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민음사 탐구 시리즈 4
임소연 지음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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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이래서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그 동안의 모든 과학연구가 남자사람들 기준으로 연구가 되었기 때문에 여성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 알 수 없는 영역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란다. 예를 들어 같은 우울증 약을 써도 여성에게는, 특히 임신 중인 여성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 태아에겐 특히 더! 우린 그 동안 그러한 사실을 몰랐던 거다. 과학자, 의사들은 다 아는 줄 알았다. 과학에 대한 맹신이 낳은 역설이다. 그래서 여성이 여성을 위한 과학을 해야함을 말한다. 맞는 말이라고 격하게 긍정했다. 여성 과학자로서 할 일이 무궁무진하니 더 많은 젊은 여성 과학자들이 용감하게 뛰어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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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박태원 지음, 이상 그림 / 소전서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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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1930년대 모던 보이 박태원의 글에 이상('하융  화河戎 畵' 하융은 이상의 다른 이름이다. 이상이라는 이름도 필명이듯이. 책 표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이 삽화를 그려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 신문소설이었다. 따지고 보면 문학사적으로 귀중한 자료이지만 신문으로 연재만 되고 단행본으로는 출간되지 않아서 잊혀지기도 했고, 박태원은 한국전쟁 당시 월북을 하였기 때문에 1988년 해금 조치와 함께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200 페이지가 되지 않는 중편 정도의 분량이고, 30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장의 길이도 짧다. 각 장의 시작에 이상의 삽화가 수록이 되어 있어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다. 삽화라 하면 작품의 스토리를 반영하면서 흥미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나 이상의 그림은 딱히 그렇지는 않다.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에 극적인 요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딱히 스토리라고 할 만한 요소는 없지만 소설과 구보 씨가, 정오 무렵 이른 귀가를 채근하는 어머니의 배웅을 뒤로 하고 집을 나온 후 전차를 타거나 걸어서 경성의 거리를 배회한다. 목적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 짧은 글을 써서 약간의 보수를 받긴 하지만 거의 일정한 직업이 없기 때문에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경성 거리를 배회할 뿐이다. 물론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다방을 찾기도 한다. 직업이 없으니 특별한 용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단장과 노트를 들고 다니며 그가 바라보는 1930 년대 경성의 풍경이 한편으론 애달프다. 작품의 전체를 흐르는 감정은...  그렇다. 애달픔이다. 구보 씨의 처지도 그렇고 1930 년대 구보 씨가 일일 동안 바라보는 조선의 모습도 그렇다. 구보 씨는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온 인텔리인데 직업을 구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20 대 중반인데 결혼을 할 수도 없다. 시를 쓰고 싶지만 생계를 위하여 신문 기자를 해야 하는 벗의 사정도 좋지는 않은 거다. 거기다 길에서 만난 오래 전 친구의 본새는 자신보다 더 초라하고, 그래서 인사만으로 만남은 급히 끝이 나고 만다. 구보 씨는 지금 몹시 외롭고 친구와의 시간이 간절하다. 하지만 평일의 낮 시간에 만날 수 있는 친구는... 없다! 

일 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보인다. 다방에서 술집에서 거리에서 보고 묘사하는 여성들의 모습도 애달프다. 생계를 위해 뛰어든 여성들의 모습. 어디에서도 희망은 보이지 않는데... 그럼에도 작가는 약간의 희망을 품어본다. 내겐 그렇게 느껴졌다. 



  벗과 한 잔 하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새벽 2시 즈음, 내일 다시 만나자는 벗의 배웅에 잠깐 주저하고, "내일, 내일부터, 내 집에 있겠소, 창작하겠소ㅡ."  이렇게 말한다. 친구는 "좋은 소설을 쓰시오." 하면서 진정으로 말해준다. 구보 씨는  "참말 좋은 소설을 쓰리라."  하면서 스스로 다짐을 한다. 그 뿐인가 하면, 어머니가 자신을 걱정하시는 것에도 마음이 쓰인다. 더운 날씨인데 가만히 내리는 비도 웬지 희망적인 거 같고.


   구보는 지금 제 자신의 행복보다도 어머니의 행복을 생각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 생각에 그렇게 바빴을지도 모른다. 구보는 좀 더 빠른 걸음걸이로 은근히 비 내리는 거리를 집으로 향한다. 어쩌면 어머니가 이제 혼인 얘기를 꺼내더라도, 구보는 쉽게 어머니의 욕망을 물리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30장, 185쪽)



  설령 내일 다시 정오쯤 일어나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 집을 나올지라도... 다시 경성 거리를 배회할지라도...

익히 알고 있는 1930년대의 암울한 조선의 실상은 구보 씨의 의식의 흐름 속에 숨어있고, 나도 구보 씨가 열심히 창작을 하기를 바라지만, 설령 그러지 못한다 해도 어느 누군가의 일일一日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그래서 작은 희망이라도 품어보는 것이다.

구보 씨의 일일이 희망적인 메세지로 끝나서 난 그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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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12-1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보 씨가 그날 하루 다녔던 길은 아이고, 어쩜 연애할 적에, 당연히 지금 아내는 아니고요, 다녔던 길하고 그렇게 들어 맞는지 말 그대로 심쿵, 이랍니다. 지금은 서울에서 구보씨 일정을 관광코스로 개발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경성 율리시스 ㅋㅋㅋ

은하수 2023-12-11 18:24   좋아요 0 | URL
데이트코스~~
저도 젊을 때 들르던 동네들이라 추억 새록새록.. 그랬어요
관광코스라니... 왜 설렐까요.. 따라가보고 싶은 길이네요~~^^
 
기능에 집중한 문진 - so many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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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써본 문진 중에 최고! 최고!!
최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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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헤르만 헤세의 정원 벽걸이달력 (A3) 2024 북엔 달력/다이어리
북엔 편집부 지음 / 북엔(BOOK&_)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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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헤세 그림 달력.
그다지 크지도 않은데 저 이쁜 것을 반을 딱 접어서
박스에 넣어 배송이 왔다. ㅠㅠ. 맴찢.ㅠㅠ...
꼭꼬핀 꽂아 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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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고객센터 2023-12-12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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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바이 더 씨
케네스 로너건 감독, 미셸 윌리엄스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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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바이 더 씨] 한 장면의 인생
˝I‘m just sorry, I love you.˝
-정희진의 공부, 6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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