동경대 사회심리학과에서 일본인의 심리구조와 여론형성 관계를 연구해 박사후기 과정을 마쳤다.

 

 

현재 성공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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