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부채 관리 전략
백정선.김의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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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지게 되는 사람들 중에 '앞으로 이만큼 빚을 져야지' 생각하고 빚을 지게 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자신도 모르게,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 날 빚이라는 어두운 터널 속으로 진입하게 된다. 전세살이가 서러워 집 하나 마련하려고 한 것뿐인데, 더 잘 살아보려고 한 것뿐인데, 조금만 더 수익을 보려고 한 것뿐이데... 이유는 너무나 많지만 결과적으로 똑같이 빚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부채 탈출을 위한 재무 시스템을 만들자

 

저자 백정선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 회사 ㈜핀톡 대표이사로 현재 방송통신대학교 프라임칼리지 교수이며, 금융연수원, 중앙대학교,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외래 교수로 있다. EBS <60분 부모>를 비롯해 MBC <경제매거진M>, KBS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SBS <체인지 업 가계부>, MBN <황금알>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1,000회 이상 출연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자산관리 전문가로 맹활약 중이다.

 

일찍부터 금융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승승장구하던 중, 믿었던 지인을 위한 보증이 잘못되면서 

 

 

저자들은 가계 부채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을 '빚 권하는 사회'에서 찾고 있다. 금융회사를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마저도 적극적으로 빚을 권하는 세상이다. 집값의 70퍼센트까지 빚을 끌어와 마련한 내 집, 신용 대출로 월 30만 원만 내면 손에 넣을 수 있는 자동차, 지금 당장 돈이 없어도 '할부'만 있다면 살 수 있는 해외 항공권, 월급날 통장 잔고가 없어도 한 달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신용카드와 각종 현금 서비스, 전화 한 통이면 10분 안에 몇 백부터 몇 천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빌려준다는 대부업체까지.

 

심지어 '어차피 오를 텐데 남들 돈 벌 때 가만히 있으면 그게 제일 멍청한 일'이라며 부동산 투자를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몇 억씩 대출을 받기도 한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상황일까? '대출 없는 게 비정상'으로 보이는 이런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사람들은 쉽게 빚지는 것을 정당화했고 빚에 둔감해갔으며 능력에 맞지 않는 과다소비, 투자를 하면서도 '남들도 다 이렇게 사니까' 라는 말로 현실을 바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들은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부채 관리 전략을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빚 없는 게 오히려 비정상이라면 이게 비정상 아닐까?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하자마자 들고나온 정책이 바로 부동산 규제 완화였다.  즉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율DTI을 높여줌으로써 대출액 상한선이 대폭 상향 조정되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LTV란 집의 시세 대비 몇 퍼센트까지 담보대출이 가능한지를 정한 상한선이고, DTI란 가계소득의 몇 퍼센트까지 빚을 낼 수 있는지를 정한 상한선이다.

 

최 부총리가 이 정책을 밀어붙였을 때 누구나 가계 빚이 크게 늘 것이라고 우려했고, 실제적으로 사상 최대의 가계 부채 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빚에 대한 책임은 개개인의 몫이다. 과거에 발생했던 '카드대란'도 마찬가지 양상이었다. 백화점 입구에서, 거리에서,공공장소에서 신용 카드의 발행은 손쉬웠다. 그야말로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발급해주었다. 심지어 신용카드 한도를 거의 다 쓴 사람한테 은행에서 한도를 늘려 줘 놓고서는 '저희 은행은 고객들께 카드를 더 긁으라고 한 적이 없다'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결과는 본인 책임이니까.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정부, 미디어, 기업들은 힘을 합쳐서 온갖 명분과 수단을 끌어들여 열심히 빚을 권한다. 그럴듯한 명분도 잘 만들어 낸다.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 내수경제의 활성화, 경기 활력 제고와 같은 간판들이 내걸리면서 '빚을 갖다 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쉽게 이런 분위기에 휩쓸린다는 게 문제거리다. 오히려 빚을 안 쓰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려고 든다. 

 

 

폭탄 돌리기가 시작되었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는 금리를 인상할 예정임을 공언했다. 실제로 미국은 인상했다. 물론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국은 배짱 좋게 인상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보면 한국 정부가 재정 확보를 위해 발행하는 국채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다면 과연 한국의 국채가 외국 시장에서 팔릴 수 있을까? 라는 문제가 생긴다. 당연히 안 팔린다. 그래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시차는 있을지언정 한국도 금리가 반드시 상승할 수밖에 없다.

 

곧 금리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만약 2017년에 미국이 두세 차례 금리를 더 올리고, 그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리가 0.5퍼센트포인트 올라서 1.75퍼센트만 되어도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엄청나다. 기준금리가 1.75퍼센트라면 시중의 대출금리는 대략 4퍼센트까지 올라간다. 2.8~2.9퍼센트 선에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2퍼센트 정도의 금리인 혼합형 대출로 돈을 빌린 사람이 그동안 시중금리가 올라서 5년 후에 갑자기 금리가 4퍼센트로 뛰었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이 사람은 5년 동안에 금리 인상에 대비를 했을까?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 갑자기 이자 부담이 두 배로 뛰어 버리면 가계에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서는 두 배를 훌쩍 넘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정부는 이러한 혼합형 금리 대출도 고정금리 대출로 분류해서 가계 부채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가 되면 몇 년 후에 오히려 더 심각한 충격을 일으킬 수도 있다.

 

분명히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증가하지만 국가 경제의 저성장 국면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기에 가계소득의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계의 운용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게 된다는 것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겠는가 말이다. 부족한 생계자금을 충당하려고 또 부채를 끌여다 쓰려는 악순환이 발생되지 않을까?

 

 

창업이라는 두 얼굴

 

가계의 운용이 어려워지니까 사람들은 회사를 퇴직하고 퇴직금으로 창업을 하게 된다. 이미 한국의 자영업은 피 터지는 '레드 마켓'임을 익히 알고 있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에 흠뻑 빠져 하루라도 젊을 때 내 사업이 낫다고 창업 전선에 발을 내딛는다. 이뿐인가? 회사에서 더 근무하고 싶어도 회사는 명예 퇴직을 권유한다. 명예 퇴직금이라는 미끼를 주면서 말이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창업 대열에 합류한다. 이제 당당한 '사장님' 소리를 들으면서 말이다.

 

대기업을 퇴직하고 고깃집 창업에 나선 사람의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퇴직금 등 보유자금 2억 원에다 대출금 1억 원을 끌어다 출발했다. 고군분투 끝에 겨우 적자는 면했다. 온 가족이 총동원되어 장사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얼마를 벌었을까? 가게 운영비, 임대료, 대출이자 등을 제하고 나니 월 220만 원 정도 되었다. 과연 월급보다 2배 더 버는 게 장사라는 말이 맞는 말일까?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2억 원을 가지고 창업하지 않고 다른 곳에 취직했다고 가정해 보자. 똑같이 월수입이 200만 원인 곳에 취직했다면 원래의 2억 원은 그대로 남고 고정 수입이 200만 원 생긴다. 그리고 2억 원으로 리스크가 적은 곳에 투자를 했다면 재산은 더욱 불어나 있을 것이다. 창업을 해서 가게에 온 가족이 매달리는 것보다 기회비용 측면에서 창업 대신 취업을 하는 편이 훨씬 낫다. 그런데도 퇴직 후 일자리를 찾을 때에는 예전 직장보다 못하다는 생각만 하다가 결국 '뭐라도 해야지'라는 조급함에 창업을 하고 퇴직금을 날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창업에 실패하고 나면 결국은 먹고살기 위해서 어딘가에 취업을 해야 한다. 가진 돈을 모두 잃고 부채만 진 채로, 그리고 몇 년 동안 창업 전선에서 고생했기에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취직을 해야 한다. 그 시간에 창업 대신 취업을 했을 때와 비교하면 결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뭐라도 해야지'의 위험이 이렇게 큰 것이다.

 

 

자녀교육비, 많이 쓴다고 좋은 게 아니다

 

베이비부머들은 자녀들을 위한 투자에는 적극적이다. 만약에 자녀가 취업을 미루고 대학원에 진학하겟다고 하면 이를 적극 지원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을 위한 재정적 지원이나 간병 지원등을 하고 있다는 베이비부머의 비율이 24.4퍼센트, 취업을 미루고 공부(유학) 뒷바라지를 해주는 비율은 무려 71퍼센트였다.  

 

자녀의 교육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반드시 '한 번 시작되면 멈추기가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번 시작하면 몇 년에 걸쳐서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자녀가 여럿이라면 첫째부터 시작한 교육비 지출이 연쇄적으로 동생들에게 이어진다. 아래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러 자녀가 동시에 유학 생활을 하거나 하면 그 비용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주한다. 당장 내 수입이 괜찮고 자산도 있다고 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호기롭게 진행할 일이 절대 아니다. 향후 어디까지 뒷받침을 해줘야 하고 그 비용은 얼마나 들어갈 것인지 장기적인 현금 흐름을 예측해 본다면 지금의 막연한 자신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다.

 

 

 

보험은 미래를 위한 저축?

 

이는 보험설계사들이 애용하는 말이다. 그들이 노후를 위해 '5억이 필요하다', '10억이 필요하다' 하면서 공포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하면 이를 듣는 우리들은 노후를 위해서 많은 돈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리하게 많은 액수로 연금에 가입했다가 계약 유지를 못하면 손해만 보기 쉽다. 적은 돈이라도 20~30년 이상을 꾸준하게 적립해서 만드는 돈이 노후에는 훨씬 큰 도움이 된다.

 

변액유니버셜이나 변액연금은 저금리 시대에는 분명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단점은 장기간에 걸쳐서 계약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구속력이 뒤따른다. 기간이 짧으면 절대 대안이 될 수 없다. 여기서 장기간이라는 것은 10년이 아니다. 20년 이상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험업계에는 5년에서 10년 만기의 상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정도로는 다른 상품보다 나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보험에 대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보험을 저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많은 돈을 보험료로 내고 있어도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건데....' 하는 생각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 특히 저축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방카슈랑스나 금융그룹이다. 은행에서 보험을 저축 상품처럼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기에 그 필요성을 부인할 순 없다.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노후를 대비하자면 국민연금에 개인연금을 추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빚을 두려워하자

 

'빚' 하면 떠오르는 연예인이 있다. 룰라 그룹의 리더로 나중에 프로듀싱 사업을 했던 가수 이상민 씨다. 그는 지금도 방송 출연료를 받으면 그 즉시 빚을 갚는다고 고백했다. 그를 보면 빚을 갚기 위해 얼마나 절제를 해야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지 충분히 느끼게 한다. 그렇다. 빚은 사람들의 영혼을 먹고 사는 최악의 벌레다.

 

빚 권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 우리 모두의 불행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은 빚이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또 빚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빚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가 먼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신용카드로 뭔가를 구매하기 전에 꼭 이걸 해야 행복한지를 먼저 고민해보자. 이렇게만 해도 빚을 지는 행동이 줄어들 것이다. 빚은 늪이다. 한 번 빠지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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